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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종이신문 구독하며 느낀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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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부터 회사에서 월스트리트저널(WSJ)구독을 시작했다. 온라인, 오프라인 합쳐서 연간 구독비용은 120불. WSJ는 일요판은 발행하지 않지만 뛰어난 수준의 웹사이트 유료구독료까지 포함해 한달에 10불이면 상당히 괜찮은 딜이라고 생각해 구독을 시작했다.

그런데 배달을 받으면서 한가지 놀란 것이 있다. 우리 빌딩에서 신문을 구독하는 것이 내가 유일하다는 점이다. (유일하다는 것을 신문 배달을  부탁하는 과정에서 확인!) 우리 회사가 위치한 빌딩은 아래와 같다.

이 빌딩의 3층 전체를 우리 회사가 쓰고 있다. 2~3개층이 비어있기는 하지만 상당히 큰 빌딩이고 적어도 수백명이 근무하고 있다. 그래서 신문을 구독하면 어디까지 가져다 주는지 궁금했다. 나는 3층의 회사 현관앞까지 신문을 던져주지 않을까 생각했다. 다른 회사들도 신문을 구독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신문배달트럭은 그냥 1층의 엘리베이터앞 현관에 아침에 신문을 던져놓고 간다. 더구나 우리 회사 이름을 따로 적어놓지도 않고…. 그래서 직원들과 내가 내린 결론은 “아 이 건물에서 신문구독은 이게 유일하구나”라는 것이다. (난 그래도 우리 모르게 각 사무실로 따로 신문들이 배달되는 줄 알았다)

1년전에 미국에 왔을때 회사내에 신문지한장 굴러다니지 않아서 사실 좀 놀랐었다. 집에서 구독하는 사람도 거의 없고 회사에 신문을 들고 오는 사람도 아무도 없다. (1년간 한번도 못봤다) 다들 온라인으로 뉴스를 읽는 것에 익숙하다.

우리 회사 위층에는 Intuit라는 회사의 보스턴지사가 있는데 Turbo Tax라는 세금정산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로 시가총액이 12조쯤 된다. 결코 가난한 회사가 아니다. 바로 위층인 4층에는 쿼트로 와이어리스라는 지난 1월에 애플에 인수된 모바일광고플렛홈 회사가 입주해있다. 애플은 이 회사에 인수금액으로 3천억가까운 돈을 지급했다. 전혀 가난한 회사가 아니다. 그런데도 신문하나 구독안한다.

2005년부터 라이코스에 근무한 메레디스의 말에 따르면 당시에는 꽤 많은 신문들이 아침에 빌딩 현관에 배달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점차 줄어들더니 아무도 구독하지 않게 된 것이다. 내가 처음 이 빌딩에 출장왔던 것이 2008년 11월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소한 1년 4개월만에 이 빌딩에 다시 신문이 배달되기 시작한 것이다.

주로 IT회사들이 입주한 건물이라 그런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이런 모습을 보면서 미국에서의 신문의 위기를 실감한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우리 아파트현관을 보면 그래도 10여부정도의 NYT, Boston Globe, WSJ이 배달되어 있다. 가구수는 대략 1백여세대?)

아파트현관에 배달되어 있는 WSJ. 매직펜으로 호수가 적혀있다. 한국처럼 각 세대의 문앞까지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니고 전체 동입구에 떨어져 있기 때문에 좀 불편하다.

또 한가지 WSJ를 구독하면서도 가끔 종이신문보다 온라인으로 같은 기사를 읽는 것이 휠씬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오늘 WSJ는 애플이 CDMA아이폰을 준비하고 있다는 특종기사를 Marketplace 톱기사로 실었다.

그런데 사실 이 기사를 나는 어제밤 10시반쯤 WSJ.com에서 읽었다.

종이신문과 달리 온라인에서는 관련 비디오를 보고 독자토론까지 읽을 수 있다.

느긋하게 종이신문으로 기사의 경중을 판단해가면서 읽는 것도 좋지만… 같은 기사를 하룻밤 지나서, 그것도 관련 비디오나 자료 연결없이 읽는 것은 좀 손해본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가?

WSJ보다 온라인신문을 휠씬 더 정성들여 잘 만드는 뉴욕타임즈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다. 이렇게 정성들여 Hyperlink를 넣어주는 칼럼을 클릭할 수 없는 종이지면으로 읽는 것은 좀 손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번 주말 아이패드 발매 이후 미국의 신문업계가 또 어떤 변화를 겪을지, 내가 신문콘텐츠를 소비하는 패턴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모르겠다. 하여간 종이매체의 경쟁력이 하루가 다르게 떨어져가는 것은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참, 다만 사람들은 신문기사를 종이로만 읽지 않는다뿐이지 사실 예전보다 휠씬 더 많이 온라인을 통해서 뉴스를 읽고 있을 것이다. 나도 종이신문만 있을때보다 신문기사를 온라인으로 최소 몇배는 더 많이 읽는 것 같다. 즉, 위기이자 기회다.

Written by estima7

2010년 3월 30일 , 시간: 7:1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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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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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신문사들이 이제는 종이 매체가 아닌 다른 전달 수단을 통한 수익 구조를 더욱 절박하게 추구할 수밖에 없다는 또다른 증거를, 현실적인 경험으로 재미있게 보여주셨네요. 저도 캐나다의 일간지를 종이 형태로 구독하다가 토요일에만 받아보는 것으로 줄였는데, 종이 신문을 만질 때의 느낌, 그로부터 읽는 다소 노스탤지어에 가까운 기분을 빼면, 특별한 구독 이유를 찾을 수가 없기 때문이었지요. 게다가, 설령 재활용된다고 해도, 매주 파지로 버려야 하는 양도 만만찮고… 아마 그래서 머독도 WSJ을 비롯한 자기 소유의 신문 웹사이트에 대한 유료화를 서둘러 시작한 것이 아닐까 싶은데, 그 또한 네티즌들이 하도 공짜에 익숙해진 데다, 머독이 유료화하는 신문을 보지 않고도 정보를 구할 채널은 워낙 많아서, 그 실제 효과가 어느 정도일지는 지극히 의심스럽습니다.

    아무튼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흥미롭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김상현

    2010년 3월 30일 at 7:30 오후

    • 저도 뉴욕타임즈를 금,토,일만 오는 Weekend배달로 받아볼까하는 생각이 있어요. 주말배달만 하면 일주일에 3.75불인가한다고 하는데(아마 1년계약?) 수퍼마켓가서 NYT사면 일요판만 6불이거든요. 그런데 막상 신문을 받아서 읽으려고 하면 할일이 많고, 영어의 압박도 있어서 못읽다가 오후늦게 보려고 하면 아주 ‘구문’이 되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못읽겠더군요. 더구나 온라인기사가 넘쳐흐르는 요즘 온라인으로 기사를 따라가다 보면 종이신문을 구독해도 읽을 시간이 없어요. (트위터의 영향인지도)
      그런 의미에서 정말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몇년뒤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ㅎㅎ 코맨트 감사합니다.

      estima7

      2010년 3월 30일 at 7:52 오후

  2. 잘 보았습니다. 오늘자 [한겨레]에 이런 칼럼이 올랐더군요.

    ‘종이 문명은 사라지지 않는다’ http://j.mp/czvF0Y

    사실관계에 의문이 가고, 좀 극단적인 주장처럼 보이기는 한데, 저는 종이도 사랑하고 디지털도 애정하는 기회주의자, 바람둥이입니다~ ㅎ

    @tWITasWIT

    2010년 3월 30일 at 8:15 오후

    • 링크하신 글은… 어째 좀 그러네요. 누가 종이문명을 파괴하려고 한 것도 아니고 그저 도도한 흐름일 뿐인데 좀 화가 나신 것 같아요^^ 저는 그저 편리함과 스피드를 쫓아가는 기회주의자라고 할까요?

      estima7

      2010년 3월 30일 at 9:01 오후

  3. 사람들이 종이신문을 덜 읽는다고 해서 뉴스 소비까지 줄어드는 게 아니라는 사실은 여러가지 지표로 증명되고 있습니다. estima7님 말씀처럼 온라인에서는 정보와 정보의 결합/연관 가치가 높아지면서 정보의 소비가 더 늘어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또 온라인에서의 뉴스소비 방식도 진화하는 것 같아요. 처음엔 개별 기사 단위로 소비가 되다가(이게 언론사 닷컴 시대) 같은 사안을 서로 다른 관점에서 다룬 기사들을 비교해서 읽게 되고(이건 포털이 편집한 뉴스 시대), 그러다 서로 다른 미디어들의 관점까지 반영된 뉴스 정보를 소비하고(네이버 뉴스캐스트나 다음의 뷰 같은 것..) 이제는 다른 뉴스소비자의 관점까지 함께 소비하는(트위터 등 SNS) 시대로 발전하는 것 같습니다. 일례로 네이버가 뉴스캐스트를 도입한 뒤 트래픽이 그 전에 비해 몇배로 늘어난 사실을 들 수 있습니다. SNS를 통한 뉴스 전파 속도는 말 할 필요도 없겠지요.
    그런 점에서 언론사들에게는 이게 새로운 기회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근데 언론사들이 직접 플랫폼을 만들려고 하는 것은 좀 패착일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언론사는 더 좋은 기사를 생산하는 데 집중하고, 그 컨텐츠를 다양한 플랫폼에 잘 유통시키면 되는데, 언론사들은 종이신문 시대에 윤전기를 가지려 애를 썼던 것처럼, 뉴미디어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새로운 플랫폼을 보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시장 안에서 역할 분담이 잘 되고 그게 뉴스 컨텐츠의 에코시스템으로 발전하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종호

    2010년 3월 30일 at 8:27 오후

    • 저는 어제 있었던 네이버재팬의 개편기사를 읽으면서 한이사님 말씀처럼 네이버재팬이 ‘뉴스컨텐츠의 에코시스템’을 일본에서 만들고 있구나하는 생각을 했어요. 트위터와 하테나북마크 등 외부서비스와 뉴스 등을 잘 연동한 서비스를 구축해 나가고 계시더군요. 한국에서의 네이버보다 오히려 더 신선한 시도라고 생각했습니다ㅎㅎ
      한국에서도 미투, 트위터를 잘 연동한 멋진 서비스가 나오길 바랍니다. 저는 트위터가 훌륭한 Contents discovery engine이라고 생각합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estima7

      2010년 3월 30일 at 9:04 오후

  4. 뉴스 소비는 오히려 증가 했다고 봅니다. 정확히는 뉴스 소비의 빈도는 증가하고, 깊이있게 읽는 비중이 줄어 들었다고 볼수 있겠죠.

    뉴스 소비자들은 다양한 소스로 부터 더욱 잦은 빈도로 뉴스를 소비 하는 패턴이 생긴 거죠.

    이런 뉴스 소비 패턴은 ‘좀더 자극적인’ 헤드라인과 기사를 작성하도록 뉴스 생산자에게 강요하게 됩니다. 공멸의 길이죠.

    높아진 빈도 이용하기, 뉴스 심도를 적절히 조절하여 충성도 확립하기가 올드미디어의 기회이자 위기 인듯합니다.

    vandbt

    2010년 3월 30일 at 9:05 오후

    • 저의 경우를 보면 깊이 있게 읽는 비중이 꼭 줄어들었다고 볼 수 없는 것이 어떤 이슈에 대해서 더 입체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읽게 되었습니다. 예전 종이신문을 구독할 때는 집에서 신문 2개정도를 보면서 비교하는 것이 고작이었는데… 지금은 어떤 사안에 대해서 궁금하면 바로 검색을 통해서 다른 신문은, 방송은 어떻게 보도했는지 바로 찾아보면서 나름대로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한국의 경우보다 미국은 더욱더 엄청난 자료가 있으니까 더 좋지요. 그런 면에서는 저는 디지털시대가 종이시대보다 확실히 진일보했다고 생각합니다. 활용하기에 따라서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estima7

      2010년 3월 31일 at 8:11 오전

  5. 최근에 읽게된 “구글드”라는 책에서도 신문이라는 매체에 대해 다소 비관적으로 적혀있던데.. 이글이 바로 현실인듯 합니다.
    결국, 책에서도 언급했든 AP나 블룸버그 같은 뉴스 공급자만이 살아남고 뉴스를 독자에 전달하는 비지니스 자체는 도퇴되지 않을까요? 두가지 문제가 있겠는데.. 과연 뉴스 전달자 없이 뉴스 공급자가 어떻게 수익 구조를 가져갈지? 그리고 뉴스라는 하나의 사실에 논조를 입힐 수 없다라는 것이겠네요..
    아무래도 논조는 집단 지성으로 바뀔 듯하고.. 수익구조는 뉴스를 소비하는 대상이 직접 비용을 지불하는 형태가 되지 않을까요? (광고만으로는 좀 객관성 유지가 힘들겠죠?)

    김종령

    2010년 3월 30일 at 9:27 오후

    • 구글드 사놓고 아직 읽지 않았었는데 봐야겠군요. 또 흔한 ‘구글론’이 아닐까하는 생각에 늦장부리고 있었는데…
      저는 온라인미디어가 더더욱 고도화되고 발전되면서 경쟁력있는 콘텐츠를 갖춘 미디어는 그래도 Monetize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디지털시대에 맞는 비즈니스경쟁력도 갖추고 있어야겠지요. 그리고 그것은 새로운 인터넷광고시스템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대기업광고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어느정도 롱테일광고에 의존하는 사업구조를 갖춘다면 어느 정도 독립적인 논조를 갖추는 것도 가능할테고요. 하여간 쉬운 답은 없지요. 말씀 감사합니다^^

      estima7

      2010년 3월 31일 at 8:14 오전

      • 구글드 estima7님 트윗 보고 읽게 되었습니다. 흔한 ‘구글론’은 아니더라구요. 구글과 미디어들의 관계에 대한 역사? 가 아닌가 싶습니다.

        구글드에서는 올드미디어의 위기는, 온라인 세상으로 진출해도 ‘달러를 주고 페니를 얻는다.’ 라는 말이 현실을 극명하게 표현하는 듯합니다.

        vandbt

        2010년 3월 31일 at 8:37 오후

  6. 한국에선 종이신문의 위기를 방송업 진출로 풀어나갈려고 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은 어떻게든 죽이려고 하고 있고요.

    Soulive

    2010년 3월 31일 at 1:07 오전

    • ㅎㅎ 설마 온라인을 죽이려고야 하겠습니까. 해봐도 답이 안나오니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이겠죠. 한국의 경우 미국보다 온라인광고플렛홈이 휠씬 뒤떨어져 있어서 신문사입장에서 Monetize가 쉽지 않습니다. 매년 아무리 해도 매출액이 제자리 걸음이고 종이신문광고매출에 근접조차 못하고 있으니 그렇게 되는 것이죠. 다만 저도 방송에 진출하는 것이 답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왜 분위기가 그렇게 되버렸는지 모르겠습니다. 방송도 디지털시대에 전체적인 광고시장 파이는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고 줄어드는 파이를 놓고 신문사까지 뛰어들어 피터지는 경쟁을 하게 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estima7

      2010년 3월 31일 at 8:23 오전

  7. 허니몬의 알림…

    미국에서 종이신문 구독하며 느낀 점, 에스티마의 인터넷이야기 // 이런 현상은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그런 위기 의식때문에 신문사에서는 불공정 거래를 불사하고 구독자를 유치하려는 것이지만, 이미 시대는 변하기시작했고 그 변화는 멈출 수 없다….

    sunfuture's me2DAY

    2010년 4월 14일 at 1:5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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