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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를 위한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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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이 된 카카오가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말이 많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O2O분야에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들어가 시장을 개척중인데 카카오가 택시, 대리운전, 미용실예약 등 분야에 들어와서 막강한 자본력을 업은 마케팅으로 스타트업을 밀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골목상권에 들어가 문어발처럼 사업을 확장하는 재벌대기업과 닮은 꼴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대기업이 하면 반드시 스타트업을 이기고 O2O시장을 순식간에 장악해버릴 수 있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적어도 인터넷업계에서는 스타트업을 당하지 못하고 나가 떨어진 대기업이 많았다.

지금은 재벌기업 취급을 받는 카카오도 원래는 스타트업이었다. 그렇게 오래된 일도 아니다. 2010년 3월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톡은 당시의 대기업이던 다음커뮤니케이션이 내놓은 마이피플과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당시 나는 다음의 미국자회사인 라이코스CEO를 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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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당시 최고의 인기였던 걸그룹 소녀시대를 기용해서 TV광고까지 포함한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하지만 결국 카카오톡에 무릎을 꿇었고 합병되서 회사 자체가 사라졌다.

이런 사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대기업은 생각만큼 쉽게 스타트업을 이길 수 없다. 다음과 같은 이유다.

우선 대기업은 스타트업에 비해 선택과 집중을 하기 어렵다. 스타트업은 회사의 모든 리소스를 한가지에만 집중하는 조직이다. 전직원이 밤낮없이 핵심 제품 하나만을 놓고 연구하고 고민하고 끊임없이 개선해 나간다. 반면 대기업은 보통 이미 돈을 잘 벌어주는 기존 사업이 있다. 다음의 경우에는 검색, 뉴스, 카페, 게임 등 하는 것이 너무 많았다. 마이피플이라는 새로운 메신저서비스가 중요하다고 해도 회사전체의 역량을 집중해서 밀어주기는 쉽지 않았다.

두번째로 대기업은 스타트업에 비해 의사결정 속도가 느리다. 특히 관료주의에 시달리는 대기업은 의사결정이 느리다. 초기 카카오가 카카오톡에 사용자가 원하는 새로운 기능을 집어넣을때는 팀에서 그냥 토의해서 합의한뒤 바로 실행했을 것이다. 심지어는 스타트업에서는 위의 허락을 받지 않고 말단 개발자가 바로 새로운 기능을 집어넣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기업의 경우는 다르다. 해당 사업팀장이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내용이 제한되어 있다. 여러가지 사업을 동시에 맡고 있는 임원의 허가를 얻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임원회의에 안건으로 올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에 실제 현장을 모르는 임원들과 CEO에게 왜 이런 기능을 집어넣어야 하는지 진땀을 빼며 설명해야 한다. 그렇게 하고도 현장에서 원하는 결정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관료주의에 좌절한 인재가 회사를 떠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세번째로 대기업직원들은 일에 대한 동기부여가 스타트업직원보다 높기 어렵다. 성공에 대한 보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대기업에서는 신사업이 성공해도 큰 보상을 받는 경우가 많지 않다. 사내 포상을 받거나 승진하는 정도가 전부다. 반면 스타트업구성원에게는 스톡옵션 등 큰 인센티브가 주어져서 성공하면 목돈을 마련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예전 카카오의 경우가 그랬다.

이런 이유로 대기업이라고 해도 스타트업과의 전쟁에서 쉽게 이길 수 없다. 덩치가 크면 오히려 동작이 굼띨 수 있다. 민첩한 작은 회사가 현장에서는 실제로 유리한 경우가 많다. TV광고 등 마케팅공세를 퍼부어도 잠깐이다. 일반 소비자들은 결국 쓰기 편한 서비스로 돌아간다.

나는 오히려 카카오가 걱정된다. 5년전 스타트업이었던 카카오는 모바일메신저전쟁에서 다음, 네이버, SKT(틱톡) 등 대기업을 멋지게 이겼다. 심지어 공룡회사들인 이동통신사들은 조인(Joyn)이라는 메신저를 만들어서 카카오에 도전하기까지했지만 달걀로 바위치기였다. 카카오는 그리고 2014년 5월 다음과 합병해서 지금의 대기업이 됐다. 하지만 지금의 카카오는 오히려 너무 많은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느라 집중력을 잃고 있는 것이 아닌가 걱정된다. 매출성장과 수익은 둔화되고 있다. 예전의 다음과 비슷하다.

카카오택시도 미완의 성공이다.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 수익모델은 없다. 콜비를 유료화하는 순간 지금의 사용자들이 상당수 외면할지도 모른다. 미국의 우버, 리프트, 중국의 디디추싱 같은 수십조가치의 공룡경쟁기업들과 경쟁하기엔 갈 길이 멀다.

물론 나도 카카오가 한국에서 작은 스타트업들과 경쟁하기 보다는 글로벌무대에서 구글, 페이스북과 맞짱을 뜨면서 경쟁하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놓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렇다고 카카오가 내수사업을 하면 안된다고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대기업이 하는 것은 무조건 악이고 작은 기업이 하는 것은 무조건 보호해야 한다는 말은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누가 만들든 소비자를 위해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나오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결국은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는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만 하면 된다. 민첩한 스타트업과 경쟁해서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대기업이 알게 되면 결국은 손을 들고 오히려 스타트업에게 투자하거나 인수를 시도하게 될 것이다. 사실 카카오는 그동안 김기사, 파크히어 등 스타트업을 많이 인수해 왔다. 또 김범수의장이 설립한 케이큐브벤처스를 통해서도 많은 스타트업에 투자해왔다. 이번에도 O2O시장에서 직접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카카오는 계속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인수해 나갈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스타트업을 응원한다. 대기업이었던 다음을 누르고 시장을 평정한 예전의 스타트업 카카오처럼 대기업이 된 카카오와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 시장을 압도하는 스타트업이 계속 나오기를 기대한다.

Written by estima7

2016년 6월 15일 at 11:11 오후

창업자의 호기심은 기업의 성장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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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언론에 보도된 소프트뱅크 손정의회장 닛케이신문 인터뷰와 NYT의 구글 래리 페이지에 대한 기사를 읽으면서 세상을 바꾸는 기업을 만들어낸 창업자들에게는 뭔가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새로운 것에 대한 마르지 않는 호기심이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그 기업의 성장동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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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회장은 닛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모범으로 여기는 경영자가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한다.

일본에서는 혼다자동차의 창업자인 혼다 소이치로(本田宗一郎)상을 가장 좋아합니다. 제가 젊었을 때 혼다상과 같은 치과에 다닌 인연으로 그의 생일을 축하해 드리자 자택에서 열리는 파티에 초청받은 일이 있습니다.

당시 저는 젊었고 무명이었습니다. 그 곳에는 거물급 인사들이 가득 있었습니다. 하지만 혼다상은 나를 붙잡고 “PC란 것이 무엇이냐?”, “CPU(중앙연산처리장치)라는 것은 뭐냐?”, “그것이 진화하면 어떻게 되는 것이냐” 등 계속해서 질문 공세를 퍼부었습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설명을 해드리면 그는 눈을 반짝거리며 “그런 것이구나! 대단하다!”라며 진심으로 감동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면서 “혼다자동차가 잘 나가는 이유는 여기에 있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감동해주는 할아버지(오야지)를 기쁘게 하기 위해서 혼다의 엔지니어들이 얼마나 열심히 할까 하는 생각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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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서 혼다 소이치로를 검색하니 ‘엔지니어’라고 나온다.

장인정신으로 세계적인 자동차회사를 만들어낸 혼다 소이치로가 어떤 사람인지 대충 짐작이 간다. 그는 생전에 직원들에게 사장님으로 불리는 것을 싫어했고 ‘오야지'(할배)라고 불리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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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래리 페이지의 집착이 구글의 비즈니스가 됐는가”라는 NYT의 기사에는 이런 부분이 나온다.

3년전 록히드마틴의 핵융합프로그램을 관리하는 엔지니어인 찰스 체이스씨가 구글이 주최하는 컨퍼런스에 갔을 때다. 그는 소파에 앉아있었는데 처음보는 남자가 그에게 말을 걸었다. 그들은 20분동안 핵융합반응을 통해 어떻게 태양에너지 같은 클린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는가에 대해서 토론했다. 그리고 나서 체이스씨는 그 남자의 이름을 물어봤다.

“저는 래리 페이지라고 합니다.” 그제서야 체이스씨는 자신이 억만장자인 구글의 창업자 CEO와 이야기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에게는 ‘내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알아’하는 투의 느낌이 전혀 없었습니다. 우리는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했죠.”

래리 페이지는 이제는 지주회사 알파벳의 CEO를 맡고 그룹(?)의 주력인 구글의 CEO자리는 순다 피차이에게 맡겼다. 그리고 자신은 구글의 미래 먹거리를 찾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쓴다.

래리 페이지는 과학자나 엔지니어들이 모이는 컨퍼런스에 가서도 전혀 티를 내지 않고 행사의 대부분 자리를 지키고 내용을 다 듣는 경우가 많아 주위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너무 자연스럽게 청중들속에 녹아들어가 실리콘밸리밖에서 온 사람들의 경우 그가 구글의 창업자인지 전혀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넘치는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서 자연스럽게 이렇게 행동하는 것인데 컴퓨터 공학과 교수였던 래리 페이지의 아버지는 그가 어렸을 때부터 로보틱스컨퍼런스 등에 아들을 데리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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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서 래리 페이지의 이름을 검색하니 ‘컴퓨터 과학자’로 소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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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자의 호기심을 이야기하니 네이버 김상헌대표께 들은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이야기도 생각난다.

 

 

김 대표는 2011년 11월, 실리콘밸리의 저명한 벤처투자가인 유리 밀너(YuriMilner)의 생일파티에 초대를 받았다. 밀너의 생일파티에는 실리콘밸리의 유명 인사들이 다 모여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한국의 인터넷 기업 CEO에게는 관심조차 없다는 듯 건성으로 인사를 하고는가버렸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풀이 죽어 있던 김 대표 앞에 페이스북의 CEO, 마크 저커버그가 서 있었다. 김 대표는 자신이 한국 최고의 검색엔진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의 CEO라고 소개했다.

그러자 저커버그가 예상외로 반색을 하며 이렇게 이야기했다. “네이버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궁금한 것이 많은데 내일 우리 회사에 와서 좀 더 이야기를 나눌 수 없겠느냐”. 다음 날 아침 비행기로 귀국할 예정이었던 김 대표가 정중히 거절하자 저커버그는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다음에 오면 꼭 연락해달라”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김 대표는 다른 오만한 실리콘밸리 거물들과 달리 의외로 겸손하고 호기심 많은 저커버그에게 좋은 인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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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를 구글에서 검색하니 ‘컴퓨터 프로그래머’라고 나온다.

이렇게 호기심이 넘치는 창업자들이 이끄는 회사들이 잘 나가는 것이 당연하다. 래리 페이지의 알파벳(구글)은 곧 시가총액에서 애플을 꺾고 세계에서 가장 가치있는 회사로 등극할 전망이다. 생각해보면 역시 호기심이 넘치는 창업자 CEO 스티브 잡스가 사라진 애플이 쭉쭉 떠오르는 구글과 페이스북을 상대하기 벅찰 것 같다.

우리에게는 이렇게 호기심 넘치는 창업자 CEO가 건재한 회사가 있는가? 한국의 재계에 이런 사람들이 이끄는 회사가 별로 없다는 것이 한국경제가 가진 숙제가 아닐까 싶다.

Written by estima7

2016년 1월 24일 at 10:45 오후

3명 대 3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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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있는 (한국인)직원 3명이 하는 일을 한국에 있는 직원 30명이 한다.”

미국과 한국에 많은 직원을 두고 양국을 오가며 동시에 사업을 하고 있는 분에게 들은 얘기다.  말이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다.

그런데 그 분의 얘기를 하나하나 들어보니 납득이 갔다. 스마트폰관련용품을 판매하는 이 회사는 주로 아마존 같은 온라인쇼핑몰이나 베스트바이 같은 오프라인 유통업체를 상대로 제품을 납품, 판매하는데 미국에서는 모든 것이 표준화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운송장, 인보이스 등을 표준화된 포맷으로 만들어 보내주면 아마존뿐만 아니라 다양한 유통업체에 납품, 배송 모든 것이 한번에 끝이다. 디지털화가 되어 있다. 그래서 한명이 많은 일을 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그렇지 않다. 공급물량은 아마존의 수십분의 일도 안될 온라인쇼핑몰, 유통회사마다 다른 포맷으로 일을 진행한다. 수작업이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판매물량이 표준시스템으로 자동으로 공유되는데 한국의 거래처는 종이표를 사진으로 찍어서 카톡으로 보내주는 식이란다. 얼마되지 않은 판매량이라도 전산으로 관리하려면 그 종이를 인쇄해서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입력해줘야 한다.

그러니까 미국에서는 수백억의 매출을 한사람이 소화하는데 한국에서는 한명이 수십억매출 처리하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그 회사는 미국시장에서 판매량을 높이는데 가장 노력을 기울인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듣고 보니 지난번에 한 온라인음악업체에서 들은 비슷한 얘기가 생각난다. 해외의 음원업체들은 표준화된 시스템에 맞춰 음원을 온라인음악회사에 보내주는데 한국의 음원업체들은 제각각이라 매번 수작업으로 작업하느라 고생한다는 것이다. FTP로 보내기도 하고, 웹하드로 공유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이메일 첨부파일로 음원을 보내준다고 한다. 그것을 받아서 또 태그달고 정리해서 올리는데 드는 리소스가 만만치 않게 든다.

한국의 노동생산성이 해외에 비해 떨어지는 것은 이런 이유도 것이다. 조직운영과 업무를 표준화, 디지털화해서 효율화하는데 있어서 한국의 경영진과 업계의 노력이 해외에 비해서 많이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전세계가 무섭게 빠르게 디지털, 모바일경제로 변해가는 지금 이런 관행은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을지도 모른다.

이제 좀 IT강국이란 말은 그만하자. 인터넷속도만 빠르면 뭐하나 일은 수작업으로 하는데

Written by estima7

2015년 12월 25일 at 2:25 오후

글로벌 비즈니스매체에서 인정받는 한국경영자가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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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트윗을 보고 한번 찾아봤다. 아시아기업의 경영자로는 포춘의 2015 Top People In Business 리스트에는 7위에 샤오미 레이 준, 14위에 대만 TSMC의 모리스 장, 18위 중국 핑안 회장 마밍츠, 25위 알리바바 마윈 27위 텐센트 마화텅이 들어가 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의 가장 높은 성과를 올린 CEO 100위를 대충 살펴보니 10위에 Canon 미타라이 CEO, 33위 대만 폭스콘 테리 궈, 35위 유니클로 타다시회장, 45위 텐센트 마화텅, 78위에 소프트뱅크 손정의회장이 랭크되어 있다. 한국 경영자는 한명도 없다. 예전에는 삼성전자 윤종용부회장이라도 순위에 있고는 했는데…

글로벌한 비즈니스매체에서 인정받는 한국경영자가 없다. 왜 그럴까. 다음은 위 트윗을 보고 내 머리속에 스친 생각이다.

***

가끔 미국이나 홍콩 등에서 온 해외 투자자분들을 만날 때가 있다. 이미 상장된 전세계 대기업에 투자하는 큰 펀드를 운영하는 회사에 다니는 분들이다. 이 분들과 이야기하다가 한국의 대기업 경영자들은 그들을 잘 만나주지도 않고, 회사의 방향성에 대해 커뮤니케이션도 잘 못하는 편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어떤 상장회사에 수천억씩 장기 투자하는 자기들 같은 펀드매니저들은 그 기업의 장기비전과 계획에 대해서 CEO나 회장에게 직접 이야기를 듣기를 원한다고 한다. 그런데 중국의 알리바바 마윈이나 텐센트의 마화텅 같은 사람도 만나주는데 한국회사의 경영자들은 투자자들에게 시간을 내주는데 인색하다는 것이다. 자기들이 요청하면 CFO나 IR담당자가 응대해주는데 그들에게 듣는 얘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기업들의 P/E Ratio, 주가수익비율이 동종업계의 해외기업보다 낮다는 것이다. 이런 한국기업들의 행태가 코리아디스카운트로 이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생각해보면 한국의 언론들은 대기업에게 쓴 소리를 거의 하지 않는다. 특히 소위 오너경영자들에게는 냉정한 경영평가보다는 보도자료 내는대로 받아써주는 경향이 심하다. 잘되면 오너덕이고 안되면 전문경영인탓이라는 식으로 보도하는 경우도 많다. 전문경영인들은 오너의 눈치를 보면서 대외적으로 나서지 않는다.

이런 풍토에서 한국의 경영자들이 제대로 된 대외 커뮤니케이션에 단련될 기회가 없다. 심지어 증권사들도 기업에 대해서 비판적인 리포트를 잘 쓰지 않는다.

한국의 경영자들은 게다가 직원들에 대한 커뮤니케이션도 약하다. 믿기 어렵지만 말을 안들으면 조인트를 까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대기업임원이 아직도 있을 정도다. 직원들에게 비전을 주고 설득해서 한 방향으로 가기보다는 시킨 일만 잘 하라는 식이다.

얼마전 가졌던 실리콘밸리의 한국인 미니 컨퍼런스에서 공통적으로 나온 얘기가 우버, 테슬라, 왓츠앱 같은 회사의 CEO들이 얼마나 자주 전체직원 Q&A를 갖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는지에 관해서였다. 이들 CEO들은 거의 매주 전체직원미팅을 갖고 회사의 경영상황을 투명히 공개하고 누구에게나 질문을 받는다. 매주  불편한 질문도 가끔 나오는데 모두 거침없이 대답한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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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참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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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참석자

매분기별로 이뤄지는 실적발표에서도 해외 유수기업의 경우는 CEO가 CFO와 함께 나와서 애널리스트들의 온갖 질문을 받고 대답한다. 애플의 지난분기 컨퍼런스콜의 경우 팀 쿡 CEO가 CFO, IR헤드와 함께 나왔다. 테슬라의 경우 일론 머스크가 CFO, CTO, IR헤드와 함께 나왔다. 삼성전자의 경우 IR헤드인 이명진전무와 함께 주로 상무들이 나와서 대답했다. 부회장이나 각 부문 CEO는 나오지 않았다.

리더들은 이런 문답을 통해서 생각이 더 정리되고 커뮤니케이션능력이 향상되는 법이다. 자주하면 할수록 좋다. 한국의 경영자들이 이를 등한시한다는 점이 참 아쉽다.

한국의 최고 리더부터가 커뮤니케이션에 아주 약한 사람이니 더 이상 말해 무엇하랴. 소통을 많이 하면 경박하다고 보는 문화부터 바꿔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Written by estima7

2015년 12월 6일 at 7:53 오후

상속자의 나라, 창업자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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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준비를 하느라 한국, 미국, 일본, 중국의 부자랭킹을 살펴봤다. 일전에 여기저기서 본 것은 있지만 내가 직접 좀 자세히 살펴보고 싶어서 그랬다. 세계의 부자랭킹은 미국의 잡지 포브스가 매년 집계한다.

주로 기업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상장된 주식이나 비상장주식의 가치를 인정받아 부자랭킹에 드는 경우가 많다. 내가 궁금했던 것은 각 나라별로 당대에 창업해서 부호가 된 사람(자수성가, Self made)과 부모의 재산을 상속받아서 부호가 된 사람의 비율이었다. 부자랭킹에 상속자보다 창업자들이 많다면 그 나라의 경제는 보다 역동적일 것이라는 생각을 해봤다. 새로운 기업이 나와서 계속 기존 강자를 위협하며 성장하고 있다는 얘기니까 말이다. 그래서 대충 살펴보니 아래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 내가 각국별 포브스랭킹을 캡처한 것이다.

*한국의 포브스 부자 30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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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회장이나 서경배회장 같은 분들을 단지 상속자로만 적는 것은 좀 문제가 있긴 하다. 이 분들은 상속받은 회사를 본인의 경영능력으로 휠씬 큰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냈기 때문이다. 그런 점은 감안하고 봐주시면 좋겠다. 7위가 스마일게이트 권혁빈회장, 8위가 넥슨 김정주회장, 9위가 부영의 이중근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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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위에 다음카카오의 김범수의장이 보인다. 15위에 미래에셋의 박현주회장이 있고 17위가 셀트리온 서정진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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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위~30위 사이에는 창업자가 1명이다. 아이에스동서의 권혁운회장이다.

(Update: SPC그룹 허영인회장은 처음에는 창업자로 분류했다가 상속자로 바꿨다. 허회장은 삼립식품의 2세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중견 회사를 물려받아 크게 키운 분들을 그냥 상속자로 보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그냥 상속자로 분류했다.)

대충 봐도 한국은 상속자들의 나라라는 것을 알 수 있다. 30위안에 창업자가 7명이고 상속자가 23명이다. 이중 범삼성가가 7명이나 된다는 것도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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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어떨까. 한국 1위 이건희회장이 미국에 가면 29위가 될 정도로 미국엔 엄청난 거부들이 많다. IT거물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공동 6위인 코크형제는 비상장회사들을 경영하고 있다. 보수주의자로 유명한 사람들이다. 9위, 10위의 월튼 가족은 월마트의 상속자들이다. 하지만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짐 월튼만 월마트 이사회에 들어가있다. (그는 따로 자신의 은행을 경영한다.) 귀찮아서 10위까지만 봤다. 11위, 14위에 구글의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이 있는데 최근 구글의 주가폭등을 고려하면 지금은 10위안에 들고도 남는다. 포브스지에 따르면 미국부자 전체 400위 랭킹의 69%정도가 자수성가한 창업자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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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일본도 창업자들이 많다. 1위는 유니클로 창업자인 야나이 타다시씨다. 2위는 손정의. 4위는 라쿠텐의 미키타니 히로시. 일본에 생각보다 큰 상속부자들이 적은 것은 재벌이 일찌감치 해체되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있다. 3위의 노부타다 사지씨는 창업한지 120년이 넘는 산토리의 창업가문 4대다. 10위안에 한국계가 2명이나 있다는 것도 특기할만하다.

그리고 가만히 미국과 일본의 부자순위를 살펴보면 상속자로서 순위 상위에 있는 경우 비공개기업의 오너이거나 대주주인 경우가 많다. 공개기업의 경우 대규모투자를 받으면서 일단 창업자의 지분이 희석되고 또 그 재산을 상속받으면서 상속세를 내기 때문일 것이다. 코크형제의 회사들도 비공개기업이며 일본의 산토리도 비공개기업이다.

그럼 이제 중국을 보자. 최근 수십년간 급속한 산업화를 이룬 중국의 부호는 대부분 자수성가한 창업자일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 30위까지 살펴보고 좀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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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터넷을 이끄는 BAT, 즉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삼두마차의 창업자들이 1~3위를 점하고 있다. 샤오미의 창업자 레이준도 8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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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위에 가서야 겨우 상속자가 한명 보인다. 부동산기업을 물려받은 34세의 양휘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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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서 30위까지 모두 창업자들이다. 창업자 대 상속자의 비율이 29대 1이다. 믿기지가 않아서 한명 한명 클릭해서 모두 확인해봤다. 모두 Source of Wealth에 Self made라고 표시되어 있다.

이것을 보니 가히 한국은 ‘상속자의 나라’, 중국은 ‘창업자의 나라’라고 할 수 있겠다. 중국의 기업의 역사가 일천해서 그렇기도 하다. 수십년이 또 지나면 중국도 한국처럼 상속자의 나라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당장 이런 차이가 두 나라의 경제의 역동성에 어떤 차이를 줄지 한번 생각해볼만 하다. 요즘 중국기업들의 의사결정이 빠르고 도전적으로 세계시장에서 활약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2세, 3세가 아니라 기업가정신이 넘치는 창업자들이 일선에서 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대기업에 도전하는 스타트업을 키워야 하는 또 다른 이유다.

주의 : 포브스의 부자순위가 절대적으로 정확한 것은 아닙니다. 저의 상속자-창업자 분류도 부정확할 수 있습니다. 틀렸다고 생각되면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Written by estima7

2015년 7월 27일 at 12:17 오전

“회사의 진정한 문화는 보상, 승진, 해고가 결정한다”-남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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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Storm Ventures

사진출처: Storm Ventures

오늘 스톰벤처스 남태희매니징디렉터(변호사)의 코너오피스 인터뷰가 뉴욕타임즈에 실렸다. 이 코너오피스는 매주 NYT일요판에서 미국의 주요 기업리더들과 문답을 통해 리더십에 대해서 탐구하는 코너다. 주옥같은 인터뷰가 많다.

마침 남변호사는 내가 실리콘밸리에 있을때 만나뵙고 대단한 내공에 감탄했던 분이다. 미국에 5살때 가족과 함께 이민을 가서 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가 됐으나 실리콘밸리로 가서 결국 벤처캐피털리스트로 변신한 분이다.

인터뷰내용중 기업문화에 대한 문답이 인상적이라서 기억해두려고 번역해봤다.

질문은 “당신은 수많은 다양한 기업문화를 지켜봐왔다. 문화에 있어서 무엇이 가장 큰 차이를 가져오는가”라는 것이었다. 그러자 남변호사는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내게 있어서 문화란 사람들이 위에서 무엇을 해야하는지 일일이 지시를 받지 않아도 올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문화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결국 회사안에서 누가 승진되며, 누가 연봉을 올려받고, 누가 해고되는지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물론 CEO는 우리 회사의 문화는 이런 것이라고 공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의 진정한 문화는 보상(compensation), 승진(promotions), 해고(terminations)에 의해 정의됩니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회사내의 누가 성공하고 실패하는지 관찰하면서 문화를 형성하게 됩니다. 회사내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회사가 어떤 것에 가치를 두는가를 보여주는 롤모델이 됩니다. 그리고 그러면서 회사의 문화가 형성됩니다.

“Culture, to me, is about getting people to make the right decision without being told what to do. No matter what people say about culture, it’s all tied to who gets promoted, who gets raises and who gets fired. You can have your stated culture, but the real culture is defined by compensation, promotions and terminations. Basically, people seeing who succeeds and fails in the company defines culture. The people who succeed become role models for what’s valued in the organization, and that defines culture.”

“만약 CEO가 회사의 비전선언문의 일부로서 기업문화가 어떤 것인지 공식화하고 그것이 회사의 (누가 보너스를 받고 승진하고 해고되는지에 기반한) 비공식적인 문화와 일관성을 가지고 합치된다면 최고의 기업문화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이 공식적인 문화와 실제 비공식문화가 서로 일치하지 않으면 회사조직내에는 혼란(chaos)이 발생합니다.”

“If the C.E.O. can outline, as part of the vision statement, what the stated culture is, and if that official proclamation of culture is aligned and consistent with the unofficial culture — based on who gets raises and promotions and who gets fired — then you have the best culture. When the two are disconnected, you have chaos.”

위 글을 읽고 “과연”이라는 생각을 했다. 사장이 아무리 우리 회사의 최고 가치는 ‘청렴’(integrity)이라고 강조해도 거래처담당자에게 뇌물을 써서 높은 매출을 올린 영업담당자를 임원으로 승진시키고 보너스까지 준다고 하면 직원들은 어떻게 행동할까. 과연 자신들도 청렴하게 일을 하려고 할까.

어떤 회사 사장이 “우리 회사는 직원들의 창의력을 존중하는 문화를 갖고 있다. 우리 회사는 실리콘밸리회사처럼 운영한다”고 항상 자랑하고 다닌다고 하자. 그런데 정작 본인은 사내회의석상에서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거슬리는 의견을 낸 사람을 강등시키고, 해고하고, 결국 예스맨만 승진시켜 자신의 심복으로 쓴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아무리 매일처럼 리더가 창의력의 중요성을 강조한들 그 조직은 과연 창의성이 넘치는 문화를 갖게 될까.

조직을 이끄는 리더는 회사의 문화에 맞는 인재에게 적절한 보상과 승진을 제공하고 문화에 맞지 않는 사람은 내보내거나 아예 뽑지 말아야 한다. 대내외적으로 내세우는 문화와 실제 인사가 일치해야 한다. 지향하는 문화와 실제 조직내 인사가 일치하지 않으면 혼란이 발생한다. 사실 우리는 전국민이 그것을 매일처럼 목도하고 있지 않은가.

Written by estima7

2015년 6월 28일 at 7:27 오후

스티브 잡스의 W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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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oming Steve Jobs라는 잡스전기에서 인상적으로 읽은 부분을 소개한다. 잡스가 애플의 리더를 교육하는 내부조직인 애플유니버시티를 왜 만들었는지에 대해서 팀 쿡이 아래와 같이 설명하는 부분이 있다.

스티브는 ‘Why’에 집착했습니다.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에 대한 Why입니다. 제가 보기에 그가 젊었을 때는 (주위에 상관없이) 그냥 뭔가를 실행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는 나를 비롯해 다른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그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왜 그렇게 했는지, 그가 어떤 사안에 대해서 왜 특정한 의견을 가지고 있는지 등등을 설명하는데 할애했습니다.- 팀 쿡

“Steve cared deeply about the why,” says Cook. “The why of the decision. In the younger days I would see him just do something. But as the days went on he would spend more time with me and with other people explaining why he thought or did something, or why he looked at something in a certain way. -Tim Cook

생각해보면 이것은 리더십의 진화다. 잡스는 젊었을 때는 창업자로서의 권위로 그냥 부하들에게 자신이 하고 싶은 바를 명령하고 실행했다. 그 과정에서 욕도 많이 먹었고 결국에는 자신이 창업한 회사에서 쫒겨나기까지 했다. 하지만 넥스트와 픽사를 거쳐 애플에 복귀한 뒤로는 그는 변했다.

나이가 들어 갈수록 그는 자신이 하려는 것에 대해서 주위 팀에게 열심히 설명하고 이해시켰다는 얘기다. 왜 애플이 그토록 성공적인 회사가 됐으며 잡스가 떠난 뒤에도 잘 나가는지에 대해서 약간의 해답이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서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라는 사이먼 사이넥의 그 유명한 TED강연과 책을 다시 봤다. 위 팀 쿡의 이야기와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어서다.

Screen Shot 2015-05-17 at 6.40.26 PM

“당신의 ‘왜’를 말하면 거기에 동감하는 사람들을 끌어당길 수 있습니다.”-사이먼 사이넥

사이넥의 책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Start with why)“를 보면 다음과 같은 부분이 나온다.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CEO의 임무는 ‘왜’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이다. 자신의 ‘왜’가 줄줄 흘러넘치게 하는 것이다. ‘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설파하는 것이다. 회사의 믿음의 상징이 되는 것이다. ‘왜’는 목적이고 회사가 말하고 행동하는 것은 이를 나타내는 목소리다. 마틴 루터 킹과 그가 주창한 사회운동처럼 리더의 임무는 계약을 체결하고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이 아니라 영감을 불어넣는 것이다.”

그야말로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서 했던 행동과 같다.

이 책에는 또 한가지 흥미로운 은유가 나온다. ‘스쿨버스테스트’다. “당신 기업의 창업자나 리더가 스쿨버스에 치이게 된다면 책임자 없이도 당신의 기업은 동일한 속도로 계속 번창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답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이렇게 답이 나와있다.

“스쿨버스 테스트를 통과하려면, 즉 창업자가 자기 역할을 다한 후에도 기업이 여전히 사회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으려면, 창업자의 ‘왜’를 잘 발췌해 기업문화에 통합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더욱이 강력한 승계 계획을 마련해, 창립 철학을 고취시키며 이를 기꺼이 다음 세대에게 안내할 준비된 리더를 찾아내야 한다.”

잡스는 세상을 떠나기 전에 이것을 모두 준비한 것 같다. 애플유니버시티라는 것을 사내에 만들어 애플의 역사에서 중요한 결정들이 왜 그렇게 내려졌는지를 리뷰하고, 스티브 잡스의 의사결정과정과 그의 미학적, 마케팅적 방법론을 미래의 애플리더들에게 공유하고자 했다. 그리고 팀 쿡이라는 그의 철학을 계승할 수 있는 후계자를 정했다. 그 결과가 요즘의 애플의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어떻게 보면 이 스쿨버스테스트의 시험대에 삼성이 섰다. 이건희회장의 갑작스러운 와병이후 이재용부회장이 본격적으로 그룹경영을 물려받아 지휘봉을 잡았다. 과연 이재용부회장은 애플의 팀 쿡처럼 삼성의 Why를 잘 승계할수 있는 리더인가. 앞으로 몇년이 지나면 결과를 알 수 있을듯 싶다.

사이먼 사이넥의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TED강연은 생각을 자극하는 정말 좋은 강연이다. 안보신 분들은 이 기회에 꼭 보시길 추천한다.

Written by estima7

2015년 5월 17일 at 7:3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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