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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쓰레기 같은 제품을 내놓지 않습니다. We don’t ship ju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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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8월 새로운 아이맥을 발표하는 이벤트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스티브 잡스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우연히 보게 됐다. 짧은 동영상이지만 보고 아래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됐다.

CNET의 기자인 몰리 우드(Buzz out loud라는 팟캐스트를 진행하는 아주 유쾌한 여성)가 “애플의 가격정책과 디자인을 보면 넓은 대중고객층을 위한 제품이라기보다 좁은 특정사용자층만 겨냥한다는 얘기가 있다. 그래서 마켓쉐어에 대한 질문을 하고 싶은데 당신의 목표가 PC의 마켓쉐어를 따라잡는 것이 맞느냐”는 질문을 한다. 즉, 몰리 우드의 질문의 뉘앙스는 “그런 식으로 특정사용자층만 겨냥하는 제품 라인업으로 어느 세월에 PC의 마켓쉐어를 따라잡겠느냐”는 것이다. (내가 해석하기로는) 너무 조심스럽게 제품을 내는 애플을 책망하는 것이다. 당연히 그런 뉘앙스의 질문에 좌중의 폭소가 터져나온다. (참고로 2007년은 아이폰이 처음 선을 보인 해이고 이 이벤트는 첫번째 아이폰출시후 불과 한달여뒤에 가진 것이다. 당시 맥의 시장점유율은 미국에서 5%정도도 안되지 않았나 싶다.)

내가 감탄한 것은 이 바로 다음 부분이다. 살며시 미소를 지은 잡스는 잠시도 주저하지 않고 바로 “Let me tell you what our goal is”라며 다음과 같이 대답을 한다.

“Our goal is to make the best personal computers in the world and make products we are proud to sell and recommend to our family and friends. We want to do that at the lowest prices we can.

우리의 목표는 세계에서 가장 좋은, 우리가 자랑스럽게 판매할 수 있고, 가족과 친구들에게 권할 수 있는 개인용 컴퓨터를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는 가능한 한 가장 낮은 가격으로 그 목표를 달성하고자 합니다.

“But there’s some stuff in our industry that we wouldn’t be proud to ship, that we wouldn’t proud to recommend to our family and friends. And we just can’t do it. We can’t ship junk,”

하지만 우리 업계에는 우리로서는 내놓기에 자랑스럽지 못한 제품들이 좀 있습니다. 가족과 친구들에게 권할 수 없는 제품들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못합니다. 우리는 (고객에게) 쓰레기를 내놓을 수 없습니다.

“There are thresholds we can’t cross because of who we are. But… We want to make best personal computer in industry.”

우리의 정체성때문에 넘을 수 없는 선이 있습니다. 우리는 업계에서 최고의 개인용컴퓨터를 만들고 싶습니다. 이하 중략~

타협하지 않는 좋은 제품을 내놓겠다는 생각이 평소에 얼마나 확고했으면 질문을 받자마자 이렇게 주저하지 않고 명료하게 이렇게 딱 잘라 말할 수 있을까. 그리고 “가족과 친구들에게 권할 수 있는”이라는 정말 이해하기 쉬운 비유에서 “Product first”인 그의 철학이 엿보인다. 자기가 다니는 회사의 제품을 정말 순수하게 가족과 친구들에게 “이게 최고다”라고 추천하는 것이 사실 쉽지 않다는 점을 생각하면 직원들에게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얼마나 효과적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단지 매출과 이익을 조금 더 올리기 위해서 불필요한 기능을 넣고 쓸데없는 복잡한 모델을 양산하고 각종 crapware들을 끼워넣고 고객을 혼란시키는 업계에서 리더의 이런 확고한 철학은 임직원들에게 명확한 길을 제시해주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즉, “He knows what he’s doing”이란 말이 들어 맞는 보스다. 이렇게 열변을 토하는 잡스를 옆에서 힐끗힐끗 쳐다보는 필 쉴러 제품마케팅담당부사장의 모습에서 이런 카리스마 넘치는 보스에 대한 존경심을 읽을 수 있다.

그리고 라이코스에서의 내 경험하나도 떠오른다. 라이코스에 간지 얼마 되지 않아서 전임 CEO들이 직원들에게 전한 메시지나 비전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오래전 CEO중 한명이 전체직원미팅에서 발표한 슬라이드를 꺼내서 읽어봤다. 회사의 목표, 비전, 골 부분에서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는데 무슨 복잡한 삼각형 도형안에 ‘미디어’가 들어있고 “세계최고의 미디어를 만들자” 뭐 어쩌고 하는 내용이 있었다. 뭘 하자는 것인지 솔직히 잘 이해가 가지 않아서 회사에 오래 다녔던 직원에게 이게 뭘 의미하는 것이냐고 물어봤다. 그의 대답. “That’s bullshit. He didn’t even know what he’s talking about.”

Written by estima7

2012년 4월 3일 at 10:01 am

경영, 스티브잡스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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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vert의 파워. 그리고 그 감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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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TED “The power of introverts” 발표자인 수전 케인은 요즘 주목을 받고 있는 책 “Quiet”의 저자다. 어릴 때부터 내향적인 Introvert의 성격이었던 그는 자신의 성격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고 7년동안 이 책을 준비해서 올초에 내놓았다. 이 책 내용을 중심으로 소개하는 위 동영상은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특히 나처럼 어릴 때부터 내성적이며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가서 말거는 것 등을 불편해했던 사람에게는 이 책의 내용은 복음처럼 다가온다. “내가 잘못된 것이 아니구나. 나같은 성격도 장점이 있을 수 있구나”하는 용기를 얻게 된다고나 할까.

또 나처럼 미국에 와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된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Extrovert가 바람직한 것이라고 강조하는 교육을 한다. 수업시간에 열심히 떠들고 질문하는 학생이 높은 점수를 받고 칭찬을 받는다. 나는 그래서 미국인들은 대개 다 Extrovert인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미국에서도 수줍어하면서 낯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불편해 하는 Introvert가 많다. 수전 케인은 우리가 아는 사람의 3분지 1은 Introvert라고 말한다. 미국이 그 정도라면 한국은 절반이상이 이 Introvert의 범주에 들어갈 것 같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장 Extrovert이 넘치는 나라는 이스라엘이라고 생각한다. 이스라엘에서 회의하고 나서 “너희 미국에서 온 녀석들은 왜 그렇게 조용하냐”고 채근받던 기억이 난다.)

우리는 적극적이고 외향적인 사람이 CEO라던지 리더로 적합할 것 같이 생각한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오히려 Introvert가 훌륭한 리더가 되는 경우도 많다. 내향적이고 조용한 대신 자신의 생각을 부하나 동료들에게 강요하기 보다는 경청할 확율이 높기 때문이다. 마하트마 간디나 빌 게이츠 같은 사람이 Introvert로서 훌륭한 리더가 된 케이스라고 한다. 쿵푸팬더 2의 제니퍼 여 넬슨 감독 같은 경우도 Introvert지만 훌륭한 리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감독의 일반적인 유형(Stereotypes)은 목소리가 큰 남성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대단히 목소리가 작은 스타일이고 (Soft-spoken) 회의에 들어가면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잘 안들려서 모두 가까이 귀를 기울여야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그런 부분이 사람들에게 더 안정감을 주고, 서로 더 잘 협력하게 하고, 그 결과 상당히 유연한(Smooth)한 제작이 가능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저와 일하는 것을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제니퍼 여 넬슨 감독. (쿵푸팬더2 제니퍼 여 넬슨감독의 리더쉽)

그럼 나는 Introvert인가 Extrovert인가?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Introvert는 완전히 내성적이고, 반사회적이고, 히키코모리 같은 사회부적응자(Anti-Social)은 아니라는 것이다. 완전히 정상인이고 다른 사람과도 잘 어울리지만 가끔은 자신의 시간을 가지며 재충전하기를 좋아하고 조용한 스타일의 사람인 것이다.

마침 수전 케인의 Quiet를 읽다보니 자신이 Introvert인지 Extrovert인지 진단할 수 있는 질문 20개가 나와있다. 다음의 질문 20개에서 10개이상 Yes이면 Introvert에 가까운 것이고 그 이하이면 Extrovert에 가까운 것이라고 한다. 물론 절대적인 것은 아니고 모든 사람들은 양면을 다 가지고 있다. 참고로 나의 경우 아래 질문에 자문자답을 해보니 무려 18개가 Yes로 나왔다…. 자기 자신의 성격을 잘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니 관심있는 분들은 재미삼아 한번 해보시길…

  1. I prefer one-on-one conversations to group activities. 나는 그룹모임보다 1대1대화를 선호한다.
  2. I often prefer to express myself in writing. 나는 자주 나 자신을 글로 표현하는 것을 선호한다.
  3. I enjoy solitude. 나는 홀로 있는 것을 즐긴다.
  4. I seem to care less than my peers about wealth, fame, and status. 나는 내 주위 사람들보다 부, 명성, 지위 등에 대해 덜 상관하는 것 같다.
  5. I dislike small talk, but I enjoy talking in depth about topics that matter to me. 나는 잡담을 싫어한다. 하지만 내게 의미가 있는 주제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즐긴다.
  6. People tell me that I’m a good listener. 사람들은 내가 경청을 잘 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7. I’m not a big risk-taker. 나는 큰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8. I enjoy work that allows me to “dive in” with few interruptions. 나는 방해없이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즐긴다.
  9. I like to celebrate birthdays on a small scale, with only one or two close friends or family members. 나는 한두명의 가까운 친구와 가족들과 하는 작은 규모의 생일잔치를 갖는 것이 좋다.
  10. People describe me as “soft-spoken” or “mellow.” 사람들은 나를 “부드럽게 말하는 사람”, “온화한 사람”이라고 묘사한다.
  11. I prefer not to show or discuss my work with others until it’s finished. 나는 어떤 일을 완전히 끝낼 때까지는 다른 사람들에게 그 일을 보여주거나 토론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12. I dislike conflict. 나는 충돌을 싫어한다.
  13. I do my best work on my own. 나는 혼자서 일할때 가장 능률이 높다.
  14. I tend to think before I speak. 나는 말하기 전에 먼저 생각하는 편이다.
  15. I feel drained after being out and about, even if I’ve enjoyed myself. 나는 외부에 나가서 어울렸을때 지친다고 느낀다. 비록 개인적으로는 즐겼지만 말이다.
  16. I often let calls go through to voice mail. 나는 자주 전화를 받지 않고 그대로 보이스메일로 가도록 놔둔다.
  17. If I had to choose, I’d prefer a weekend with absolutely nothing to do to one with too many things scheduled. 뭔가 선택해야 한다면 나는 일정이 꽉차있는 주말보다는 아무 할 일도 없는 주말을 선호한다.
  18. I don’t enjoy multitasking. 나는 멀티태스킹을 즐기지 않는다.
  19. I can concentrate easily. 나는 쉽게 집중할 수 있다.
  20. In classroom situations, I prefer lectures to seminars. 학교에서는 나는 세미나보다는 강의를 선호한다.

Update 추가.

오디오북을 사놓고도 게을러서 못읽고 있었는데 이 책에 대해서 @pr1vacy님이 멋진 리뷰를 블로그에 써주셨다.

내성적인 사람들이여 힘을 내라! – 수전 케인의 노작 <Quiet>(기억의 비늘 by 새알밭)

Written by estima7

2012년 3월 4일 at 9:43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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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communication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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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드세션에서 피자를 먹으며 다같이 비디오를 보는 직원들.

회사에서 CEO를 사임한 뒤 전 직원에게 굿바이메일을 보냈었다. 그런데 몇몇 사람들에게 내가 떠나는 것을 아쉬워 하는 답장이 왔다. 그래서 그들과는 시간이 되면 따로 밥이라도 같이 먹자고 했다. 그리고 오늘 그 중 한 명과 식사를 했다.

우리 회사에서 십여년간 일했던 나이 지긋한 엔지니어이신 분인데 많은 솔직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회사의 부침속에서 수많은 CEO들을 겪어봤다고 했다. 그리고 일반직원들사이에 어떤 이야기를 하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말해주었다. 일반 직원레벨에서 벌어지는 일중에 내가 전혀 몰랐던 일도 있었다. 내가 참 무심하고 소홀했구나 하고 반성을 하게 됐다.

하지만 그 분의 나에 대한 피드백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무엇보다도 회사가 어려울 때 내가 앞장서서 커뮤니케이션을 했다는 점을 높이 샀다. 내가 가서 첫해에 회사의 어려웠던 상황을 솔직담백하게 가감없이 전달하고 그래도 이런 부분은 희망이 있다고 프리젠테이션을 했었다. 나로서는 무슨 거창한 전략을 이야기한 것도 아니고 있는 그대로 내가 회사에 대해 받은 느낌과 앞으로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이야기했었을 뿐인데 당시 직원들은 아주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또 나는 자주 ‘트랜드세션‘을 직원들과 가지며 요즘 세상이 스마트폰, 타블렛, 전자책리더 등의 등장으로 엄청나게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는 했다. 그런데 그 시간을 즐기고 역시 좋은 인상을 받았다는 직원들이 많다는 것이었다. 이것도 뭐 거창한 행사가 아니고 가끔 시간이 날때 점심에 피자를 주문해서 다같이 먹으며 요즘 테크동향에 대한 동영상을 같이 보던 것이었다. 영어가 딸리기 때문에 내가 직접 긴 이야기를  하기 보다는 공부가 되거나 재미있는 TED같은 짧은 동영상을 몇개씩 보여주면서 조금씩 내 생각을 나눴을 뿐인데 말이다. (생각해보면 내가 트위터에서 하고 있는 것을 옮긴 것이다.) 무엇보다도 CEO가 세상의 (기술)변화에 밝고 앞장서서 그런 이야기를 직원들과 나눈다는 것에 대해서 다들 좋은 인상을 받고 좋아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내가 얻은 교훈은 이것이다. 나로서는 대수롭지 않게 했던 회사의 현황공유와 정보의 나눔을 직원들은 내 생각보다 휠씬 중요한 것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그것이 나에 대한 초반에 좋은 인상과 믿음을 심어주었던 것 같다. 즉 Over-communication의 중요함이다. 가능하면 별 것 아닌 작은 이벤트라도 열어서 직원들과 계속 소통의 채널을 열어놓는 것이 중요한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 갖게 됐다.

아쉬운 것은 최근 반년간 수많은 내외부의 어려움 때문에 이런 솔직한 소통을 직원들과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항상 죄책감을 느껴왔던 부분이다. 그 분의 말씀은 회사가 지금 돌아가는 상황이나 방향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을 해주지 않으면 중간관리자이하층의 직원들은 “Guessing”(추측)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점점 회사의 방향에 대해서 “Uncertainty”(불확실성)을 느끼고 불안해 하게 된다는 것이다.

어쨌든 회사내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은 지나치다고 생각될 때까지 반복해서 해야한다. 이 경우에 교훈이 되는 말 2제.

“In times of change, over-communicate. When you’re getting tired of repeating a message, people are just beginning to hear it.”(변화의 시기에는 오버커뮤니케이트하라. 당신이 메시지를 반복하는데 지쳐갈 즈음, 사람들에게는 그제서야 들리기 시작한다.) –What great bosses know

“Your team will only truly understand your message exactly when you are sick and tired of saying it.”(당신이 말하는 것에 진절머리가 나고 지쳐갈 때야 팀원들은 진정 제대로 당신의 메시지를 이해할 것이다.) –The One Thing a CEO Must Do… 

Written by estima7

2012년 2월 28일 at 1:32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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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짐을 내려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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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주년기념으로 한 직원이 직접 만들어온 컵케이크.

라이코스CEO로 정식부임한지 벌써 2년하고도 11개월이 됐는데 어제 드디어 그 짐을 내려놓게 되었습니다. 어제자로 CEO를 사임했습니다.

2009년 3월초 뜻밖의 발령을 받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보스턴으로 오게 됐을 때는 솔직히 두렵기도 했습니다. 미국에서 일을 해본 경험이 한번 없는 제가 80명의 직원이 있는 미국회사를 맡아서 경영한다니요. 더구나 계속되는 적자로 경영위기와 패배주의에 빠져있는 회사를 살려낼 수 있을지 큰 걱정이었습니다. 솔직히 가봐서 회사가 상태가 안좋으면 정리해야하는 것 아닐까하는 불길한 예감도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서 일을 할 수 있었던 힘은 “밑져야 본전이다”, “실패해도 뭔가 배울 수 있지 않을까”, “그래도 영어는 늘겠지” 등의 낙관주의였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첫 전체 직원미팅에서 제가 썼던 슬라이드들.

그리고 2009년 첫해 많은 우여곡절끝에 흑자전환을 이뤘고, 2010년에는 회사를 매각했고 더 많은 확실한 흑자를 올리며 확실한 흑자기조를 만들었으며, 2011년에는 새로운 모회사가 된 Ybrant의 이스라엘부문과 회사를 통합해 시너지를 올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회사가 매각된후 1년동안은 제가 CEO로 의무복무(?)하는 것이 조건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정대로라면 지난해 10월에 물러났어야 했는데 사정상 생각보다 좀더 오래있게 됐던 것입니다. 어쨌든 백수가 되니 시원섭섭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지난 3년간 제가 배운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해봤습니다.

미국회사 경영하기-인사, 재무, 법무 등

첫번째로 미국회사를 경영하는 법을 배웠습니다.(2009년부터) 처음에 한국에서 라이코스를 바라볼때는 이해가 되지 않는 면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여기에 와서 부대끼며 일을 하고 매일 의사결정을 내리면서 미국회사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조금은 알게 된 것 같습니다. (물론 미국에서도 회사마다 천양지차입니다.) 특히 인재를 뽑고, 키우고, 동기부여를 하는 법,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을 내보내는 법 등 사람에 관해서 많은 고민을 하면서 많이 배운 것 같습니다. 또 직원들과 회사의 경영상태를 솔직히 나누며 소통하면서 진실된 대화를 나누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미국인이나 한국인이나 결국 사람은 다 똑같습니다. 진실되게 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또 특히 법무이슈에 대해서 특이하게도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이 회사가 옛날부터 수많은 소송이 걸려있었고 다양한 특허를 가지고 있는지라 사내변호사와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면서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 특히 2009년에 재판에서 져서 3백만불을 배상하라고 판결이 났을때는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습니다.(결국 총 2백50만불정도에 합의를 보고 몇년간의 소송전에 일단락을 지었습니다.) 꺼꾸로 작년에는 특허매각딜을 통해서 전혀 기대하지 않던 수익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런 것은 한번 경험해보지 않으면 진짜 알기 어려운 귀중한 경험인 것 같습니다.

M&A의 어려움-겉보기보다 휠씬 어렵다

두번째로 회사를 매각하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것을 배웠습니다.(2010년) 언론에서 M&A발표기사를 보면 아주 쉽게 거래가 이뤄진 것 같은데 그것은 단지 겉으로 그렇게 보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라이코스의 경우는 한국회사가 미국회사를 인도회사에 파는 것이었는데 상대방회사의 딜담당은 콜로라도에 있고 실제 비즈니스오퍼레이션을 맡을 회사는 이스라엘에 있었습니다. 결국, 서울, 덴버, 보스턴, 뉴욕, 하이드라밧, 텔아비브를 이리저리 연결하며 가진 백번도 넘는 컨퍼런스콜과 수많은 문서작업끝에 듀딜리전스를 시작한지 6개월만에 발표하고 또 2달있다가 클로징을 했습니다.

그 기간동안 직원들에게는 비밀로 하고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몇몇 핵심매니저들을 달래가면서 방대한 문서작업을 시키는 일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이 일이 끝나면 제 운명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면서 말이죠. 이 딜이 과연 성사될지 계속 확신을 갖지 못하면서 자기자신에게 계속 동기부여하는 것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어쨌든 이 과정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M&A이후 새로운 문화와의 충돌, 문화배경이 다른 사람들과 이해하면서 통합해 나가기

세번째로 M&A이후 Integration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배웠습니다.(2011년) 특히 같은 나라, 같은 지역에서 같은 언어를 쓰는 회사끼리도 쉽지 않은데 인도, 이스라엘 사람들과 새로 서로를 알아가면서 조직문화를 통합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울까요. 특히 라이코스는 서쪽으로 1만1천km떨어져있는 서울과 일하다가 갑자기 동쪽으로 8천8km로 떨어져있는 텔아비브와 일하게 된 경우입니다. (다음에 인수되기 전에는 또 스페인의 텔레포니카가 모회사였습니다. 얄궃은 운명입니다.)

처음에는 이스라엘사람들이 한국사람들보다 평균적으로 영어를 더 잘하고 국제감각이 있어 통합이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지나고 보니 그것보다 더 큰 도전은 문화와 가치관(Values)의 차이였습니다. 처음 허니문 기간이 지나고 서로의 단점이 많이 보이기 시작할 때부터 갈등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일년여동안 워낙 공격적이고 다혈질인 이스라엘인들과 일하면서 많은 도전이 있었습니다. 힘들었지만 새로운 것을 많이 배웠고 느낀 것이 많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유대인에 대해서, 중동에 대해서 새롭게 눈을 뜨고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을 큰 수확으로 생각합니다. (중동관련 뉴스를 열심히 보고 읽게 됐습니다.)

아쉬운 점-프로덕트에 신경 못쓴 것, 미국인맥의 부족함, 여전히 부족한 영어

물론 아쉬운 점도 많습니다. 많은 행운이 따라서 회사가 흑자로 반전하고 회사의 재무구조가 탄탄해졌지만 라이코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의미있는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고 핵심고객층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몇년간 회사는 안정이 됐지만 워낙 Legacy가 켭켭이 쌓여있는 회사의 제품을 다시 일으켜 세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더구나 매각, 통합 과정을 거치면서 워낙 distraction이 많아 진짜 핵심제품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변명이지만) 또 항상 회사내부를 챙기느라 바빠서 미국의 인터넷업계를 뛰어 다니며 인맥을 쌓지 못한 점도 아쉽습니다. 생각보다 보스턴 밖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더군요. 영어도 생각만큼 늘지 않았습니다. 워낙 제가 공부를 게을리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보스역할을 하다보니 좀 절실함이 없었는지도…) 사실 이런 실패담, 시행착오에서 더 배울 것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로는 트위터, 블로그를 통해 엄청나게 많이 배우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혀 생각지도 않게 덤으로 얻은 것이 있습니다. 트위터, 블로그를 통한 한국에 계신 분들과의 소통입니다. 사실 그래서 아는 사람 하나 없이 보스턴에 와있으면서도 생각보다 외롭지 않게 즐겁게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트위터를 통해 소통하면서 제 자신을 채찍질하고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그렇게 해서 배운 지식을 회사직원들과 내부 미팅 등을 통해서 나누면서 더 좋은 회사분위기를 만들어 갈 수 있었습니다. (참고: 나의 트위터 2주년소회)

어쨌든 정확히 3년전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인생의 방향전환이 됐고 그 과정을 통해서 많이 배우고 성장한 것 같습니다. 제 인생의 또 다른 한 챕터가 열리고 닫혔다는 점에서 기념으로 간단히 블로그에 써봤습니다.^^ (써놓고 보니 인생은 항상 새로운 배움의 여정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Written by estima7

2012년 2월 16일 at 11:33 am

경영, 짧은 생각 길게 쓰기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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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면평가로 조직의 건강 챙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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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에서 “일 잘하는 김 상무가 ‘유독(有毒)성 리더’로 찍힌 까닭은”라는 칼럼을 읽었다.

직장에서 다면평가의 중요성을 강조한 글인데 몇년전 나도 우리회사에서 비슷한 경험을 했기에 더욱 공감을 했다.

360도평가라고 부르기도 하는 다면평가는 조직내의 동료와 부하가 해주는 것이다.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 “건강검진 결과”라는 말이 맞다.

내 경험상 특히 다면평가결과를 본인과 공유할때가 어렵다.

다면평가를 활용하는 가장 바람직한 태도는 건강검진 결과를 보는 것과 같다. 나의 강점은 무엇이고, 개선점은 무엇인지를 파악해 개선 노력을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는 전제를 가지고, 결과를 수용하고 거기에서 뭔가를 배우는 것이 중요할 뿐이다. 필자는 코치로서 다면 진단 결과를 알려줄 때가 그들의 인간적 특성이 튀어나오는 진실의 순간임을 종종 느낀다. 내면이 강한 사람은 피드백에 대해 그다지 방어적이지 않지만, 허약할수록 타인의 평가에 더 휘둘리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 쉽다. -고현숙, 코칭경영원대표

우리 회사의 경우 나를 포함한 주요매니저 7명에 대해서 다면평가를 했는데 받아들이는 방식이 그야말로 각양각색이었다. 별 것 아니라고 코웃음을 치며 무시하는 사람, 애써 감정을 억누르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는 사람, 심지어는 앞에서는 평정을 보이다가 뒤에서는 “날 자르려고 이런 조사를 한 것 아니냐”고 HR을 몰아붙이는 사람 등도 있었다. 가장 바람직했던 태도를 보였던 매니저는 전체적으로 평가가 좋았지만 몇가지 자신의 단점으로 지적된 부분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이후 그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 사람이다. 자신이 맡고 있는 팀에서의 팀원들의 평가는 좋았지만 팀외 사람들의 평가는 “당신 팀과 외부 다른 팀과의 소통이 부족하다. 회사 전체를 위한 헌신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는데 다면평가 이후에는 솔선수범해서 회사전체에 도움이 되는 일을 제안하고 나서고 직접 실행했다. 그뒤 회사전체에서 직원들의 신뢰를 얻으며 본인도 리더쉽을 성장시켰다.

가장 안좋았던 경우는 이 칼럼에서 언급한 아래의 경우와 거의 동일했다.

임원 평가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인 딘 스테몰리스는 자신을 과대평가하며 권한 욕구가 강하고, 타인을 이용하기만 하고 자신을 내세우는 데 골몰하는 나르시시스트를 임원으로 선발하지 말아야 할 대표적 특성으로 꼽았고, 이런 사람을 조직에 해를 끼치는 ‘유독성 리더(toxic leader)’로 분류했다. -고현숙, 코칭경영원대표

이 매니저는 “거만하다. 남의 말을 안듣는다. 항상 방어적이다.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다” 등등 의외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그런데 이 친구는 자신에 대한 비판을 “시기”라고 해석했던 듯 하다. 자기는 항상 이런 평가가 나오는데 실적으로 보여주면 되지 않냐며 신경 안쓴다고 했다. 그런데 이 친구가 워낙 실적이 좋았기에 이후 나도 임원으로 승진시키는 우를 범했다. 하지만 오래동안 같이 일하며 보니 자신의 조직만을 ‘성’으로 쌓고, 매사에 권위를 내세우며, 부하나 주위의 공을 가로채고, 정보를 공유안하는 성향때문에 무지 속을 태웠다. 타이르려고 노력도 해보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본인이 본인의 약점을  전혀 모른다는 것이었다. 자신을 과대평가하며 자기는 잘하고 있는데 주위에서 시기한다는 태도를 끝까지 버리지 않아 결국은 내보낼 수 밖에 없었다.

이 두 매니저를 데리고 일하면서 참 많이 배웠다. 특히 “내면이 강한 사람은 피드백에 대해 그다지 방어적이지 않지만, 허약할수록 타인의 평가에 더 휘둘리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 쉽다”라는 말에 공감하게 됐다.

그리고 소위 ‘유독성리더’는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해야 하고 안되면 조직의 건강을 위해서 빨리 조치를 취해야한다는 것을 큰 교훈으로 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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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15일 at 7:56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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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의 보스니까 너는 내가 시키는대로 해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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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내의 누군가가 “나는 너의 보스니까 너는 내가 말하는대로 따라야해”라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 즉, “닥치고 내가 시키는 일이나 해”라는 것이다. 팀원이 자꾸 왜 그렇게 해야하냐고 물어대니까 짜증이 나서 그렇게 말한 듯 싶다.

가끔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정말 염려스럽다. 리더쉽의 기본을 모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부하들을 자신의 타이틀, 직함(Authority)으로 찍어누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정말 위험한 것이다. 나이브한 생각이다.

예전에 어떤 친구는 “내가 매니저가 되기만 한다면 그 일을 해낼 수 있다”라고 내게 주장하기도 했다. 승진시켜주면 일을 해낼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자기가 공식적으로 매니저, 팀장이라는 직함과 권한이 없기 때문에 사람들을 움직일 수 없다고 믿는 것이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사실은 아니다. 이런 상사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일단 시킨 일은 하지만 대체로 그 이상은 안한다.

공식적인 직함은 없지만 조직내에서 항상 존경받고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있다. “Influence”가 있는 사람이다. 높은 지위에 올라가면 파워가 자동적으로 따라온다고 생각하면 위험하다. 실력과 솔선수범하는 태도 그리고 상대방을 감화(Inspire)시키는 능력으로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만들어야 한다. Earn Respect다. 그것이 영향력(Influence)을 낳는다. 이런 사람들이 팀의 리더가 되서 일을 하면 기대이상의 좋은 결과가 나온다. 팀원들이 리더를 신뢰하고 따르기 때문이다.

내가 자주 듣는 팟캐스트인 What Great Bosses Know에서 Jill Geisler가 영향력의 요소에 대해서 짧게 잘 정리해 놓았다. 소개하면,

  • Expertise; you have wisdom about the work. 자신의 업무에 관해서는 확실한 전문지식으로 무장되어 있어야한다.
  • A reputation for integrity; you live your values. 청렴하다는 평판이 있어야 한다. 바꿔말하면 솔선수범하는 사람이다. 자신에게 엄격해야 한다. 자기에게는 너그러우면서 부하들에게는 엄격함을 강조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중잣대는 안된다.
  • Empathy; you see the world through others’ eyes.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부하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배려할 줄 알아야한다.
  • Inspiration; your words and actions cause people to see positive possibilities. 말 한마디와 행동으로 다른 사람을 감화시킬 수 있는 사람이다.  “나도 저렇게 해야겠다”는 긍정적인 행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 좋겠다.

Jill은 언론사에서 일하는 매니저들에게 어떤 사람이 편집국에서 비공식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냐고 물었다고 한다. (Jill은 주로 언론사간부들을 교육시키는 일을 하는 방송국간부출신이다.) 그러자 일을 잘하고, 도덕적이고, 진실되며, 남들을 잘 도와주며, 매일 자진해서 일을 솔선수범하는 사람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I hear stories about journalists who are informal leaders in the newsroom — skilled at craft, ethical and honest, willing to coach, ready to step up and lead by example every day (and especially in critical moments).)

이것을 이해 못하면 아무리 조직에서 승진해도 팀으로서 정말 좋은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조직원들이 믿고 따라주질 않을테니까.

물론 직위를 통한 권위(Authority)도 중요하다. 비상시나,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할때는 이런 권위를 이용해 빨리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가 있다. 하지만 조직의 건강성을 위해서는 항상 타이틀보다는 ‘영향력’을 이용해 조직원들을 이끌어 가야 할 것 같다. “I’m the boss!”라고 외치는 것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는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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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8일 at 5:26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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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L인기의 비밀-Level playing field 만들어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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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와서 살면서 놀라는 것중 하나가 미식축구의 인기다. 굳이 어제 열렸던 수퍼볼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날이 갈수록 더해가는 미식축구의 인기에는 나도 놀랄 정도다. 몇십년전에는 이렇지 않았던 것 같은데 메이저리그 등 기를 펴지 못하는 다른 스포츠에 비하면 경기불황과도 상관없이 변함없이 팬들의 사랑을 누리고 있다.

지난해 가을의 경우 가장 많은 시청율을 올린 25개 TV프로그램중 23개가 NFL풋볼경기였다. 또 2011년 가장 높은 시청율을 올린 프로그램 10개중 9개가 풋볼 관련이었다.

미디어파편화현상이 가속되는 요즘에도 수퍼볼은 매년 시청율기록을 경신해가고 있다. 어제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뉴욕자이언츠 vs. 뉴잉글랜드패트리오츠의 경기는 1억1천1백만명이 시청해 미국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이 시청한 TV프로그램의 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수퍼볼경기의 TV광고는 가장 비싼 광고다. 어제의 경우 30초광고에 3백50만불의 가격표가 붙었다.

이렇다보니 NFL경기는 언제나 TV시청율톱이고 중계료는 매년 천문학적으로 올라가기만 한다. 2014년부터 새로 갱신되는  NFL TV중계권은 1년에 총 4.95B 즉, 5조5천5백억원수준이니 말 다했다. 그에 비해 웬지 메이저리그야구는 시들한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내 주관적 느낌이지만.)

도대체 NFL은 무엇때문에 이렇게 인기가 있을까?  내가 궁금해했던 미식축구 성공의 비결에 대해서 힌트를 주는 칼럼을 지난주에 WSJ에서 발견했다. NFL에서 78년까지 춰터백으로 활약했던 프랜 타켄톤이란 사람이 기고한 “How Football Became the National Pastime”(미식축구는 어떻게 미국의 국민오락이 되었나)라는 글이다.

내용은 이 한줄로 요약된다. The NFL’s success is based on financial parity among teams and ruthless meritocracy among players. NFL의 성공은 팀간의 재정을 균형있게 맞춰준 것과 함께 선수들에게는 무자비할 정도의 실력주의를 적용한 것에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내가 놀란 것은 NFL에서는 모든 팀이 TV중계권료를 평등하게 나눠가진다는 것이다. 이것은 1962년 당시 커미셔너(총재)였던 Pete Rozelle이 구단주들을 설득시켜서 이뤄낸 것이라고 한다. 즉, 뉴욕 자이언츠 같은 빅마켓팀과 위스콘신 그린베이 같은 스몰마켓팀이 똑같이 돈을 나눠갖게 되는 것이다. 물론 그래도 머천다이즈판매수입등 빅마켓팀이 돈을 더 벌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큰 팀과 작은 팀이 어느 정도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이 그의 결정으로 이뤄졌다.

Rozelle recognized that the NFL is in the entertainment business and people don’t want to see big-market teams demolish outclassed opponents week after week. They want to see hard-fought games with evenly matched opponents, as in the 1958 championship game between the Baltimore Colts and the New York Giants—the sudden-death overtime thriller Baltimore won, 23-17, in what is commonly called the “Greatest Game Ever Played.”

로젤은 NFL이 엔터테인먼트비즈니스라는 것을 인식했다. 그리고 빅마켓팀이 상대도 안되는 작은 팀을 매주 격파해나가는 것을 보고 싶어하지 않다는 것도 알았다. 사람들은 실력이 균등한 팀들이 서로 치열한 경기를 펼치는 것을 보기를 원했다. 1958년의 볼티모어 콜츠와 뉴욕자이언츠의 챔피언쉽 경기처럼 말이다. 오버타임에서 볼티모어가 서든데스로 이긴 이 경기는 “역대 최고의 경기”로 불리운다.

내가 이 부분에서 감명받은 것은 피트 로젤의 선견지명으로 다윗과 골리앗이 평등하게 싸울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점이다. 즉, Level playing field다. 우리가 흔히 벤처기업을 위해서 대기업에만 특혜를 주지 않는 공평한 사업환경을 마련해줘야한다고 말하지 않는가. 바로 그런 환경의 토대를 NFL은 62년에 마련한 것이다.

그렇게 할 수 있던 것은 당시 파이가 작았기 때문이다. 62년의 NFL은 겨우 총 4백65만불의 TV중계권료를 각 팀이 33만불씩 나눠가졌다고 한다. (당시는 AFL리그와 합병이전이었다.) 그러니까 공평한 배분을 하도록 구단주들을 설득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면 정확히 50년뒤인 지금은 얼마나 전체 파이가 커졌는지 보자.

당시로서는 얼마되지 않았던 TV중계권료는 NFL의 인기가 올라가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현재 각 팀은 9천6백만불씩을 배분받고 있고 2014년부터는 1억5천5백만불씩 배분받는다고 한다. (NFL은 총 32개팀)

전체 NFL TV중계권료와 각 구단이 배분받는 금액을 한화로 환산해서 한번 그려보았다.

영화 머니볼에서 보듯 적은 예산을 지닌 오클랜드애슬래틱스와 부자구단인 뉴욕양키스와의 불공평한 경쟁같은 상황은 NFL에서는 상대적으로 일어나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전체 리그 팀들의 실력이 평준화되면서 더 다이내믹한 경기가 벌어지고 그것이 시청자들을 더 많이 끌어들이면서 풋볼 생태계에 선순환이 일어나게 됐다. 그러면서 전체적인 파이가 커지고 그 혜택이 다시 모든 구단으로 고르게 돌아가게 된 것이다. 그 한 예로 NFL팀의 가치도 같이 뛰어올랐다. 1961년에 NFL에 새로 가입한 미네소타 바이킹스는 당시 1백만불의 가입비를 냈었는데 2002년도에 조인한 휴스턴 텍산스는 자그마치 7억불의 가입비를 냈다.

사실 인터넷과 함께 수백개의 채널과 스마트폰, 타블렛 등 다매체로 파편화되는 미디어빅뱅시대에 시청자를 늘려간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NFL이 그만큼 대단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NFL이 엔터테인먼트비즈니스라는 것을 일찌기 인식한 로젤의 선견지명이 빛을 발하는 부분이다.

선수들을 실력주의로 대우하는 것(meritocracy)이야 어느 정도 다른 프로스포츠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기에 NFL의 가장 큰 성공요인은 이 TV중계권의 공평한 배분에서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봤다.

그리고 무엇보다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만들기 위해 올바른 정책을 펼치는 것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Level Playing Field의 씨앗을 뿌리는 것이다. 마침 예전의 에릭슈미트의 혁신이야기가 떠올랐다. 그는 벤처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혁신이 일어나기 위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가장 먼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다.

First, start-ups and smaller businesses must be able to compete on equal terms with their larger rivals.

첫번째로 스타트업과 작은 회사들은 더 큰 규모의 라이벌회사들과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 혜택을 주라는 것이 아니다 그저 공평하게만, 기존 강자들이 텃새를 부리지 않도록 경기장을 고르게 만들어주면 된다.

NFL의 경우에 비추어 보니 에릭 슈미트의 말이 정말 맞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정책 당국자들도 먼 미래를 내다보고 정책을 입안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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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6일 at 8:49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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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푸스스캔들과 일본의 기업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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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올림푸스사태관련해서 흥미로운 일본기사를 발견했다. 마이뉴스재팬이라는 인터넷매체의 オリンパス 「疑わしきは見過ごせ」のモノ言わぬカルチャー、魂抜かれた“真面目”な社員たち(올림푸스, ‘의심스러운 것도 그냥 넘기자’는 문제제기가 없는 문화, 혼이 빠져버린 모범생사원들)이란 제목의 기사다.이 기사에 따르면 올림푸스는 1만원어치주식을 사면 5백원을 회사에서 더해주는 식으로 직원들의 자사주매입을 권장했는데 지금 주가가 분식회계스캔들전의 10분지1로 폭락해서 직원들이 망연자실해하는 상태라고 한다.

마이클우드포드와 키쿠가와씨(출처 WSJ)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회계부정을 밝혀낸 마이클우드포드를 CEO로 컴백시키는 것에 대한 직원들의 반응은 미적지근했다고 한다. (우드포드씨는 결국 CEO재선임을 포기하고 일본을 떠났다.) 직원들사이에는 아직도 “외국인 알레르기”가 있다는 것이다. “회사가 팔린다면 가능하면 일본회사가 인수했으면 좋겠다”는 분위기가 있다고 한다.

우드포드씨는 결국 CEO재선임을 포기하고 일본을 떠났다. 올림푸스의 거래은행이나 기관투자자 누구도 그를 편들어주지 않았다고 한다. 그가 떠나면서 남긴 말이 의미심장하다. “나는 옳은 일을 해서 해고당하고 일자리를 잃었다. 그리고 그들은 아직도 그 자리에 있다. (I got fired and lost my job for doing the right thing, and they’re still there.)

이번 사태가 일본의 기업지배구조를 투명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는 외국인CEO는 절대 데려오면 안된다”고 일본기업들이 다짐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 같아 한심하기 이를데 없다.엔론사태이후 2002년 사베인옥슬리법이 제정되어 경영자의 도덕적해이와 외부견제를 제도적으로 강화한 미국과는 달라도 한참 다른 움직임이다. 일본의 미래가 밝지 않은 이유라고 하겠다.

10년간 대규모손실을 분식회계로 감출 수 있었던 것은 장본인인 기쿠가와전사장이 2001년부터 10년간 사장으로 장기집권을 했기 때문이다. 외부인의 이사회참여가 극히 제한되어 있었는등 회사의 폐쇄성이 키쿠가와에 대한 ‘견제와 균형’을 막아 결국 이런 스캔들이 터지게 된 것이다. 경영진과 적당히 타협한 노조도 전혀 견제의 역할을 하지 못했고 직원들도 부정을 보고도 눈을 감고 지나갔다.(키쿠가와는 노조위원장출신이기도 했다.)

올림푸스에서는 이런 부정을 눈치채고도 내부고발자(Whistleblower)가 전혀 나오지 않다가 결국 벽안의 외국인CEO가 이것을 문제제기했다가 해고당했다는 것이 아이러니다. 내부고발자가 분식회계스캔들을 밝혀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었던 엔론사태당시와는 대조적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흥미로운 부분은 올림푸스와 언론의 유착이다.  아래에 간단히 번역해서 소개했다. 우리나라에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고 주의해야할 것 같다.

菊川氏は、メディア対策として、日本経済新聞社の専務を務めた来間紘氏を、2011年6月に社外取締役に据え、少なくとも日経には書かせないよう口止め策を打ち、各マスコミに莫大な広告宣伝費を投じることで、口封じをした。だが、雑誌『FACTA』やフィナンシャルタイムズ(FT)の口を封じることまではできなかった。
기쿠가와씨는 미디어대응책으로서 일본경제신문(닛케이)전무를 역임한 쿠루마히로시씨를 2011년6월에 사외이사로 임명, 적어도 닛케이에는 기사가 나오지 않도록 손을 썼다. 그리고 각 미디어에 막대한 광고비를 투입하는 것으로 입을 막았다. 하지만 잡지 [FACTA]와 파이낸셜타임즈(FT)의 입을 막는 것까지는 불가능했다.

 「日本のメディアが書き始めたのは、菊川が退任してからです。それまでは、FTから情報が最初に出た。あれは日経出身の来間が頑張った結果でしょう」(同)。社員にとって、来間就任の意味が分からないはずはないが、行動を起した者はなかった。驚くべき、不正容認的なカルチャーである。外国人であるマイケルが調査に乗り出さなければ、未だに損失隠しは明るみに出ていなかった可能性が高い。
“일본의 미디어가 이 사건에 대해 보도를 시작한 것은 기쿠가와씨가 퇴임한 이후입니다. 그때까지는 FT에서 최초로 내용이 보도됐습니다. 이것은 닛케이출신의 쿠루마씨가 열심히 뛰었기 때문이겠죠.” 사원들도 쿠루마가 사외이사로 온 이유를 잘 알고 있었지만 행동으로 항의한 사람은 없었다. 놀라울 정도로 부정을 용인하는 문화였다. 외국인인 마이클씨가 이 문제를 파헤치지 않았으면 지금까지 이 부정회계사건이 밝혀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Written by estima7

2012년 1월 9일 at 8:56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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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건-서로 보완적인 능력을 가진 팀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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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소개하고 싶었는데 게을러서 못하다가 오늘 드디어 가볍게 써보는 포스트. 아이디어랩 창업자 빌그로스의 올초 스탠포드경영대학원 강연중에서 “Complementary Skills for Management Teams”라는 부분이다. 짧은 이야기였지만 크게 공감이 되서 기억에 오래 남았고 주위에도 자주 전해주는 내용이기도 하다.

빌 그로스는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Serial Entrepreneur중의 한명. 많은 스타트업을 창업했지만 그중 오버추어의 전신인 Goto.com을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검색엔진의 검색키워드에 맞춘 텍스트광고를 클릭베이스로 판매한다는 ‘스폰서링크’아이디어를 처음에 낸 사람이다. (구글이나 야후가 오늘날의 엄청나게 profitable한 검색키워드광고를 처음 창안해 낸 것이 아니다.)

그는 이 스탠포드 강연에서 수많은 기업을 창업하고 조언하면서 그가 얻은 경험과 교훈을 공유한다. 그중 그는 매니지먼트팀 멤버가 갖는 4가지 유형의 성격타입에 대해 말한다. 그에 따르면 사람은 Entrepreneur (E), Producer (P), Administrator (A), Integrator (I) 4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사람을 이 4가지유형중 하나로 단순히 정의할 수는 없으며 보통은 이 4가지 성격이 혼합되면서 어느 한가지가 가장 두드러지는 경우가 많다.

  • Entrepreneur -창업가. 새로운 것을 발명하는 사람.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사람. 미래를 미리 준비하는 사람.
  • Producer – 실제로 제품을 만들고 실행하는 사람.
  • Administrator -질서를 만드는 사람. 관료적일 수는 있지만 일이 제대로 되도록 룰을 만들고 실행하는 사람. 일을 진행하는데 방해가 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Chaos가 발생했을때 질서를 잡는 사람.
  • Integrator – People person. 다른 세가지 유형의 사람들을 잘 이해하고 그들이 잘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 대개 E, P, A유형의 사람들은 서로 싫어하면서 싸우는 일이 잦기 때문. 대개 P는 A를 싫어하고, 특히 E는 항상 A를 증오한다고. E는 절차를 무시하고 뭔가를 해내려고 하고 A는 그래도 시스템을 따라야한다고 주장하기 때문.

빌 그로스의 경우는 ‘E’가 무척 높고 적당한 ‘P’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E’만 높고 ‘P’의 성격은 전혀 없기도 하다. 몽상가다. 하지만 ‘E’가 서로 신뢰할 수 있는 ‘P’를 구한다면 서로 보완이 가능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빌 그로스는 여기서 이 4가지 유형의 사람의 특징을 설명하는 재미있는 비유를 소개한다.

더러워진 창문이 있는 방에 4명이 앉아있다. E는 창을 가르키며 이렇게 이야기한다. “저기를 보라고. 저기 우리가 빌딩을 지을 수 있는 주차장이 있는데…” 그는 창문자체는 보지도 않고 저 멀리 보이는 미래를 신이 나서 떠든다. 그러자 P는 창문을 보며 “저기 창문에 보이는 스크래치와 더러워진 유리를 보라고. 우린 저것을 빨리 청소해야 해”라고 말한다. 그러자 A는 “아니 그러지 말고 우리는 더러워진 창문이 보일 경우 사람들이 총무과에 알릴 수 있도록 신청양식을 만들어야해. 그럼 그 양식을 통해 신청을 받고 순차적으로 처리하면 돼”라고 말한다. I는 아무 말도 하지않고 다른 3사람을 보면서 “저 3사람의 머리속을 들여다보고 싶다니까(I wonder what those people are thinking.)”라는 생각을 한다.

이 Integrator는 실질적인 제품개발이나 마케팅에는 큰 관심이 없다. 이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신경쓰면서 문제가 생기면 사람들사이에 끼여들어 중재해주려고 한다. 이런 Skill은 물론 CEO에게도 필요한 것이기도 하지만 회사내에 이런 I성격을 가진 사람은 반드시 필요하다.

빌 그로스는 지금까지 1백개가 넘는 회사의 창업에 관여하고 150여명의 CEO를 겪어봤는데 결국 성공한 스타트업들은 이 4가지 유형의 사람들이 잘 균형을 이룬 매니지먼트팀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위 그래프는 기업의 성장단계별로 필요한 인재유형을 그린 것이다.

보통은 Entrepreneur가 비전, 독특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회사를 창업해 시작한다. 하지만 어느 단계에서 실제로 제품을 만들어내는 실행능력이 있는 Producer를 합류시키지 못하면 결국은 좌초한다. E가 P의 기질을 가진 경우도 많지만(ex. 엔지니어로서 창업한 경우) 보통은 다른 능력을 가진 두 사람이 서로를 보완하는 것이 더 좋다.

실제로 제품을 만들어서 회사가 돌아가기 시작하면 Administrator가 반드시 필요하다. 은행과 거래하고, 직원을 뽑고, 월급을 지급하는 등 룰을 만들고 회사의 살림을 챙기는 사람이다. A유형의 인재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으면 역시 회사는 성장하지 못하고 자멸한다.

하지만 결국 Integrator가 없는 회사는 장기적으로 영속적인 성장을 이루지 못하고 좌초한다. I유형의 사람이 없이는 결국 매니지먼트팀이 서로 전쟁을 벌이다가 성장기회를 놓치기 때문이다.

빌 그로스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나서 깨닫게 된 것은 이 Integrator유형의 중요성이었다. 그는 “나는 초기에 아예 I유형의 존재자체를 몰랐다”며 “내가 대학에서 최소한 이 I유형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이 능력을 키울 수 있는지 배울 수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공한 기업들을 보면 항상 탑에 서로 상반되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신뢰하며 훌륭한 팀을 이루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Update:빌그로스는 이 4유형모델을 자신이 생각해 낸 것이 아니고 Adizes라는 컨설턴트에게 배워왔다고 밝히고 있다. Adizes Methodology (PAEI) )

그의 마지막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If I were to have any single thing that I would recommend for sucess in a company, it will be this after, of couse, having a decent idea. I even think this is more important than having a decent idea because this team working together can take a not-so-decent idea and turn it into a decent idea because they’ll have a method to get from not decent to incredible, whereas a great idea will usually fizzle if it doesn’t have all these together.
So, that’s one thing that I learned very painfully. I wish I had learned it earlier in my career. I could have made somethings that weren’t successful successful.”

누가 나에게 기업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 하나를 정하라고 한다면 이것(Complementary Skills for Management Teams)을 꼽겠다. 물론 훌륭한 아이디어를 가진 다음에 말이다. 아니 오히려 훌륭한 아이디어보다 이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훌륭한 팀은 그저그런 아이디어를 뛰어난 아이디어로 만들어내는 방법을 알고 있다. 반면 훌륭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어도 팀웍이 엉망인 팀은 결국 실패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내가 굉장히 고통스럽게 배운 교훈이다. 나는 이 교훈을 내 커리어에서 좀더 일찍 배웠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항상 생각해왔다. 그랬다면 예전의 많은 실패를 성공으로 바꿀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럼 나는 어떤 유형의 사람인가? 자문해 본다. 강력한 아이디어와 비전을 가진 창업가라고 하기도 어렵고, 치밀한 실행력을 가진 프로듀서라고 할수도 없을 것 같다. Administrator는 더더욱 아니다. 그나마 CEO가 된 후 Integrator의 중요성을 느끼고 이 능력을 보완하려고 노력하지만 아직 멀은 것 같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 회사에 Integrator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 HR디렉터 다이애나다.(다이애나의 북마크-이상적인 인재의 조건 참고) 사려깊고 경험이 많은 다이애나는 항상 사람들을 관찰하고 팀웍에 어떤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는 능력을 지녔다. 그리고 뭔가 문제가 있으면 개입해서 해결해주려고 노력한다. 그런 문제를 발견하면 내게 해결방법과 함께 조언을 해준다. 직원들도 다이애나를 편하게 여기고 언제든지 문제가 있으면 찾아가서 상담을 한다.

물론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할 수는 없지만 이런 사람이 있다는 것은 조직을 원만하게 이끌어가는데 큰 도움이 된다. 그래서 이 빌 그로스의 이야기에 더욱 공감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P.S. 우연한 기회에 초기 Goto.com에 다녔던 경험이 있는 사람과 만나서 이야기를 한 일이 있다. 그에게 “빌 그로스가 어떤 사람이냐 대단한 사람 아니냐”고 물어봤더니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사내 평판은 뭐 그리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 90년대 후반인 당시로부터 벌써 10여년이 흘렀는데 그때의 빌 그로스와 위 강연을 하는 빌 그로스는 많이 바뀌지 않았을까 싶다.

 

Written by estima7

2011년 12월 26일 at 1:42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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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베리의 몰락-How the Mighty F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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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에 따르면 2007년 이후 RIM은 37가지 블랙베리모델을 내놨다. 플립형, 슬라이드형, 키보드, 터치스크린 등등. 그것은 제품전략의 혼란을 의미한다.

예전부터 생각했던 것인데 블랙베리 RIM의 사례는 MBA수업용 케이스스터디 감으로 딱이다.

(사실 2002년초 버클리에서 MBA과정을 밟던 중에 RIM에 대해서 팀프로젝트를 했던 일이 있다. 당시 흑백 이메일전용디바이스를 내놓던 이 회사에 주목해서 전화도 되는 블랙베리를 내놓고 뜰 것이라고 발표했었는데… 당시엔 ‘스마트폰’이라는 용어조차 없었다.)

요 몇달간 끝없이 추락하는 RIM에 대한 뉴스를 접할 때마다 짐콜린스의 명저 “How the Mighty Fall”에 나온 잘 나가던 기업이 침몰하는 5가지 단계묘사에 딱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예전 침몰하는 RIM의 내부사정에 대한 WSJ의 흥미로운 기사를 참고로 해서 대충 가볍게 정리해봤다.

Stage 1: Hubris Born of Success 1단계. 성공에 도취된 자만.

세상은 컨슈머위주의 마켓으로 바뀌고 있는데 계속해서 비즈니스시장을 고집. 스프린트같은 이통사조차도 카메라, 빅스크린, 뮤직플레이어 등의 기능을 넣어야하는 것 아니냐고 RIM에 건의했지만 공공시장고객들이 싫어할지도 모른다며 개발을 거부. 마진도 박하고 경쟁도 치열한 컨슈머마켓에 들어가는 것을 싫어함.

Stage 2: Undisciplined Pursuit of More 2단계, 원칙없는 확장.

그러다가 2007년 아이폰 등장. 이 시기 RIM의 두 창업자들은 금전관련한 법적분쟁과 미국의 아이스하키구단인수 등 다른 일에 주의력을 빼앗겼음. 하지만 스마트폰시장이 급팽창하면서 블랙베리도 같이 순탄하게 같이 성장.

Stage 3: Denial of Risk and Peril 3단계, 위험신호 무시, 긍정적인 데이터를 맹신.

아이폰의 도전에도 “우리는 여전히 잘나간다. 캐쉬가 많다. 펀더멘털은 끄떡없다”라고 큰소리치는 창업자. 미디어가 우리의 잠재력을 몰라준다며 서운해함. 아이폰이 급속히 뜨고 있었지만 블랙베리의 기업시장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었고 안드로이드폰도 겨우 기지개를 펴는 시기. 2008년 중반 주가는 최고치를 치면서 80조원가까운 시가총액을 자랑.

Stage 4: Grasping for Salvation 4단계, 구원을 위한 몸부림. 추락을 막기 위한 급진적인 딜이나 변화를 추구하기 시작.

아이폰의 부상과 함께 2009년말 모토로라 드로이드가 등장하면서 안드로이드도 급부상을 시작. RIM은 점점 유저경험의 중요성을 깨닫고 외부인재를 영입, QNX등 인수, 변화를 시도하지만 역부족. 터치스크린제품 등 어중간하면서 초점을 잃은 다양한 모델을 내놓으면서 모멘텀을 잃어감. 특히 블랙베리타블렛을 내놓으면서 타깃층을 비즈니스유저로 할 것인지, 일반 대중으로 할 것인지로 대혼란. 2011년 3월 이메일어플리케이션 등 핵심SW가 준비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플레이북을 발표해 큰 화를 초래함. 내부적인 갈등으로 간부들이 떠나고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정쩡한 제품이 탄생. 결국 플레이북을 아무도 안삼. 블랙베리의 마켓쉐어 붕괴가 본격적으로 시작.

1년동안 RIM의 주가는 5분지1로 곤두박질. 현재는 8조원도 안되는 시가총액이 됐음.

Stage 5: Capitulation to Irrelevance or Death 5단계. 시장에서 무의미한 존재가 되거나 죽음을 향해 다가감.

새로운 블랙베리 모델발표, 플레이북 발표 등 새로운 시도가 실패, 또는 연기되면서 RIM은 2011년을 최악의 한해로 마감.

  • 미국에서의 블랙베리 마켓쉐어는 2009년 49%에서 2011년 10%로 급감(Canalys).
  • 대재앙으로 판명난 플레이북으로 RIM은 엄청난 재고를 떠안게 됨. 5백불에 발표한 모델을 결국 2백불까지 디스카운트판매. 하지만 그래도 안팔림. 결국 최근 5천5백억원정도를 관련 손실로 반영.
  • 지난 10월 전세계에서 대규모 블랙베리 장애사태가 일어나 고객들이 이메일을 쓸수 없게 됨. RIM의 12년역사에 최대 장애사태로 아이폰4S 발표와 맞물려 열받은 고객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감.
  • 블랙베리10 OS발표연기. 내년초 발표되어야 할 이 OS가 내년말로 연기됐다고 발표. 즉, 내년말까지 아이폰, 안드로이드, 윈도스폰의 협공을 손가락만 빨며 지켜보아야 할 상황.
  • 지난 3분기 순이익은 $265M으로 1년전 같은 분기의 $911M보다 77% 하락.
  • RIM은 이번 4분기 블랙베리판매량을 1천1백만대~ 1천2백만대로 낮추어 예상. 이것은 지난해 4분기의 1천4백90만대판매량보다 휠씬 떨어진 것임. Update : 결국 4분기 판매량을 1천1백만대로 발표.
Update: 3월 29일 RIM의 실적발표와 변화에 대해

RIM의 분기별 손익추이(출처 WSJ)

  • 올초 CEO로 임명된 Thorsten Heins는 현 상황을 위기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 2달전 그는 CEO에 임명되자마자 1성이 RIM의 전략적 방향에 문제는 없으며 큰 변화가 필요없다고 말해 투자자들을 실망시켰음. 이번 그의 태도는 크게 바뀐 것임.
  • 공동 CEO이자 이사회임원이기도 한 Jim Balsillie가 사임하고 회사를 완전히 떠난다고 발표. (너무 늦었지만) 그리고 COO와 CTO도 사임을 발표. 회사의 최고경영진에 큰 변화가 생기고 있는 중.
  • 하지만 매출은 계속 급속히 추락중. 전년 동기 대비 25% 하락. 타블렛 등에서 생긴 손실을 반영하느라 125M 적자를 기록. 전화사업은 아직 약간 흑자라고는 하지만 이 추세가 계속되면 적자가 되는 것은 얼마 남지 않았음.
  • CEO Heins는 Consumer마켓에서 회사의 포커스를 Enterprise시장으로 다시 돌리겠다고 이야기. 하지만 모바일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뀐 상황에서 이런 전략수정이 먹힐지는 의문. 회사매각이나 전략적 제휴(라이센싱) 같은 것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고.
  • 비관적인 뉴스속에서 그나마 CEO가 위기를 천명한 것은 그나마 희망적인 신호라는 해석이 많음. 그래도 과연 RIM의 회생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견해가 우세.

RIM의 주가변화와 짐콜린스의 How the mighty fall 5단계모델은 특이하게 닮아있음.(그래프출처:WSJ)

지역별 블랙베리의 마켓쉐어(출처:실리콘앨리인사이더)

한때 미국스마트폰시장의 절반을 호령하던 블랙베리가 이렇게 급격하게 몰락하고 있는 것은 전적으로 두 창업자CEO의 오만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유니클로 야나이회장의 “과거의 성공은 빨리 쓰레기통에 버려라”라는 말을 명심하고, 아이폰이 등장했을때 모든 것을 빨리 바꾸기 위해서 노력했으면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을 것이다.

어제 베스트바이와 타겟의 모바일코너에 가서 둘러보니 아이폰+안드로이드폰의 협공속에 이제 블랙베리는 존재감조차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Canalys의 분석에 따르면 2011년 3분기 미국의 블랙베리점유율은 9%까지 떨어졌다고 하는데 내가 느끼기에 4분기에는 거의 5% 수준까지가지 않을까 싶다.

짐 콜린스의 How the mighty fall의 5단계. 즉, 더이상 마켓에서 Relevant하지 않은 “있으나 마나한 제품을 가진 회사”로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비록 인도네시아같은 개발도상국시장에서 블랙베리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하지만 워낙 저가형 모델로 인기를 끝고 있는 것일뿐 그 우위가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다. (노키아도 비슷한 처지였다)

과연 누가 RIM을 구할 수 있을까. 월스트리트는 지금 지극히 회의적인데 1년뒤 RIM의 모습을 점쳐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타겟매장의 휴대폰코너에 전시된 수십개의 스마트폰중 블랙베리는 단 한개였음. 도대체 팔릴 것 같지가 않았다. 요즘 주위 미국인중에도 다음폰으로 블랙베리를 고려하는 사람은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Written by estima7

2011년 12월 18일 at 5:24 pm

모바일웹트랜드, 경영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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