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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위원회 제 1차 회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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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국가행사에 참석해서 이런 후기를 남겨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나를 위한 기록의 차원에서 간단히 메모. 오늘은 4차산업혁명위원회 제 1차 회의에 참석했다. 20명의 민간위원중 한 명으로 임명된 나는 지난 9월25일의 현판식에는 일본출장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다.

오늘 회의는 청와대에서 하지 않을까 했는데 다행히(!) 상암동의 에스플렉스센터에서 했다. 이런 곳이 있는지 몰랐는데 지난해 완공된 IT-미디어센터로 서울시와 서울산업진흥원이 운영한다. 이 건물에는 TBS가 있는데 2층의 방송용 홀에서 행사가 열렸다. 청와대내부에서 하는 것보다는 외부에서 하는 행사가 보안검색 등이 간결해서 부담이 덜하다. (들어갈때 랩탑을 꺼내서 맡기지 않아도 되서 좋다.)

2시행사인데 나는 1시20분쯤 도착해 간단한 보안검색대를 통과한뒤 다른 민간위원들과 장관님들, 그리고 청와대분들과 인사하고 대화를 나눴다. 행사장 밖의 작은 복도에 차와 다과를 마련해 두고 서서 편하게 담소를 나누는 분위기였다. 지난 4년간 스타트업 관련해 많은 행사에 참가해서 그런지 의외로 아는 분들이 많아서 기분좋게 인사를 나눴다.

문대통령은 1시50분쯤 도착했다. 우선 민간위원들과 악수를 나눈뒤 서울산업진흥원 주형철대표의 안내로 인공지능 대화기능이 내장된 뽀로로 캐릭터로봇 뽀로롯과 대화를 나눴다. 뽀로로는 아이코닉스 등과 함께 서울산업진흥원이 투자해 성공시킨 캐릭터다.

그리고 회의가 시작됐다. 민간위원 20명, 정부측 당연직 6명(과기정통부 장관, 산업부장관, 고용부장관, 벤처부장관(차관대참), 청와대 정책실장, 과기보좌관) 그리고 대통령까지 27명이나 앉은 정말 큰 둥근 테이블이 준비됐다.

예전 박대통령행사때는 일단 행사가 시작되면 휴대폰을 쓸 수 없도록 전파를 막았던 것으로 기억했는데 오늘 행사에서는 신기하게 전화를 그대로 쓸 수 있었다. 심지어 사진을 찍어도 될 것 같았다. 처음에는 눈치를 보면서 가만히 있다가 나중에는 LG V30 스마트폰을 들어서 사진을 몇장 찍기 시작했다. 여기 올린 사진들은 모두 내가 직접 찍은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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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발표는 유방암 등 질환을 조기 검진하는 인공지능시스템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인 루닛의 백승욱대표의 4차산업혁명 현황에 대한 발표. 백대표는 대한민국정부가 한국의 인재들이 인공지능을 활용해 여러가지 자유로운 시도를 하는 창업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개선하고, 또 R&D 연구를 장기적인 안목에서 지원하고, 인공지능의 원료인 데이터가 풍부하게 흘러다닐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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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과기정통부 유영민장관의 4차산업혁명에 대한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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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문재인대통령의 연설이 이어졌다. “혁신 창업 생태계를 만들겠다.”, “규제샌드박스를 만들겠다” 등이 특히 내 귀에 남았다.

이어서 2시반부터 장병규위원장이 진행하는 토론이 이어졌다. 발언자 한명 한명 발언 내용을 미리 받아서 조율하고 리허설까지 했던 지난 정권의 행사와는 달리 이번에는 사전 준비가 없었다. 장위원장은 “소신껏 이야기해달라”고 미리 이메일로 주문했다.

하지만 민간위원이 20명이나 되는데 주어진 시간은 약 40여분. 나는 미리 생각해간 내용을 발언하면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이 됐다는 내 페이스북 포스트에 좋아요가 1500여개 달렸을 정도로 기대가 크다”고 세간의 기대를 소개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다음은 발언 내용을 다시 기억을 더듬어서 메모한 것.

“사람중심의 4차산업혁명을 이야기하십니다. 그런데 많은 국민들이 인공지능기술이 발전되면 기계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 아니냐고 걱정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습니다. 아까 대통령님이 뽀로로와 대화를 하셨는데요. 이런 인공지능 인형, 강아지가 외로운 노인들의 벗이 된다면 어떨까요. 실제로 일본의 소니는 강아지형 인공지능 로봇 아이보를 12년만에 다시 개발해 내년초에 내놓는다고 발표했는데요. 이런 인공지능 강아지로봇이 노인들의 외로움을 달래주고 뭔가 문제가 생기면 자식들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또 미국 산호세의 4천명이 사는 한 중산층 은퇴자 커뮤니티에서는 자율주행차 스타트업이 노인들을 위한 무료 택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운전이 어려운 노인들을 위한 발 역할을 하면서 자율주행기술도 테스트한다는 것입니다. 커뮤니티 자체가 규제프리존이 된 것입니다. 이처럼 뭐든지 많이 빨리 시도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환경을 우리나라에서도 만들어 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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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규위원장은 특유의 화법으로 진행을 아주 잘했다. 발언을 하고 싶어하는 위원을 지명해서 이야기를 듣고 그 내용을 간략히 요약하고 대통령께 전달하면서 효과적으로 잘 진행해서 신기하게 느꼈다. 나중에 끝나고 나서 의외로 잘하시더라고 하니 “생각이 다른 투자자들을 모신 이사회를 오래 진행하다보면 내공이 쌓입니다. 그래도 처음에는 많이 긴장했네요”라고 하신다. ^^

3시15분쯤 되서 장위원장이 회의를 마무리하려고 하자 문대통령은 “시간이 더 있습니다. 말씀 못한 위원님 이야기를 더 듣고 싶습니다”라고 하셔서 한 10분정도 더 발언이 이어졌다.

추가로 산업부, 고용부, 과기비서관의 발언을 듣고 대통령 말씀으로 마무리. 장위원장은 “사람중심의 4차산업혁명”, “민관팀플레이가 중요하다”라고 정리했다. 그리고 사진 촬영을 하고 행사는 끝났다.

대통령직속이라고 하지만 워낙 큰 위원회다. 뭔가 직접 실행하는 조직이라기 보다는 자문위원회의 성격이다. 얼마나 많은 일을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열정과 진정성이 넘치는 장병규위원장이 맡아주셨다는데 희망을 걸고 있다. 뭔가 혁신을 위해서 필요한 변화에 대해서 정부쪽에 건의하고 설득한 수 있는 채널역할을 이 위원회가 할 수 있지 않을까. 일단은 그런 방향으로 변화를 만들어가도록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볍게 메모 끝.

Written by estima7

2017년 10월 12일 at 12:03 오전

2017년 9월 실리콘밸리 방문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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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를 보통 일년에 2번쯤 방문하고 있다. 지난 2월에 이어 또 9월에 개인적인 일로 일주일정도 다녀왔다. 다니면서 느끼는 것을 그때그때 가볍게 페북에도 메모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 사라지는 느낌이다. 그래서 지난 2월의 가벼운 방문기에 이어서 이번에도 사진위주로 방문후기를 빠르게 적어놓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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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서 우선 역대 실리콘밸리의 한국인 컨퍼런스에 참가했던 분들과 저녁을 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버링게임으로 옮긴 타파스미디어 김창원대표가 기꺼이 장소와 음식, 음료를 제공해줬다. 칼트레인역앞 지척에 있는 사무실은 밖에서 보면 뒷골목 창고 같은데 안에 들어가니 이렇게 멋진 사무실이 나왔다.Screen Shot 2017-10-07 at 6.31.06 PMScreen Shot 2017-10-07 at 6.31.38 PM

각자 근황을 업데이트하면서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을 한다는 것, 직장생활을 한다는 것 등에 대해서 참으로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다. 특히 실리콘밸리의 문화는 그야말로 회사마다 각양각색인데 한국에서는 너무 “평등하고 자유로운 조직문화”라고 천편일률적으로 보는 것 같다는 얘기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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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트레인을 타고 샌프란시스코로 올라가면서, 공항으로 101고속도로를 타고 가면서, 혹은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서 찍은 사진이다. 베이에어리어 전체가 이처럼 건설붐이다. 아직도 실리콘밸리의 호황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사무실, 상가, 주택, 호텔 등의 건설이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애플의 신사옥, 애플파크의 공사가 끝났고, 엔비디아 사옥도 곧 공사가 끝난다. 하지만 구글, 테슬라, 페이스북 등이 계속 회사가 팽창하면서 새 사옥 건설계획을 밝히고 있다. 내가 만난 테슬라분은 인원이 불어나 엄청나게 좁아진 사무실에서 모두 낑겨서 일한다고 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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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앞을 지나면서 찍은 샌프란시스코 에어비앤비의 사옥이다. 날씨는 좋았지만 평소 베이에어리어답지 않게 이번 9월중순은 너무 더웠다. 그 동네에서 열대야를 느껴보기도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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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반년만에 만난 전 에버노트 아태지역부사장 트로이 말론은 에버노트 창업자 필 리빈이 만든 스타트업스튜디오 All Turtles에 새로 조인해서 아주 활기찬 모습을 보여줬다. All Turtles는 일종의 스타트업엑셀러레이터인데 에버노트출신 디자인 전문가들이 특히 많다고 한다. 초기 스타트업들이 좋은 제품을 만들어 빨리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런 식으로 유명한 창업자들이 투자회사나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를 만드는 것이 요즘 실리콘밸리의 큰 트렌드다. 워낙 펀딩이 잘 되는 분위기라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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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그 주에 비즈니스스쿨 수업을 들으러 샌프란시스코에 온 동생과 조우했다. 그리고 동생의 클래스메이트인 조나단 시걸을 만났다. 엄청 흥미로운 인물이다. 그는 스타트업 연쇄 창업자다. 자신이 만든 스타트업을 여러번 엑싯하고 Xenon Ventures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이 회사는 초기 스타트업을 인수해서 비즈니스를 빠르게 확장시키는 사업모델을 가지고 있는 회사다. 투자가 아니고 ‘인수’를 한다. 그렇게 6개 정도 스타트업을 인수해서 조언하면서 회사를 키우고 또 매각하는 모델이라고 한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가족과 함께 도쿄로 이주해서 살고 있다. 아시아에 관심이 많고 배워보고 싶어서 이사간지 일년이 됐다고 한다. 자녀가 8명이며 제일 큰 애가 13살인데 놀라운 것은 일본을 제대로 배우라고 모두 일본의 공립학교에 넣었다고 한다. 이 동네는 정말 독특한 인재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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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베이슨캐피털 윤필구대표의 소개로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난 인상적인 스타트업 창업자 굿타임의 문아련대표. 실리콘밸리IT대기업들을 위해 채용인터뷰 스케줄링 최적화 기능을 개발해 제공하는 B2B서비스회사를 하고 있다. 텍사스 오스틴에서 공부하고 샌프란시스코로 와서 창업. 

굿타임에는 빅베이슨, 월든 등이 2백만불을 투자했다. 고객은 에어비앤비, 스트라이프 등 실리콘밸리의 유니콘스타트업들. 일년에 수백~수천명대의 개발자를 채용하는 실리콘밸리기업들을 위한 채용스케줄링 SW를 개발한다.

이런 실리콘밸리기업들은 하루에도 수십명이상씩 개발자를 불러서 인터뷰한다. 이들을 불러서 내부 개발자들이 면접을 보도록 하는 것이 HR담당자들의 업무인데 내부 수백~수천명의 개발자와 면접후보자를 스킬셋을 적절히 연결해서 인터뷰하게 하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에어비앤비 같은 기업들은 굿타임의 SW를 사용한 뒤로 면접자-내부개발자 자동 추천, 매칭 및 인터뷰초청메일 등을 자동화해서 HR담당자들의 잡일을 크게 줄여줬다고 한다. 벌써 직원이 20명가까이 될 정도로 급성장중인 회사. 한국에도 지사를 내려고 준비중이다.

굿타임 문아련대표는 원래 개발자가 아닌데도 코딩을 배워서 좋아하게 됐다고. 그래서 무아지경으로 코딩하다가 이런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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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타임은 샌프란시스코의 로켓스페이스라는 코워킹스페이스에 있다. 입주 스타트업들을 위해 이런 식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듯 싶다. (뭐 이제는 서울 테헤란로의 디캠프, 마루 180 등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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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만에 방문한 샌프란시스코의 변화는 여기저기 자리잡은 포드의 공유자전거 Gobike였다. 시민들이 많이 사용하는지는 모르겠는데 정말 엄청나게 많이 깔아놓았다. Scoot라는 전기스쿠터도 여기저기 보였다. 모두 스마트폰앱으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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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는 여전히 대세다. 이제 미국의 공항들은 좋은 위치에 라이드쉐어링앱을 위한 픽업존을 만들어놓고 있다. 위는 산호세공항의 우버존인데 Smartphone App Rides라고 써있으며 공항터미널문을 나서서 거의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친구차를 빌려타서 그렇게 많이 우버를 이용하지는 않았지만 가끔 사용할 때는 그 편리함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산호세 인근 주택가에서 공항에서 가려고 새벽 5시쯤 호출했는데도 불과 3~4분만에 차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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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마켓에 가니 우버기프트카드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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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도 엄청 늘어난 듯 싶다. 테슬라는 너무 흔한 차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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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의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 겸용 주차공간이 비약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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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는 쇼핑몰들도 전기차 주차공간을 많이 늘렸다고 적극적으로 광고를 하는 것을 봤다. 산호세의 밸리페어몰이다.

전기차에 전혀 관심이 없어보이던 지인분도 닛산 리프를 사셨다고 해서 물어보니 길이 너무 막혀서 전기차를 사면 카풀차선을 이용할 수 있어서 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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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북스토어도 실리콘밸리에 입성했다. 산호세 산타나로에 들어갔다. 시애틀에서 본 아마존북스와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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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이 위세를 떨치면 떨칠수록 기존 오프라인 유통상점들은 큰 타격을 입는 것이 느껴졌다. Fry’s라는 전자제품 양판점에 들렀는데 매장이 너무 썰렁하고 진열된 상품관리가 허술했다. 옛날에는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얼마 못 갈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다만 베스트바이는 상대적으로 괜찮은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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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의 유명한 스타트업인큐베이터인 플러그앤플레이에도 오랜만에 잠깐 들렀다. 이곳은 외부방문자에게 냉랭한 다른 실리콘밸리 VC나 액셀러레이터들과 달리 해외에서 온 사람들을 환영하고 사무실을 잘 투어시켜준다. 그렇게 해서 실리콘밸리에 접점을 마련하고 싶어하는 해외정부, 기업 등에 스폰서를 받는 것이 비즈니스모델이다.

이 사업이 예전보다 휠씬 잘되고 있다는 것을 벽면에 붙은 스폰서기업 로고를 보고 느꼈다. 내가 예전에 봤던 것보다 휠씬 더 늘었다. 일본, 중국, 유럽기업 등이 많다. 이날도 일본, 중국 등에서 견학온 사람들의 행렬이 여기저기에 많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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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보니 지인 몇분이 집을 구입했다. 천정부지로 뛰는 실리콘밸리 집값이 말이 안된다고 생각해서 기다리고 기다렸는데 도저히 내리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좀 무리해서 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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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IT기업에 계신 분들과 이야기하면서 주요 화제는 언제 이 열기가 꺾일 것인가였다. 집값은 떨어질 줄 모르고 길은 갈수록 더 막히고… 그래도 이 거품(?)이 곧 터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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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시집에서도 내가 실리콘밸리에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테슬라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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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페이먼트 분야에서도 점점 변화가 느껴지고 있다. 이런 단말기를 가지고 나오는 곳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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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들과도 Catch up을 했다. 위는 9월11일이 생일인 트랜스링크 음재훈대표의 생일축하 파티, 아래는 쿠팡, 미미박스, 비바리퍼블리카 등 많은 한국스타트업에 투자한 굿워터캐피탈의 에릭 김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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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짬을 내서 남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에 다녀오기도 했다. 위는 토요일 아침 일찍 방문한 다니엘 리의 피플스페이스라는 코워킹스페이스. 어바인 존웨인공항근처에 위치하고 있는 스타트업공간이다. 다니엘 리는 지난 캘리포니아출신의 창업가로 이 피플스페이스를 공동창업했는데 지난 일년동안은 가천대학교 창업담당 초빙교수로 나와있다가 다시 어바인으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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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의 부촌중 하나인 뉴포트비치의 멋진 뷰는 여전하다. 이 동네야 말로 테슬라가 실리콘밸리보다 더 많은 것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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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위와 같은 대략 일주일여의 일정을 마치고 샌프란시스코를 뒤로 하고 서울로 복귀! 이게 휴가로 다녀온 것인데… 쓰고 보니 내가 과연 휴가를 다녀온 것인지 좀 헷갈리기는 한다. 실리콘밸리는 서울을 제외하고 내가 아는 사람이 가장 많은 동네라고 할 수 있겠다.

Written by estima7

2017년 10월 7일 at 9:30 오후

우버시대를 대비하는 일본의 택시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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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일반 자가용을 이용한 우버X서비스가 금지되어 있다. 그래서 전세계를 흔들고 있는 승차공유(Ridesharing)혁명을 느끼기 어렵다. 일본도 한국못지 않게 규제가 엄격한 나라이며 택시업계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에 승차공유서비스가 일본에 상륙하기 어렵고, 스마트폰발 교통혁명이 일본에서는 일어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일본에서도 서서히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 요즘 일본 택시업계의 변화를 지난 8월12일자 닛케이신문기사에서 잘 소개했기에 그 내용을 요약 정리하고 내 생각을 덧붙여 봤다.

참고 기사 링크 : タクシ運賃「る前に確定」実験:日本経済新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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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캡처 출처 : 유튜브 일본뉴스. 택시앱으로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하면 예상운임이 계산되어 나오고 선택하면 된다.)

-일본택시업계는 8월초부터 도쿄에서 승차전에 미리 운임을 결정하는 시스템의 실증실험을 시작했다. 택시승차앱으로 택시를 부르면서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하면 예상 운임이 나온다. 이 금액으로 결정해서 택시를 부르고 승차하면 미터기 요금에 상관없이 그 사전 결정 요금으로 요금이 결제된다. 예상이상으로 요금이 많이 나오는 고객의 불안을 해소해준다는 것이다. (장거리를 타고 갈 경우 일본은 택시요금이 워낙 비싸다. 그렇기 때문에 충분히 납득이 가는 얘기다.)

4개 택시회사의 4천6백대가 이 실증실험에 참가한다. 여기서 나온 결과를 기초로 국토교통성이 새 제도 설계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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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도 이용하기 쉽게 이 택시앱은 영어로도 된다.)

-이런 시도의 첫 성공사례는 올 1월부터 실시된 택시 기본요금 개선이다. 일본의 택시기본요금은 730엔으로 상당히 비싸다. 한국의 3천원보다 두배가 넘는 것이다.

-그런데 1월부터 도쿄의 택시기본요금이 730엔에서 410엔으로 절반정도로 떨어졌다. 정확히 말하면 2km 730엔에서 1.052km 410엔으로 변경된 것이다. 또 거리에 따른 가산운임도 280m마다 90엔에서 237m마다 80엔으로 변경됐다. 즉 1.7km이하는 예전보다 더 싸고, 6.5km이상은 예전보다 더 비싸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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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요금을 730엔에서 410엔으로 할인한 도쿄의 택시들. ANN뉴스)

-도쿄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가까운 역이나 명소 등을 찾는 단거리 승차(일본어로 チョイ乗り)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이 더 많이 택시를 이용하도록 기본요금을 낮춘다는 것이다.

-닛케이 기사에 따르면 이렇게 기본요금을 인하한 뒤 성과가 꽤 좋다. 대형 택시 4사의 반년간의 단거리 승차횟수가 예년과 비교해 2배 늘었다. (심지어 나도 얼마전 도쿄출장에서 단거리 택시를 탈 기회가 있었는데 비싼 요금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줄어든 느낌을 받았다. 6.5km이상 갈 경우 요금이 더 올랐다는 지적도 있지만 지하철역이 여기저기 많은 일본에서 택시를 그렇게 장거리로 (자기 돈 내고) 탈 일은 많지 않다.)

-일본에서 택시운임은 허가제다. 택시운영 원가를 기초로 국토교통성이 복수의 운임체계를 사업자에게 제시하면 사업자가 선택한다. 과거에는 택시업계의 과도한 경쟁을 피하기 위해 요금인하를 규제했기 때문에 요금이 오르기만 했다. 단거리요금을 낮추고 장거리에서 요금을 올리는 식의 요금제변경은 이례적인 것이다. 승차앱으로 요금을 미리 확정하는 것은 택시업계로서는 처음해보는 시도다.

이런 개혁의 배경에는 우버로 대표되는 라이드쉐어의 존재가 있다. 일본에서는 개인차량영업이 금지되어 있어 지금까지는 우버가 허용되지 않았지만 법개정으로 이제 허용되는 것은 확실하다. 일본의 택시업계는 우버 등의 앱을 통한 사전요금결정의 편리성을 미리 받아들여 앞으로 있을 대경쟁시대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의 택시업계는 시장축소와 운전기사의 고령화, 일손부족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지난 10년사이에 이용객수는 30%가까이, 운송매출은 20%정도 감소했다. 또 65세이상 운전사가 지난해 28.4%에 달할 정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택시운전사를 하겠다는 사람도 없다.

-일본의 택시업계는 생산성을 높이는 등의 노력으로 다시 매력적인 산업으로 만들어 인재를 확보하고자 한다.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NTT도코모와 협업해 스마트폰 위치정보 데이터와 지난 승차데이터, 날씨 정보 등을 분석해 30분후의 수요를 예측해 택시를 효율적으로 배차한다든지, 로봇스타트업 ZMP와 협업해 자동운전 시스템을 개발한다든지 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일본의 택시업계가 궁극적으로 하고 싶어하는 것은 스마트폰앱을 통한 ‘합승택시’의 실현이다. 같은 방향으로 가는 이용객들을 중계하는 앱을 만들어서 요금을 분담하도록 한다. 승객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공평하게 이용거리에 맞게 요금을 분담시키는 시스템을 만들고자 한다. 이것도 올해안에 실증실험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제 격심한 경쟁의 시대가 다가오는 가운데 일본의 택시업계가 ‘다른 교통수단보다 휠씬 비싸다’는 이미지를 해소하고 다시 성장할 수 있을지 택시 업계의 저력을 기대해 볼만 하다.

***

이상이 8월12일자 닛케이에 실린 기사내용 요약이다. 우버혁명의 무풍지대인 것은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기술의 발전으로 닥칠 위기를 대비하기 위한 민관의 많은 고민과 노력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또 우버 등 라이드쉐어링도 도쿄올림픽 등을 대비해 규제가 대폭 완화되어 허용될 것이란 예측도 할 수 있다. 이미 민박법 개정으로 에어비앤비에 대한 규제도 완화됐다.

심지어 일본의 전국택시연합은 라이드쉐어문제대책 특별위원회를 만들고 지난해 10월 11항목의 대책안을 발표했다.

그 내용은 대략 1. 첫승차 기본요금인하(거리단축으로) 2. 합승운임도입 3. 사전확정운임 4. 다이내믹프라이싱 5. 정액운임 6. 상호레이팅 7. 유니버설디자인 8. 택시전면광고 9. 제2종면허의 완화 10 방일외국인 등 부유층 수요에 대비한 서비스(프라이빗 리무진) 11. 승합택시 등이다. 올해 들어 1번은 실시, 3번은 실증실험 시작 등 하나하나 실행해가고 있다. 택시연합은 우버앱의 본격 상륙에 대비해 택시업계 전체 통일된 앱을 만들려고 한다는 내용도 나온다. 다른 나라의 택시업계가 겪은 어려움을 면밀히 관찰하고 같은 일이 일본에서 벌어지지 않도록 대비하는 것이다.

반면 한국은 어떤가. 카카오택시가 나온지 벌써 2년이 넘었지만 택시를 호출해주는 기능이외에는 규제 때문에 그다지 진보가 없다. 지난 몇년간 우버가 80조원짜리 유니콘스타트업이 되었다든지, 지금은 4차산업혁명시대라느니 하고 이야기는 많이 되고 있지만 실제로 이런 교통혁명에 대비해서 구체적으로 규제를 풀거나 업계에서 미리 대비한다는 움직임은 없다.

바깥 세상의 변화가 아무리 빨라도 한국의 정부나 택시업계는 오히려 미동도 하지 않는 것 같다.  콜버스의 사례처럼 뭔가 시민들의 불편을 풀어주는 새로운 시도가 나와도 결국 업계의 반대와 정부의 규제(혹은 가이드)로 인해 사업은 어려움을 겪고, 그래서 투자길은 막히고, 결국 새로운 도전은 좌초하고 만다. 어떻게 이런 글로벌한 변화에 맞춰서 자신들의 기존 서비스를 고객들을 위해 더 낫게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해서 노력한다는 얘기는 들어본 일이 없다. 카풀앱 서비스가 뜬다니까 또 경찰의 단속이야기가 나올 뿐이다. 반려동물을 태워주는 서비스로 인기를 끄는 펫택시에 대해서도 택시업계의 반발 얘기부터 나온다.

한국의 택시업계의 사정이 일본과는 다른 점이 있다는 것은 물론 알고 있다. 택시요금도 비싸고 큰 택시기업들이 많은 일본과 달리 한국의 택시업계는 정부보조금을 받는 영세업체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정말 너무 미래에 대한 대비가 없다는 생각이다. 정부가 너무 보호만 해주고 어려워지면 택시회사에 지원금을 주니까 오히려 자립심이 없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이런 덕분에 한국은 앞으로 있을 ‘우버충격’에 있어 너무도 무방비 상태가 된 것 같다. 미국은 우버, 리프트, 중국은 디디추싱, 동남아시아는 그랩과 고젝, 중동은 카림 등 각 지역마다 이 분야에서 유니콘스타트업들이 나와서 급성장중이다. 이러다가 나중에 어쩔 수 없이 한국 시장이 열리면 우버, 디디추싱 등에 시장을 순식간에 열어주게 될지도 모른다. 아니면 카카오택시에 마지막 기대를 걸어봐야 하나.

Written by estima7

2017년 8월 14일 at 10:29 오후

전자책시장 평정한 리디북스의 비결은?…‘압도적 수준의 가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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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een Shot 2017-08-03 at 3.44.56 PM한국 전자책시장의 1등 기업은 어디일까. 오프라인서점의 강자 교보문고일까, 아니면 온라인서점의 강자 예스24나 알라딘일까, 아니면 포털 네이버일까. 모두 아니다. 아마존 킨들, 애플 아이폰·아이패드 등의 등장과 함께 10여년 전부터 국내에서도 열린 전자책시장의 1등 기업은 의외로 대기업 계열이 아닌 9년 동안 한 우물을 판 스타트업 리디북스다. 그동안 전자책시장에 뛰어들었던 30여 경쟁기업들을 이기고 시장을 평정한 ‘골리앗을 이긴 다윗’이라고 할 수 있는 회사다.

리디북스는 2014년 186억원, 2015년 317억원, 2016년 505억원의 매출액으로 매년 60~70%의 고성장을 보이고 있다. 전체적으로 매출 정체상태인 출판산업을 고려하면 놀라운 성장이다. 리디북스는 2천여개 출판사와 제휴해 베스트셀러를 포함 82만권의 도서를 서비스 중이다. 앱 다운로드 수 600만 돌파, 회원 수는 250만명이다. 1,5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전자책시장에서 매출, 콘텐츠 보유량, 고객 수 모두 명실상부한 전자책 1등 회사다.

개인적으로 리디북스는 내가 한글로 된 전자책을 읽을 때 가장 애용하는 앱이기도 하다. 2010년부터 써오기 시작했으니 벌써 8년째다. 리디북스는 세계 최고의 전자책 플랫폼인 아마존 킨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아니 책 내용을 음성으로 읽어주는 TTS 기능까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더 낫다. 같은 책을 아이폰, 안드로이드폰은 물론 PC, 심지어는 매킨토시 컴퓨터까지 넘나들면서 읽어도 완벽하게 호환된다. 책 구매도 쉽다. 한마디로 최고의 전자책 독서경험을 제공한다. 국내외에서 한국 전자책을 애용하는 많은 이들의 찬사가 리디북스에 쏟아지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전자책 한 우물을 파서 이런 회사를 일군 리디북스 배기식 대표를 만나봤다. 그는 조용한 듯 싶지만 강력한 신념과 집중력을 지닌 사람이다.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리스트에서 창업가로 변신한 독특한 이력을 가졌다. 그에게 창업동기와 그동안의 여정을 물어봤다.

-벤처캐피털리스트 출신으로 창업한 것이 독특하다. 어떻게 창업하게 됐나.
사업가였던 할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중학생 때부터 창업에 관심이 많았다. 공기업에 다니며 보수적인 아버지와 달리 자유분방한 할아버지가 롤모델이었다. 하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보니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바로 창업해서는 안될 것 같았다. 그래서 경험을 쌓기 위해 2006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벤처투자 부문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때 출장으로 실리콘밸리를 다녀왔던 것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실리콘밸리에서 무엇을 느꼈길래 그랬나?
소위 ‘창업생태계’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됐다. 스타트업의 초기, 중기에 성장단계에 따라서 투자해주고 코치해주는 투자자들이 다양하게 존재하고 서로 도와주는 모습을 봤다. 구글, 페이스북이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구나 싶었다. 게다가 삼성 명함을 들고 가니 애송이인 나도 다 만나주고 친절하게 설명도 해줬다. 그때 막 출시된 아이폰을 보고 소프트웨어 혁명이 일어날 것을 예감했다. 기회가 보였다. 이 시기를 놓치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래서 2008년 삼성전자에 사표를 던지고 나와서 창업했다. 지금과는 달리 창업이 흔치 않았던 시기다. 창업해서 성공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아는 삼성벤처스의 상사와 동료들이 기절초풍을 했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얼마나 어려운지 잘 몰라서 창업을 했던 것 같다.

-처음부터 전자책을 사업 아이템으로 생각했나?
처음엔 웹툰 사업을 고려했다. 그런데 그 시장은 이미 네이버와 다음이 꽉 잡고 있었다. 그래서 당시 디지털화가 늦었던 전자책 사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오랜 개발 끝에 2009년 11월 아이폰 버전 리디북스 모바일앱을 내놓았다. 공교롭게도 그 시기에 KT가 한국에 처음으로 아이폰을 들여오면서 국내 최초의 스마트폰 전자책서비스로 시장을 선점하게 됐다. 덕분에 처음부터 매출이 나왔다. 하지만 곧 시장에 대기업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작은 스타트업으로서 대기업과 맞서는 것이 두렵지 않았나.

나도 사실 두려웠다.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데 투자자 시절 경험이 도움이 됐다. 예전에 인터넷스타트업에 투자검토를 할 때마다 버릇처럼 창업자들에게 물어본 말이 있다. “네이버가 들어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이다. 당신이 하는 일에 강력한 대기업이 들어오면 어떻게 준비해서 경쟁해 이길 것이냐는 뜻이었다. 그런 질문에 제대로 답을 못하면, 즉 상황에 준비가 돼있지 않으면 투자하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내가 리디북스를 시작하고 나니 그런 상황에 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전자책시장에 네이버가 들어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항상 반문했다. 직원들을 몰아세우며 철저히 대비했다. 그 결과 네이버가 전자책시장에 들어왔음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또 한동안은 큰 회사로부터 인수나 협업 제안이 많았다. 그런데 그들을 만나보면서 든 생각이 있다. 대기업분들은 우리와 비교해서 생각보다 ‘업’에 대한 고민이 깊지 않더라. 전자책사업을 한다는 분이 아마존 킨들이나 다른 전자책을 제대로 써보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 즉, 대기업에서 신사업이나 신규사업부를 잠깐 맡은 사람에 지나지 않았다. 죽어라고 하나만 고민하는 우리와는 달랐다. 그렇다면 상대해서 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기기 위해서 어떻게 했나.
한번 잡은 고객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 우리 고객은 돈을 주고 책을 사는 사용자다. 주말에 쉬면서 책을 읽으려고 침대에 누워서 전자책을 꺼내드는 독자들이다. 이런 리디북스 사용자가 책을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잘 만들어 가독성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했다. 경쟁자들과 비교해 압도적 수준의 가독성과 독서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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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좋은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위해 투자한다. 리디북스 직원 150명 중 약 50명이 소프트웨어 개발자다. 또 경쟁사보다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경쟁사의 제품을 철저히 연구한다. 회사에서 직원들에게 비용을 다 대주며 경쟁사의 전자책서비스를 쓰도록 장려한다. 그리고 경쟁사의 서비스에서 부족한 부분을 리디북스에서는 철저히 보완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한다.

배대표는 이 이야기를 하며 “한번 온 고객이 떠나도록 놔두는 기업은 미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절대 한번 온 고객을 놓치지 않습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리디북스는 자원이 한정된 스타트업답게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했다. 일반대중을 상대로 한 교양서, 경영경제서 등 모든 장르의 책을 공략하지 않고, 로맨스·SF·판타지·BL 등 장르물 출판사와 작가들과 계약해 콘텐츠 플랫폼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유료콘텐츠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은 아낌없이 구매하는 핵심 전자책 독자층을 겨냥한 것이다. 이런 전략이 주효해 큰 마케팅비용 지출 없이도 매출이 쑥쑥 성장하기 시작했다.

배대표의 벤처캐피털리스트로서의 경험을 살려 신중하게 좋은 투자자를 선택해 투자를 받은 것도 다른 스타트업과 다른 리디북스만의 강점이다. 2011년 말 미래에셋벤처투자의 25억원 투자를 시작으로 2014년 말 80억원, 2016년 말 200억원을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받았다. 전VC의 시각으로 리디북스에 맞는 투자자를 세밀하게 골라서 좋은 조건으로 투자받는 것이다. VC와 만나면 그 VC가 가진 펀드의 성격, 운용기간, 그동안 투자한 회사 등에 대해서 철저하게 확인하고 협상한다.

배 대표의 철학은 무리하지 않고 단단하게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다. 그는 아주 신중한 성격의 CEO다.

“리디북스는 200년, 300년 가야 하는 플랫폼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아주 신중하게 개발합니다. 무리하게 속도를 내지 않습니다.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때 꼭 필요한 기능인지 충분히 토론하고 결정합니다. 덕분에 리디북스앱의 완성도는 아마존 킨들 못지않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합니다.”

전체 출판시장의 20~30%를 차지하는 해외 전자책시장에 비해 한국의 전자책시장 규모는 2015년 1.6%로 아직 2%가 채 되지 않는다. 배 대표가 앞으로의 성장도 낙관하는 이유다. “세계적으로 리디북스만한 매출을 내는 전자책회사도 흔치 않습니다. 이제는 조금씩 해외시장으로 확장해 나가려고 합니다.”

한국최고의 전자책 스타트업인 리디북스가 한국을 넘어서 글로벌한 전자책 플랫폼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해본다.

***
나라경제 5월호에 실었던 글을 블로그에 다시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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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3일 at 10:0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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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100조펀드와 4차산업혁명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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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소프트뱅크가 100조원(정확히는 지금 환율로 대략 110조원)짜리 비전펀드를 만든 것이 세계적인 화제가 됐었다. 몇조짜리 벤처펀드만 되도 크다고 하는데 100조라니 전대미문의 규모이기 때문이다. 손정의회장이 이 펀드를 만들고 어떤 회사에 투자하고 있는지 정확히 공개된 바가 없었다. 그런데 7월21일 도쿄에서 가진 소프트뱅크월드 컨퍼런스 키노트발표에서 손회장이 그의 투자철학과 그가 투자한 10개회사를 소개하는 자리가 있었다. 그 내용을 메모삼아 소개. 동영상은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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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회장은 산업혁명시대에 증기기관 등 혁신을 낳는데 밑거름이 된 영국 자본가를 젠트리라고 소개했다. 그리고 소프트뱅크가 이 시대의 젠트리역할을 하고 싶다는 얘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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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명시대는 신체능력의 확장이 핵심이었다면 정보혁명시대에는 지능의 확장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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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명시대에 젠트리 자본가들이 최첨단기술의 스폰서역할을 했듯이 소프트뱅크가 그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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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소프트뱅크의 놀라운 투자실력을 자랑. 18년간의 IRR이 44%. 매년 44%씩 수익을 냈다는 뜻인데 한두푼도 아니고 대충 계산해서 11조를 투자해서 175조를 만든 투자자는 아마 손정의회장밖에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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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야후재팬외에도 스프린트나 수퍼셀도 저렇게 높은 투자수익을 올렸다는 것은 몰랐던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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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덕분에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의 규모는 2016년 글로벌 VC 투자펀드총액인 7조엔보다 더 크다는 설명. (정말 그런지 조금 의심이 가지만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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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펀드에 돈을 댄 LP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애플, 퀄컴, 폭스콘 등.

그런 다음 주요 포트폴리오 회사를 소개하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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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구글이 샀다가 소프트뱅크로 매각한 로봇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 MIT로봇연구실에서 92년 독립한 회사로 사실은 25년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로봇 회사다. 갑자기 등장한 스타트업이 하루아침에 만든 기술이 아니었다. CEO인 마크 라이버트의 나이를 찾아보니 67세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

Screen Shot 2017-07-30 at 10.37.58 PM약 6백여개의 저궤도 위성을 띄워 전세계에 값싸게 인터넷을 공급한다는 OneWeb의 그레그 와일러 CEO. 40대후반으로 소뱅에서 1조원이상 투자를 받았다. DC, 실리콘밸리, 플로리다 등에 사무실이 있는 미국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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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혈액채취 생체테스트로 암을 조기진단한다는 Guardant health의 헬미 엘토우키 CEO가 발표. 스탠포드 출신. 4천억정도 투자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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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의 실시간 데이터분석회사인 OSIsoft의 팻 케네디 CEO. 1980년에 설립된 37년된 회사. 데이터가 중요해지는 시대가 되면서 도약을 위해 큰 투자를 받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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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데이터 분석회사인 Nauto의 스테판 헥 CEO. 작은 장치를 차량에 설치하면 카메라를 통해 내외부의 데이터를 수집, 사고를 예방해준다고. 이 데이터를 통해 자율주행 기능까지 개발하려는 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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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컬파밍 스타트업인 플렌티의 맷 바나드 CEO. 소뱅이 2천억이 넘게 투자했다는 농업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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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기계 등 각종 머신을 자동화시킬 수 있는 로봇두뇌를 개발하는 브레인 코프의 유진 이지케비치 CEO. 소프트뱅크가 1천2백억원정도를 투자한 샌디에이고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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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마인즈의 빌 황. 내가 2015년말 베이징에서 실제로 만나봤던 분이 나와서 깜짝 놀람. 차이나모바일 CTO까지 한 분인데 로봇 등의 브레인 역할을 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고. 소프트뱅크와 폭스콘에서 3백억원넘게 투자받았다. 중국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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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Spatial OS라는 가상세계를 만드는 OS를 만든 임프로버블이란 스타트업의 허먼 나루라CEO가 나왔다. 소프트뱅크가 5천억원이 넘는 거액을 투자했다. 영국스타트업. 이번에 소개된 기업CEO중 유일한 20대… (그렇게 안보이지만 28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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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소프트뱅크가 지난해 약 35조원을 주고 인수한 영국의 모바일반도체회사 ARM의 사이먼 시거스 CEO가 발표. IoT, 인공지능, 데이터 세상에 대해서 이야기.

손정의회장이 투자한 이 10명의 회사와 CEO를 보고 느낀 점.

  • 대부분 미국회사.(7개) 그중에서도 상당수가 실리콘밸리를 본거지로 한 회사. 임프로버블과 ARM은 영국회사. Cloudminds는 중국회사.
  • 전원 창업자가 남성. 대부분 백인 남성. 아시안은 중국의 빌 황.
  • 로봇, 위성인터넷, 인공지능 헬스, 데이터, 자율주행, 스마트팜, 로봇소프트웨어, 가상현실SW, IoT칩 등. 소위 4차산업혁명 아이템들.
  • 28세인 임프로버블의 CEO를 제외하고 대부분 40~50대의 중년CEO들. 상당한 경험을 쌓고 대부분 박사까지 마친 이공계 인재들이 창업한 회사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하는 듯.
  • 꼭 스타트업이라고 하기 민망한 회사도 많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25년, OSI소프트는 35년된 회사이며 그래서 CEO도 60~70대. 그동안 축적된 기술을 기반으로 이제 때를 만나서 큰 투자를 받고 성장하려는 모습.

소프트뱅크가 일본회사인데도 불구하고 일본스타트업은 하나도 소개되지 않았다. 거의 전원 영어가 모국어이거나 모국어수준으로 하는 창업자들이다. 영국회사는 있지만 유럽본토회사가 없다는 것도 특이하다.

이것을 보면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며 큰 투자를 받아 성장하는 소위 4차산업혁명 스타트업은 어느날 갑자기 탄생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나름 오랜 경험을 가진, 뛰어난 실력을 가진 검증된 이공계 인재가 창업해서 어느 정도 업계에서 인정을 받아야 이렇게 큰 투자를 받으며 본격적인 성장을 시도해볼 수 있는 것 같다. 한국에서도 최고수준 공대의 세계적 명망을 가진 교수와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의 최고수준 기술임원들이 같이 이런 창업을 하면 소프트뱅크에게 투자를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손정의회장은 요즘 아침에 눈을 뜰때마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라고 반문한다고 한다. 투자할만한 회사를 찾으러 다니느라 전용기를 타고 전세계를 돌아다니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다. 손회장이 거액을 투자하는 4차산업혁명 스타트업이 한국에서도 나와야 할텐데…

*손정의회장은 발표에서 특별히 ‘4차산업혁명’, ‘4차산업혁명 스타트업’이라고 지칭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런 인공지능, IoT, 로봇, 데이터, 스마트파밍 등의 기업들이 한국에서는 4차산업혁명기업이라고 불리기에 이 블로그글의 제목을 그렇게 달아봤다.

 

Written by estima7

2017년 7월 30일 at 11:44 오후

Right time, right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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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2일 서울대 제4차 산업혁명 아카데미 입학식에 가서 한 격려사.
***
 
4차 산업혁명 아카데미 수강생 여러분 축하합니다. 그리고 부럽습니다. 이런 시기에 이런 내용을 공부할 수 있다니요.
 
지금은 변곡점의 시대라는 생각을 합니다. 인공지능이 세상을 바꾸는 시대입니다.
 
제가 조선일보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던 95년쯤은 인터넷이 막 뜰 때였습니다. 인터넷을 쓰기는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복잡했습니다. 모뎀으로 PPP소켓 뭐 그런 방법으로 느린 인터넷을 힘들게 전화선으로 연결하던 시기였습니다. 이메일주소조차 무슨 암호 같아 보였습니다. 이메일주소의 구조(?)를 설명하는 기사를 썼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던 것이 97년 5월 한메일이 나오면서 순식간에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누구나 쉽게 쓸 수 있게 됐습니다. 더이상 이메일이 어려운 것이 아니게 된 것이죠. 그 해에 아마존도 IPO를 했습니다. 야후가 떴습니다. 2000년의 닷컴버블기가 있기는 했지만 이후 구글이 뜨면서 완전히 인터넷세상이 왔습니다.
 
2007년에는 아이폰이 나왔습니다. 바로 이 즈음 2007년 봄 서울대 경영대학원에서 강연을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 다들 보지도 못한 아이폰의 실력을 과소평가했습니다. 그런데 아이폰에 대한 기대감으로 그 당시 애플의 시총이 100조원을 넘으면서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앞섰습니다. 겨우 뮤직플레이어를 만드는 회사가 어떻게 세계 반도체 1등 회사를 앞서냐고 삼성전자 임원들이 화를 내고 있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몇년이 지나자 모두 아이폰의 파괴력을 알게 됐습니다. 2011년쯤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먹어치우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습니다. 애플의 시총이 당시 세계 1위이던 시총 400조원의 엑손 모빌을 앞질렀습니다. 지금은 애플의 시총은 900조원쯤 됩니다. 구글은 모바일퍼스트를 선언했습니다. iOS와 안드로이드가 세상을 장악하게 됐습니다. 누구나 쉽게 스마트폰을 쓰는 시대가 됐습니다. 이 물결을 빨리 알아차리고 창업하거나 제대로 대응한 회사들이 지금은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이세돌9단에 대한 알파고의 승리는 또 하나의 변곡점을 예고했습니다. 이제 인공지능의 시대입니다. 그리고 그 물결에 탄 회사들의 시가총액이 치솟고 있습니다. 지난해 겨우 차를 8만대 생산하고 1조원의 적자를 낸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그 1백배가 넘는 차량을 생산하고 몇조씩 흑자를 내는 GM, 포드, BMW보다 앞섭니다. 말도 안되는 일이 또 벌어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자본시장이 미래가치에 투자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테슬라가 전기차, 자율주행차, 신재생에너지 시대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입니다.
 
이런 변화를 주도하는 인공지능은 지금은 당장 어렵고 복잡해 보입니다. 하지만 인터넷과 이메일이 처음에 그랬듯, 스마트폰이 처음에 그랬듯, 3~4년이 지나면 누구나 쓸 수 있는 아주 쉬운 기술로 바뀔 것입니다. 스탠포드대의 인공지능 권위자 앤드류 응 교수는 “인공지능은 새로운 전기”라고 했습니다. 전기처럼 인공지능도 쉽게 쓸 수 있게 된다는 뜻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바뀔 미래를 빨리 배우고 공부해두는 것은 중요합니다. 여러분들이 배울 커리큘럼을 보니 아주 부럽습니다. 저도 배우고 싶습니다.
 
다만 한가지 당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이론 공부만 하지말고 트렌드의 흐름을 꿰뚫어보라는 것입니다.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10년마다 바뀌는 큰 흐름이 있습니다. 이 트렌드를 잘 이해하고 그 물결에 미리 올라타는 것이 중요합니다.
 
두번째는 스타트업에 주목하라는 것입니다. 이런 트렌드에 대기업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단시간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곳은 스타트업입니다. 여러분들이 급성장하는 스타트업에 들어가서 단시간에 많은 것을 배울 수도 있고, 아니면 대기업의 인공지능 담당자로서 빠르게 움직이는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더 큰 성취를 이룰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큰 기회도 많은 시기입니다. 이런 물결에 탈 수 있는 여러분들은 어떤 면에서 행운아입니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 MS의 빌 게이츠, 썬마이크로시스템의 스캇 맥닐리 등은 모두 동년배입니다. 당시 PC혁명에 올라탄 세대입니다. 비슷하게 네이버의 이해진의장, 다음의 이재웅 대표, 넥슨의 김정주회장 등은 모두 동년배입니다. 역시 비슷하게 인터넷이라는 트렌드에 동시에 올라탄 것입니다. 여러분들에게도 이런 큰 물결에 탈 수 있는 기회가 놓여있는지 모릅니다.
 
스폰지처럼 새로운 지식을 흡수하고 창의적으로 응용할 수 있는 능력이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한 공부벌레가 되지 말고 인생도 즐기면서 사시길 바랍니다. 여러분들이 미래를 잘 내다보고 앞으로 right time에 right place에 있기를 바랍니다. 건투를 빕니다.

Written by estima7

2017년 6월 13일 at 6:11 오후

1조원짜리 에어비앤비 투자기회를 날린 투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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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스타트업이 초기 투자받는데 있어서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 생각해볼 기회가 있었다. 이와 관련해서 The Upstarts라는 책에서 인상적으로 읽은 부분이 있어 간단히 소개해 두고 싶다. 아래는 책의 한 부분을 요약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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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여름 금융위기가 터지기 직전 당시 막 시작한 에어비앤비(Airbnb)가 초기투자금을 받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런데 마침 그들은 LA베이스의 페이지 크레이그라는 엔젤투자자를 만나게 됐다. 해병대출신인 그는 엔젤투자자로 변신해 숙박비즈니스에 투자할 기회를 찾다가 에어비앤비를 만나게 됐다. 에어비앤비 창업자들의 열정과 성실한 자세에 반한 그는 25만불을 투자하기로 결심했다.(지금 환율로 약 2억8천만원) 6주간에 걸친 협상끝에 가을에 만나서 밸류에이션까지 합의하고 같이 저녁식사까지 했다. 다음날 사인하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다음날 에어비앤비 CEO인 브라이언 체스키가 사인을 거부하고 투자를 받지 않기로 했단다. 그리고 이유도 제대로 말해주지 않았다.

책 저자인 브래드 스톤이 브라이언 체스키의 지인을 통해 취재한 바로는 식사를 마치고 술 한잔을 하면서 이 페이지 크레이그가 브라이언 체스키에게 있어 어려운 투자자(a difficult partner)가 될 것 같은 인상을 줬다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에서는 right investor는 회사에 도움을 주지만 difficult partner는 회사에 끝없는 문제를 가져다 준다는 통설이 있기 때문에 피했을 것이란 얘기다.

영문을 모르던 페이지 크레이그는 몇년뒤 지인을 통해서 당시 에어비앤비 창업자들이 그를 “Crazy marine”(미친 해병)으로 결론내리고 마음을 바꿨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이런 엄청난 기회를 놓친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한 이 책의 저자에게 이메일로난 그들이 왜 그랬는지 알 것 같아서 화를 내지는 않았습니다. 당시 구글에서 내 이름을 검색해보면바보같은 돈‘(dumb money)라고 나와 있었거든요. 그게 제 이미지였습니다. 그 일이 제가 커리어경험을 다듬고, 창업자들에게 더 프렌들리한 브랜드를 만들어 좋은 투자를 할 수 있게 한 동기부여가 됐습니다. 물론 아주 비싼 교훈이었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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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보면 당시 에어비앤비는 만나는 투자자마다그게 되겠냐며 거절을 당하고 있던 시절이다. 그런 상황에서 거의 3억원이나 되는 투자금을 거절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브라이언 체스키는 이 투자자의 성향과 평판을 보고 막판에 투자받는 것을 철회했다. 그런데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이 페이지 크레이그라는 투자자도 반성하고 자신의 좋은 브랜드를 쌓기 위해서 노력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실리콘밸리가 확실히 평판시스템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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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당시보다도 이런 평판시스템이 휠씬 강화됐다. 내가 올초에 버클리에 갔다가 유명한 엔젤투자자인 코슬라벤처스의 벤 링 Ben Ling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그는엔젤투자를 할 때는 빨리 결정을 내려줘라. 안할 것이면서 질질 끌지 마라고 다양한 나라에서 온 투자자들에게 조언했다. 그러면서 “Founder talks”라고 덧붙였다. 창업자들에게 안좋은 투자자라는 인상을 남기면 그들이 온라인 등에서 이야기하게 되고 그게 당신의 평판이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장차 좋은 딜에 들어갈 수가 없다는 것이다.

당시 페이지 크레이그 25만불을 투자해서 한 10~20%의 지분을 투자했더라면 지금 그 가치는 못해도 1~2조원이 됐을지도 모른다. 에어비앤비의 지금 기업가치가 거의 40조원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글을 쓰고 그의 이름 Paige Craig를 구글링해보고 흥미로운 글을 찾아냈다. 그가 에어비앤비에 투자기회를 놓친 경험에 대해서 “Airbnb, My $1 Billion Dollar Lesson”이라 제목으로 쓴 블로그 글이다. 블로그에서는 책과는 조금 다르게 브라이언 체스키가 막판에 투자를 안받기로 한 이유를 YC(와이콤비네이터)에 들어가기로 했기 때문인 것으로 썼다. 어쨌든 인상적인 것은 아래 부분이다. 

“에어비앤비 같은 딜을 놓친 것은 너무 뼈아프다. 하지만 이런 거절을 통해 큰 교훈을 얻었다. 퇴짜를 먹은 뒤에 나는 내가 밖으로 나가서 더 훌륭한 지식을 흡수하고, 인맥을 만들고, 투자자로서의 브랜드를 쌓아나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처음 에어비앤비를 찾아냈을 때는 투자자세계에서 난 아무 것도 아니었다. 노바디(Nobody)였다. 하지만 그 이듬해 나는 미국전역을 돌아다니며 창업자와 투자자를 만나는데 썼다. 수십개의 이벤트에 참석하거나 내가 이벤트를 만들었다. 그리고 가능한한 많은 사람들에게 말을 걸었다. 최대한 많이 읽고 공부했으며 1대1대화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고 나서 비로소 다음 딜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

지금 페이지 크레이그의 이름으로 검색하면 좋은 회사에 많이 투자한 꽤 훌륭한 투자자로 나온다. 깔끔한 위키피디아 소개페이지까지 있다. 저절로 된 것이 아니고 그가 다년간 노력해서 쌓은 것이다. 그리고 그 동네에서는 이런 레벨의 투자자가 된다는 것은 정말 큰 의미가 있다. 그래야 유명 스타트업의 딜에 들어갈 수가 있기 때문이다.

Screen Shot 2017-06-11 at 8.48.04 AM

실리콘밸리에 좋은 스타트업이 몰리는 것은 다른 이유가 아니다. 이처럼 경쟁을 통해 실력을 갖추고 높은 신뢰도와 좋은 평판을 쌓은 스타트업 투자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한국의 스타트업투자생태계도 이렇게 평판시스템으로 바뀌어 가야 한다는 생각을 해봤다.

Written by estima7

2017년 6월 11일 at 8:52 오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