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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간단한 스트라이프 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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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 뭔가 구매하려다가 또 짜증이 났다. 카드결제를 선택했는데 일반결제비밀번호가 뭔지 모르겠다. 4자리 숫자 비밀번호인가 했는데 그게 아니다. 할 수 없이 공인인증서방식을 선택했더니 이상한 앱을 깔라고 한다. 그래서 포기.

물론 평소에 쓰는 카드사의 앱카드를 이용하면 되겠지만 그것도 예전에 설정해 두었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잘 안되어 못쓰고 있다. 다시 설정하려니 귀찮아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가끔씩 카드결제를 해야 할 때 이런 낭패를 당하곤 한다.

그래서 미국사이트에서 스트라이프 결제로 했을 때 얼마나 간단했는지 다시 기억을 더듬을 겸 시도해 봤다. (스트라이프는 온라인 신용카드 결제 솔루션을 제공하는 실리콘밸리의 유니콘스타트업이다.)

약 2년전에 뭔가 구매를 했던 Humble Bundle이란 사이트에 들어가서 장바구니를 열어봤다. 로그인은 하지 않았다. (아이디와 패스워드가 기억날리가 만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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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인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체크아웃창에 이메일을 입력하라는 창이 보인다. 그래서 내 이메일 주소를 입력하고 아래 Pay with Card를 클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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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더니 순간적으로 다음과 같은 창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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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이게 뭐지 하는 순간 내 폰에 문자가 왔다.

“666-888 is your Stripe verification code to use your payment info with Humble Bundle.”

문자확인이다. 이 번호를 넣으면 바로 결제된다. “이렇게 간단해도 돼?”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즉, 2년전에 내가 스트라이프로 결제했던 것을 저장하고 있다가 내 이메일을 입력받자 바로 내 휴대폰번호로 문자를 보내서 내가 입력하면 바로 결제해주는 것이다. (2년전에 다음부터 이렇게 하겠냐는 체크박스에 동의한 기억이 있다.)

2년사이에 내 전화번호가 바뀌었다면 어떨까 하는 의문도 있지만 아마 다 방책이 있을 것 같다. 이렇게 간단하게 만드는 것이 사실 정말 어려운 것이다. 겉으로는 최대한 간단하게 보이게 하면서 안에서는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서 인공지능 등 온갖 첨단 기술을 동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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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출신의 겁없는 형제가 만든 스트라이프가 창업 8년만에 약 10조원 가치의 유니콘스타트업이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기술력으로 이런 뛰어난 기능을 가진 결제솔루션을 만들어 주로 슬랙 등 고성장 스타트업들의 선택을 받았기 때문이다. 온라인 결제를 하는 소비자도, 결제기능을 자신의 사이트에 붙여야 하는 온라인머천트도 아주 쉽게 쓸 수 있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온라인 결제 기능을 탑재한 온라인쇼핑몰과 한국의 뒤쳐지고 복잡한 결제기능을 탑재한 온라인쇼핑몰이 같은 조건에서 고객을 받았을 때 매출을 비교해보면 얼마나 차이가 날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알리페이, 위챗페이 덕분에 중국이 저축경제에서 소비경제로 변화했다는 카이후리의 말은 과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국민들이 돈을 안쓰고 근검절약하며 살도록 일부러 이렇게 어렵게 만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또 해본다.

Written by estima7

2018년 7월 6일 at 10:31 오후

동전으로 ‘카드 다이어트’ 하실래요? – Co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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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은 누구나 다양한 카드를 지니고 다닌다. 보통 신용카드 2~3장 외에도 은행 현금인출카드, 커피숍 포인트 카드, 헬스클럽 멤버십 카드 등을 하나씩 넣다 보면 지갑이 금세 불룩해지기 마련이다. 한 달에 한 번 쓸까 말까 한 카드를 항상 가지고 다니는 것을 불편해하는 사람도 많다. 멤버십 정보를 스마트폰에 저장해서 바코드 형식으로 쓸 수 있게 해주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도 있긴 하지만, 매번 앱을 구동하는 것도 귀찮고 이런 방식이 통하지 않는 가맹점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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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점에 착안해서 ‘카드 다이어트’를 실현한 미국의 스타트업이 있다. ‘코인’(Coin)이라는 제품을 만든 샌프란시스코의 코인사다. 이 회사의 CEO인 카니쉬 파라샤(Kanishk Parashar)씨가 최근 한국을 방문했다. 그와 만나 코인에 관한 얘기를 나누면서 제품을 직접 만져보았다. (그를 만난 얘기를 페이스북에 공유하면서 한국에서도 이 제품을 선주문한 사람들이 무척 많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했다.)

파라샤 씨는 2013년 10월, 최대 8개까지의 다양한 카드를 한 장의 플라스틱 카드에 통합해서 쓸 수 있는 제품 ‘코인’을 홍보하는 동영상을 자사 홈페이지(https://onlycoin.com)에 공개했다. 이후 인터넷을 통해 정가에서 50% 할인된 50달러에 선주문을 받았다.

그의 목표는 우선 1000명으로부터 선주문을 받는 것이었다. 하지만 제품의 장점을 효과적으로 호소하는 홍보 동영상이 전 세계에 퍼지면서 ‘대박’이 났다. 고객 1000명 확보라는 당초 목표는 고작 40분 만에 달성됐다. 그리고 5시간 만에 100만 달러(약 10억원)에 이르는 선주문을 받았다. 2만 개의 주문을 5시간 만에 받은 것이다. 실제 제품은 이듬해 여름에 배달한다는 조건이었음에도 그 뒤로도 수십만 개의 주문이 이어졌다. 대략 100억원이 넘는 셈이다. 95%가 미국 내 주문이었지만 한국에서도 주문이 많았다고 한다.

코인의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본인의 신용카드 정보를 코인에서 지급하는 카드 리더기를 이용해 입력한다. 그리고 스마트폰 카메라로 카드의 앞뒷면을 찍는다. 그런 후 코인카드를 스마트폰과 블루투스로 연결해서 미리 저장한 카드 정보와 동기화시키는 것이다. 코인을 사용할 때는 버튼을 눌러서 사용하고자 하는 카드 정보를 선택한 다음 그냥 신용카드처럼 긁기만 하면 된다.

얼핏 들으면 민감한 신용카드 정보를 쉽게 복제할 수 있어서 위험할 것 같다. 보안 문제에 대한 질문에 파라샤 씨는 “코인 카드에는 신용카드의 번호 전체가 나오는 것이 아니어서 도난당해도 카드번호가 유출될 위험이 없고 스마트폰에서 일정 거리, 일정 시간 이상 떨어지면 자동으로 사용할 수 없도록 잠겨버리기 때문에 안전하다”라고 설명했다.

파라샤 씨는 코인 시제품을 가지고 샌프란시스코·뉴욕·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3개 대도시에서 실제로 테스트 중이며 아직까지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을 방문하는중에도 이 카드를 가지고 계속 (시험삼아) 결제를 했는데 택시에서 안됐던 경우 한번을 제외하고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코인은 이 제품을 우선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초기 주문자 5000명에게 발송해 이들에게 피드백을 받고 제품을 보완한 뒤 전 세계에 공식 출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코인이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먼저 한국에서 많이 쓰이는 IC칩 기반의 금융카드는 코인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게다가 카드사 이외의 사업자가 신용카드 정보를 저장하기 어려운 한국에서는 코인에 신용카드 정보를 복제해 집어넣는 것 자체가 불법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세계적인 화제를 모으는 코인을 보면서 세상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는 보수적인 한국의 규제와 법규가 새로운 혁신을 가로막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를 다시 하게 됐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8월 9일 at 8:58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