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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선생님, 제가 졌습니다.”-음성검색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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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 Native English speaker가 아닌 관계로 음성검색의 가능성을 그다지 깨닫지 못했다. 가만보면 미국인들은 전화를 사용할때 음성으로 연락처목록을 검색해 전화를 걸어주는 Voice Dialing기능이 아주 중요하다. 아마 운전을 많이 하는 생활패턴때문에 그런지 모르겠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그다지 음성검색을 사용하지도 않고 보이스메일을 남기는 습관도 없기 때문에 전화를 음성으로 조작한다는데 좀 익숙하지 않은 편이다.

그런데 오늘 아침 우연히 일본의 블로거 유카와씨의 “구글모바일어플의 음성검색이 정말 대단하다“는 포스팅을 읽고 그 잠재력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을 하게 되었다.

유카와씨의 이야기는 대략 이렇다.

기본적으로 (일본어) 음성인식기술이 그렇게 훌륭하지않다는 선입관을 가지고 있었다. iPhone 3GS에 기본장착된 음성인식도 그렇게 잘되는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구글이 모바일어플에 일본어 음성검색기능을 탑재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구글블로그에서 자랑스럽게 발표한 것을 보고 한번 직접 테스트해보기로 했다. 우선 “마구도나루도” (맥도널드의 일본식 발음)

어 단번에 찾아지네. 그럼 이번에는 스타벅스를 찾아보자. “스타바쿠스”

역시 잘 찾아진다. 그럼 다음에는 “프론토”(일본의 커피전문점), “프론토 점포” 역시 다 한번에 알아듣고 검색이 된다. 이렇게 잘될 줄 몰랐다. 조금 놀랐다.

그럼 이번에는 내 이름을 한번 검색해보자. “유카와 츠루아키”

아니 내 이름까지도 정확히 알아듣고 결과를 보여주다니!  (이 부분은 좀 놀랍다는…일본인 인명이 쉬운 것이 아닌데. 아마 유명블로거라서 그런 것이 아닌지)

그렇다면 이번에는 “츠부야키 쟈날리스토”를 시험해보자. 이 말은 원래 존재하는 단어도 아니고 내가 맘대로 만든 말이니 못알아들을지도… (지껄이는 저널리스트라는 뜻으로 유카와상이 자기 별명처럼 지어서 트위터에 표시한 말)

우와! 대단하다. 구글선생, 내가 졌습니다. 앞으로 음성검색 열심히 쓰도록 하겠습니다!

여기까지가 유카와씨의 이야기. 사실 많은 일본인들이 별 기대없이 음성검색을 사용해봤다가 비슷한 놀라움을 느꼈을 듯 싶다.

나도 여기(미국)에서 우리 회사 직원들중 아이폰 유저가 “나는 웬만하면 음성으로 검색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뭐 나와는 별 상관이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 음성검색데모와 함께 직접 시험해보니 나도 앞으로는 적극적으로 음성검색을 사용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안드로이드폰 Droid를 사용해 보니 초기화면에 검색창과 음성검색 아이콘이 자리잡고 있어 더욱더 음성검색을 많이 쓰게 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오늘 운전을 하면서 아이폰으로 Podcast를 듣고 있었다. 그런데 라디오쇼중에 ‘Watershed moment”라는 말이 나왔다. 대충 뜻은 알고 있었지만 한번 정확한 뜻 확인을 위해 검색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신호에 잠시 정지했을때 Google Mobile App을 실행하고 “Watershed moment”라고 말해봤다.

내가 말을 하면 음성데이터를 순간적으로 Google Cloud에 보내고 분석한 결과를 다시 되돌려준다. 걸리는 시간은 1~2초.

정확히 단어를 인식해서 바로 검색결과를 보여준다. 내용을 사실 열어볼 필요도 없다. 첫번째 검색결과에 나온 것처럼 Watershed moment는 ‘A critical turning point’라는 뜻이다. 이 단어를 터치스크린 키보드를 입력했으면 말로 검색하는 것보다 10배이상 시간이 더 걸렸을 것이다. (운전하면서 그렇게 하기는 너무 위험하다)

특히 아이폰의 특성상 내 현재위치를 알고 있기 때문에 ‘맥도널드’ 등의 레스토랑 상호로 검색하면 현재 위치를 중심으로 가장 가까운 곳부터 표시해준다. 전화번호, Direction등을 터치하면 바로 전화를 걸거나 지도를 볼 수 있어서 더 할 나위없이 편리하다.

물론 음성검색이 100% 정확한 것은 아닌 것 같다. 특히 우리처럼 Native Speaker가 아닌 경우는 아무리 여러번 말을 해도 구글이 못알아듣는 경우가 있긴하다. (그러나 네이티브에게는 아주 친절한 듯 ㅠ.ㅠ)

휴대폰은 사실 말로 입력하는 기계다. 조그만 키보드로 입력하는 기계가 아니다. 사람들이 한번 음성으로 검색하는데 익숙해지기 시작하면 쉽게 버릇으로 자리잡을 것 같다. 점점 많은 사람들이 모바일로 검색을 하기 시작하는데 그렇다면 앞으로 모바일검색의 절반이상은 음성검색으로 이뤄지지 않을까? 운전을 하면서, 길을 걸어가면서 뭔가 궁금한 사람들이 일일이 조그만 키보드로 입력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 같다. 그냥 귀에 전화를 가져다대고 궁금한 내용을 말하면 되지 않을까?

음성인식기술은 사실 쉽게 쫒아갈 수가 없는 분야다. 더구나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면 할 수록 그 데이터를 통해 인식율을 더 높일 수 있기도 하다. 시장점유율이 높은 회사일수록 더 훌륭한 기술을 축적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엄청난 기술을 쌓아가고 있는 구글이라는 회사를 어떻게 경쟁해서 이겨야할지… 도대체 몇년뒤의 검색시장은 어떤 모습이 될지. 상상이 가지않는다.

Written by estima7

2009년 12월 15일 , 시간: 12:17 am

16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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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구글 정말 무섭네요. 국내 검색(?)업체들도 분발 해야겠습니다. 구글 음성검색의 한국어 버전이 나오는 순간 모바일 검색시장은 송두리째 빼앗겨 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Hyunsik Choi

    2009년 12월 15일 at 1:00 am

    • 한번 음성검색에 버릇이 들어버리면 무섭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한국어음성인식이 중국어, 일본어보다 쉽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고요.(잘 모르지만) 이 기술까지 미래를 내다보고 있어야하겠네요. 정말 극심한 경쟁의 시대ㅎㅎ

      estima7

      2009년 12월 15일 at 9:32 am

  2. 저도 아이폰 구글모바일앱 설정을 일본어로 바꾸고 ‘마쿠도나루도’라고 해봤더랬습니다. 저도 졌습니다. 제 한국식 일본어 외래어 발음까지 알아듣더군요. 저야 사용자 입장이니 한국어 음성검색이 하루빨리 나오기만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국 아이폰의 애플 보이스컨트롤은 정말 형편없기 그지 없어서요.

    coolpint

    2009년 12월 15일 at 1:18 am

    • 전 제 아이폰을 일본어설정으로 바꾸고 ‘마쿠도나루도’, ‘스타바쿠스’해보니 등을 해보니 잘 찾아주더군요. 그런데 희한한 것이 검색결과는 일본어가 아니고 미국영어결과를 보여주네요. 아마 제가 미국에 위치하고 있어서 그런 모양입니다.ㅎㅎ

      estima7

      2009년 12월 15일 at 9:34 am

  3. 음성 검색에서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는 것이 아쉽네요. 그렇게 된다면 국내 모바일 검색 시장도 또 한번 새로운 물살을 타게 될텐데 말입니다.

    마음으로 찍는 사진

    2009년 12월 15일 at 2:58 am

    • 구글의 다음 목표는 언어의 장벽을 허무는 것이라고 합니다. 음성인식도 대부분 주요언어를 다 지원하겠다고 공언했구요. 그런데 영어 다음에 유럽어를 시도한 것이 아니고 중국어, 일본어를 했다는 것이 특이하네요. 휠씬 어렵지 않을까 싶은데.. 어쨌든 한국어도 곧 실현하지 않을까요?

      estima7

      2009년 12월 15일 at 9:36 am

  4. 구글의 이러한 영향력 구축이 때론 걱정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편리해 지는 것은 좋은 데, 혹 너무나 많은 것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되기도 하고요. 구글의 Don’t be evil. 적절한 모토인듯 합니다.

    Lee Jeong Mook

    2009년 12월 15일 at 3:03 am

    • 갈수록 뭔가 무서워지기는 합니다. 이미 얼굴 검색이 가능할 것 같기도 하고요. 그리고 음성인식도 더 나아가 제 목소리를 듣고 누구인지 인식해서 Personalized된 검색결과를 던져주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어요. 최소한 남자인지 여자인지, 액센트로 판단해서 어느 나라 사람인지, 연령대는 어느 정도가 될지 판단해낼 수 있지 않을까요? 무서운 세상입니다.
      어느 순간에는 기술의 진보를 법으로 제한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조차 들더군요.ㅎㅎ

      estima7

      2009년 12월 15일 at 9:38 am

  5. SF영화에 가끔 나오곤하는 초월적 시스템장악자… 구글이 그런 연상을 주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당분간은 그 기술력에 감탄하겠지만 언젠가는 윤리적 이슈가 크게 대두되는 시점이 오리라 생각되네요. Don’t be evil 모토를 믿고 싶기도 하고…

    LeeYoonyoung

    2009년 12월 15일 at 10:32 am

    • 사실 Don’t be evil이라는 모토때문에 구글이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았다면 뭔가 탐욕에 빠져서 눈앞의 이익과 타협했다면 이 정도 회사가 될 수 없었겠지요.
      어쨌든 구글이 아니어도 몇십년안에는 누군가 이런 기술적 경지에 도달했을 것을 생각하면 그래도 구글이라 다행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ㅎㅎ

      estima7

      2009년 12월 15일 at 4:54 pm

  6. 많은 사람들이 핸드폰의 작은 키보드로 어떻게 쉽게 입력할 수 있을까에 매달리는 것 같은데, 정말이지 ‘휴대폰은 말로 입력하는 기계’라는 말씀이 의표를 찌르는 것 같습니다. 그걸 훌륭하게 구현해 내는 구글의 기술적 관점이 정말 냉철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요즘 서울에선 정부나 업계 모두 ‘Google Scare’라고 할 만큼 초긴장 상태에 접어드는 것 같습니다. iPhone 진입으로 생긴 파열구를 통해 Google이 물밀듯 들어오는 형국이라고나 할까요?^^ 어쨌든 배울 것은 정말 많은 회사라는 생각이 들고 저희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han jongho

    2009년 12월 15일 at 2:32 pm

    • 앗, 한이사님! 반갑습니다. 그렇군요. 요즘 한국에서도 “Google Scare”라고 할만큼 구글을 의식하고 있군요. 경쟁은 좋은 것이고 당연히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몇년간을 되돌아보면 구글이 차분히 요즘 보여주고 있는 놀라운 혁신을 위한 기반기술을 쌓아가고 있었는데 우리는 “구글의 혁신이 멈췄다. 별 것 없다. 한국은 상황이 다르다”라고 하면서 무시했던 것 같습니다. 적어도 3년밖은 내다봐야하는데 눈앞에만 집착하고 있으니…ㅠ.ㅠ 자주 소식전해주세요~ 감사합니다.

      estima7

      2009년 12월 15일 at 5:00 pm

  7. 충격적인데요. 음성인식은 의례 잘 안되는 것으로 모두들 생각하고 있는지라… 벌써 몇년째 그것만 하는 쪽에서도 그렇게 생각하고 잇는거 같고, 그런데 그 알아듣기 힘든 영어와 심지어 일본어까지…

    대체 뭔 마술이라도 쓴건지.

    Jomosi

    2009년 12월 16일 at 1:11 am

    • 음성인식이 잘 안된다는 것은 막연한 우리 생각이었던 것 같아요. 사실은 영어는 예전부터 아주 잘 됐답니다^^ 제가 놀란 것은 일본어는 상당히 어려운 언어라고 생각했거든요. 뭐든지 선입관을 가져서는 혁신을 할 수 없다는 생각도 드네요.

      estima7

      2009년 12월 17일 at 10:53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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