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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의 병원에 정식 도입된 구글글래스
최근 보스턴글로브의 보도에 따르면 보스턴의 베스이스라엘병원이 응급실(ER)에 구글글래스를 정식으로 채용했다. (베스이스라엘병원은 하버드의대부속병원이다.) 이 병원의 응급실의사들은 환자를 진찰하기 전에 구글글래스로 바로 환자의 정보를 띄워서 확인한다고 하는데 그 방법은 바로 위에 보이는 사진처럼 각 병실에 붙어있는 QR코드로 바로 환자기록을 불러내서 확인한다고 한다.
좀 신기한 뉴스라 정보를 좀더 찾아봤다. 위는 CBS 보스턴의 로컬TV뉴스 보도. QR코드 등을 활용해 의료정보를 신속하게 확인하는 소프트웨어는 샌프란시스코의 Wearable Intelligence라는 스타트업이 개발했다고 나와있다. 찾아보니 이 회사는 “Wearable Intelligence in Healthcare”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유튜브에 아래와 같이 공개했다. 응급환자를 대하는데 있어 구급요원과 의사들이 어떻게 구글글래스를 잘 활용하는지를 보여주는 내용이다. 아주 잘 만들어져 있다. 관심있는 분들은 필견이다.
이 동영상을 보니 가까운 병원에서 구글글래스를 낀 의사들을 만날 날이 그다지 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구글글래스 10분 체험기
트친 David Lee님(@GlassExperience) 덕분에 구글글래스를 며칠전 처음으로 직접 써봤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이런 종류의 디바이스는 아무리 관련 리뷰를 많이 읽고 데모동영상을 봐도 직접 한번 본인이 써보지 않으면 실제로 어떤지 감을 잡기 어려운 것 같다. (개인 호불호도 크기 때문에) 어쨌든 완전히 개인적인 내 뒷북 감상.
붐비는 동네 커피숍에서 써봤는데 안경을 안쓴 상태로 쓰니 오른쪽 위에 달린 조그만 화면에 나오는 글자가 뚜렷하게 초점이 잡히지 않아서 좀 곤란했다. (초점을 맞추는 방법이 있을 것도 같은데 못찾았음) 그래서안경을 쓴 상태에서 그 위에 구글글래스를 쓰고 작동을 해봤다. 커피숍의 wifi에 연결해서 썼다.
데모동영상에서 많이 봤던 탓에 여러개의 카드를 좌우로 회전시키는 방식으로 선택하고 ‘Ok Glass’하고 음성으로 명령을 내리는 방식이 아주 생경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사람이 많은 커피숍에서 눈을 치켜 뜨고 “Ok Glass”하면서 중얼거리거나 안경테를 손으로 툭툭 치는 것이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까 좀 신경이 쓰였다. 그리고 말하는 대로 척척 알아듣고 빠르게 페이지가 바뀌는 식으로 작동되는 것도 아니어서 좀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할까. 그리고 말을 하다가 뭔가 확인하느라고 눈을 치켜뜨고 눈의 초점을 대화상대방에서 작은 화면으로 번갈아 옮겨대는 것이 피곤하게 느껴졌다. 또 이렇게 곁눈질을 자꾸 하는 것이 대화상대방에게 큰 실례를 범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지금의 구글글래스로는 가볍게 사진을 찍고 가벼운 정보를 찾아보는 것 정도는 하겠지만 작은 화면과 느린 속도 때문에 웹브라우징이나 긴 글을 읽는 것은 무리일듯 싶다. 메일이나 문자를 읽고 답장하는 것도 음성으로 입력을 시도하다가 실수할까봐 불편하게 느껴졌다.
뭐 기술의 발달로 몇년안에 충분히 잘 사용할수 있을만큼 빠르고 밧데리도 오래가고 말도 잘 알아듣는 스마트안경이 나올 것은 틀림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구글글래스를 일반인들이 저항감없이 쉽게 사용하기에는 아직은 무리인 듯 싶다. 대중에게 아이폰이 처음 등장했을 만큼의 충격을 주는 것은 어림도 없을 것이다. 스마트와치 등과 함께 기존 스마트폰의 컴패니언, 액서세리 같은 역할의 Wearable device로 발전해가지 않을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모든 사람들이 이런 스마트안경을 쓰고 다니며 중얼중얼 안경에 명령을 내리고 사팔눈을 하고 다니는 것이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질지 의문이다. 우리는 정말 스마트폰도 모자라서 스마트안경의 노예가 되는 세상에서 살고 싶은 것인가?
구글글래스의 가능성
어제 아이패드의 넷플릭스앱으로 침대에 누워서 ‘하우스오브카드’를 보다가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는 단어를 만났다. “Valedictorian”.(내가 어휘력이 좀 약하다.) 주인공 케빈 스페이시의 아내역으로 나오는 로빈 라이트가 대사중에 한 말인데 무슨 뜻인가 궁금했다.
순간적으로 Pause버튼을 누르고 옆의 아이폰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구글앱에서 바로 음성검색을 했다. “밸러딕토리언, Meaning” 들린대로 그대로 따라서 발음해서 검색해본 것이다.
그러자 즉각 위와 같은 결과화면이 뜨면서 이 단어의 사전적인 뜻을 여성의 목소리로 유창하게 말해주는 것이었다. 아, 이게 ‘졸업식 축사 대표학생’이란 뜻이구나 하고 바로 드라마를 이어서 볼 수 있었다.
이렇게 검색을 해보면서 솔직히 구글글래스가 나오면 정말 편리하겠다 싶었다. 구글글래스를 쓰고 TV를 보다가 모르는 내용이 나오면 가볍게 안경을 두드리고 “Google, valedictorian meaning”, 이렇게 말을 하면 바로 뜻을 설명해줄 것이 아닌가. 그동안은 스마트폰을 꺼내서 타이핑을 해서 정보를 찾았는데 이제는 정말 음성검색이 구글글래스를 통해서 본격적으로 일반화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글글래스가 어떻게 작동되는지 잘 모르시는 분은 아래 1분짜리 동영상을 참고하시면 좋다.
구글글래스가 본격적으로 보급되는 미래는 또 어떤 세상이 될 것인가. 이제 알라딘의 램프처럼 안경을 쓰다듬고 말만하면 뭐든지 다 할 수 있는 세상이 열리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정말 혁신을 쫓아가기 숨가쁜 세상이다.
모든 것을 다 찍는 경찰의 소형비디오카메라-엑손 플렉스
일년전 시사인칼럼에서 “테이저건 만든 회사의 으스스한 신제품” 칼럼을 통해 미국경찰이 도입을 고려중인 선글래스에 붙이는 담배 한개비 크기의 비디오카메라를 소개한 일이 있다. 마치 스마트폰 역할을 하는 카메라가 달린 구글글래스를 연상케하는 제품이다.
전기충격기 테이저건으로 잘 알려진 미국의 테이저인터내셔널이 내놓은 ‘엑손 플렉스 비디오카메라’라는 이 제품은 경찰관의 선글래스에 장착해서 2시간 분량의 비디오를 저장할 수 있다. 경관이 시민에게 법집행을 하는 현장의 일거수일투족을 경관의 시선에서 녹화할 수 있는 이 제품이 실제로 경찰에 보급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궁금했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일년이 지난 지금 실제 이 제품을 도입해 사용한 한 미국지방경찰의 사례가 공개되었다. 경찰 한명한명이 소위 ‘블랙박스’를 달고다니면 어떤 변화가 나올지 뉴욕타임즈기사와 리알토시의 자료(PDF)를 참고해 소개한다.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근교 리알토시의 경찰서장 월리엄 파러씨는 일년전 자청해서 이 실험에 나섰다. 비디오카메라로 경찰의 활동을 낱낱이 기록하는 것이 경찰과 시민의 관계개선에 도움이 되는가를 평가해 보기로 한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비디오카메라를 착용한 경관들에 대해 시민들의 불만접수와 불미스러운 사고건수가 줄어드는가를 측정하기로 했다.
그래서 2012년 2월부터 인구 10만의 이 도시에 근무하는 54명 제복경관중 절반을 매일 무작위로 선택해 이 카메라를 착용하게 했다. 물론 “빅브라더의 감시를 받기 싫다”는 경관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요즘은 모르는 사이에 시민들에게 경찰에게 불리한 장면이 찍히는 경우가 많다. 차라리 그런 경우를 대비해서 경찰쪽에서 완전하게 상황을 찍어놓는 것이 낫다”고 설득했다.
그래서 시민과 접촉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카메라를 작동시키도록 했다. 근무가 끝난 경관은 경찰서에 돌아와 이 카메라를 충전기에 꼽으면 자동으로 그 내용이 인터넷을 통해 업로드되어 evidence.com이라는 클라우드서비스에 올라가 증거자료로서 자동분류, 보관된다. 이후 단순히 법규를 위반한 시민을 검문하는 동영상뿐만 아니라 긴박하게 범인을 뒤쫓는 영상등 수많은 자료가 실시간으로 쌓였다. 흥미로운 점은 이 카메라에는 “Pre-event video recording”이란 비디오버퍼가 있어서 녹화버튼을 누른 시점에서 30초전의 영상부터 녹화가 된다는 것이다. 덕분에 어떤 상황에서 동영상을 찍기 시작했는지 맥락 파악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카메라를 도입한 이후 1년간의 결과는 놀랍다. 도입 이전과 비교해서 시민들의 경관에 대한 불평민원신고가 88% 줄어들었다. 그 뿐이 아니다. 경관이 법집행을 위해서 무력을 사용한 경우도 60% 줄어들었다. 설사 무력이 사용된 경우도 카메라를 착용하지 않았던 경우가 착용한 경우보다 2배 높았다. 카메라를 착용했을 경우 경관이 법집행과정에서 행동을 조심하려 한 것이 역력한 것이다.
카메라의 존재를 의식한 시민들도 행동을 조심하게 되는 효과가 있었다. 카메라의 모습이 드러나게 디자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순전히 자기중심적으로 민원을 제기했다가 동영상을 보고 순순히 물러난 경우도 있었다. 이 동영상을 계속 관찰해온 경관은 인터뷰에서 “카메라로 찍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마자 시민들의 태도도 바로 변한다. 온순하게 행동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나는 이 NYT기사를 읽으면서 이런 내용이 앞으로 구글글래스같은 안경형 스마트기기가 광범위하게 보급된 세상이 어떻게 될지 힌트를 준다고 생각했다. 상대방의 안경이나 시계 등에 달린 카메라가 나도 모르게 나의 모습을 항상 촬영하고 즉시 인터넷에 올리는 세상이 되는 것이다. 물론 상대방의 양해없이는 촬영을 못하게 하는 방법이 나오겠지만 빈틈을 타서 사방에서 모습이 찍히고 내 목소리가 녹음당하는 세상이 올 것이다. 프라이버시의 종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온세상 사람들의 시선이 다 카메라가 되는 세상이 되니까 말이다. 리알토 경찰의 사례처럼 구글글래스가 보급되면 사람들이 좀더 자신의 말과 행동에 대해서 조심하게 될지도 모른다.
어쨌든 경찰이 법집행과정에서 카메라를 착용하는 것은 부정적인 면보다는 긍정적인 효과가 더 있지 않을까 싶다. 공공기관의 법집행은 투명하게 하면 할수록 좋기 때문이다. 테이저사에는 미전역의 경찰에서 이 비디오카메라의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나도 앞으로 경찰을 만날 때는 내 모습이 촬영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조심해야겠다.
테이저인터내셔널의 ‘엑손 플렉스 비디오카메라’홍보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