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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 구글, 테슬라가 바꾸는 자동차업계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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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에 살다가 한국으로 돌아온지 이제 2년쯤 됐다. 그리고 일년에 1~2번씩 실리콘밸리에 다시 출장을 갈 기회가 있다. 그때마다 세상이 얼마나 빨리 바뀌고 있는지를 보고 놀란다. 특히 우버, 구글, 테슬라 등이 만들어 내는 파괴적인 혁신을 보면 미래가 두렵기까지 하다. 세계의 자동차와 운송업계에 혁명적인 변화가 진행중이다. 실리콘밸리에서 볼 수 있는 미래의 모습을 소개한다.

#우버

실리콘밸리에 매번 갈 때마다 우버 같은 스마트폰으로 부르는 승차 서비스가 생활속으로 점점 더 깊이 침투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이제 내가 아는 지인들은 모두 다 우버의 이용자가 됐고 심지어 여행자들도 아무렇지 않게 우버를 불러서 이용한다.

우버풀화면

지난 9월 컨퍼런스참석차 샌프란시스코에 갔을 때의 일이다. 시내에서 외곽에 있는 컨퍼런스행사장에 가는데 우버앱을 실행하니 우버풀(UberPool)이라는 새 서비스가 나왔다. 우버를 이용한 일종의 합승인데 샌프란시스코시내에서는 어디나 7불이면 갈 수 있다. 대신 같은 방향으로 가는 다른 1명의 손님과 동승해야 한다. (같은 방향으로 가는 승객이 없으면 혼자서 가도 되고 그래도 7불만 내면 된다.) 덕분에 택시를 타면 수십불이 나올 거리를 7불로 편하게 다녔다. 우버의 트래비스 캘러닉 CEO는 “우버풀은 버스나 지하철같은 대중교통수단보다 더 저렴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우버가 택시뿐만 아니라 대중교통수단과도 경쟁하겠다는 뜻이다.

이번 출장에서 만난 웰스파고은행의 이주희부사장은 “우버만큼 생활에 큰 변화를 준 서비스는 없는 것 같다”며 “우리집 꼬마는 택시는 모두 우버라고 생각할 정도다”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교외에 사는 그녀는 남편과 함께 차 2대를 소유하고 있는데 1대는 팔아버릴 생각이다. 우버덕분에 필요가 없게 됐다는 것이다. 우버의 보안최고책임자인 조 설리번은 패스트컴퍼니지 인터뷰에서 “나는 우리가 택시와 경쟁하고 있다고 느끼지 않는다”며 “우리는 사람들이 자신의 차를 운전하고자 하는 욕구와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하나면 원할 때 차를 부를 수 있는데 자동차가 왜 필요하냐는 것이다. 멀지않아 우버의 영향으로 미국의 자동차판매대수가 둔화되고 있다는 뉴스가 나올지도 모른다.

#구글이 개발하는 자율주행자동차

구글셀프드라이빙카

사진출처 : 구글

구글은 지난 9월말 마운틴뷰의 구글본사건물 옥상주차장을 비우고 색다른 행사를 열었다. 기자들을 초청해서 구글의 자율주행자동차 시승행사를 가진 것이다. 컵케이크처럼 생긴 귀여운 모습의 구글카에는 운전대와 페달이 없다. 대신 출발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운행을 시작한다. 구글이 직접 제작한 이 프로토타입 자동차는 차량에 달린 센서로 축구장 2개 거리까지 360도 사방을 살필 수 있다. 기자들은 2분동안의 탑승시간동안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구글 직원 같은 장애물을 적당히 피해 천천히 안전하게 주행하는 무인운전차량을 경험했다.

구글카가 세상을 바라보는 모습. 스쿨버스를 인식하고 버스가 출발할 때까지 멈춰서 기다린다. (사진출처 : 구글)

구글카가 세상을 바라보는 모습. 스쿨버스를 인식하고 버스가 출발할 때까지 멈춰서 기다린다. (사진출처 : 구글)

사람을 인식하는데서 더 나아가 구글카는 사람의 제스처가 무슨 뜻인지도 식별하고 있다. (사진출처 : 구글)

사람을 인식하는데서 더 나아가 구글카는 사람의 제스처가 무슨 뜻인지도 식별하고 있다. (사진출처 : 구글)

첨단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으로 무장한 구글카는 점점 똑똑해지고 있다. 2009년부터 테스트를 시작한 구글의 자율주행자동차는 이제 단순한 고속도로에서 벗어나 신호등과 횡단보도, 공사표지판, 자전거, 행인 등으로 가득찬 일반도로를 달리며 다양한 상황에 대처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수천가지의 다양한 상황을 학습하게 되면 무인운전차는 사람이 운전하는 것보다 더 안전한 차가 될 수 있을 것이다. 360도 사방으로 사람이 보지 못하는 사각지대까지 모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갑자기 술취한 운전자가 나타나 무인운전차를 들이받지 않는한 큰 사고가 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구글이 무인운전차를 테스트하면서 일어난 9건의 경미한 사고는 모두 다른 차를 운전하고 있는 사람의 실수였다.

Screen Shot 2015-11-08 at 10.36.33 PM

구글 무인운전차 개발프로젝트를 총지휘하는 크리스 엄슨은 CBS 60미닛 인터뷰에서 “지금 11살짜리 아들이 4년반뒤면 운전면허를 딸 수 있게 된다”며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나의 목표”라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하니 자율운전기능이 추가된 테슬라 모델S

테슬라모델S의자동운전기능대시보드

테슬라모델S의자동운전기능대시보드

전기자동차분야에서 계속해서 혁신을 해나가고 있는 테슬라는 모델S의 소프트웨어를 7.0으로 업그레이드한다고 10월중순 발표했다. 이번 업그레이드에서는 고속도로에서의 자동운전기능이 들어갔다. 이 기능을 켜면 자동으로 차량흐름에 맞춰 운전을 해준다. 깜빡이를 켜면 자동으로 안전하게 다른 차선으로 옮겨간다. 자동주차기능도 생겼다. 이런 기능은 벤츠 등 다른 고급차량에도 비슷하게 들어가 있다.

하지만 테슬라가 대단한 것은 신모델이 아닌 기존에 구매한 차량에도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만 하면 성능이 더 좋아지도록 했다는 것이다. 테슬라의 차를 사람들이 “바퀴달린 아이폰”이라고 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또 하나 테슬라가 대담한 것은 규제당국을 아랑곳하지 않고 어찌보면 위험한 이 베타버전의 기능을 수만명의 테슬라고객들에게 공개해 버렸다는 점이다. 자동운전기능을 고속도로에서만 사용하고 꼭 운전대에 손을 올려놓으라는 경고문이 나오기는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고속도로가 아닌 곳에서도 잘 작동하고 장시간 핸들에 손을 올려놓지 않아도 된다. 기존 자동차업체들은 이렇게 하다가 사고가 나면 책임을 지는 것이 두려워 선뜻 자동운전기능을 과감하게 고객들에게 제공하지 못한다. 하지만 테슬라는 그런 규제환경이나 잠재적 위험을 아랑곳하지 않고 공개해버린 것이다. 덕분에 유튜브 등에는 자동운전기능을 다양한 환경에서 테스트해본 사용기 동영상이 가득 올라오고 있다. 고객들이 나서서 테슬라를 위해 테스트를 해주고 있는 셈이다. 이런 고객들의 테스트데이터는 모두 자동으로 테슬라에게 인터넷을 통해 전송된다.

이번 발표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3년정도면 A지점에서 B지점으로 가는데 운전자는 자면서 갈 수 있는 차가 준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심지어 테슬라 모델S의 자동운전기능을 한국의 도로에서 테스트한 분이 있다. 그런데 잘 작동한다.

#무인운전차 기술에 투자하는 우버

무인운전차 기술에 투자하는 것은 구글이나 자동차회사뿐만이 아니다. 우버도 투자중이다. 우버는 카네기멜론대학과 제휴해 무인운전차와 로봇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카네기멜론출신 연구자들을 40여명 스카웃해갔으며 이 대학에 60억원이상을 기부해서 관련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업계관계자의 이야기에 따르면 우버가 무인운전차에 관심을 갖는 것은 우버에 대한 높은 승객수요에 비해 운전자공급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또 무인운전차를 통해서 승객을 수송하면 우버이용요금을 낮출 수 있다는 노림수도 있다. 패스트컴퍼니지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우버기사로 활동하는 사람은 전세계에 1백만명에 이르고 있으며 우버는 매일 2백만회의 승차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

위에 소개한 실리콘밸리의 사례들을 살펴보면 자동차업계에 혁명적인 변화가 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 국내자동차업계관계자는 이런 얘기를 했다. “그동안 자동차회사의 핵심경쟁력은 엔진과 변속기를 잘 만드는 기술이었다. 이것은 후발자동차회사가 쉽게 따라올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런데 모터가 중심이 되는 전기차세상이 되면 경쟁의 규칙이 바뀌어 버린다.”

게임의 규칙이 완전히 바뀌어 버리는 것이다. 우버와 전기차, 그리고 무인운전차가 떠오르는 세상에서는 소프트웨어개발능력이 핵심 경쟁력이 된다.

우버의 핵심경쟁력은 단지 스마트폰앱을 통해서 전세계 60개국 3백여개의 도시에서 1백만명의 운전기사가 매일 2백만회의 승차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소프트웨어 개발능력이다. 각 도시마다 천차만별로 다른 환경에서 움직이는 수백만명의 차량과 승객을 최적화시켜서 이동시킬 수 있는 노하우인 것이다. 이렇게 해서 우버는 우리돈으로 약 60조원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세계최대의 스타트업이 됐다. 한국에서 두번째로 기업가치가 높은 기업인 현대자동차의 36조원 시가총액의 두배가까운 규모다. 우버가 전세계 많은 국가에서 규제당국과 충돌하고 있지만 생활속에서 매일 편리하게 우버를 사용하고 있는 실리콘밸리 주민들은 우버편을 드는 사람이 많다. 구글과 테슬라가 만드는 첨단 자동차에 열광하는 얼리어답터들이다. 그들은 이런 트렌드가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이런 세상의 변화에 한국은 깜깜한 편이다. 어떤 벤처투자가는 한국의 대기업사장에게 우버의 기업가치가 현대자동차의 2배라고 설명하자 그가 “세상 말세다”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웃었다. 우버를 일개 택시회사로만 생각하기 때문에 나온 반응일 것이다.

이런 우버와 무인자동차, 전기차 등의 혁명적인 변화에 한국이 대응하기 위해서는 이런 혁신을 거부하지 않고 우호적으로 끌어 안는 자세변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소프트웨어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토요타가 실리콘밸리 리서치센터의 수장으로 영입한 길 플랫박사.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토요타가 실리콘밸리 리서치센터의 수장으로 영입한 길 플랫박사.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심지어 세계최대의 자동차회사인 토요타도 이런 트렌드에 뒤질세라 지난주 향후 5년간 10억불을 들여 팔로알토에 인공지능리서치센터를 만든다는 발표를 했다. 그리고 인공지능분야의 권위자인 미국인 길 프랫박사를 총책임자로 임명했다. 이 길 프랫박사는 이런 말을 했다.”이런 시도는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자동차회사중 하나(토요타)를 세계의 톱소프트웨어개발회사중 하나로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 “토요타는 성공적인 하드웨어회사에 멈추지 않고 소프트웨어기술을 융합시킨 새로운 회사로 변신해서 사회에 공헌할 것입니다. 그것이 내가 토요타에 합류한 이유입니다.”

나는 요즘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먹어치우는 시대이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 대기업들도 소프트웨어역량을 키우기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말을 곳곳에 다니면서 하고 있다. 그런데 토요타도 확실히 그것을 깨닫고 있는 모양이다.

한국도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이런 혁신이 한국에서도 나올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정비하고 소프트웨어인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하자. 자동차회사에 있어서 부동산에 10조원을 투자하는 것보다 소프트웨어기술에 그런 투자를 하는 것이 휠씬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무인자동차시대가 눈앞에 있다.

/한국일보에 기고했던 글입니다.

Written by estima7

2015년 11월 8일 at 10:51 오후

테슬라 모델S 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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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S

테슬라 모델S

전기차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테슬라의 모델S. 실리콘밸리에서는 이젠 무척 흔하게 볼 수 있는 차가 됐지만 실제로 타볼 기회는 없었다. 그런데 어제 오랜 친구인 David Lee를 만났다가 한 10여분 그의 차를 조금 얻어타고 이야기를 나눠볼 기회가 있었다. 다음은 그 경험을 간단히 적은 글. (참고 포스팅: 닛산리프와 테슬라 모델S가 주도하는 실리콘밸리의 전기차 붐)

Ex-Googler인 데이빗 리. 그는 K스타트업프로그램을 이끄는 것으로도 한국에 잘 알려져있다.

Ex-Googler이며 벤처투자자인 데이빗 리. 그는 K스타트업프로그램을 이끄는 것으로도 한국에 잘 알려져있다.

일단 전기차로서 당연한 얘기지만 차가 움직이면서 전혀 엔진 소음이 나지 않았다. 악셀을 밟자 토크가 높은 전기차의 특성대로 조용히 발군의 가속력을 보여줬다. 데이빗은 그동안 포르쉐 등 좋다는 차들은 웬만큼 몰아봤는데 이 테슬라가 ‘최고’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자신도 원래는 테슬라가 망할 회사라고 생각하는등 상당히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는데 친구가 산 테슬라를 타보고 생각을 바꾸게 됐고 직접 구입까지하게 됐다는 것이다. “Seeing is believing”이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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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G 인터넷이 느려서 구글맵의 구동이 좀 느린 것이 흠이다. 아래 에일리의 노래제목에 한글이 깨져있는 것도 옥의 티다. 아직은 다국어대응이 안되는 모양.

내가 궁금했던 것중 하나는 17인치 대형 터치스크린의 편이성이었다. 운전하면서 조작하는데 어려움이 없을까? 아무리 그래도 에어콘이나 카스테레오 등의 운전중의 조작은 물리적 버튼이나 레버로 조작하는 것이 더 편하고 안전하지 않을까 싶었다. 내 질문에 데이빗은 “전혀 불편하지 않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터치스크린에 큼직하게 버튼들이 보이고 반응속도가 빨라서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가끔 블루투스가 먹통이 되거나 하면 PC에서 Ctrl-Alt-Del버튼을 누르는 것처럼 자동차핸들 양쪽의 휠버튼을 몇초간 눌러서 리셋하면 된다고 시범을 보여준다. 터치스크린이 리로드되는 동안에도 자동차운행에는 아무 지장이 없었다.

테슬라는 자동차 자체가 항상 3G네트웍에 연결된 ‘인터넷차’다. 터치스크린 위에 마치 스마트폰화면처럼 3G신호세기가 표시된다. 3G인터넷사용료는 무료다. 다만 속도가 느려서 좀 불편할때가 있는데 나중에 LTE로 추가비용없이 업그레이드가 될 예정이라고 한다.

내비게이션자체는 구글맵이다. 음성으로 검색해서 목적지를 찾는 것이 구글검색 그 자체다. 라디오는 슬래커라디오라는 앱을 통해서 K-Pop을 듣고 있었는데 이것도 (아마 한시적으로) 무료제공이라고 한다. 카오디오의 품질도 대단히 뛰어났다. (차에 소음이 없어서 더 좋게 들리는지도 모르겠다) 미국에서 고급차의 경우는 XM시리우스라는 위성라디오에 가입해서 유료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위성라디오보다도 확실히 음질이 뛰어났다.

엔진오일 등을 바꾸러 차를 정비하러 갈 필요도 없고 주유소에 전혀 들를 필요가 없다는 것도 색다른 느낌이라고 한다. 물론 충전소는 자주 가야겠지만 데이빗은 거의 집에서 충전한다고 한다. 그는 팔로알토에 살면서 가까운 사무실로 출퇴근하는데다 출장을 많이 다녀서 실제로는 차를 쓸 일이 많지 않다. 한번 충전에 최대 300마일(400km이상)을 갈 수 있는 그의 테슬라 배터리용량은 그에게는 넘친다. 얼마전 집의 자동차충전전기료가 15불밖에 나오지 않았다는 믿지 못할 얘기를 했다. (Update: 이 부분에 대해서 다시 확인했는데 정확히 이야기하면 차를 구입한 이후에 집의 전기료고지서가 매달 15불~20불정도만 더 나온다고 함. 그래서 15불이라고 했다는 얘기.)

그는 한국에서 온 분들을 가끔 자기 차로 모시는 일이 있는데 테슬라에 대해 사전지식이 전혀 없는 경우 “이게 도대체 무슨 차냐”고 깜짝 놀란다고 한다. 그러면 그는 “It’s iPhone car”라고 대답한다고. 즉, 아이폰같은 차라고 이해하면 쉽다는 것이다.

내가 3년전 또 다른 전기차인 닛산 리프를 처음 타보았을 때는 자동차가 아니라 전기제품이란 느낌을 받기는 했다. 하지만 테슬라정도는 아니었다. 차의 한가운데에 파격적인 거대한 터치스크린을 장착한 테슬라는 정말로 “아이패드+자동차”라는 느낌이 강하다. 소프트웨어가 자동차에 있어서도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데이빗도 “이건 Software guy들이 만든 차”라고 한마디 거들었다. 실제로 테슬라에는 디트로이트에서 넘어온 기계공학 엔지니어들과 실리콘밸리의 소프트웨어엔지니어들이 협업해서 일한다. 디트로이트와 실리콘밸리의 만남으로 테슬라가 나온 것이다.

Written by estima7

2013년 10월 1일 at 7:5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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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과 페이스북에 고객을 뺏기는 자동차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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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자동차업계에 계신 지인과 이야기를 하는데 “자동차보다 아이폰이 더 좋다고 하는 젊은이들을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가 자동차업계의 숙제다”라는 말씀을 하셨다. 나는 “설마 누가 자동차보다 아이폰을 더 좋아할까요”라고 대꾸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요즘 사람들은 자동차보다 스마트폰과 휠씬 더 많은 시간을 보내므로 이 분의 이야기가 엄살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십여년전과 비교하면 놀라울 정도로 일반 대중의 차에 대한 흥미가 떨어져가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는지 모른다.

그리고 이번 주말에 뉴욕타임즈의 “유럽의 자동차회사들은 테크놀로지가 젊은 자동차구매자들을 유혹하기를 바란다“라는 기사를 읽어보니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다. 2008년의 금융위기 이후 서유럽의 자동차판매는 20%가 떨어졌으며 93년이후 최악이라는 것이다. 물론 경제불황탓에 얇아진 지갑탓도 있다. 하지만 유럽의 젊은이들은 더이상 자동차를 구매하려하지 않으며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그 시간에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고 친구들과 채팅을 즐긴다는 것이다. 꼭 차가 필요하면 렌트하거나 요즘 유행인 공유경제형 쉐어링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이런 새로운 세대를 자동차로 다시 끌어당기기 위해서는 테크놀로지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자동차가 아이폰과 경쟁하기 위해서 온갖 특이한 전장기능을 가져다 붙이는 것이다.

100% 전기동력의 스포츠카인 테슬라 모델S의 17인치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를 보면 자동차의 미래가 어디에 있는지 보이는 것 같다. 관심있는 분은 이 동영상을 자세히 보시길.

위 동영상을 보면 확실히 자동차도 소프트웨어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거대한 스크린을 지닌 움직이는 아이폰이라고 할까. 이 차에서 물리적인 콘트롤은 핸들과 기어스틱, 방향키, 와이퍼, 비상등 버튼 밖에 없다고 한다. 그런데도 컨슈머리포트의 기사에 따르면 터치스크린만으로도 조작이 생각보다 편하고 반응이 빨라 이용하기 쉬운 편이라고 한다.  마치 아이패드나 아이폰의 터치 반응이 경쟁사에 비해 더 좋은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 컨슈머리포트는 테슬라의 터치스크린시스템이 GM 등 경쟁사보다 휠씬 작동이 쉽고 반응이 빠른 것이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덕분에 애플 등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데려와서 처음부터 프로세서에 맞게 코딩을 했기 때문이라고 썼다. 소프트웨어가 자동차 경쟁력의 중심축이 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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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S 내부. 대쉬보드와 콘트롤패널이 모두 거대한 액정화면이다. 물리적 콘트롤은 핸들, 방향키, 와이퍼, 기어, 비상등버튼 정도.

한편 자동차왕국인 독일도 자동차시장의 침체는 피할수가 없는 상황이다. 자동차구매자의 평균연령이 52세이고 베를린장벽 붕괴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자동차연간판매량이 3백만대이하로 떨어졌다고 한다. NYT기사의 마지막 부분에 소개된 독일교수의 코맨트가 흥미롭다.

“Google and Facebook are taking away the young customers,” Mr. Dudenhöffer said. “But none of the automakers has a big idea, none of them.”

“구글과 페이스북이 젊은 고객들을 빼앗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자동차회사도 커다란 아이디어는 없습니다. 아무도요.”

실리콘밸리발 자동차업계의 Disruption이 슬슬 시작되는 듯 싶다. 아이폰이 휴대폰업계를 완전히 바꿔놓은 것처럼. 이 Disruption은 휴대폰의 그것보다는 느리게 진행되겠지만 별 것 아니라고 간과하는 자동차업체는 노키아나 블랙베리의 전철을 밟을지도 모르겠다.

참고 포스팅 : 닛산리프와 테슬라 모델S가 주도하는 실리콘밸리의 전기차 붐

Written by estima7

2013년 9월 8일 at 10:39 오후

닛산리프와 테슬라 모델S가 주도하는 실리콘밸리의 전기차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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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의 얼리어답터들이 모여있다는 실리콘밸리. 이곳에 어떤 첨단기기가 유행하는지를 보면 미래 트랜드를 미리 읽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실리콘밸리의 도로에서 자주 보이는 전기자동차의 모습이 흥미롭다. 과연 전기차가 이제 본격적으로 부상하고 있는가? 다음은 전기차와 관련된 나의 몇가지 경험담이다.

나는 애플본사가 있는 쿠퍼티노에서 산호세의 사무실까지 약 30분거리를 매일 출퇴근한다. 그런데 요즘 들어 닛산 리프라든지 테슬라 모델S같은 100% 전기자동차를 길에서 보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불과 1년전만해도 거의 보기가 어려웠다. 최근에는 내 앞에 닛산 리프 3대가 동시에 달리고 있는 것을 목격한 일도 있다.

실리콘밸리 서니베일인근도로를 달리고 있는 두대의 닛산 리프. 이처럼 요즘 실리콘밸리에서는 전기차를 길거리에서 접하는 일이 흔하다.

실리콘밸리 서니베일인근도로를 달리고 있는 두대의 닛산 리프. 이처럼 요즘 실리콘밸리에서는 전기차를 길거리에서 접하는 일이 흔하다.

주변에 실제로 전기차를 구매한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 특히 가격이 저렴한 닛산 리프는 실리콘밸리의 엔지니어들사이에 큰 인기다. 반도체회사인 마벨에 다니는 박정일씨는 “회사에 전기차충전이 가능한 주차공간이 10대분이 있는데 요즘 전기차 소유자가 40명이상으로 늘어나면서 자리를 얻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자기들끼리 메일링리스트를 만들어서 교대로 충전을 하고 있다고 한다.) 또 “타보니까 좋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엔지니어들끼리 모이면 전기차구입을 화제에 올리고 있다고 한다. 소위 너드(Nerd), 긱(Geek)들 사이에 인기있는 신종 ‘전자제품’이나 ‘첨단장난감’으로 닛산리프가 등장한 느낌이다.

테슬라 모델S

테슬라 모델S

반면 실리콘밸리의 재력가들은 테슬라 모델S같은 고급 전기스포츠카를 선호한다. 부자들이 많이 사는 팔로알토 같은 곳의 고급레스토랑에 가면 주차장에서 테슬라를 쉽게 마주칠 수 있다. 얼마전 만난 XG벤처스 데이빗 리는 새로 구입한 테슬라를 몰고 나왔다. “실제로 몰아보니 어떠냐?”는 질문에 그는 “내가 지금까지 가져본 물건중에서 단연 최고다(The best one I’ve ever owned)”라고 격찬했다. 그러자 그 자리에 동석한 다른 분도 “내 BMW리스가 곧 끝나는데 다음 차로 테슬라를 고려해봐야겠다”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전기차는 아직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일반적인 자동차는 기름을 가득 넣고 보통 5백km이상을 주행할 수 있는데 반해 전기차는 아직 배터리를 완전충전한 상태에서도 120km(닛산 리프)나 최대 400km(테슬라 고급사양)까지만 주행이 가능하다. 또 다시 충전하는데 몇시간이상이 소요된다. 충전할 수 있는 곳도 아직 제한적이다.

그런데도 왜 실리콘밸리에서 전기차가 늘어나고 있는 것일까?

첫번째로 가격이 많이 싸졌기 때문이다. 최근 닛산 리프를 단거리 출퇴근용으로 2년간 리스한 퀄컴의 김민장씨의 경우 2년간 리스하면서 처음에 2천불을 내고 이후 월 150불씩 내는 계약을 했다. 회사주차장에서 자주 충전하면서 기름값이 절약되는 것을 고려하면 더욱더 저렴한 딜이다. (외부에서 충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달에 몇백불들던 기름값이 몇십불 전기료로 줄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싸게 전기차 구입이 가능한 것은 미국의 연방정부와 주정부에서 각종 세금혜택을 주기 때문이다. 테슬라 모델S는 기본모델이 6만불부터 시작하는등 비싸기는 하지만 역시 세금혜택이 있어 다른 고급차와 비교하면 가격 경쟁력이 있다.

두번째로 전기차의 품질이 많이 향상됐다. 김민장씨는 닛산 리프에 대해 “아반테급의 자동차가 렉서스급의 승차감을 제공한다”라고 평가했다. 테슬라 모델S는 컨슈머리포트의 자동차리뷰사상 최고점수인 100점만점에 99점을 받아 큰 화제가 될 정도로 고객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 자동차가 점차 ‘전자제품’화 되어가고 인터넷과 연결되는 등 첨단기능이 들어가면서 첨단제품에 열광하는 실리콘밸리사람들을 더욱 자극하는 측면도 있다.

페이스북캠퍼스의 주차장에서 충전되고 있는 닛산 리프. 주차장에 닛산 리프나 테슬라가 무척 많이 보인다.

페이스북캠퍼스의 주차장에서 충전되고 있는 닛산 리프. 주차장에 닛산 리프나 테슬라가 무척 많이 보인다.

세번째로 친환경적인 것을 장려하는 캘리포니아의 분위기도 한몫하고 있다. 토요타의 하이브리드자동차인 프리우스가 특히 캘리포니아에서 인기를 얻었던 것처럼 역시 친환경적인 자동차를 캘리포니아의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벤츠나 BMW를 타는 것보다 이런 친환경차를 타는 것이 더 ‘쿨(Cool)’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테크기업들도 주차장에 충전시설을 늘리며 직원들의 전기차구입을 장려하는 분위기다. 주차해놓고 충전할 수 있는 무료충전스테이션도 아주 많아졌다. 닛산리프로 실리콘밸리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장거리운전을 자주한다는 전 갈라넷대표 정직한씨는 “샌프란시스코에서 항상 충전을 하고 나서 돌아오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밖에 눈도 안오고 춥지 않은 온화한 날씨, 집마다 보통 차를 2대이상 가지고 있기 때문에 1대는 주행거리가 짧은 전기차를 구입해도 상관이 없다는 점 등이 전기차가 실리콘밸리에서 환영받는 요인이다.

5월초 50불대에 머물렀던 테슬라의 주가는 올해 1분기 첫 흑자뉴스와 함께 각종 호재로 5월 28일 현재 110불의 종가를 기록할 정도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한 2년전 구글의 최우형씨가 내게 새로 리스한 닛산 리프를 보여주고 시승시켜준 일이 있었다.  그 당시만해도 신기했지만 닛산 리프의 성공가능성에는 반신반의했다. 우선 가격이 지금보다 많이 비쌌고 자동차의 주행거리가 너무 짧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처럼 불과 2년만에 실리콘밸리의 길거리에서 이렇게 많은 전기차를 보게 될 줄은 나도 몰랐다.

지금 아마도 세계의 많은 자동차회사 경영진 내부에서는 논란이 치열할 것이다. 전기차기술에 얼마나 많이 투자를 해야 하는가가 토론의 큰 주제일 것이다. 전기차시대가 오기는 오겠지만 아직은 시기상조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큰 투자를 할 필요가 없다고 하는 임원들도 많을 것 같다. 하지만 요즘 실리콘밸리의 모습을 보면 전기차시대가 생각보다 빨리 열릴 것 같다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코닥이 디지털사진의 시대가 열릴 것을 몰랐던 것이 아니다. 그들은 잘 알고 있었다. 코닥의 문제는 그 디지털사진시대가 실제보다 천천히 올 것이라고 잘못 예상한데 있었다.

닛산 리프 광고. “What if you could drive the future, 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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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인 최근호 칼럼으로 기고했던 글을 조금 수정해서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Written by estima7

2013년 6월 7일 at 6:5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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