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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 시대에 벤처캐피탈이 시너지를 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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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년간 한국의 스타트업생태계는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크게 성장했다. 특히 지난해 한국의 벤처투자액은 215백억원으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했고 올해도 이같은 투자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추경예산 8천억원의 모태펀드 추가 투입으로 수많은 벤처펀드가 결성되서 내년도 벤처투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쌍수를 들고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의 변화 속도 이상으로 실리콘밸리나 중국의 스타트업생태계가 빨리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14 1조가치가 넘는 유니콘스타트업이 전세계에 1백개정도였는데 지금은 230여개가 됐다. 그중 절반은 미국에, 그리고 4분의 1 중국에 있다. 한국의 유니콘스타트업은 2014 쿠팡, 옐로모바일이 탄생한 이후 지금까지 소식이 없다.

하나 아쉬운 점은 한국에 4차산업혁명과 관련된 스타트업이 적다는 점이다.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라이드쉐어링, IoT, 로봇 등과 관련된 소위 딥테크(Deep tech) 스타트업의 절대 숫자가 부족하다. 이런 기술을 가진 이공계 대학 인재, 연구원, 대기업 엔지니어들이 활발하게 창업에 도전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 과도한 규제 등 여러가지 요인이 지적되고 있지만 이런 분야에 대해 과감한 투자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어떻게 하면 VC주도로 4차산업혁명시대를 이끌어갈 스타트업이 많아지게 있을까. 그런 의미에서 한국의 VC생태계가 변화해 나갔으면 하는 방향에 대해서 적어본다.

우선 스타트업에 돈만 투자해 주는 것이 아니고 차별화된 가치를 주는 VC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좋은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해 명문VC들도 각자 자기들이 있는 가치를 창업자들에게 제시하며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그런 가치를 만들기 위해 VC들도 열심히 공부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며 인맥을 쌓는 등 노력한다. 내가 만난 많은 실리콘밸리VC들은 기본적으로 열린 사고와 폭넓은 인맥을 가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런 자산을 바탕으로 스타트업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휴선을 소개해주거나 추가투자를 받을 있도록 연결해주고, 심지어는 M&A딜까지 VC들이 만들어낸다. 반면 한국의 창업자들은 아직도 VC 돈만 투자해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앞으로는 이런 인식이 바뀔 것으로 기대한다.

이런 변화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인재들이 VC세계로 들어왔으면 싶다. 실리콘밸리에서 보면 성공한 창업가출신으로 VC 변신한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페이팔을 창업한 피터 틸부터 앤드리슨호로비츠의 마크 앤드리슨, 호로비츠 같은 사람들이다. 애플, 구글 같은 회사에서 임원으로 많은 경험을 쌓은 뒤에 VC 변신하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산업경험이 풍부한 인재들이 VC 된다면 스타트업의 성장과정과 창업자의 입장을 이해하며 투자후 도와줄 있다반면 한국VC 창업이나 산업계 경험이 있는 심사역이 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부족하다는 느낌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창업해서 엑싯을 경험이 있는 분들이 파트너로 포진하고 있는 본엔젤스 같은 회사가 많이 나왔으면 한다. (모태펀드나 성장금융 같은 LP들이 몇년이상의 투자경력이 있는 심사역을 펀드매니저로 요구하기 때문에 이런 산업경험이 있는 심사역을 뽑기 어렵다는 얘기도 들었다. 다양한 경험을 가진 인재들이 VC업계로 들어갈 수 있도록 이런 조항도 좀 완화됐으면 한다.)

안정적인 수익율을 찾아 클럽딜을 추구하기보다 벤처캐피탈의 본질인 고위험 고수익의 딜에 과감하게 베팅해 수익을 올리는 VC 많아졌으면 한다. 남들이 절대 안될 같다고 생각하는 미친 아이디어에서 대박이 나올 있다. 유행을 쫓아 다같이 공평하게 나눠서 투자하는 것보다는 변화의 길목이 어디인지 미리 내다보고 남들보다 먼저 과감하게 투자하는 눈밝은 VC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모르는 타인의 침대에서 어떻게 자냐?” 황당한 아이디어 취급을 받았던 초기 에어비앤비에 세콰이어캐피탈의 그레그 맥커두는 58만불을 과감하게 투자했다. 이베이에 일찍 투자해 성공을 거둔 그는 남는 유휴공간도 거래할 있는 마켓플레이스가 나올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비즈니스모델을 가진 스타트업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마침 눈에 뜨인 에어비앤비에 과감히 투자했고 세콰이어캐피탈의 에어비앤비 투자 지분은 지금 5~6조원 가치가 됐다.

한국의 VC들이 글로벌화가 됐으면 한다. VC 국내스타트업에만 투자해서는 글로벌한 시각을 가지기 어렵다. 글로벌한 기술 트렌드를 깊이 있게 알기도 어렵고 해외 VC 공동투자를 하면서 인맥을 쌓기도 힘들다. 그러다 보니 포트폴리오회사가 해외진출을 하거나 해외투자를 필요로 때도 적절한 도움을 주기가 어렵다. 반면 실리콘밸리출신으로 한국의 스타트업투자에 적극적인 알토스벤처스의 김한준 대표는 매년 알토스 코리아펀드의 해외LP들을 서울로 초청해 한국의 스타트업생태계가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설명한다. 그리고 추가 투자를 권유한다. 쿠팡이 세콰이아캐피탈의 투자를 받고, 비바리퍼블리카가 페이팔에게 추가투자를 받는데 이런 김대표의 글로벌 인맥이 도움이 된 것은 물론이다.

조급하게 투자금 회수를 요구하기 보다는 투자스타트업이 충분히 성장할 때까지 인내력을 가지고 기다려주는 VC 많아졌으면 한다. 해외에 비해 우리 펀드의 수명이 짧아서 그렇기는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들었다. 기업이 본격적인 성장가도에 들어서기 전에 투자를 회수해서 조로하게 만들기 보다는 가능성이 있다면 인내력을 가지고 성장할 때까지 충분히 기다리고 도와주는 VC 됐으면 한다.

초기단계나 시리즈A보다 시리즈 B, C, D… 단계에서 수백, 수천억원을 투자할 있을 정도로 국내 VC들의 투자여력이 늘어나기를 바란다.  “국내VC들에게 받을 있는 투자자금은 200억원정도가 한계인 같다 불평하는 창업자의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글로벌한 스타트업투자생태계가 점점 거대자본이 주도하는쩐의 전쟁 되고 있는 만큼 국내VC들의 펀드규모도 커져야 한다. 4차산업혁명 관련 스타트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는 1000억불, 즉 100조원이 넘는 규모다. 한번에 수천억에서 1조원까지 인공지능, 로봇, 핀테크 회사 등에 투자하고 있다. 우리 VC들의 투자사이즈도 글로벌수준으로 커져야 한다.

이런 변화들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현재 펀드조성을 공공자금에 의존하는 국내 VC생태계의 체질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다행히 한국스타트업에 대한 국내외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LP 있는 국내외 대기업, 펀드 등이 늘어나고 있다. 국내외에서 다양한 민간LP 확보해 펀드를 만들고, 훌륭한 스타트업을 발굴해 성장하도록 도와줘 창업자들의 존경을 받는 훌륭한 VC들이 앞으로 많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필자가 민간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에서도 이런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블루홀스튜디오 같은 유니콘스타트업을 직접 키워내고 수많은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해온 장병규 위원장은 “성장기에 접어든 스타트업에 큰 투자가 일어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의 VC투자생태계가 ’혁신성장’의 밑거름이 되는 혁신스타트업을 쭉쭉 밀어줄 수 있도록 역시 혁신적으로 변화하기를 기대해 본다.

/벤처캐피탈협회가 발행하는 벤처캐피탈뉴스레터 11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Written by estima7

2017년 11월 18일 at 9:04 오후

택시 vs. 라이드쉐어링 안전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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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의 “카풀, 종일 영업은 불법” vs “공유경제 싹 자르나” 기사중 다음과 같은 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승객 안전 문제를 놓고도 입장은 크게 갈린다. 양 과장은 “서울시는 택시 운전자의 전과기록을 면허 취득단계부터 관리하고 입사 후에도 범죄 기록을 꾸준히 조회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공 분야는 문제 발생의 소지를 제도를 만들어 방지하고 있지만 민간 서비스는 책임이 불분명하다는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과연 민간서비스는 책임이 불분명해서 더욱 위험할까. 이와 관련해서 중국의 라이드쉐어링 유니콘스타트업인 디디추싱의 광고에서 본 인상적인 부분을 소개하고 싶다. 디디추싱은 중국에서 우버를 이긴 라이드쉐어링 스타트업으로 하루 2천5백만번의 승차횟수를 자랑하는 종합교통앱이다. (참고 포스팅 : 우버를 능가하는 디디추싱앱 들여다보기) 1분당 2천번이상의 승차가 이뤄지는 셈이다. 그만큼 중국인의 생활에 있어서 중요한 서비스가 됐다.

디디추싱은 승객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 5가지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이 코믹한 5꼭지의 광고를 통해서 홍보하고 있다. 소위 ‘중국식 안전’이다. (디디추싱의 거의 모든 광고는 이런 식으로 여성승객을 출연시키면서 ‘안전’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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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개인자가용을 가지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디추싱 드라이버의 신원을 신분증, 운전면허증, 자동차등록증을 통해 다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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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통화를 위한 임시번호가 표시되는) 안심번호를 통해서 고객의 전화번호가 드라이버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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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디디추싱 드라이버는 운전을 시작할 때 얼굴인증을 통해서 본인임을 증명해야 한다. 마치 아이폰X의 페이스ID 등록을 하듯이 얼굴을 이리저리 돌리면서 인증한다. 또 음성인증도 통과해야 한다고 한다. (우버에서도 부정행위가 의심될 때는 이런 얼굴인증을 요구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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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째, 여정공유기능을 통해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내가 타고 있는 차량번호, 도착장소, 도착 예정시간 등을 공유해줄 수 있다. 카카오택시의 안심메시지와 비슷한데 디디의 경우는 실시간으로 추적이 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자녀나 배우자가 돌아오는 시간에 딱 맞춰 집앞에서 마중을 나갈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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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긴급구조버튼이다. 이 버튼을 누르면 원터치로 현재상황이 그대로 녹음되어 디디추싱에 전달되며 안전요원이 도움을 주기 위해서 조치를 취한다고 한다.

***

스마트폰 기술을 이용해 민간 라이드쉐어링회사가 이 정도의 안전조치를 취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카카오택시나 풀러스 등 국내 회사들도 다는 아니지만 디디추싱처럼 이런 기능과 제도를 통해 안전한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노력중이다. 그런데도 “공공 분야는 문제 발생의 소지를 제도를 만들어 방지하고 있지만 민간 서비스는 책임이 불분명하다는 문제가 있다”라고 말하는 것은 좀 아닌 것 같다.

나는 오히려 공공부문의 안전대책이 미흡한 것 같아 유감이다. 지난 3월 시사저널에는 아래와 같은 기사가 실렸다.

선량한 운전자 뒤에 숨은 ‘위험한 택시기사들’

범죄 전력자 채용 제대로 검증 안 돼…근본대책 시급히 마련해야

2월18일 전남 목포에서 20대여성이 성폭행을 피하려다 택시기사에 살해당했다는 끔찍한 내용이다. 범인은 전과 9범에다 여성을 감금하고 폭행한 전력까지 있었는데 택시기사로 채용되어 이런 일이 벌어졌다. 이 기사에 따르면 이런 일이 전국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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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범죄를 방지하고 지금 타고 있는 택시의 정보를 가족과 친구에게 쉽게 공유해준다는 취지로 정부에서 보급한 안심택시 태그 서비스는 아무도 사용하는 사람이 없어 예산만 낭비하고 이제는 거의 사라졌다. (출처 매경 : “불편하기만 하고…”길잃은 ‘택시 안심서비스’ ) 사실 이 서비스는 안드로이드폰에서만 사용 가능하고 그나마 사용법이 복잡해 처음부터 아무도 안 쓸 것 같았다.

그리고 위 동영상에 소개된 것처럼 여성들은 지속적으로 택시를 이용하면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내가 이야기해본 대부분의 여성들은 택시를 타면서 불쾌한 일을 일상적으로 겪고 있다는 얘기를 한다. 승차거부, 성희롱적인 발언, 카드결제 거부 하지만 이런 문제가 전혀 시정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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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스타트업의 새로운 시도에 대해 “업계질서를 흐뜨러트린다”고 무조건 거부를 할 것이 아니다. 왜 전세계적으로 이런 라이드쉐어링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지 이해하고 좋은 점은 받아들여야 한다. 이런 새로운 서비스가 자극이 되서 기존 택시서비스도 함께 개선되도록 유도해야 한다.

특히 여성, 노약자, 외국인 관광객 등 택시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불편을 겪고 있는 층을 위해서 어떤 혁신적인 서비스가 나올 수 있는지 끊임없이 연구해야 한다. 특히 이웃 일본의 택시업계는 우버시대를 대비해서 자신들의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고 있다. (참고 : 우버시대를 대비하는 일본의 택시업계) 이번 풀러스 규제이슈에 있어서 시민의 편익을 높이기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전향적인 자세 변화를 기대해 본다.

Written by estima7

2017년 11월 13일 at 6:22 오후

국민비즈니스앱 리멤버를 만든 최재호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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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민 누구나 쓰는 ’국민앱’인 카카오톡. 나는 카톡이 없어도 사실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없으면 내 업무에 큰 지장을 초래하는 앱은 따로 있다. 명함관리앱 ‘리멤버’다. 지난 3년여간 내가 일하면서 주고 받은 약 7천장의 명함이 고스란히 이 앱에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받은 명함을 즉석에서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기만 하면 마치 마술처럼 정확하게 내용이 입력된다. 나중에 이름, 직장명 등으로 검색하면 어디서나 바로 찾을 수 있다. 7천장의 정보를 하나하나 컴퓨터에 입력해 넣거나 수십개의 명함첩에 넣고 일일이 찾아보는 엄청난 수고를 덜어준다. 이게 없었으면 얼마나 힘들까. 리멤버가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그런데 무려 이 앱은 공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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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나라경제)

이런 고마운 앱을 만든 스타트업 드라마앤컴퍼니의 최재호대표를 만났다. 2013년 7월 창업해 이제 4년이상을 달려온 리멤버는 현재 170만명이 사용하는 앱으로 성장했다. 명함은 누적해서 9천만장이 입력되어 있다. 대한민국 인구보다도 많은 숫자다. 중복된 명함을 제외하면 약 1천여만명의 정보가 입력되어 있다. 한국의 경제활동인구 3명중 1명은 리멤버에 정보가 들어가 있는 셈이다. 가히 국민 비즈니스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대표에게 창업동기를 물었다. “한국의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명함을 교환하죠. 그런데 명함관리만큼 어렵고 불편한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시중에 이미 많은 명함관리 솔루션이 나와있지만 입력이 불편하거나, 이동중에 찾아보기 어렵거나, 입력한 명함정보의 정확도가 떨어지거나 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명함정보를 가장 편하게 잘 관리하는 사람들이 누구인가 보니 대기업임원들이었습니다. 이 분들은 비서에게 받은 명함을 주고 그냥 입력하라고 하면 되는 것이었죠. 그래서 우리도 명함관리비서를 만들면 되겠다 싶었습니다.”

첨단기술이 아니고 수작업으로 명함입력을 처리하는 ‘발상의 전환’

스타트업이 가내수공업을 할 생각을 하다니 ‘기가 차다’는 말을 듣기도

그런데 당시 나와있는 많은 명함관리앱은 광학이미지자동인식(OCR)방식으로 자동으로 정보를 입력했다. 첨단기술을 이용한 것이지만 정확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리멤버는 이 문제를 ‘발상의 전환’으로 해결했다. 고객이 카메라로 찍은 명함사진을 사람이 수작업으로 입력한다는 것이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기가 차다’고 말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스타트업이면 첨단 기술로 문제를 해결해야지 어떻게 가내수공업을 할 생각을 하냐고요. (웃음) 무료로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그 엄청난 인력 비용은 어떻게 할 것이냐고 질문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대표는 단호했다. 불완전한 기술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니 현실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리멤버의 이런 ‘구식’ 접근방법에 실망해 투자를 꺼리는 벤처투자사들도 있을 정도였다.

입력되는 명함숫자는 늘어났지만 기술을 통해 입력속도와 비용 낮춰

하지만 이후 리멤버는 고객의 명함데이터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입력해주면서 성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입력되는 명함숫자는 급속히 늘어났지만 오히려 기술을 통해 명함의 입력속도와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겨우 수작업으로 명함을 입력한다고 걱정해주시는 분들이많았는데 이제는 중복해서 다시 입력되는 명함은 자동처리하는등 자동화 시스템이 개선되서 지금 한달에 입력되는 3백만장중  1백만장만 수작업으로 처리합니다. 예전에는 15백명의 타이피스트가 재택근무로 명함을 입력했는데 지금은 8백명정도로 반으로 줄었습니다. 명함을 찍어서 올린뒤 입력되는데 걸리는 평균 시간도 2시간에서 지금은 5분으로 단축됐습니다. 그 결과 전체 명함입력비용도 예전보다 80% 줄어들었습니다.”

간혹 민감한 개인정보가 명함을 입력하는 타이피스트들에게 유출되는 것이 아니냐고 보안을 걱정하는 고객도 있다. 이것도 직장명,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주소 등 한 명함에 있는 정보를 각기 분리해서 서로 다른 사람에게 입력하도록 한 뒤 나중에 병합하는 방법으로 문제의 소지를 없앴다.

메신저, 선물하기, 팀명함첩, 인맥라운지 등 새로운 기능을 속속 선보이는 중

몇년간에 걸쳐 지속적인 노력끝에 가장 중요한 명함입력프로세스를 빠르고 안정되게 정비한 리멤버는 올해부터 새로운 혁신을 계속 시도중이다우선 메신저선물하기 기능을 붙였다명함을 주고 받은 사람들끼리 앱안에서 카톡처럼 메시지를 쉽게 보낼  있다여기서  나아가 커피나   선물을 보낼  있는 기프트샵도 개설했다회사내에서 같은 부서에 있는 사람들끼리 명함DB를 공유하는 팀명함첩기능도 추가했다. 수익모델을 만들기위한 첫 시도로 지난해부터는 광고도 붙이기 시작했다. 각자의 인맥으로 도움을 주는 인맥라운지도 만들었다. 즉, 리멤버 혁신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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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들이 리멤버에 보낸 응원메시지를 붙여둔 드라마앤컴퍼니 사무실 입구]

이렇게 훌륭한 서비스를 만든 덕분에 리멤버에는 열혈 고객이 많다. 사과상자 몇개분의 명함을 보내서 입력을 의뢰해 명함을 수만장씩 저장해둔 고객도  많다이런 분들은 리멤버 돈을 벌어야 한다고 걱정해 준다자신의 귀중한 데이터를 맡겨둔 리멤버가 망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리멤버 고객중 제일 많은 직급은 ‘대표한국의 대기업임원 2명중 1명은 리멤버 쓴다오히려 평직원으로 내려갈수록 적게 쓴다젊은층에게  인기있는 다른 모바일앱과는 반대의 경향이다대한민국의 비즈니스 리더들은  리멤버 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에는 입소문이 나서 장차관이나 국회의원 등 공무원들의 사용도 많이 늘었다.

최대표는 공대를 졸업하고 바로 온라인쇼핑몰을 창업해서  맛을 보고경영컨설턴트로 6년간 일하며 많은 비즈니스 경험을 쌓았다. 당시에는 몰랐는데 그때 쌓은 시행착오가 스타트업을 운영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그는 화려함겉멋보다는 실용을 중시하는 겸손한 사람이다무작정 회사의 규모를 키우기 보다 회사의 문화에 맞는 인재를 신중히 채용하는 방식으로 지금까지 30명정도의 직원들과 함께 하고 있다. 문제해결중심으로 빠른 시도와 실패를 권장하는 것이 스타트업다운 드라마앤컴퍼니의 문화다. 톱다운으로 무조건 직원들에게 일을 시키기 보다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 이유를 설명하는데 주력하는 리더십이다. 그런 그와 리멤버 신뢰한 벤처캐피털  투자자들이 2017년 중반까지 약 95억원을 드라마앤컴퍼니에 투자했으며 최근 10월에는 네이버가 5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명함교환문화는 세계적, 해외에서도 충분히 승산 있어

최대표는 리멤버가 해외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서부나 중국의 IT업계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전세계적으로 아직도 명함을 교환하는 문화가 강하게 남아있습니다. 리멤버가 명함관리앱으로서 경쟁력을 확보하면 해외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즈니스용 SNS로 14년전 실리콘밸리에서 시작한 링크드인은 “그게 되겠냐”는 부정적인 인식을 극복하고 성장해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에 31조원의 거액에 인수됐다. 비즈니스인맥정보가 이처럼 큰 가치가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세계를 석권한 링크드인은 유독 한국중국일본  아시아에서는 아직도 약하다아시아특유의 명함중심의 비즈니스문화에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리멤버 없었으면  7천장의 명함을 어떻게 관리했을까 싶다리멤버만큼 한국인의 핵심 비즈니스인맥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회사도 없다.  이 금맥을 이용해서 리멤버 어떻게 비즈니스를 키워갈지 앞으로 주목해볼만하다리멤버 아시아의 링크드인이 되길 바란다.

/지난 7월 나라경제에 기고했던 내용을 업데이트해서 블로그에 재발행했습니다.

Written by estima7

2017년 11월 6일 at 4:10 오후

우버를 능가하는 디디추싱앱 들여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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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온 지인(한국인)을 만나다. 거의 2년만에 한국에 왔다고 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디디추싱과 모바이크가 없어서 불편하다는 말을 그가 했다. 베이징에서 그는 차가 없지만 출근시에는 공유자전거인 모바이크로 다니고 업무로 다닐 때나 집에서 가족과 외출할 때는 디디추싱으로 차를 불러서 이용해 불편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미국에 출장을 갔다가 우버를 써봤는데 디디추싱보다 별로였다는 말을 했다. 내가 보기에는 우버만한 서비스가 없는데 왜 그럴까 싶어서 그의 디디추싱앱을 보여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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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아이폰 화면이다. 생활속에서 주로 쓰는 알리페이, 모바이크, 은행앱, 음식주문앱 등을 모아둔 폴더인데 한가운데 디디추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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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어서 보니 굉장히 많은 서비스가 있다. 단순히 차를 부르는데도 다양한 종류가 있다. 가장 대표메뉴는 专车(좐처)다. 택시가 아닌 개인이 자기 차량으로 영업하는 일반차량을 부르는 서비스다. (당연히 한국에서는 불법이다.)

‘현재’라고 쓴 모드에서는 가고자 하는 곳을 입력하고 바로 차를 부를 수 있다. 미리 예약도 된다. (우버는 미리 예약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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接送机(지에송지)는 공항에 가거나 아니면 공항에서 누구를 픽업해오는 서비스다. 본인이 직접 가지 않고도 차를 불러서 누군가를 송영할 수 있다. KE1202 처럼 편명을 적어주면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알아서 출도착 시간에 맞춰 그에 맞는 터미널에 데려다 줄 것이다. 비행기가 연착을 하더라도 추가요금을 받지 않는다고 써있는 것도 인상적이다. 이런 부분도 우버에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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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包车(바오처)는 기사딸린 차를 일정시간동안 빌리는 메뉴다. 2시간, 4시간, 8시간, 10시간 단위로 차종과 요금이 나와있다. 위에 크게 나와있는 문구는 정식 영수증을 발급해준다는 것이다. 간이영수증으로 대충 처리해주거나 우편으로 영수증을 보내준다고 하고 안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서비스는 문제없이 투명하게 해주는  것 같다. 당연히 이런 서비스도 우버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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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택시도 된다. 出粗车가 택시다. 택시를 부르는 서비스에도 예약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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快车(콰이처)는 좐처보다 더 싼 등급의 차다. 아마 경차 등을 가지고 있는 기사들이 나올 것 같다. 당연히 더 저렴하게 탈 수 있다. ‘호화차’라고 써있는 메뉴도 있는데 물론 럭셔리 고급차가 나오는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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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시청에서 칭화대를 가는 경로를 디디앱에서 검색하는 화면이다. 디디추싱차를 부르는 것뿐만 아니라 버스노선, 지하철도 다 표시된다. 어딘가 가는 방법을 찾을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방법, 공용자전거+대중교통, 혹은 디디추싱차를 불러서 타는 방법, 예상 요금 등이 다 나온다. 종합교통앱이다. 바이두지도 같은 지도앱을 따로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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顺风车(슌펑처) 순풍차라… 이게 뭔가 했더니 단거리나 장거리로 가는 차중에 같은 방향으로 가는 사람을 연결해주는 것이다. 카풀 또는 히치하이킹서비스라고 할까. 프랑스의 Bla Bla Car비슷한 서비스다. 시내와 도시간 두가지 경로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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代驾(다이지아)는 대리운전이다. 대리운전기사를 불러주는 메뉴도 있다. 대리운전이 우리나라에서만 잘되고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 디디는 더 세분화되어 있는 것이 특정 지점까지의 대리운전외에 시간단위로 대리기사를 쓸수도 있다. (包时代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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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驾租车。렌트카다. 렌트카를 빌리러 가는 것이 아니고 여기서 차종을 골라서 신청을 하면 내가 있는 곳으로 차를 가져다 주기도 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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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을 위한 경로 택시 모드다. 아주 큰 글씨로 자신의 위치와 행선지를 입력하게 되어 있다. 그래도 모르겠으면 아래 전화버튼을 누르면 바로 전화가 상담원에게 연결되서 차를 부를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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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자전거 메뉴도 있다. 디디추싱과 제휴회사인 Ofo의 자전거를 찾아서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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二手车, 중고차다. 중고차 거래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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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디디추싱앱은 이동(Mobility)에 관한한 종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정도일 것이라고는 몰랐는데 솔직히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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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센터 화면이다. 최근 승차내역이 맨 위에 나와있다. 물품분실 등 자주 물어볼만한 질문이 아예 버튼으로 되어 있어서 쉽게 문의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자주 묻는 질문에는 “기사가 길을 모릅니다”, “기사가 추가 비용을 요구합니다” 등이 올라와 있고 선택만 하면 쉽게 상담원에게 연결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미국에 출장 갔을 때 우버를 써봤는데 문제가 생겼을 때 디디추싱보다 휠씬 해결이 불편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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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이처럼 디디추싱을 열심히 이용할 때마다 포인트(滴币)가 쌓인다. 그 포인트를 쓸 수 있는 쇼핑몰 같은 것이 있어서 물건도 사고 음식도 배달시킬 수 있다. 이 분은 얼마나 디디추싱을 많이 쓰셨는지 4천포인트쯤 가지고 계셨다. 참고로 위에 보이는 버거킹 햄버거세트를 39포인트면 살 수 있다.

디디추싱은 지난 4월에 약 50B(55조원)의 기업가치로 5.5B, 약 6~7조원을 투자받았다는 보도가 있었다. 거의 우버에 육박하는 기업가치다.

지난 9월에는 디디추싱의 COO인 류청이 블룸버그 글로벌 비즈니스 컨퍼런스에 나와서 발표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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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발표에서 한 이야기를 보니 디디추싱은 이미 하루에 2천5백만번의 승차를 제공한다고 한다. 1분에 1700여회의 승차가 이뤄지는 셈이다. 실로 어마어마한 숫자인데 중국의 인구를 감안하면 계속 성장 가능성이 있다.

여기서 보듯 2012년에 택시서비스로 시작해서 이렇게 다양한 서비스를 매년 추가하면서 급성장해온 것이다. 2015년초에 시작한 카카오택시의 경우 정확한 승차수를 찾을 수가 없어서 비교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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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디추싱은 또 자기들이 교통체증, 이산화탄소 배출량, 교통사고도 줄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어쨌든 디디추싱이 중국인이 어떻게 이동하는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를 손에 쥔 회사가 된 것은 확실하다.

2년전에 상하이에서 봤을 때와 비교해 그동안 장족의 발전을 거듭한 디디추싱의 앱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서 한국은 정말 갈 길이 멀다고 느꼈다. 중국의 지인분은 어린 자녀가 있는데도 디디추싱 덕분에 차가 없어도 가족이 같이 다니는데 전혀 불편하지 않다는 말을 했다. 앞으로 10년뒤, 20년뒤 자동차산업의, 교통수단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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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24일 at 11:46 오후

4차산업혁명위원회 제 1차 회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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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국가행사에 참석해서 이런 후기를 남겨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나를 위한 기록의 차원에서 간단히 메모. 오늘은 4차산업혁명위원회 제 1차 회의에 참석했다. 20명의 민간위원중 한 명으로 임명된 나는 지난 9월25일의 현판식에는 일본출장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다.

오늘 회의는 청와대에서 하지 않을까 했는데 다행히(!) 상암동의 에스플렉스센터에서 했다. 이런 곳이 있는지 몰랐는데 지난해 완공된 IT-미디어센터로 서울시와 서울산업진흥원이 운영한다. 이 건물에는 TBS가 있는데 2층의 방송용 홀에서 행사가 열렸다. 청와대내부에서 하는 것보다는 외부에서 하는 행사가 보안검색 등이 간결해서 부담이 덜하다. (들어갈때 랩탑을 꺼내서 맡기지 않아도 되서 좋다.)

2시행사인데 나는 1시20분쯤 도착해 간단한 보안검색대를 통과한뒤 다른 민간위원들과 장관님들, 그리고 청와대분들과 인사하고 대화를 나눴다. 행사장 밖의 작은 복도에 차와 다과를 마련해 두고 서서 편하게 담소를 나누는 분위기였다. 지난 4년간 스타트업 관련해 많은 행사에 참가해서 그런지 의외로 아는 분들이 많아서 기분좋게 인사를 나눴다.

문대통령은 1시50분쯤 도착했다. 우선 민간위원들과 악수를 나눈뒤 서울산업진흥원 주형철대표의 안내로 인공지능 대화기능이 내장된 뽀로로 캐릭터로봇 뽀로롯과 대화를 나눴다. 뽀로로는 아이코닉스 등과 함께 서울산업진흥원이 투자해 성공시킨 캐릭터다.

그리고 회의가 시작됐다. 민간위원 20명, 정부측 당연직 6명(과기정통부 장관, 산업부장관, 고용부장관, 벤처부장관(차관대참), 청와대 정책실장, 과기보좌관) 그리고 대통령까지 27명이나 앉은 정말 큰 둥근 테이블이 준비됐다.

예전 박대통령행사때는 일단 행사가 시작되면 휴대폰을 쓸 수 없도록 전파를 막았던 것으로 기억했는데 오늘 행사에서는 신기하게 전화를 그대로 쓸 수 있었다. 심지어 사진을 찍어도 될 것 같았다. 처음에는 눈치를 보면서 가만히 있다가 나중에는 LG V30 스마트폰을 들어서 사진을 몇장 찍기 시작했다. 여기 올린 사진들은 모두 내가 직접 찍은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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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발표는 유방암 등 질환을 조기 검진하는 인공지능시스템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인 루닛의 백승욱대표의 4차산업혁명 현황에 대한 발표. 백대표는 대한민국정부가 한국의 인재들이 인공지능을 활용해 여러가지 자유로운 시도를 하는 창업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개선하고, 또 R&D 연구를 장기적인 안목에서 지원하고, 인공지능의 원료인 데이터가 풍부하게 흘러다닐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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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과기정통부 유영민장관의 4차산업혁명에 대한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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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문재인대통령의 연설이 이어졌다. “혁신 창업 생태계를 만들겠다.”, “규제샌드박스를 만들겠다” 등이 특히 내 귀에 남았다.

이어서 2시반부터 장병규위원장이 진행하는 토론이 이어졌다. 발언자 한명 한명 발언 내용을 미리 받아서 조율하고 리허설까지 했던 지난 정권의 행사와는 달리 이번에는 사전 준비가 없었다. 장위원장은 “소신껏 이야기해달라”고 미리 이메일로 주문했다.

하지만 민간위원이 20명이나 되는데 주어진 시간은 약 40여분. 나는 미리 생각해간 내용을 발언하면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이 됐다는 내 페이스북 포스트에 좋아요가 1500여개 달렸을 정도로 기대가 크다”고 세간의 기대를 소개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다음은 발언 내용을 다시 기억을 더듬어서 메모한 것.

“사람중심의 4차산업혁명을 이야기하십니다. 그런데 많은 국민들이 인공지능기술이 발전되면 기계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 아니냐고 걱정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습니다. 아까 대통령님이 뽀로로와 대화를 하셨는데요. 이런 인공지능 인형, 강아지가 외로운 노인들의 벗이 된다면 어떨까요. 실제로 일본의 소니는 강아지형 인공지능 로봇 아이보를 12년만에 다시 개발해 내년초에 내놓는다고 발표했는데요. 이런 인공지능 강아지로봇이 노인들의 외로움을 달래주고 뭔가 문제가 생기면 자식들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또 미국 산호세의 4천명이 사는 한 중산층 은퇴자 커뮤니티에서는 자율주행차 스타트업이 노인들을 위한 무료 택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운전이 어려운 노인들을 위한 발 역할을 하면서 자율주행기술도 테스트한다는 것입니다. 커뮤니티 자체가 규제프리존이 된 것입니다. 이처럼 뭐든지 많이 빨리 시도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환경을 우리나라에서도 만들어 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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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규위원장은 특유의 화법으로 진행을 아주 잘했다. 발언을 하고 싶어하는 위원을 지명해서 이야기를 듣고 그 내용을 간략히 요약하고 대통령께 전달하면서 효과적으로 잘 진행해서 신기하게 느꼈다. 나중에 끝나고 나서 의외로 잘하시더라고 하니 “생각이 다른 투자자들을 모신 이사회를 오래 진행하다보면 내공이 쌓입니다. 그래도 처음에는 많이 긴장했네요”라고 하신다. ^^

3시15분쯤 되서 장위원장이 회의를 마무리하려고 하자 문대통령은 “시간이 더 있습니다. 말씀 못한 위원님 이야기를 더 듣고 싶습니다”라고 하셔서 한 10분정도 더 발언이 이어졌다.

추가로 산업부, 고용부, 과기비서관의 발언을 듣고 대통령 말씀으로 마무리. 장위원장은 “사람중심의 4차산업혁명”, “민관팀플레이가 중요하다”라고 정리했다. 그리고 사진 촬영을 하고 행사는 끝났다.

대통령직속이라고 하지만 워낙 큰 위원회다. 뭔가 직접 실행하는 조직이라기 보다는 자문위원회의 성격이다. 얼마나 많은 일을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열정과 진정성이 넘치는 장병규위원장이 맡아주셨다는데 희망을 걸고 있다. 뭔가 혁신을 위해서 필요한 변화에 대해서 정부쪽에 건의하고 설득한 수 있는 채널역할을 이 위원회가 할 수 있지 않을까. 일단은 그런 방향으로 변화를 만들어가도록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볍게 메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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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12일 at 12:03 오전

2017년 9월 실리콘밸리 방문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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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를 보통 일년에 2번쯤 방문하고 있다. 지난 2월에 이어 또 9월에 개인적인 일로 일주일정도 다녀왔다. 다니면서 느끼는 것을 그때그때 가볍게 페북에도 메모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 사라지는 느낌이다. 그래서 지난 2월의 가벼운 방문기에 이어서 이번에도 사진위주로 방문후기를 빠르게 적어놓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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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서 우선 역대 실리콘밸리의 한국인 컨퍼런스에 참가했던 분들과 저녁을 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버링게임으로 옮긴 타파스미디어 김창원대표가 기꺼이 장소와 음식, 음료를 제공해줬다. 칼트레인역앞 지척에 있는 사무실은 밖에서 보면 뒷골목 창고 같은데 안에 들어가니 이렇게 멋진 사무실이 나왔다.Screen Shot 2017-10-07 at 6.31.06 PMScreen Shot 2017-10-07 at 6.31.38 PM

각자 근황을 업데이트하면서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을 한다는 것, 직장생활을 한다는 것 등에 대해서 참으로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다. 특히 실리콘밸리의 문화는 그야말로 회사마다 각양각색인데 한국에서는 너무 “평등하고 자유로운 조직문화”라고 천편일률적으로 보는 것 같다는 얘기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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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트레인을 타고 샌프란시스코로 올라가면서, 공항으로 101고속도로를 타고 가면서, 혹은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서 찍은 사진이다. 베이에어리어 전체가 이처럼 건설붐이다. 아직도 실리콘밸리의 호황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사무실, 상가, 주택, 호텔 등의 건설이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애플의 신사옥, 애플파크의 공사가 끝났고, 엔비디아 사옥도 곧 공사가 끝난다. 하지만 구글, 테슬라, 페이스북 등이 계속 회사가 팽창하면서 새 사옥 건설계획을 밝히고 있다. 내가 만난 테슬라분은 인원이 불어나 엄청나게 좁아진 사무실에서 모두 낑겨서 일한다고 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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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앞을 지나면서 찍은 샌프란시스코 에어비앤비의 사옥이다. 날씨는 좋았지만 평소 베이에어리어답지 않게 이번 9월중순은 너무 더웠다. 그 동네에서 열대야를 느껴보기도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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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반년만에 만난 전 에버노트 아태지역부사장 트로이 말론은 에버노트 창업자 필 리빈이 만든 스타트업스튜디오 All Turtles에 새로 조인해서 아주 활기찬 모습을 보여줬다. All Turtles는 일종의 스타트업엑셀러레이터인데 에버노트출신 디자인 전문가들이 특히 많다고 한다. 초기 스타트업들이 좋은 제품을 만들어 빨리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런 식으로 유명한 창업자들이 투자회사나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를 만드는 것이 요즘 실리콘밸리의 큰 트렌드다. 워낙 펀딩이 잘 되는 분위기라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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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그 주에 비즈니스스쿨 수업을 들으러 샌프란시스코에 온 동생과 조우했다. 그리고 동생의 클래스메이트인 조나단 시걸을 만났다. 엄청 흥미로운 인물이다. 그는 스타트업 연쇄 창업자다. 자신이 만든 스타트업을 여러번 엑싯하고 Xenon Ventures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이 회사는 초기 스타트업을 인수해서 비즈니스를 빠르게 확장시키는 사업모델을 가지고 있는 회사다. 투자가 아니고 ‘인수’를 한다. 그렇게 6개 정도 스타트업을 인수해서 조언하면서 회사를 키우고 또 매각하는 모델이라고 한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가족과 함께 도쿄로 이주해서 살고 있다. 아시아에 관심이 많고 배워보고 싶어서 이사간지 일년이 됐다고 한다. 자녀가 8명이며 제일 큰 애가 13살인데 놀라운 것은 일본을 제대로 배우라고 모두 일본의 공립학교에 넣었다고 한다. 이 동네는 정말 독특한 인재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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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베이슨캐피털 윤필구대표의 소개로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난 인상적인 스타트업 창업자 굿타임의 문아련대표. 실리콘밸리IT대기업들을 위해 채용인터뷰 스케줄링 최적화 기능을 개발해 제공하는 B2B서비스회사를 하고 있다. 텍사스 오스틴에서 공부하고 샌프란시스코로 와서 창업. 

굿타임에는 빅베이슨, 월든 등이 2백만불을 투자했다. 고객은 에어비앤비, 스트라이프 등 실리콘밸리의 유니콘스타트업들. 일년에 수백~수천명대의 개발자를 채용하는 실리콘밸리기업들을 위한 채용스케줄링 SW를 개발한다.

이런 실리콘밸리기업들은 하루에도 수십명이상씩 개발자를 불러서 인터뷰한다. 이들을 불러서 내부 개발자들이 면접을 보도록 하는 것이 HR담당자들의 업무인데 내부 수백~수천명의 개발자와 면접후보자를 스킬셋을 적절히 연결해서 인터뷰하게 하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에어비앤비 같은 기업들은 굿타임의 SW를 사용한 뒤로 면접자-내부개발자 자동 추천, 매칭 및 인터뷰초청메일 등을 자동화해서 HR담당자들의 잡일을 크게 줄여줬다고 한다. 벌써 직원이 20명가까이 될 정도로 급성장중인 회사. 한국에도 지사를 내려고 준비중이다.

굿타임 문아련대표는 원래 개발자가 아닌데도 코딩을 배워서 좋아하게 됐다고. 그래서 무아지경으로 코딩하다가 이런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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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타임은 샌프란시스코의 로켓스페이스라는 코워킹스페이스에 있다. 입주 스타트업들을 위해 이런 식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듯 싶다. (뭐 이제는 서울 테헤란로의 디캠프, 마루 180 등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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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만에 방문한 샌프란시스코의 변화는 여기저기 자리잡은 포드의 공유자전거 Gobike였다. 시민들이 많이 사용하는지는 모르겠는데 정말 엄청나게 많이 깔아놓았다. Scoot라는 전기스쿠터도 여기저기 보였다. 모두 스마트폰앱으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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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는 여전히 대세다. 이제 미국의 공항들은 좋은 위치에 라이드쉐어링앱을 위한 픽업존을 만들어놓고 있다. 위는 산호세공항의 우버존인데 Smartphone App Rides라고 써있으며 공항터미널문을 나서서 거의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친구차를 빌려타서 그렇게 많이 우버를 이용하지는 않았지만 가끔 사용할 때는 그 편리함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산호세 인근 주택가에서 공항에서 가려고 새벽 5시쯤 호출했는데도 불과 3~4분만에 차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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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마켓에 가니 우버기프트카드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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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도 엄청 늘어난 듯 싶다. 테슬라는 너무 흔한 차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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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의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 겸용 주차공간이 비약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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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는 쇼핑몰들도 전기차 주차공간을 많이 늘렸다고 적극적으로 광고를 하는 것을 봤다. 산호세의 밸리페어몰이다.

전기차에 전혀 관심이 없어보이던 지인분도 닛산 리프를 사셨다고 해서 물어보니 길이 너무 막혀서 전기차를 사면 카풀차선을 이용할 수 있어서 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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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북스토어도 실리콘밸리에 입성했다. 산호세 산타나로에 들어갔다. 시애틀에서 본 아마존북스와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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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이 위세를 떨치면 떨칠수록 기존 오프라인 유통상점들은 큰 타격을 입는 것이 느껴졌다. Fry’s라는 전자제품 양판점에 들렀는데 매장이 너무 썰렁하고 진열된 상품관리가 허술했다. 옛날에는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얼마 못 갈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다만 베스트바이는 상대적으로 괜찮은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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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의 유명한 스타트업인큐베이터인 플러그앤플레이에도 오랜만에 잠깐 들렀다. 이곳은 외부방문자에게 냉랭한 다른 실리콘밸리 VC나 액셀러레이터들과 달리 해외에서 온 사람들을 환영하고 사무실을 잘 투어시켜준다. 그렇게 해서 실리콘밸리에 접점을 마련하고 싶어하는 해외정부, 기업 등에 스폰서를 받는 것이 비즈니스모델이다.

이 사업이 예전보다 휠씬 잘되고 있다는 것을 벽면에 붙은 스폰서기업 로고를 보고 느꼈다. 내가 예전에 봤던 것보다 휠씬 더 늘었다. 일본, 중국, 유럽기업 등이 많다. 이날도 일본, 중국 등에서 견학온 사람들의 행렬이 여기저기에 많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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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보니 지인 몇분이 집을 구입했다. 천정부지로 뛰는 실리콘밸리 집값이 말이 안된다고 생각해서 기다리고 기다렸는데 도저히 내리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좀 무리해서 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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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IT기업에 계신 분들과 이야기하면서 주요 화제는 언제 이 열기가 꺾일 것인가였다. 집값은 떨어질 줄 모르고 길은 갈수록 더 막히고… 그래도 이 거품(?)이 곧 터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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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시집에서도 내가 실리콘밸리에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테슬라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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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페이먼트 분야에서도 점점 변화가 느껴지고 있다. 이런 단말기를 가지고 나오는 곳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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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들과도 Catch up을 했다. 위는 9월11일이 생일인 트랜스링크 음재훈대표의 생일축하 파티, 아래는 쿠팡, 미미박스, 비바리퍼블리카 등 많은 한국스타트업에 투자한 굿워터캐피탈의 에릭 김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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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짬을 내서 남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에 다녀오기도 했다. 위는 토요일 아침 일찍 방문한 다니엘 리의 피플스페이스라는 코워킹스페이스. 어바인 존웨인공항근처에 위치하고 있는 스타트업공간이다. 다니엘 리는 지난 캘리포니아출신의 창업가로 이 피플스페이스를 공동창업했는데 지난 일년동안은 가천대학교 창업담당 초빙교수로 나와있다가 다시 어바인으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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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의 부촌중 하나인 뉴포트비치의 멋진 뷰는 여전하다. 이 동네야 말로 테슬라가 실리콘밸리보다 더 많은 것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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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위와 같은 대략 일주일여의 일정을 마치고 샌프란시스코를 뒤로 하고 서울로 복귀! 이게 휴가로 다녀온 것인데… 쓰고 보니 내가 과연 휴가를 다녀온 것인지 좀 헷갈리기는 한다. 실리콘밸리는 서울을 제외하고 내가 아는 사람이 가장 많은 동네라고 할 수 있겠다.

Written by estima7

2017년 10월 7일 at 9:30 오후

우버시대를 대비하는 일본의 택시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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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일반 자가용을 이용한 우버X서비스가 금지되어 있다. 그래서 전세계를 흔들고 있는 승차공유(Ridesharing)혁명을 느끼기 어렵다. 일본도 한국못지 않게 규제가 엄격한 나라이며 택시업계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에 승차공유서비스가 일본에 상륙하기 어렵고, 스마트폰발 교통혁명이 일본에서는 일어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일본에서도 서서히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 요즘 일본 택시업계의 변화를 지난 8월12일자 닛케이신문기사에서 잘 소개했기에 그 내용을 요약 정리하고 내 생각을 덧붙여 봤다.

참고 기사 링크 : タクシ運賃「る前に確定」実験:日本経済新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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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캡처 출처 : 유튜브 일본뉴스. 택시앱으로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하면 예상운임이 계산되어 나오고 선택하면 된다.)

-일본택시업계는 8월초부터 도쿄에서 승차전에 미리 운임을 결정하는 시스템의 실증실험을 시작했다. 택시승차앱으로 택시를 부르면서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하면 예상 운임이 나온다. 이 금액으로 결정해서 택시를 부르고 승차하면 미터기 요금에 상관없이 그 사전 결정 요금으로 요금이 결제된다. 예상이상으로 요금이 많이 나오는 고객의 불안을 해소해준다는 것이다. (장거리를 타고 갈 경우 일본은 택시요금이 워낙 비싸다. 그렇기 때문에 충분히 납득이 가는 얘기다.)

4개 택시회사의 4천6백대가 이 실증실험에 참가한다. 여기서 나온 결과를 기초로 국토교통성이 새 제도 설계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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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도 이용하기 쉽게 이 택시앱은 영어로도 된다.)

-이런 시도의 첫 성공사례는 올 1월부터 실시된 택시 기본요금 개선이다. 일본의 택시기본요금은 730엔으로 상당히 비싸다. 한국의 3천원보다 두배가 넘는 것이다.

-그런데 1월부터 도쿄의 택시기본요금이 730엔에서 410엔으로 절반정도로 떨어졌다. 정확히 말하면 2km 730엔에서 1.052km 410엔으로 변경된 것이다. 또 거리에 따른 가산운임도 280m마다 90엔에서 237m마다 80엔으로 변경됐다. 즉 1.7km이하는 예전보다 더 싸고, 6.5km이상은 예전보다 더 비싸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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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요금을 730엔에서 410엔으로 할인한 도쿄의 택시들. ANN뉴스)

-도쿄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가까운 역이나 명소 등을 찾는 단거리 승차(일본어로 チョイ乗り)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이 더 많이 택시를 이용하도록 기본요금을 낮춘다는 것이다.

-닛케이 기사에 따르면 이렇게 기본요금을 인하한 뒤 성과가 꽤 좋다. 대형 택시 4사의 반년간의 단거리 승차횟수가 예년과 비교해 2배 늘었다. (심지어 나도 얼마전 도쿄출장에서 단거리 택시를 탈 기회가 있었는데 비싼 요금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줄어든 느낌을 받았다. 6.5km이상 갈 경우 요금이 더 올랐다는 지적도 있지만 지하철역이 여기저기 많은 일본에서 택시를 그렇게 장거리로 (자기 돈 내고) 탈 일은 많지 않다.)

-일본에서 택시운임은 허가제다. 택시운영 원가를 기초로 국토교통성이 복수의 운임체계를 사업자에게 제시하면 사업자가 선택한다. 과거에는 택시업계의 과도한 경쟁을 피하기 위해 요금인하를 규제했기 때문에 요금이 오르기만 했다. 단거리요금을 낮추고 장거리에서 요금을 올리는 식의 요금제변경은 이례적인 것이다. 승차앱으로 요금을 미리 확정하는 것은 택시업계로서는 처음해보는 시도다.

이런 개혁의 배경에는 우버로 대표되는 라이드쉐어의 존재가 있다. 일본에서는 개인차량영업이 금지되어 있어 지금까지는 우버가 허용되지 않았지만 법개정으로 이제 허용되는 것은 확실하다. 일본의 택시업계는 우버 등의 앱을 통한 사전요금결정의 편리성을 미리 받아들여 앞으로 있을 대경쟁시대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의 택시업계는 시장축소와 운전기사의 고령화, 일손부족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지난 10년사이에 이용객수는 30%가까이, 운송매출은 20%정도 감소했다. 또 65세이상 운전사가 지난해 28.4%에 달할 정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택시운전사를 하겠다는 사람도 없다.

-일본의 택시업계는 생산성을 높이는 등의 노력으로 다시 매력적인 산업으로 만들어 인재를 확보하고자 한다.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NTT도코모와 협업해 스마트폰 위치정보 데이터와 지난 승차데이터, 날씨 정보 등을 분석해 30분후의 수요를 예측해 택시를 효율적으로 배차한다든지, 로봇스타트업 ZMP와 협업해 자동운전 시스템을 개발한다든지 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일본의 택시업계가 궁극적으로 하고 싶어하는 것은 스마트폰앱을 통한 ‘합승택시’의 실현이다. 같은 방향으로 가는 이용객들을 중계하는 앱을 만들어서 요금을 분담하도록 한다. 승객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공평하게 이용거리에 맞게 요금을 분담시키는 시스템을 만들고자 한다. 이것도 올해안에 실증실험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제 격심한 경쟁의 시대가 다가오는 가운데 일본의 택시업계가 ‘다른 교통수단보다 휠씬 비싸다’는 이미지를 해소하고 다시 성장할 수 있을지 택시 업계의 저력을 기대해 볼만 하다.

***

이상이 8월12일자 닛케이에 실린 기사내용 요약이다. 우버혁명의 무풍지대인 것은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기술의 발전으로 닥칠 위기를 대비하기 위한 민관의 많은 고민과 노력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또 우버 등 라이드쉐어링도 도쿄올림픽 등을 대비해 규제가 대폭 완화되어 허용될 것이란 예측도 할 수 있다. 이미 민박법 개정으로 에어비앤비에 대한 규제도 완화됐다.

심지어 일본의 전국택시연합은 라이드쉐어문제대책 특별위원회를 만들고 지난해 10월 11항목의 대책안을 발표했다.

그 내용은 대략 1. 첫승차 기본요금인하(거리단축으로) 2. 합승운임도입 3. 사전확정운임 4. 다이내믹프라이싱 5. 정액운임 6. 상호레이팅 7. 유니버설디자인 8. 택시전면광고 9. 제2종면허의 완화 10 방일외국인 등 부유층 수요에 대비한 서비스(프라이빗 리무진) 11. 승합택시 등이다. 올해 들어 1번은 실시, 3번은 실증실험 시작 등 하나하나 실행해가고 있다. 택시연합은 우버앱의 본격 상륙에 대비해 택시업계 전체 통일된 앱을 만들려고 한다는 내용도 나온다. 다른 나라의 택시업계가 겪은 어려움을 면밀히 관찰하고 같은 일이 일본에서 벌어지지 않도록 대비하는 것이다.

반면 한국은 어떤가. 카카오택시가 나온지 벌써 2년이 넘었지만 택시를 호출해주는 기능이외에는 규제 때문에 그다지 진보가 없다. 지난 몇년간 우버가 80조원짜리 유니콘스타트업이 되었다든지, 지금은 4차산업혁명시대라느니 하고 이야기는 많이 되고 있지만 실제로 이런 교통혁명에 대비해서 구체적으로 규제를 풀거나 업계에서 미리 대비한다는 움직임은 없다.

바깥 세상의 변화가 아무리 빨라도 한국의 정부나 택시업계는 오히려 미동도 하지 않는 것 같다.  콜버스의 사례처럼 뭔가 시민들의 불편을 풀어주는 새로운 시도가 나와도 결국 업계의 반대와 정부의 규제(혹은 가이드)로 인해 사업은 어려움을 겪고, 그래서 투자길은 막히고, 결국 새로운 도전은 좌초하고 만다. 어떻게 이런 글로벌한 변화에 맞춰서 자신들의 기존 서비스를 고객들을 위해 더 낫게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해서 노력한다는 얘기는 들어본 일이 없다. 카풀앱 서비스가 뜬다니까 또 경찰의 단속이야기가 나올 뿐이다. 반려동물을 태워주는 서비스로 인기를 끄는 펫택시에 대해서도 택시업계의 반발 얘기부터 나온다.

한국의 택시업계의 사정이 일본과는 다른 점이 있다는 것은 물론 알고 있다. 택시요금도 비싸고 큰 택시기업들이 많은 일본과 달리 한국의 택시업계는 정부보조금을 받는 영세업체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정말 너무 미래에 대한 대비가 없다는 생각이다. 정부가 너무 보호만 해주고 어려워지면 택시회사에 지원금을 주니까 오히려 자립심이 없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이런 덕분에 한국은 앞으로 있을 ‘우버충격’에 있어 너무도 무방비 상태가 된 것 같다. 미국은 우버, 리프트, 중국은 디디추싱, 동남아시아는 그랩과 고젝, 중동은 카림 등 각 지역마다 이 분야에서 유니콘스타트업들이 나와서 급성장중이다. 이러다가 나중에 어쩔 수 없이 한국 시장이 열리면 우버, 디디추싱 등에 시장을 순식간에 열어주게 될지도 모른다. 아니면 카카오택시에 마지막 기대를 걸어봐야 하나.

Written by estima7

2017년 8월 14일 at 10:29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