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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베리의 몰락-업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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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9개월전에 끝없이 추락하는 블랙베리(당시 회사명은 RIM)에 대해 짐 콜린스의 명저 “How the Mighty Fall”에 비유해서 글을 써본 일이 있다. 이른바 잘 나가던 기업이 침몰하는 5가지 단계묘사에 블랙베리가 딱 떨어진다고 생각해서다. 참고 링크 블랙베리의 몰락-How the Mighty Fall

그리고 블랙베리의 1조 적자와 4천명 감원 뉴스에 맞춰서 그 내용을 한번 업데이트해봤다.

지난 10년간의 블랙베리의 주가그래프와 짐 콜린스의 5단계 그래프가 묘하게 닮아있다.

지난 10년간의 블랙베리의 주가그래프와 짐 콜린스의 5단계 그래프가 묘하게 닮아있다.(도표출처:Yahoo finance)

Stage 1: Hubris Born of Success 1단계성공에 도취된 자만.

아이폰이 등장하기 이전부터 세상은 일반소비자위주 마켓으로 바뀌고 있는데 기업시장, 공공시장고객위주로 큰 블랙베리는 계속해서 비즈니스시장을 고집한다. 스프린트같은 이통사조차도 카메라, 빅스크린, 뮤직플레이어 등의 기능을 넣어야하는 것 아니냐고 블랙베리에 건의했지만 공공시장고객들이 싫어할지도 모른다며 개발을 거부한다. 마진도 박하고 경쟁도 치열하다며 컨슈머마켓에 들어가는 것을 싫어한다. 성공에 도취한 자만이다.

Stage 2: Undisciplined Pursuit of More 2단계, 원칙없는 확장.

그러다가 2007년 아이폰이 등장한다. 이 시기 짐 발실리, 마이크 라자리디스 RIM의 두 공동창업자 겸 CEO들은 금전관련한 법적분쟁과 미국의 아이스하키구단인수 등 다른 일에 주의력을 빼앗기고 있었다. 아이폰이 가져올 파괴력을 과소평가한다. 하지만 아이폰 덕분에 스마트폰시장이 급팽창하면서 블랙베리도 같이 순탄하게 동반 성장을 하게 된다.

Stage 3: Denial of Risk and Peril 3단계, 위험신호 무시, 긍정적인 데이터를 맹신.

아이폰의 도전에도 “우리는 여전히 잘나간다. 캐쉬가 많다. 펀더멘털은 끄떡없다”라고 블랙베리의 두 창업자들은 계속 언론에 나와 큰소리친다. 미디어가 우리의 잠재력을 몰라준다며 서운해한다. 당시에 아이폰이 급속히 뜨고 있었지만 블랙베리의 기업시장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었다. 안드로이드폰은 이제 겨우 기지개를 펴는 시기였다. 2006년부터 2009년까지 블랙베리는 북미스마트폰시장의 거의 절반정도를 점유했다. 2008년 중반 주가는 최고치를 치면서 80조원가까운 시가총액을 자랑할 정도였다. 위험신호를 무시할 만했다고 할까.

Stage 4: Grasping for Salvation 4단계, 구원을 위한 몸부림. 추락을 막기 위한 급진적인 딜이나 변화를 추구하기 시작.

아이폰의 부상과 함께 2009년말 모토로라 드로이드가 등장하면서 안드로이드도 급부상을 시작한다. 블랙베리도 점점 OS에서 좋은 유저경험(UX)을 제공하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고 외부인재 영입을 시작한다. QNX등 OS업체를 인수한다. 이처럼 변화를 시도하지만 역부족이었다. 터치스크린제품 등 어중간하면서 초점을 잃은 다양한 모델을 내놓으면서 모멘텀을 잃어갔다.

블랙베리 플레이북. 그야말로 나오자마자 사망한 DOA(Death on arrival) 제품이었다.

블랙베리 플레이북. 그야말로 나오자마자 사망한 DOA(Death on arrival) 제품이었다.

명확한 전략부재와 설익은 개발상태에서 2011년 타블렛 제품 ‘플레이북’을 내놓고 대실패를 했다. 5백불에 발표한 모델을 결국 2백불까지 떨이 판매하고 5천억이 넘는 손실을 반영했다. 2010년 붕괴가 시작된 블랙베리의 시장점유율은 2009년 49%에서 2011년 10%로 급감했다. 2011년 6월 전체 직원의 11%인 2천명을 감원했다.

2012년 1월 두 창업자는 물러나고 COO였던 토스텐 하인즈가 새 CEO가 됐다. 하인즈는 사운을 걸고 신제품인 블랙베리 10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동시에 비용절감, 감원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 기대감에 주가는 약간 오르기도 했다.

블랙베리 Z10. 제품은 괜찮았지만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 많았다.

블랙베리 Z10. 제품은 괜찮았지만 경쟁자들을 따라잡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 많았다.

2013년 3월 블랙베리 Z10이 발표됐다. 블랙베리의 트레이드마크인 퀄티자판을 버리고 터치스크린을 채택한 제품이었다. 나름 미디어의 반응도 좋았다. 이런 제품을 좀 진작 내놓았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반응이 많았다. 3분기동안 계속되던 영업적자도 소폭의 흑자로 반전됐다. 아직 회사의 현금이 많은 만큼 잘 하면 블랙베리가 부활할 수 있을 거라는 일각의 기대도 생겼다.

이처럼 몇년동안 블랙베리는 추락을 멈추고 다시 살아나기 위해 몸부림을 쳤다.

Stage 5: Capitulation to Irrelevance or Death 5단계. 시장에서 무의미한 존재가 되거나 죽음을 향해 다가감.

하지만 2013년 후반기부터는 죽음을 향해 걸어가는 5단계에 진입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내부적으로 Z10도 완전히 실패했다는 것을 인정했는지 8월 블랙베리는 특별위원회미팅을 갖고 회사의 매각을 포함한 전략적 옵션을 고려한다고 발표했다. 이 뉴스는 많은 기업고객들이 완전히 블랙베리에서 다른 경쟁제품으로 돌아서도록 만드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회사직원들이 사용할 중요한 보안 커뮤니케이션기기를 향후 진로가 불투명한 회사의 제품으로 구매할 리가 있겠는가.

2013년 9월 블랙베리는 거의 10억불의 손실과 함께 4500명의 직원을 해고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기대를 모았던 신제품 Z10이 거의 안팔린 탓에 할수없이 거의 1조원의 재고를 손실처리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2011년 플레이북의 재고 5천억을 손실처리한 일의 데자뷰다.

위 발표가 놀라운 것은 월스트리트는 2분기매출을 30억불로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그 절반밖에 안되는 16억불이 나왔다는 것이다. 그만큼 Z10 등 블랙베리폰이 안팔렸다는 것이다. 또 그나마 줄어들지 않고 유지하고 있었던 31억불정도의 현금보유고가 2분기에 5억불이 줄어든 26억불로 떨어졌다. Z10의 마케팅비용과 재고물량 때문에 현금이 빠르게 소모되기 시작한 것이다. 현금까지 바닥이 난다면 블랙베리의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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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베리의 영업이익/손실과 제품 출고량을 보여주는 WSJ그래픽.

1년9개월전에 블랙베리의 몰락에 대해서 처음 글을 썼을 때는 그래도 혹시나 블랙베리가 재기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그래도 충성스러운 고객과 좋은 제품을 보유한 회사 아닌가. 주위에 블랙베리를 쓰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있었지만 Z10의 발표로 조금이라도 다시 약진을 할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제 블랙베리를 쓰는 사람은 거의 멸종단계에 접어들었다. 요즘에는 정말 블랙베리를 쓰는 사람을 주위에서 본 기억이 없다.

오늘 블랙베리에 대한 NYT기사는 이렇게 시작한다.

At their peak, just a few years ago, BlackBerry smartphones were symbols of corporate and political power. When President Obama took office he made keeping his BlackBerry a personal priority, and when BlackBerry service had a hiccup so did business on Wall Street.
But after being upstaged time and again by industry rivals, the devices may soon remain only in memories.

겨우 몇년전 그들의 전성시대에 블랙베리스마트폰은 기업과 정치파워의 상징이었다. 오바마가 백악관에 입성할때 그는 블랙베리를 개인적으로 챙겼다. 그리고 블랙베리서비스가 장애가 생기면 월스트리트도 몸살을 겪었다.

하지만 업계의 경쟁자들에게 추월당한 지금 블랙베리는 곧 우리의 기억속에만 남게 될 것 같다.

정말 냉정하고 잔인한 테크업계의 현실이다. 아까 TV에서 본 블룸버그뉴스의 기자는 “이제 곧 블랙베리의 부고기사를 써야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블랙베리는 이제 어딘가로 통째로 헐값에 인수되던가, 사모펀드 등에 넘어가 상장폐지되서 특허, 소프트웨어 등을 나눠서 조각조각 팔리던가하는 수순밖에 남지 않은 것 같다.

짐 발실리(왼쪽), 마이크 라자리디스.

짐 발실리(왼쪽), 마이크 라자리디스.

개인적으로 블랙베리가 이런 운명을 맞게 된 것은 전적으로 짐 발실리, 마이크 라자리디스 두 창업자 겸 CEO의 탓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아이폰이 등장했을 때 그 향후 파괴력을 이해하고 빨리 대응만 했어도 이런 비극적인 결말은 맞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50%의 마켓쉐어에 도취해서 잘난척하며 오만을 떨고 있는 동안 그들은 기둥뿌리가 썩고 있는지도 몰랐다. 나중에 정신을 차리고 뭔가 바꿔보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이미 버스는 한참전에 지나간 뒤였다. 기업을 이끌어가는 선장, CEO의 역할이 너무너무 중요한 이유다.

Written by estima7

2013년 9월 21일 at 10:34 pm

아무 것도 일정을 잡지 않는 것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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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드인 CEO 제프 위너가 링크드인에 쓴 글 “The Importance of Scheduling Nothing”이 내게 워낙 와닿아서 전문을 번역해 봤다. 이 글을 처음 읽은 것은 지난 4월초였는데 그 내용을 명심하기 위해서 번역해두려다가 게을러서 지금까지 미루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 주말의 조선일보 위클리비즈에서 놀랍게도 이 글을 번역해 게재했다. 하지만 남의 번역을 그대로 가져다 쓰기 뭐해서 내가 다시 번역해 보았다.

내가 2009년에 라이코스CEO로 갈때 잘 아는 미국인CEO에게 개인적인 조언을 구한 일이 있었다. 그런데 그 분의 말씀중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았던 것이 “일주일에 반나절정도는 반드시 홀로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라”라는 것이었다. CEO가 정신없이 일주일내내 미팅을 하고 일만해서는 회사의 방향을 깊이 있게 생각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그 분은 일부러 일주일에 하루는 홀로 집에서 일하면서 (독신) 밀린 일을 따라잡고 전략적으로 따라잡는 시간을 가지신다고 했다. 그리고 그 조언은 정말 값진 것이었다. 원래 나는 CEO나 임원은 항상 바빠야 제대로 일을 하는 것이란 생각을 갖고 있었다. 바쁘지 않을 때면 그런 내가 창피했다. 그런데 이 조언을 계기로 생각을 고쳐먹게 됐다. (사실 보스턴에서는 한국에서처럼 그렇게 바쁠 이유도 없었다.)

제프 위너의 글은 내 멘토이신 CEO분의 조언과 일맥상통한다. 다음은 어설픈 내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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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mportance of Scheduling Nothing

If you were to see my calendar, you’d probably notice a host of time slots greyed out but with no indication of what’s going on. There is no problem with my Outlook or printer. The grey sections reflect “buffers,” or time periods I’ve purposely kept clear of meetings.

만약 누군가 내 일정표를 본다면 아무런 내용없이 회색으로 칠해진 부분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아웃룩이나 프린터의 에러가 아니다. 이렇게 회색으로 칠해진 부분은 “버퍼(buffer)”다. 일부러 미팅을 잡지 않기 위해 만들어 둔 시간들이다.

In aggregate, I schedule between 90 minutes and two hours of these buffers every day (broken down into 30- to 90-minute blocks). It’s a system I developed over the last several years in response to a schedule that was becoming so jammed with back-to-back meetings that I had little time left to process what was going on around me or just think.

나는 매일 도합해서 90분에서 2시간정도의 이런 버퍼를 30분에서 90분 단위로 쪼개서 만들어 놓는다. 이것은 내가 지난 몇년간 만들어낸 시스템이다. 갈수록 내 일정을 꽉 채우는 미팅들로부터 빠져나와 내 주변 일을 처리하기도 하고 그저 단순히 생각을 할 시간을 벌기 위해서 만든 것이다.

At first, these buffers felt like indulgences. I could have been using the time to catch up on meetings I had pushed out or said “no” to. But over time I realized not only were these breaks important, they were absolutely necessary in order for me to do my job.

어찌보면 이런 버퍼를 두는 것은 자신을 너그럽게 대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스케줄을 헐겁게 만들기 보다는  이런 시간을 활용해 연기했거나 거부했던 미팅을 따라잡는데 사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이런 여유시간이 내게 있어 중요할 뿐만 아니라 나의 일을 완수하는데 있어서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음은 그 이유다.

Here’s why:

As an organization scales, the role of its leadership needs to evolve and scale along with it. I’ve seen this evolution take place along at least two continuum: from problem solving to coaching and from tactical execution to thinking strategically. What both of these transitions require is time, and lots of it. Endlessly scheduling meeting on top of meeting and your time to get these things right evaporates.

조직이 커져갈수록 리더십의 역할도 같이 진화하면서 커져가야 할 필요가 있다. 나는 이런 리더십의 진화가 두가지 영역에서 진행된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문제해결(problem solving)에서 코칭(coaching)으로, 또 하나는 전술적 실행(tactical execution)에서 전략적 사고(thinking strategically)로 진화해가는 것이다. 이런 두가지 전환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시간이다. 그것도 아주 많이 필요하다. 끝도 없이 미팅을 거듭하다보면 정작 이런 일을 제대로 할 당신의 시간은 사라져 버린다.

Take coaching, for example. It’s often quicker for senior leaders to solve people’s problems for them. You’ve amassed years of experience solving the issues being brought to you. But doing so provides short-term relief at a longer time cost. As the organization gets larger, so too will the frequency of those issues, yet there remains only one of you. Unless you can coach others to address challenges directly, you will quickly find yourself in a position where that’s all you’re doing (adding even more meetings to your day). That’s no way to run a team or a company.

코칭을 예로 들어보자. 보통 회사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는 경험있는 중견리더들이 더 빨리 처리하기 마련이다. 리더들은 당면하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다년간의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단기적인 해결책을 제공하는 것은 장기적으로는 조직에 더 많은 시간을 소모하게 한다. 조직이 커지면 그런 문제도 더 많이 증가하게 되는데 결국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리더 한사람이기 때문이다. 만약 그런 문제들을 부하들이 직접 처리할 수 있도록 잘 가르치지 못한다면 결국에는 당신 자신이 혼자서 (더 많은 미팅에 참석하면서) 하루종일 일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결코 팀이나 회사를 제대로 운영하는 방법이 아니다.

Learning what makes people tick — their unique perspectives, fears, motivations, team dynamics, etc. — and properly coaching them to the point that they can not only solve the issue on their own the next time around, but successfully coach their own team takes far more time than telling them what to do. The only way to sustainably make that investment in people is by not jumping from one meeting to the next but rather carving out the time to properly coach those who stand to benefit from it the most. Equally if not more importantly is taking time in between those meetings to recharge. I want to ensure I’m at my best when coaching the next person who needs it.

사람들을 움직이는 각자의 독특한 시각, 그들이 무서워하는 것, 동기를 부여하는 것, 팀 역학관계 등을 배우고 사람들이 문제해결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팀을 성공적으로 코치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이끄는 것은 그들에게 단순히 뭘 하라고 지시하는 것보다 휠씬 많은 시간이 들어간다. 사람에게 제대로 투자하는 유일한 방법은 끊임없이 회의를 갖는 것보다 가르치면 효과가 있을 사람을 제대로 코치하기 위한 시간을 따로 할당하는 것이다. 그에 못지 않게 또 중요한 것은 미팅중간에 재충전을 위한 시간을 갖는 것이다. 다음에 코치해줄 사람을 위해서 컨디션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The same can be said of the transition from tactical execution to thinking strategically. There will always be a need to get things done and knock another To Do item off the list. However, as the company grows larger, as the breadth and depth of your initiatives expand — and as the competitive and technological landscape continues to shift at an accelerating rate — you will require more time than ever before to just think: Think about what the company will look like in three to five years; think about the best way to improve an already popular product or address an unmet customer need; think about how you can widen a competitive advantage or close a competitive gap, etc.

전술적 실행에서 전략적 사고에의 전환도 똑같다고 할 수 있다. 당장 해치워야 할 일은 언제나 많고 To-do list는 계속 가득차 있다. 하지만 회사가 성장하면서, 당신이 주도해야 할 일의 폭과 깊이가 확대되면서, 그리고 회사를 둘러싼 경쟁적, 기술적 상황이 점점 더 빠르게 변화하면서, 리더는 단순히 ‘생각’할 시간이 더욱 더 필요하다. 회사가 3~5년뒤에는 어떻게 되어 있을지 생각해야 한다. 지금 이미 인기있는 상품을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고객의 니즈를 어떻게 맞춰주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좋은 방법을 궁리해야 한다. 어떻게 경쟁적 우위를 더 넓혀갈 수 있는지, 아니면 경쟁자와의 격차를 줄여갈 수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야 한다.

That thinking, if done properly, requires uninterrupted focus; thoroughly developing and questioning assumptions; synthesizing all of the data, information and knowledge that’s incessantly coming your way; connecting dots, bouncing ideas off of trusted colleagues; and iterating through multiple scenarios. In other words, it takes time. And that time will only be available if you carve it out for yourself. Conversely, if you don’t take the time to think proactively you will increasingly find yourself reacting to your environment rather than influencing it. The resulting situation will inevitably require far more time (and meetings) than thinking strategically would have to begin with.

그런 ‘생각’을 제대로 하려면 방해받지 않고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폭넓게 가설을 세우고 반문해 봐야 한다. 계속 쏟아져 들어오는 모든 데이터, 정보, 지식을 조합해봐야 한다. 신뢰하는 동료들과 아이디어를 주고 받으면서 점을 이어야 한다. 그리고 여러개의 시나리오를 돌려봐야 한다. 다시 말하면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시간은 당신이 자신을 위해서 일부러 만들어 낼 때에만 존재한다. 반대로 말하자면 당신이 생각할 시간을 적극적으로 갖지 않는다면 주위환경에 대해 영향을 주기 보다는 단기적으로 반응하기만 할 것이란 얘기다. 그 결과 전략적 사고를 했다면 피할 수 있는, 더 많은 시간과 미팅을 필요로 하는 어려운 상황으로 당신을 내몰 것이다.

Above all else, the most important reason to schedule buffers is to just catch your breath. There is no faster way to feel as though your day is not your own, and that you are no longer in control, than scheduling meetings back to back from the minute you arrive at the office until the moment you leave. I’ve felt the effects of this and seen it with colleagues. Not only is it not fun to feel this way, it’s not sustainable.

하지만 다른 무엇보다도 버퍼를 만들어야 할 가장 중요한 이유는 숨을 돌리기 위함이다. 사무실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떠나는 순간까지 하루종일 미팅을 잡아보라. 당신의 하루가 당신 것이 아니고 자신이 조종할 수 없다는 것을 바로 느끼게 될 것이다. 나는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동료들을 통해서 봐왔다. 이렇게 하는 것은 신나는 일이 아니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지속가능하지도 않다.

The solution, as simple as it sounds, is to periodically schedule nothing. Use that buffer time to think big, catch up on the latest industry news, get out from under that pile of unread emails, or just take a walk. What ever you do, just make sure you make that time for yourself — everyday and in a systematic way — and don’t leave unscheduled moments to chance. The buffer is the best investment you can make in yourself and the single most important productivity tool I use.

단순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것에 대한 해결책은 주기적으로 아무 것도 스케줄을 잡지 않는 것이다. 그 버퍼시간을 이용해서 더 스케일이 큰 일을 생각하고, 최신 업계뉴스를 따라잡고, 읽지 못한 이메일더미에서 빠져나오고, 아니면 그저 걷도록 하자. 무엇을 하든지 간에 매일 규칙적으로 그 시간을 자신을 위해 써야 한다. 우연히 만들어진 여유시간에 만족해서는 안된다. 이 버퍼는 당신 자신에게 대한 최고의 투자이며 내가 사용하는 가장 중요한 생산성 향상 도구이다.

그는 참 대단한 사람인 것 같다. 위 인터뷰 4분정도 지점에서 위 칼럼에 쓴 내용을 설명하는 부분이 나온다. 자신의 시간의 절반은 코칭하는데, 또 절반은 전략적인 사고를 위해 할애한다고 한다.

작년에 NYT 코너오피스 인터뷰 내용에서도 참 배울 것이 많았다. 링크드인 CEO 제프 위너 인터뷰(한성은님의 번역) 아직 안보신 분들은 한번 읽어보시길 권한다.

Written by estima7

2013년 7월 1일 at 11:09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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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처럼 생각하라’-감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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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페이스북(Facebook)’이라는 이름을 처음 접한 것은 2005년 초였다. 하버드대학에서 생겨난 페이스북이라는 SNS가 아이비리그 학교들을 중심으로 급성장 중이라는 것이었다. 관심은 있었지만, 나와는 거리가 먼 미국의 이야기였고 또 대학생이 아니면 가입할 수도 없어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2006년 9월, 드디어 페이스북은 이메일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도록 일반인에게 문호를 개방했다. 나는 곧바로 페이스북에 가입해 사이트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그간의 궁금증을 풀어나갔다. 세상에 처음 공개된 페이스북은 무엇보다 쉽고 단순한 인터페이스(연결장치)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나는 당시 유행하던 SNS인 마이스페이스(MySpace.com)사이트의 산만한 디자인과 넘쳐나는 스팸에 실망한 터라 페이스북의 성공 가능성을 어느 정도 점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에 가입하고 나서 오래전 미국 유학 시절에 알고 지내다연락이 끊겼던 친구들과 다시 연결되는 기쁨도 누렸다.

미국 언론은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를 스물두 살의 어린 나이에 10억 달러에 이르는 야후의 인수 제안을 차버린 겁 없는 젊은이로 소개했다. 우리 돈으로 1조 원에 이르는 거액을 보기 좋게 거절한 그의 배짱도 놀라웠지만 겨우 20대 초반의 청년이 1조 원 가치의 회사를 만들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그 후 2007년 5월, 페이스북 개발자 콘퍼런스 ‘f 8’에서 페이스북을 전 세계의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소셜 그래프(social graph)’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저커버그의 발표 동영상을 보고 그 창의적인 개념과 비전에 놀랐다. 분명 그는 대단한 천재이자 비저너리(visionary-혜안가)였다.

나는 당시 스티브 잡스가 처음 선보인 아이폰과 함께 저커버그의 페이스북이 앞으로 세상을 바꿀 거라고 주위에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글로벌 인터넷 서비스의 무덤’으로 불리는 한국에서 페이스북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은 없었다. 당시 한국에서 페이스북이라는 서비스는 먼 나라의 이야기였고 내 페이스북친구 가운데 한국에 사는 사람은 전무했기 때문이다.

이후 2009년 3월, 보스턴의 라이코스 CEO로 부임한 나는 페이스북이 얼마나 미국인들의 삶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지 실감했다. 가족이나 친구들이 시간대가 서로 다른 드넓은 국토에 흩어져 사는 경우가 많은 미국인들에게 페이스북은 그야말로 서로를 연결하고 안부를 전하는 소중한 ‘끈’ 역할을 하고 있었다. 당시 20대 초반의 미국인 직원에게 “고향에 계신 80대 할머니가 자기와 연락을 하고 싶어 페이스북을 쓰고 있다”는 말을 듣고 감동하기도 했다. 확실히 페이스북은 세상을 바꾸고 있었다. (내 블로그 참고글 : 미국인들에게 있어 페이스북이란(2009년), 가족을 하나로 묶어주는 페이스북(2010년))

놀랍게도 그즈음부터 한국에서도 페이스북 이용자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지구 반대편으로 이사를 가는 바람에 모두에게 잊힌 사람이 될 뻔했던 나는 페이스북과 트위터Twitter를 통해 한국의 친구나 지인들과 예전보다 더 끈끈하게 연결되기 시작했다. 페이스북이 인맥을 유지하고 넓히는 데 큰 도움을 준 셈이다.

이러는 동안 저커버그라는 인물에 대한 나의 궁금증은 점점 커져 갔다. 도대체 무엇이 이 젊은 청년을 페이스북이라는 거대 제국의 창업으로 이끌었을까? 세상을 바꾸는 소셜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얼마 후 그런 의문에 해답이 될 수 있는 이야기를 들었다. 2012년에 만난 NHN 김상헌 대표에게서 저커버그에 관해 흥미로운 얘기를 들었던 것이다. 김 대표는 2011년 11월, 실리콘밸리의 저명한 벤처투자가인 유리 밀너(YuriMilner)의 생일파티에 초대를 받았다고 한다. 밀너의 생일파티에는 실리콘밸리의 유명 인사들이 다 모여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한국의 인터넷 기업 CEO에게는 관심조차 없다는 듯 건성으로 인사를 하고는가버렸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풀이 죽어 있던 김 대표 앞에 페이스북의 CEO, 마크 저커버그가 서 있는 것이 아닌가. 김 대표는 자신이 한국 최고의 검색엔진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의 CEO라고 소개했다.

그러자 저커버그가 예상외로 반색을 하며 “네이버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궁금한 것이 많은데 내일 우리 회사에 와서 좀 더 이야기를 나눌 수 없겠느냐”고 하더라는 것이다. 다음 날 아침 비행기로 귀국할 예정이었던 김 대표가 정중히 거절하자 저커버그는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다음에 오면 꼭 연락해달라”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김 대표는 다른 오만한 실리콘밸리 거물들과 달리 의외로 겸손하고 호기심 많은 저커버그에게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이야기를 들은 나는 우리 모두가 저커버그를 과소평가하거나 오해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 시절에 창업한 회사를 10년 만에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워냈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저커버그는 어린 나이에 전례 없는 최강 기업을 설립했을 뿐 아니라 이를 세계적 기업으로 키워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저커버그의 나이와 경험 부족 너머에 있는 그의 진면목을 알아보지 못한다.

인텔의 소셜마케팅 전문가인 예카테리나 월터(Ekaterina Walter)가 쓴 《저커버그처럼 생각하라 Think Like Zuck 》 는 저커버그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책이다. 저자는 저커버그가 어떻게 해서 지난 10년 동안 10억 명의 이용자를 거느린 사이버 제국을 세울 수 있었는지 열정, 사명, 사람, 제품, 파트너십이라는 다섯 가지 요인을 들어 설명한다. 저커버그의 신념과 경영 원칙을 비롯해, 그의 성장 과정과 페이스북의 역사에 대해서도 함께 다루고 있어 저커버그와 페이스북에 대해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특히 저커버그의 창업가정신, 혁신적 아이디어, 세상을 바꾸겠다는 사명감, 그리고 강력한 실행력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자세히 다루고 있어 저커버그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페이스북뿐만 아니라 재포스, 컬리지유머, 엑스플레인 등 다른 혁신적인 회사들의 사례를 소개한 점 또한 이 책을 돋보이게 하는요소다.

저커버그가 제대로 된 기업문화를 다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다. 페이스북의 기업공개 투자설명서에 쓴 ‘페이스북의 존재 이유’ 라는 그의 서신을 읽어보면 그의 경영 철학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개발자 출신답게 그가 제시한 ‘해커웨이(the Hacker Way’) 는 최고의 개발자 집단인 페이스북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임을 알 수 있다. 해커웨이는 개발자의 힘으로 뭔가를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고 끈질기게 매달려 일을 완성시키는 페이스북의 접근방식이다.

'The hacker way'를 표방하는 페이스북답게 멘로파크의 페이스북본사에는 거대한 'HACK' 문자가 그려져 있다. (구글맵에서)

‘The hacker way’를 표방하는 페이스북답게 멘로파크의 페이스북본사에는 거대한 ‘HACK’ 문자가 그려져 있다. (구글맵에서)

저자는 실리콘밸리에서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단시간 내에 페이스북을 구글, 애플, 아마존닷컴과 함께 세계를 이끄는 4대 IT 기업으로 부상시킨 저커버그의 성공 방정식을 통찰력 넘치는 필치로 소개한다.

창업을 꿈꾸는 예비창업자들에게 영감과 용기를 주는 이 책은 이미 창업을 해서 회사를 꾸려나가고 있는 신생기업가들에게 기업을 키우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일깨워줄 것이다. 그리고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의 경영자들에게는 영속하는 기업을 만들기 위해 어떤 문화를가꿔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좋은 힌트를 준다. 경영자로서 마크 저커버그를 알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서

임정욱

저커버그처럼 생각하라. 예카테리나 월터 지음|황숙혜 옮김|청림출판|320쪽|1만5000원 -다음책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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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아이패드혁명‘, ‘인사이드애플‘로 인연을 맺은 청림출판의 송상미팀장의 부탁으로 감수하게 된 책. 평소 페이스북과 마크 저커버그에 관심이 있었는데 마침 좋은 책을 추천해주셔서 감수를 수락했다. 바쁜 와중에 짬짬이 틈을 내서 감수했는데 어떨지 모르겠다.

2012년 5월의 IPO이후 공모가 38불에 휠씬 못미치는 25불정도의 주가(7월1일현재)를 보이고 있어 페이스북이 고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나는 페이스북이 그렇게 쉽게 주저앉을 회사라고 보지 않는다. 창업자이자 CEO인 마크 저커버그가 아직 젊고 큰 성장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돈에 그다지 욕심이 없는 것 같고 프로덕트를 최우선시하며 쉐릴 샌드버그 같은 인재를 포용해 일을 맡길줄 아는 경영자로서의 그릇이 있다.

다만 내가 우려하는 것은 그가 아직은 큰 실패를 경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IPO이후 부진은 어느 정도 작은 역경이라고 볼수도 있겠다.) 자신이 창업한 회사에서 쫓겨난 스티브 잡스 정도의 고난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실패의 경험이 그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Written by estima7

2013년 6월 30일 at 8:31 pm

영어에서 가장 중요한 4단어, “What do you th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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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 Marriott, Jr. (from MARRIOTT INTERNATIONAL, INC. 2012 ANNUAL REPORT)

J.W. Marriott, Jr. (from MARRIOTT INTERNATIONAL, INC. 2012 ANNUAL REPORT)

오늘자 뉴욕타임즈 코너오피스칼럼에 마음에 드는 인터뷰내용이 실려서 소개한다. 메리어트호텔 창업자부부의 아들로 거의 50년간을 이 거대 호텔체인을 끌어온 81세의 경영자인 J.W. Marriott, Jr.의 리더쉽에 대한 이야기다. 다른 부분도 좋지만 1954년 22세의 청년이었던 그가 아이젠하워대통령을 만나서 얻은 깨달음을 나누는 부분이 좋다. 자신보다 낮은 직급에 있는 사람의 의견도 소중히 여기고 경청하는 것. 말이 쉽지 주위를 돌아보면 참으로 실천하기 어려운 덕목중의 하나다. 기억해 두기 위해 그 부분만 발췌해서 번역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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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Other leadership lessons?

A. In 1954, I had just finished Supply Corps School and came home for Christmas to our farm in Virginia. Dad’s best friend at the time was Ezra Taft Benson, who was secretary of agriculture and later became president of the L.D.S. church [Church of Jesus Christ of Latter-day Saints]. And he invited Ike and Mamie Eisenhower. So here’s the president and the secretary of agriculture, here’s my father, and here I am. They wanted to take Ike to shoot some quail, but it was cold and the wind was blowing like crazy. My dad said, “Should we go and shoot quail or should we stand by the fire?”

1954년 나는 막 군복무를 마치고 크리스마스를 보내기 위해 버지니아에 있는 우리 농장에 돌아온 참이었습니다. 당시 아버지의 가장 친한 친구는 에즈라 테프트 벤슨씨였는데 그는 당시 농무부장관이자 훗날 LDS교회의 대표가 되신 분입니다. 게다가 그는 우리 농장에 아이젠하워부부를 초청하셨습니다. 즉, 미국대통령, 농무부장관, 아버지 그리고 제가 그 자리에 있었던 것입니다. 아버지와 벤슨씨는 대통령을 메추라기사냥에 데리고 나가고 싶어했습니다. 하지만 날씨는 몹시 추웠고 바람은 아주 매서웠습니다. 아버지는 “메추라기사냥을 나가야할까요. 아니면 모닥불을 쬐고 있어야 할까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And Eisenhower turned around and looked at me and he said, “What do you think we should do?”

그러자 아이젠하워대통령은 몸을 돌려 저를 보시더니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라고 말했습니다.

That made me realize how he got along with de Gaulle, Churchill, Roosevelt and others — by including them in the decision and asking them what they thought. So I tried to adopt that style of management as I progressed in life, by asking my people, “What do you think?” Now, I didn’t always go with what they thought. But I felt that if I included them in the decision-making process, and asked them what they thought, and I listened to what they had to say and considered it, they usually got on board because they knew they’d been respected and heard, even if I went in a different direction than what they were recommending.

그 순간 저는 그가 어떻게 드골, 처칠, 루즈벨트 등 수많은 인물들과 효과적으로 일을 해올 수 있었던 것인지 깨달았습니다. 그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어봄으로서 의사결정과정에 참여시켰다는 것을 말이죠. 그래서 저는 제 인생에 있어서도 그런 매니지먼트스타일을 적용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나요?”라고 저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도 물어보는 방식으로 말이죠. 물론 항상 그들의 의견을 제가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들을 의사결정과정에 참여시키고,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어보고,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들어보고 고려해주면, 설사 내가 그들이 추천한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더라도 사람들은 자신들이 존중받고 있으며 상관이 경청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내가 하려는 일에 보통은 더 잘 따라오게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Q. So did you go out and shoot quail? I said: “It’s too cold. Let’s stay in by the fire.”

그래서 바깥에 나가서 메추라기사냥을 했나요?

아뇨. “바깥은 너무 추워요. 불옆에 계속 있는게 좋겠습니다”라고 말했죠.

Q. When you give talks about leadership to your executives and managers, what do you tell them? A. The four most important words in the English language are, “What do you think?” Listen to your people and learn.

당신의 임원과 간부들에게 리더쉽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무엇을 이야기합니까?

영어에서 가장 중요한 4개의 단어는 “What do you think?”라고 합니다. 부하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배우라고 합니다.

Q. Why do some leaders not listen well? A. I think it’s because their ego jumps in, as in, “Why should I ask you if I already know the answer?” Most of the time, you do know the answer. But if you let them know that you know, and you’re not interested in what they have to say, forget it.

왜 어떤 리더들은 경청하지 않을까요?

내 생각에 그것은 “내가 이미 답을 알고 있는데 왜 또 물어봐야하나?”라며 자신들이 더 잘났다고 생각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Boss는 해답을 알고 있을겁니다. 그러나 당신이 아는 바를 팀원들도 알게 하려면, 팀원들이 뻔한 답변이나 하는걸 듣고 싶지 않다면 이렇게 해야 합니다. 그 답을 잊으세요.”  Update: 첫 포스팅에서 이 마지막 부분 번역이 좀 모호하다고 언급했는데 @ehrok님이 납득이 가는 해석을 제시해주셔서 가져왔습니다. 참고링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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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내가 지금껏 일해보면서 베스트를 발휘하고 신나게 일했을 때는 내 보스가 내 의견을 잘 경청해주고 피드백을 주었을 때였던 것 같다. 특히 팀의 새까만 막내였는데도 주간회의때마다 “무슨 좋은 아이디어없냐?”고 꼭 내게까지 물어주시는 바람에 매번 의견을 준비하고 더 열심히 일하게 됐던 것 같다. 하지만 이런 경청하는 자세를 조직의 사다리를 올라가면서 계속 변함없이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 같다. 승진가도를 달리면 달릴 수록 더 자신에게 자신감이 붙게 되고 아랫사람들의 의견은 하찮게 여기게 되는 것이 아닐까.

Written by estima7

2013년 5월 26일 at 10:48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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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스타트업의 에릭 리스 인터뷰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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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샌프란시스코에서 ‘린스타트업’으로 유명한 에릭 리스를 만났다. 아래는 조선일보 위클리비즈에 실린 간단한 인터뷰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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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스타트업 한글판표지와 에릭 리스

린스타트업 한글판표지와 에릭 리스

2011년 말 미국 포린폴리시지(誌)는 100명의 세계 지도자(Global Thinker)를 선정해 그들에게 ‘올해 가장 영감을 준 책‘을 추천받았다. 여기에 에릭 리스(Ries·33)라는 낯선 인물이 쓴 책 ‘린스타트업'(Lean Startup)도 포함됐다. (린스타트업 한글판 링크)

‘린스타트업’은 리스가 한 벤처기업의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 전략과 최초 아이디어가 실패했을 때 대응법, 성장 노하우 등을 담고 있다. 그 덕분인지 그가 관여한 IMVU는 2011년 4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으로 컸다. 그는 이 책이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의 ‘2011년 리더가 읽어야 할 책 10’에 뽑히면서 세계적 명사(名士)가 됐다. Weekly BIZ가 지난달 샌프란시스코에서 에릭 리스를 만났다.

1. ‘린스타트업’이란 무엇인가?

“쉽게 말해 누가 나의 고객이 될지, 내가 시도하는 이 방법이 먹힐지 알 수 없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성공하기 위한 새로운 과학적 접근의 방법론이다. 낭비를 최소화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한 도요타의 ‘린(Lean·슬림) 제조방식’ 아이디어를 스타트업의 관리에 접목한 것이다. 전통적 경영에서는 엄밀한 시장조사를 거쳐 완성도 높은 제품을 개발해 내놓지만, 스타트업 같은 소규모 조직에서는 자원이 제한적이어서 불가능하다. 린스타트업은 기존 방식과 달리 신속한 피드백을 통한 제품 개발, 빠른 실험, 그 결과에 따른 실천을 빠르게 반복하는 것이 핵심이다. 무의미한 지표에 의지하지 않고 실제 성과를 측정해 고객이 원하는 바에 집중하자는 것이다.”

2. 이 이론은 당신의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했다는데.

“나는 2004년 IMVU 라는 스타트업의 창업 멤버로서 제품 개발을 맡아 ‘3D 아바타’를 이용해 인스턴트 메신저 채팅이 가능한 인터넷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6개월간 밤낮없이 일했다. 완성도 낮은 제품을 내놓으면 평판이 떨어질까 봐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고객들은 출시된 우리 제품에 관심조차 없었다. 그들의 관심과 동떨어진 제품을 개발하느라 6개월을 허비한 것이었다. 그때부터 어떻게 낭비를 줄이고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빨리 개발할 수 있을까 고민과 연구를 했다.”

3. 낭비는 어떻게 피할 수 있나?

“처음부터 완벽한 제품을 만들기보다 ‘최소 요건 제품(Minimum Viable Product·MVP로 약칭)’을 만들어야 한다. MVP는 고객과의 대화를 통해 학습이 가능한 최소의 기능을 최소의 노력을 들여 만든 제품이다. 이 제품을 통해 고객의 반응을 얻은 뒤 빨리 보완하는 것이다. 제조→측정→학습(Build-Measure-Learn)의 피드백 순환을 만든 뒤 과정을 계속 빠르게 반복하며 제품을 개선하는 것이다. ‘생각은 크게, 시작은 작게 하는’ 게 요체이다.”

4. ‘린스타트업’에서 당신이 강조한 ‘피봇(pivot·방향 전환)’은 실리콘밸리는 물론 전 세계 스타트업에서 유행어가 됐다. 어떤 뜻인가?

“피봇은 최소 요건 제품을 통해 고객의 반응을 얻고 이를 바탕으로 지금 나아가는 방향이 맞지 않는다고 판단될 경우 방향 전환을 한다는 의미이다. 처음 가설을 세웠는데 고객 반응을 받아보니 틀렸다면 반응 등을 토대로 제품 개발을 새 방향으로 트는 것이다.”

그는 피봇의 대표 사례로 세계 최대 소셜커머스 서비스인 그루폰(Groupon)을 들었다. 그루폰은 당초 인터넷에서 투자자금을 모으는 사이트를 시도했다가 실패했지만, 온라인 공동구매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공동구매 쿠폰 사업으로 방향을 틀어 성공했다.

5. 당신의 이론은 인터넷 분야에만 적용되나?

“그렇지 않다. 일반 기업에도 가능하다. 지금은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먹어치우는 시대다. 어떤 기업도 인터넷이나 소프트웨어를 모르고서는 성공할 수 없다. GE 같은 대기업도 요즘 신제품 개발 시 린스타트업 방법론을 참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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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부시시한 모습이라고 사진을 안찍겠다는 것을 억지로 졸라서 찍었다. 사진을 찍어준 사람은 그의 부인.

집에서 부시시한 모습이라고 사진을 안찍겠다는 것을 억지로 졸라서 찍었다. 사진을 찍어준 사람은 그의 부인.

“당신이 마침 그 동네에 있으니 한번 만나보면 어때?” 지난 12월 조선일보 위클리비즈 송의달편집장에게 흥미로운 요청을 받았다. 린스타트업의 저자인 에릭 리스를 지면에 소개하고 싶은데 한번 만나보고 간단한 인터뷰기사를 보내달라는 것이다.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고 같은 인터넷업계인으로서 알아두면 좋을 것 같아서 바로 승락했다.

스타트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치고 ‘린스타트업’을 한번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위에 소개한 것처럼 ‘린스타트업’, ‘피벗(Pivot), ‘MVP’는 거의 실리콘밸리의 유행어, 상투어가 되다시피했을 정도다.

내가 그의 린스타트업이론을 처음 접한 것은 사실 굉장히 오래됐다. 2010년 5월에 Web 2.0 Expo컨퍼런스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렸는데 바로 유튜브에 올라온 15분짜리 그의 발표동영상을 접했다.

이때는 린스타트업책이 출판되기도 1년도 휠씬 더 전이고 사람들도 거의 잘 모를때였다. 자신의 실패담을 솔직하게 공유하면서 새로운 제품개발방법론을 설파하는 이 사람의 얘기가 솔깃하게 들어왔다. 그래서 당시 라이코스의 프로덕트매니저들과 같이 이 동영상을 한번 더 봤던 기억이 난다.

당시는 그는 완전히 무명이었고 그가 일했다는 IMVU라는 회사도 한번도 들어보질 못했다. 당시 그는 CTO로 일하던 IMVU에서 나와 새로운 커리어를 모색하던 때였다. 그런데 2년반뒤 나는 실리콘밸리의 명사이자 구루(Guru)가 된 그를 직접 만나게 된 것이다!

그를 만나면서 린스타트업이론보다 그가 어떻게 해서 그 책을 쓰게 됐고 실리콘밸리의 구루가 됐는지 그 과정이 더 궁금했다. 아래는 위 기사에 추가하고 싶은 대목 몇가지다. (대충 기억나는대로.)

-어떻게 해서 이렇게 유명해졌나?

“나도 사실 얼떨떨하다. 나는 사실 블로그를 열심히했을 뿐이다. 내가 CTO로서 겪은 어려움을 보다 낫게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항상 고민하면서 블로그에 정리했을 뿐인데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그러다가 몇군데 나가서 발표하고 강연요청을 받고 그러다가 책을 쓰게 됐고 오늘에 이르게 됐다.”

-내가 책을 읽으면서 흥미롭게 생각한 것은 인튜이트의 스캇 쿡 창업자가 당신을 초청해서 회사내 직원 수천명을 대상으로 강연을 갖게 하고 린스타트업이론을 적극적으로 적용하게 했다는 것이다. 어떻게 해서 그런 엄청난 거물이 당신을 불러서 강연하게 했는가?(Intuit는 세금보고소프트웨어인 TurboTax로 유명한 실리콘밸리의 IT기업. 시가총액이 20조원에 가깝고 직원이 8천명이 넘는 대기업이다. 창업자인 스캇 쿡은 전설적인 인물이다.)

“나도 신기하고 놀랍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린스타트업을 처음 알리기 시작했을때 어딘가 나가서 강연을 한 일이 있다. 그것을 누군가가 자신의 아이폰으로 찍어서 동영상으로 유튜브에 올렸던 것 같다. 그런데 그것을 스캇 쿡이 보고 내게 연락을 해온 것이었다. 그런 사람의 부탁을 어떻게 거절하나. 덕분에 인튜이트에 가서 몇천명의 직원앞에서 강연을 하게 됐다.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다.”

(대기업인 인튜이트가 린스타트업 이론을 적용해서 ‘Snaptax’라는 혁신적인 아이폰 세금보고앱을 개발한 이야기가 린스타트업책 1장에 소개되어 있다. 그리고 또 포브스지의 “인튜이트는 왜 당신의 회사보다 혁신적인가“라는 기사에도 이 에피소드가 소개되어 있다.)

-소셜미디어는 어떻게 활용하나.

“트위터를 열심히 한다. 사실 요즘에는 너무 바빠서 블로깅을 할 시간이 없다. 한달에 한번도 업데이트를 못할 때도 있다. 그런데 트위터는 쉽게 할 수 있고 계속해서 내 팔로어들과 연결할 수 있기 때문에 좋다.(그는 9만2천명의 팔로어가 있다. 에릭 리스의 트위터계정 링크)

한번은 초기에 런던에서 린스타트업강연을 하는데 청중중 어떤 사람이 트윗으로 내 강연을 중계했다. 그런데 그 내용을 LA의 파워트위터인 빌 그로스(아이디어랩 창업자)가 리트윗하면서 순식간에 전세계로 퍼진 일이 있다. 나는 빌이 누군지는 알지만 직접 만난 일은 한번도 없었다.

팔로어들이 내게 전달해주는 피드백과 정보도 큰 도움이 된다. 내가 알아야할 정보는 거의 10분안에 트위터로 내게 전달된다. (웃음) 9만명이상의 정보원을 두고 있는 셈이다. 뉴욕에 출판에이전트가 있는데 일주일전에 트위터로 전달받아 알고 있는 정보를 대단한 뉴스처럼 내게 전달해오는 일도 잦다.

그래서 언제나 강연을 시작할때 청중들에게 전화나 컴퓨터를 꺼내놓고 마음껏 트윗을 하라고 권유한다.

-어떻게 해서 린스타트업이란 이론을 생각해내게 됐나?

“항상 읽고 생각하는 것이 취미다. 문제에 직면했을때 여러가지 질문을 던지며 고민하고 해답을 찾을 수 있는 관련 자료, 책을 널리 읽으며 방법론을 생각한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듣고) 혹시 당신은 유대계인가?

“맞다.”

(질문과 토론을 통해 공부하는 것이 유대계의 특징이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유대인 같다고 느껴서 물어봤는데 역시 그랬다. 다만 그는 린스타트업이론을 만들어낸 것과 자기가 유대계인 것은 아무 상관이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다만 그도 부모님이 다른 유대계 부모처럼 교육열이 대단했다는 점은 인정했다.)

나는 2년반전에 처음 봤을 때는 완전 무명이었던 청년이 지금은 이렇게 유명한 실리콘밸리의 구루가 됐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그는 예일대를 나왔지만 인터뷰중에는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서 자라서 동부에 있는 대학을 나왔다”라고만 말했다. 석박사학위 소지자도 아니다. 그가 다니던 IMVU는 당시 별로 유명한 스타트업도 아니었다.

그런데 이런 무명인사가 생각해낸 이론을 실리콘밸리의 벤처커뮤니티가 열광하면서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자체가 실리콘밸리의 “Open mind”를 상징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아쉬울 것 없는 대기업의 억만장자 오너가 무명의 청년을 불러 수천명의 직원들에게 강연을 시키고 그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는 점에 놀랐다.

얼마전 한겨레칼럼 “미국의 혁신, 책의 힘“에서도 썼지만 많은 이들이 적극적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내고 인터넷을 통해 공유하고 그 내용이 책으로 출판되고 강연 등을 통한 나눔을 통해 또 새로운 혁신을 낳는 것이 실리콘밸리의 힘인 것 같다는 점을 에릭 리스와 이야기하면서 다시 느꼈다.

Written by estima7

2013년 2월 23일 at 2:33 pm

경영, people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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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을 떠나는 스캇 포스톨을 보며 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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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애플의 차기 CEO후보로 거론되던 스캇 포스톨이 갑자기 물러나는 모습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했다. 전설적인 CEO를 계승해 리더쉽을 확립중인 팀 쿡 CEO에게는 자존심이 강한 포스톨이 큰 부담이었을 것이다.

‘인사이드애플’과 각종 언론보도에 묘사된 포스톨은 천재적이긴 하지만 강한 정치적 야심으로 주위와 충돌을 일삼는 인물로 그려져 있다. 특히 NYT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애플맵스캔들 당시에도 애플맵의 문제가 과장되었다며 회사의 공식적 사과에 사인하지 않겠다고 버틴 것이 이번 인사의 주요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NYT는 그가 자의에 의해 물러난 것이 아니고 해고(Fired)됐다고 표현했다. 또 파워블로거 존 그루버는 그렇기 때문에 팀 쿡이 내보낸 보도자료 어디에도 스캇 포스톨의 그동안의 노고에 대해서 고마와한다는 표현(Thank you)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나는 특히 애플맵이 이렇게 문제가 많은 상태에서 출시가 됐음에도 지난 애플키노트에서 포스톨이 애플맵을 ‘the most beautiful, powerful mapping service ever.’이라고 표현했다는 것을 주목한다. 불완전한 제품을 이런 식으로 내놓는 것은 잡스치하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인 것이다. 한술 더 떠서 사과까지 거부했다면 그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

그리고 NYT는 포스톨과 조니 아이브가 같은 미팅룸에 앉는 것을 거부할 정도로 사이가 틀어졌다고 보도했다.

특히 포스톨의 해고를 두고 내부에서 나왔다는 이런 표현이 재미있다.

“This was better than the Giants winning the World Series,” he said. “People are really excited.” (이건 샌프란시스코자이언츠가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것보다 더 좋은 일이다. 사람들은 정말 흥분하고 있다.)

나도 이런 비슷한 경향의 친구 때문에 힘들었던 경험이 있어 팀 쿡의 입장이 이해가 간다.

예전에 있던 회사에 실적은 뛰어난데 리더쉽에 큰 문제가 있는 간부가 있었다. 대략 이런 문제였다.

-모든 것을 정치적으로 해석한다. 자기편 아니면 다 적이다.
-회의석상에서 항상 자신에게 유리한 굿뉴스만 이야기한다. 어렵거나 자신에게 불리한 것은 절대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 결과 회사의 문제점에 대한 진지한 토론이 어려워진다.
-자신이 다 알고 있는 양 청산유수로 이야기한다. 다른 동료를 약간 깔보듯이 말한다. 자기가 가장 똑똑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동료들의 자신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을 자신에 대한 시기로 해석한다.
-자신의 부서를 일종의 섬으로 만든다. 사일로다. 자신의 부하들이 다른 팀과 정보를 공유하지 못하도록 한다. 반면 팀내에서는 다른 팀에게서 자신의 부하들을 지키고 보호해주는 자애로운 보스의 이미지를 만든다.

-부하들과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다. 잘 트레이닝을 시켜주지도 않는다. 정보는 자신이 독점한다.
-자신의 강점과 약점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즉 자기 자신에 대해 잘 모른다.

이 친구가 회사에 끼친 공로도 컸기에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하고자 노력했다. 일부러 술을 마시면서 직설적으로 그 친구의 문제점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고쳐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그 친구 한 사람 때문에 제대로 회의를 진행하기가 힘들었다. 서로 불신이 싹텄다. 그 친구와는 같이 미팅을 하지 않겠다는 다른 간부조차 나왔다.

결국 해고할 수 밖에 없었다. 스캇 포스톨의 Out을 보면서 그 친구와 겪었던 일이 오버랩됐다.

그 친구를 해고하고 회사 전체에 보낸 메일에서 그 친구에 대한 Thank you가 빠져있었다. 해고시 그런 단어를 넣으면 안된다는 조언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오래 고생한 사람에게 미안했지만 그것이 미국식 해고방법인 것 같았다.

오늘 애플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간의 ‘협력’을 증진시키기 위해 변화를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그렇다. Collaboration이다.

Update : 어제 썼던 내용에서 팀 쿡이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 포스톨에 대한 Thank you가 빠져있다고 했는데 내 착오였다. 이메일이 아니고 보도자료였다. 존 그루버의 글을 읽고 깨닫게 되었는데 쓰면서 착각해서 이메일이라고 했다. @philkooyoon님의 제보에 따르면 오늘 팀쿡이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는 포스톨에게 Thank you 메시지를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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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30일 at 12:57 am

경영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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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커리어조언 : “로켓에 자리가 나면 일단 올라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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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 : @Imseong의 번역을 Dongwoo Son님이 한글자막으로 입힌 동영상으로 교체)

보면서 감탄한 페이스북 COO 쉐릴 샌드버그의 2012년 하버드 경영대학원 졸업식 축사 동영상. 자신의 경험에서 나온 졸업생들을 위한 주옥같은, 진실한 내용을 담은 명연설이다. 이 동영상을 보면서 “미국 최초의 여성대통령이 나온다면 쉐릴 샌드버그일 것이다”라는 평가가 그렇게 과장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2006년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구글의 임원이라는 그녀와 가볍게 명함을 교환하며 인사한 일이 있는데 이렇게까지 거물로 성장할 줄은 몰랐다. (나보다 생일이 한달 빠른 사람인데 말이다.)

자신의 경험이 어우러진 진솔한 커리어 조언이 담긴 22분간의 연설내용이 모두 들을만 한데 특히 내게도 큰 공감이 된 것은 로켓에 자리가 나면 일단 올라타라는 다음 부분이다. 발췌해서 간단히 번역해봤다.

One of the jobs on that sheet was to become Google’s first business unit general manager, which sounds good now, but at the time no one thought consumer internet companies could ever make money. I was not sure there was actually a job there at all. Google had no business units, so what was there to generally manage. And the job was several levels lower than jobs I was being offered at other companies.

내가 스프레드시트에 정리해두었던 취업후보중 하나는 구글의 첫 비즈니스유닛담당 부문장이었다. 지금 들으면 괜찮은 자리로 들리지만 그 당시에는 아무도 일반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인터넷회사가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2001년 당시는 닷컴버블이 막 꺼진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나는 솔직히 그 포지션이 존재하는지조차도 의심스러웠다. 구글은 당시 비즈니스부문이 없었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을 매니지하라는 말인가? 그리고 그 자리의 타이틀은 내가 다른 회사에서 받은 제안보다 몇단계 급이 낮은 것이었다.

So I sat down with Eric Schmidt, who had just become the CEO, and I showed him the spread sheet and I said, this job meets none of my criteria. He put his hand on my spreadsheet and he looked at me and said, Don’t be an idiot. Excellent career advice. And then he said, Get on a rocket ship. When companies are growing quickly and they are having a lot of impact, careers take care of themselves. And when companies aren’t growing quickly or their missions don’t matter as much, that’s when stagnation and politics come in. If you’re offered a seat on a rocket ship, don’t ask what seat. Just get on.

그래서 나는 당시 막 CEO가 된 에릭 슈미트와 마주 앉았다. 그리고 내가 정리한 내 잡오퍼를 담은 스프레드시트를 그에게 보여주며 구글이 제시한 포지션이 내 기준에는 하나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내 스프레드시트에 손을 올리더니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멍청한 소리 하지 마세요.(Don’t be an idiot)” 훌륭한 커리어조언이었다. 그리고 그는 말했다. “로켓에 올라타세요. 회사가 빠르게 성장할 때에는 많은 충격이 있고 커리어는 알아서 성장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지 못하고 회사의 미션이 별로 얘기가 안될 때에는 정체와 사내정치가 시작됩니다. 로켓에 자리가 나면 그 자리가 어디 위치했는지 따지지 마세요. 우선 올라타세요.”

About six and one-half years later, when I was leaving Google, I took that advice to heart. I was offered CEO jobs at a bunch of companies, but I went to Facebook as COO. At the time people said, why are you going to work for a 23-year-old? The traditional metaphor for careers is a ladder, but I no longer think that metaphor holds. It doesn’t make sense in a less hierarchical world.

약 6년반뒤 내가 구글을 떠날 무렵, 나는 그 에릭 슈미트의 조언을 가슴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나는 많은 회사에서 CEO직을 제의받았습니다. 하지만 나는 페이스북에 COO로서 조인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내게 왜 23살짜리를 위해서 일하러 가느냐고 했지요. 전통적인 커리어를 위한 메타포는 사다리입니다. 하지만 내 생각에 이런 비유는 더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오늘날의 덜 계급적인 세상에서는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쉐릴 샌드버그가 구글에 합류한 2001년에는 나도 실리콘밸리에서 멀지않은 버클리에서 공부하고 있던 때였다. 당시 구글이라는 회사의 이름은 들어봤지만 그저그런 스타트업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다. 당시 스탠포드 컴퓨터공학과를 다니던 한 친구의 말에 따르면 구글이 스탠포드대에 와서 테이블을 놓고 직원을 뽑으려고 했지만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었다고 한다. 그런 당시에 하버드MBA출신의 잘 나가던 쉐릴 샌드버그가 구글을 선택한 것은 큰 모험이었을 것이다. 구글을 선택해서 큰 보상을 받은 샌드버그는 2008년 페이스북의 COO로 합류하는 또 한번의 과감한 선택을 했고 또 다시 성공했다. 실리콘밸리의 역사를 새로쓰는 두 회사에서 핵심역할을 담당하는 흔치 않은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영어원문 출처 Poets & Quants : Sheryl Sandberg’s Inspiring Speech At Harvard Business School

한글기사 참고 높은 자리 원했더니 … 슈밋 “멍청한 소리”(중앙일보)

Update : [번역] 쉐릴 샌드버그, 2012년 하바드 비지니스 스쿨 졸업 축사 by @Im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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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5월 28일 at 6:16 pm

애플과 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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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화된 컴퓨터판매실적의 영향으로 델(Dell)의 주가가 22일 12%, 그리고 23일 17% 연달아 폭락했다. 5~6조원의 시가총액이 이틀만에 날아가 버린 것이다.

특히 실적발표에서 델의 CFO가 “소비자들의 구매가 ‘alternative mobile computing devices‘로 옮겨졌다고 하는 말에 주목했다. 이것은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데 사실은 소비자제품의 매출의 하락이 아이패드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는 뜻이다. 뭐 아이패드를 얼마나 많이들 쓰고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아이패드유저들이 만족하고 있는지를 주위 사람들을 통해 체감하고 있는 나로서는 놀라운 소식은 아니다. 올 것이 왔다고나 할까.

지난 분기 델의 PC매출은 대략 12~13%하락했다. 세상의 변화를 애써 무시하고 준비를 게을리하고 있던 댓가를 톡톡히 치르는 느낌이다. 델처럼 큰 회사가 도대체 모바일혁명속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초기의 혁신에 안주하고 더이상 발전이 없는 회사와 끝없이 노력하면서 혁신을 추구해 세상을 놀라게 한 회사가 장기적으로 보면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들어내는지 델과 애플을 비교해보면 바로 알 수 있다.

97년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복귀했을 당시 마이클 델은 한 테크놀로지 컨퍼런스에서 “당신이라면 애플을 어떻게 회생시키겠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출처 (NYT : Michael Dell Should Eat His Words, Apple Chief Suggests)

“나라면 회사를 문닫고 남은 돈을 주주들에게 돌려주겠습니다.” “I’d shut it down and give the money back to the shareholders.”

이를 애플과 자신에 대한 모욕으로 받아들인 스티브 잡스는 절치부심하며 애플을 살려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2006년 1월 주가상승으로 인해 드디어 시가총액에서 애플이 델을 추월했을때 회사전체에 아래와 같은 메시지를 보냈다.

“팀, 마이클 델은 미래를 예측하는데 결국 완벽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 주식시장 종가로 볼때 애플은 이제 델보다 더 가치있는 회사가 됐습니다. 주가라는 것은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합니다. 내일은 또 결과가 달라질지 모릅니다. 하지만 나는 오늘 이 순간을 기억해두고 싶습니다. 스티브.”
“Team, it turned out that Michael Dell wasn’t perfect at predicting the future. Based on today’s stock market close, Apple is worth more than Dell. Stocks go up and down, and things may be different tomorrow, but I thought it was worth a moment of reflection today. Steve.”

당시의 애플과 델, 두 회사의 시가총액은 각각 72B정도였다. 그럼 6년후 지금은 어떻게 됐을까.

지금 현재 (5월23일 종가) 현재 애플의 시가총액은 533.5B로 세계최고가치의 회사이며 델은 22B로 주저앉았다. 무려 24배차이다. 불과 6년만에 두 회사의 격차가 이렇게 벌어진 것이다.

나는 97년쯤인가 한국을 방문한 마이클 델을 인터뷰한 일이 있다. 몇몇 기자들과 함께 신라호텔에 가서 그를 만났다. 당시 나는 델의 Direct PC모델에 큰 관심이 있어 상당한 기대를 가지고 인터뷰장소에 갔는데 의외로 뻔한 이야기를 반복하는 마이클 델의 모습에 실망을 금치 못한 기억이 난다. 비저너리로서의 모습은 전혀 없었다. 나는 그가 이른 성공으로 인한 자만심에 빠졌다고 생각했다. 97년 애플에 대한 발언도 그런 자만심에서 나왔을 것이다. (아마 그는 두고두고 그 발언을 한 것을 후회했을 것이다.)

그 이후 델은 회사덩치는 커졌을지 모르지만 혁신은 거의 보여주지 못한 것으로 생각한다.

결국 두 창업자의 그릇 차이가 이렇게 큰 차이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문득 오늘 아침 두 회사의 차이를 보고 짧게 써봤다.

Written by estima7

2012년 5월 23일 at 8:14 am

인사이드애플의 저자 애덤 라신스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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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시내 엠바카데로센터빌딩에 있는 Time Inc 샌프란시스코지국내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한 애덤 라신스키. 그의 방은 기자답게 조금 정신없는 모습. 그가 평상시 기자작성을 위해 쓰는 컴퓨터는 PC였고 폰은 아이폰을 쓰고 있었다. (얼마전까지 블랙베리를 썼었다고)

다음은 2012년 3월23일자 조선일보 위클리비즈에 실린 인사이드애플의 저자 애덤 라신스키의 인터뷰. 마침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하는 길에 시간을 잡아 1시간동안 그의 사무실에서 이야기했다. 그의 자신의 책에 대한 반응이 좋아 꽤 기분이 좋은 모습이었다. 애플이 정말 취재하기 어려운 회사이긴 했지만 그의 십수년간의 실리콘밸리인맥을 총동원해 발로 뛰어서 쓴 책이라고 했다.

그는 내가 자리에 앉자마자 맥북, 아이패드, 아이폰을 차례로 꺼내놓는 것을 보더니 “애플팬이라는 것을 과시하려고 하느냐”며 “나는 사실 원래 애플팬이 아니다. 이런 내가 지금은 서서히 애플제품을 구입하고 있다는 자체가 애플이 대단한 기업이 됐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Update : 드디어 출간된 ‘인사이드애플'(청림출판)- YES24 구매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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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Jobs)는 애플이 대기업병(病)에 걸리는 것을 두려워했습니다. 기업이 규모가 커지고 안주하면서 관료화되고 혁신의 싹이 죽어버리는 것을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혼신의 힘을 다해 자신의 DNA를 애플 조직에 심어놓았습니다.”

올 1월 말 ‘인사이드 애플(Inside Apple)’을 출간한 애덤 라신스키(45·Lashinski) 포천(Fortune)지 선임기자(Senior Editor at Large)의 지적이다. 라신스키는 애플의 경영에 대해서 외부에서 가장 깊숙하게 탐구한 미국 저널리스트이다. 애플은 일반인은 물론 취재진과 학계(경영대학원 교수 등 포함)에도 방문 취재나 개별 인터뷰를 일절 허용하지 않는 엄격한 ‘비밀주의’를 고수한다. 그래서 애플이 세계 최대 기업으로서 글로벌 산업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데 반해서 애플 내부에 대해서는 알려진 게 거의 없는 형편이다.

이런 마당에 그가 쓴 ‘인사이드 애플’은 애플의 최고위층부터 말단 엔지니어까지 40여명의 전·현직 임직원에 대한 직접 인터뷰로 ‘애플이 어떻게 움직이고, 경영이 이뤄지고 있는지, 기업문화는 어떠한지’에 대해 생생한 육성(肉聲)을 통해 사상 처음 입체적으로 심층 취재한 분석서로 평가받는다.

“한마디로 얘기하자면 애플은 규율이 제대로 서있고(disciplined), 비즈니스에 밝으며(business like), 제품에 집중(product focused)돼 있는 조직입니다. 단순함을 숭상하며 목표를 향해 아주 근면하게 일하는 조직이지요. 애플은 효율성이 높으며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조직입니다.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쫓기보다는 일단 주어진 과업을 완료하는 데 집중합니다. ”

산호세머큐리뉴스, TheStreet.com을 거쳐 2001년부터 경제 전문지인 포천지(誌)에서 IT업계를 취재하고 있는 전문 저널리스트인 라신스키는 실리콘밸리 유명 기업의 거의 모든 최고경영자(CEO)를 인터뷰했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15년여 동안 비즈니스 세계는 애플이 진정으로 대기업병으로 인한 죽음의 올가미를 피하는 방법을 찾았는지,아니면 1997년부터 2012년까지 시기가 다시는 볼 수 없는 한 특별한 천재의 활약에 인한 황금과 같은 예외의 시기였는지 드라마를 보게 될 것”이라며 “만약 전자(前者)가 사실이라면 애플은 거의 모든 비즈니스의 역사를 다시 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론부터 먼저 묻겠다. 스티브 잡스가 없는 상태에서 애플이 현재와 같은 전성기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생각하나?

“애플은 지난 15년간 현대 기업사에 길이 남을 엄청난 성과를 보였지만 지금 스티브 잡스가 살아 있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15년간 이런 성과를 계속 보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팀 쿡에게 그런 성과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하지만 애플에는 아직도 많은 뛰어난 장점이 있다. 그것은 스티브 잡스가 그동안 애플에 가르치고 심어 왔던 것이다. 팀 쿡과 경영진은 그의 가르침을 잘 배웠다. 그들은 아직도 많은 일들을 대단히 잘할 수 있다. 그래도 내가 의문으로 생각하는 것은 지금까지 한 명의 천재가 어려운 상황에서 훌륭한 결정을 내려온 프로세스를 복제(複製)해낼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향후 몇년간 다른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하지만 나는 그게 무엇일지는 모르겠다. ”

―그렇더라도 애플은 지금 같은 기세를 몇년간 이어갈 것으로 보나?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왜냐하면 그들의 문화가 그대로 유지될 것이기 때문이다. 회사의 문화는 대단히 천천히 변한다. 기업의 문화는 좋은 면과 나쁜 면이 있다. 나는 일본 소니(Sony)의 문화는 좀 알고 있다.(그는 일본 경제 주간지인 ‘닛케이비즈니스’에서 1년 동안 일했다) 소니의 문화는 오랫동안 변하지 않았다. 오랫동안 그 문화는 좋은 영향을 끼쳤고 그 이후 오랫동안에는 나쁜 영향도 끼쳤다. 애플의 문화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그들이 그 문화 속에서 계속 성공을 유지해갈 수 있느냐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애플에서는 디자인이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 내 생각에 디자인은 앞으로도 계속 엄청나게 애플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다. 그 디자인이 계속 좋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디자인은 앞으로도 계속 애플 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다. 그것이 애플의 문화이기 때문이다.”

―애플의 가장 큰 약점은 무엇인가?

“약점이라기보다는 도전(Challenge)이라고 해두자. 이제는 애플의 커진 덩치가 도전으로 다가온다. 예전의 애플은 이렇게 큰 회사가 아니었다. 그리고 이렇게 많은 제품군을 갖지 않았다. 그들은 아직은 상대적으로 작은 제품 카테고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예전과 비교해 많은 일을 하고 있다. 포커스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애플은 개인 유저 경험을 제공하는 데는 강하지만 여러 명의 유저 경험을 제공하는 데는 취약하다. 나와 내 아내는 아이튠스, 아이포토 계정을 공유(共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것이 문제다. 역사적으로 애플은 다른 회사만큼 소셜미디어를 잘 다루지 못했다. 이것은 그들의 DNA에 속해있지 않다. 인터넷 분야에도 약하다고 할 수 있다.”

―팀 쿡이 애플 CEO를 오래할 것으로 예상하나?

“그가 얼마나 CEO를 오래할 수 있을지는 나도 모른다. 그에게는 CEO로서 오래 재직할 만한 충분한 금전적 인센티브가 있다. 또 지금의 제품 라인업은 최소한 18개월간은 그대로 호조를 유지할 것이다. 그래도 앞으로도 길면 3년 동안 애플은 스티브 잡스의 회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신 책에 따르면 애플은 직원들끼리도 담을 쌓고 정보를 공유하지 못하게 한다. 통상적으로 직원 간 활발한 소통과 정보 공유를 강조하는 기업문화나 경영학 이론과는 반대된다. 이런 구조에서 애플이 계속 성장할 수 있다고 보는가?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Mahatir) 전 총리는 ‘미국 스타일의 민주주의가 현대 국가를 통치하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 피터 드러커의 투명한 경영이론 역시 현대 기업을 경영하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애플은 기업을 경영하는 또 다른 방법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나는 비밀주의가 올바른 길인지는 모르겠다. 투명성이 결여된 경영이 좋은 방법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아는 것은 당신과 앉아 있는 지금 애플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값어치 있는 기업이라는 것이다. 애플은 지난 10년간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왔다.”

그는 또 “지난 30년간의 트렌드는 경영의 글로벌화였는데도 애플은 구식(舊式)의 본사 중심 회사다. 모든 중요한 일은 쿠퍼티노에 있는 본사에서 행해진다. 비디오 화상회의를 갖기보다는 직접 대면(對面)회의를 선호한다. 이것이 맞는 방식인가? 난 모르겠다. 하지만 이것이 애플의 방식이다”고 덧붙였다.

―애플은 위원회가 없는 구조, 한 사람의 직원이 특정 업무를 책임지고 진행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하며, 다른 기업들은 왜 이렇게 못하나?

“회사는 법적(法的)인 개체로 주주의 이익을 보호해야 한다. 주주의 자산을 보호하는 방법 중 하나는 책임을 나눠갖는 것이다. 이것은 수비적인 자세다. 애플은 공격적으로 조직이 짜여 있다. 애플은 공격하기를 좋아하는 회사다. 수비하지 않는다. 공격에 들어갈 때는 누가 공격하는지를 확실히 정해줘야 한다. 수비를 한다고 하면 그 책임을 나눠야 한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애플의 문화이다. DRI(Directly Responsible Person·직접책임자)라는 표현은 1997년 스티브 잡스가 애플로 복귀하기 전부터 애플에 있었다. 그가 발명한 것은 아니다.”

―제품 발표에 관한 한 애플의 비밀주의가 앞으로도 고수될 수 있을까?

“애플이 지금 같은 비밀주의를 고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 우선 스티브 잡스가 없다. 그는 비밀을 단속하는 데 있어 강력한 ‘1인 기관’ 같은 위치였다. 팀 쿡은 잡스 같은 성격과 인맥을 갖고 있지 않다. 문제는 애플의 사이즈다. 이제는 너무 커져 버려서 그들의 움직임을 예측하기가 쉬워졌다. 예전에 몸집이 작고 사람들의 관심이 적을 때는 비밀을 유지하며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것이 가능했다. 10년, 15년 전에는 애플 팬만이 애플을 주목했다. 이제는 모든 이들이 애플을 주목한다. 제품 개발에 관한 비밀이 중국 등에서 새어나간다. 물론 그런 비밀 누설을 완벽히 막는 것은 불가능하지는 않다. 하지만 어려운 게 사실이다.”

―전직 애플 직원들 가운데 상당수는 애플 재직 시절을 행복하지 않다고 말했다. 어떻게 이런 회사가 놀라운 성과를 낼 수 있을까?

“행복하지 않은데도 왜 애플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지 않느냐는 질문인가? 애플 직원들이 행복하지 않다고 하는 것은 지나친 일반화다. 내 생각에 중요한 질문은 그들에게 있어 일이 재미있느냐(Having fun)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생각할 때 꼭 재미가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재미를 추구하는 것 이외에도 일에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많은 것을 성취하는 것도, 환상적인 제품을 만드는 것도, 당신의 커리어에서 최고의 경험을 하는 것도 만족스러운 일이다. 애플 직원들은 누구나 ‘미션’을 성취하기 위해서 일한다고 한다. 어떤 곳에 가서 주위를 둘러봤을 때 모두 자신이 만드는 제품을 쓰고 있는 것을 발견하는 것만큼 짜릿한 일이 없다는 것이다. 재미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충분히 회사에 남아 있을 이유는 된다.”

라신스키는 이렇게 말했다. “애플 직원들은 자랑스러운 일을 성취하기 위해 일하는 이유가 강하다. 그들은 훌륭한 제품을 만들 일을 생각하지 이것으로 돈을 얼마나 벌 것인가는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

―애플은 10개 미만의 제품으로 연간 100조원이 넘는 매출을 낸다. 또 거대 조직이지만 내부 문화는 벤처기업을 닮았다. 어떻게 이게 애플에서 가능한가?

“애플은 회사 전체가 스타트업(startup·첨단기술을 기반으로 창업해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처럼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필요한 프로젝트가 있을 때 인위적으로 스타트업의 환경을 사내에 만들어낼 수 있다. 나는 그들이 선택적으로 필요할 때 이런 문화를 지속적으로 가져갈 수 있다고 믿는다. 반면 제품 개발을 제외한 부품 공급망, 재무 부서 등 다른 부서들은 여느 미국의 대기업처럼 돌아간다. 다만 훨씬 효율적이고 기민하게 움직이긴 하지만 대기업이다.”

―삼성·LG 같은 한국 IT 기업들은 애플의 어떤 점을 벤치마킹해야 할까?

“한국 기업이나 한국의 문화에 대해서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이 질문에 잘 대답할 수가 없다. 다만 애플이 모든 기업에 주는 교훈은 있는 것 같다. 우선 그들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브랜드란 무엇인가를 제대로 고민하고 그것을 항상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는가. 파트너는 우리 브랜드를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가를 엄격히 관리하고 있는 것, 이런 것이 애플이 아주 잘하는 것이다. 또 우리 임직원들은 회사의 미션이 무엇인지 잘 이해하고 있는가. 회사가 잘못되거나 필요없는 프로젝트에 내부적으로 ‘아니오’라고 하는가. 훌륭한 아이디어에 ‘아니오’를 이야기하면서 꼭 필요한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는가. 이런 것은 문화, 지역에 상관없이 중요한 포인트다.”

―애플은 새로운 건물 안에 직원들끼리 우연한 만남을 조장하고 있다. 잡스 역시 서로 다른 종류의 문화가 뒤섞이는 것을 강조한 적이 있다. 이런 모순이 애플 안에서 어떤 식으로 작용했는가?

“많은 사람들이 픽사와 애플의 문화 차이에 대해서 내게 묻는다. 픽사에서는 우연한 만남을 강조한다. 하지만 애플은 다르다. 애플은 직원끼리의 우연한 만남을 강조하는 문화가 아니고 만나도 정보를 교환하게 놔두지 않는다. 스티브 잡스는 픽사를 매일매일 경영한 일이 없다. 그는 일주일에 한 번씩 방문해서 챙겼을 뿐 픽사는 에드 캣멀과 존 라세터의 회사였을 뿐이다. 애플은 스티브 잡스의 회사다. 그래서 문화가 다르다.”

(출처) 조선일보 위클리비즈.

Written by estima7

2012년 5월 15일 at 12:29 am

징가CEO 마크 핀커스의 실패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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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핀커스. 사진출처 위키피디아.

팜빌 등의 페이스북 기반 소셜게임으로 유명한 Zynga의 CEO 마크 핀커스. 그의 실패론이 이번주 비즈니스위크에 “How to Fail: Mark Pincus”라는 제목으로 실렸다.

진솔하고 공감이 가는 내용이라 일독을 권한다. 아주 짧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 공감.

I think failing is the best way to keep you grounded, curious, and humble. Success is dangerous because often you don’t understand why you succeeded. You almost always know why you’ve failed. You have a lot of time to think about it.

내 생각에 실패하는 것은 당신을 우쭐하지 않도록 하며, 항상 호기심을 갖게 만들며, 겸손하게 한다. 성공은 위험하다. 왜냐하면 당신이 왜 성공했는지 이유를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패했을 때는 왜 실패했는지를 거의 항상 알 수 있다. 그리고 왜 실패했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전적으로 동감하는 이야기다. 실패를 겪으면서 사람은 단단해진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실패를 통해 아무 것도 배우지 못하고 계속해서 같은 실패를 반복하는 사람이나 기업이다. 의외로 이런 경우가 많다. 복기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위 글처럼 성공만을 거듭하며 승승장구하는 사람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명문대, 대기업, 고위공무원의 커리어패스를 거치며 평생 승승장구한 사람들을 가끔 만나는데 어떤 사람들은 “자신만이 옳다”는 생각과 드높은 자존심 때문에 오만에 빠져있는 경우를 본다.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는 자신감과 오만이 가끔은 큰 함정에 빠지게 한다.

물론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도 틀릴 수 있다”, “항상 다른 사람에게 배워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생각해본다.

Written by estima7

2012년 4월 13일 at 10:33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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