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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위치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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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Asia 2015에서 본 한 중국 드론업체의 부스.

CES Asia 2015에서 본 한 중국 드론업체의 부스.

한달전 상하이와 도쿄를 연달아 다녀왔다. 상하이에서는 CES아시아에 들렀는데 그야말로 중국인들의 창업열기가 하늘을 찌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스마트홈, 가상현실(VR), 드론, 웨어러블 등 새로운 분야에서 뭔가 만들겠다고 창업하는 회사들이 가득하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조잡해 보이는 제품이 많지만 이렇게 도전하고 뭔가 만들어낸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이렇게 빠른 실행을 하다보면 실력이 쌓인다.

도쿄역앞.

도쿄역앞.

도쿄는 근래 20여년중 가장 분위기가 밝아보였다. 만나는 사람마다 “경기가 좋다”고 하고 시내곳곳에 새로 올라가는 빌딩 천지였다. 긴자거리에는 중국관광객이 흘러넘쳤다. 내가 출장가있는 동안 일본신문에는 “닛케이지수가 10일 연속으로 상승했는데 이는 27년만의 일”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돈이 넘쳐나니 일본대기업들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의지도 높았다.

이번 출장을 통해 내가 실감한 것 또 하나는 애플과 중국회사들의 공세에 샌드위치가 된 한국 대표기업 삼성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똑같은 이유로 어려움을 겪게 될 한국경제에 대한 걱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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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상하이에서 지하철을 타보니 애플의 약진, 삼성의 몰락이 그대로 느껴졌다. 차량을 이동해 가면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수십명의 사람들을 관찰했는데 반이상이 아이폰이었다. 지난해 방문했을때와 비교해서 아이폰의 비중이 높아진 것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었다. 아이폰이외에는 샤오미, 레노보, 쿨패드 다양한 중국산 안드로이드폰이 많이 보였다. 삼성폰을 쓰는 사람은 거의 보기가 어려웠다.

상하이 현지분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니 신제품인 갤럭시S6 엣지도 거의 반응이 없다고 한다. 반면 샤오미는 여전히 잘 나가고 특히 샤오미 노트가 나왔다고 한다. 그리고 삼성의 문제는 소프트웨어라고 지적했다. 샤오미의 OS인 MIUI는 중국현지에 맞게 튜닝이 잘됐고 중국인에게 쓰기 편리하다. 반면 삼성은 그런 장점이 느껴지지 않고 오래 쓰면 쓸수록 소프트웨어가 느려진다는 평판이 있다는 것이다. 이 분의 경우 몇년전까지만 해도 샤오미를 깔봤고 삼성을 높이 평가했는데 이제는 반대로 생각하게 됐다. 지금은 샤오미 구매를 고려하고 있고 삼성은 다시 생각이 전혀 없어졌다.

이미 중국에서는 안드로이드폰은 다양한 현지브랜드가 제품이 쏟아져 나와서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화웨이, 레노보, ZTE 같은 대기업외에도 오포, 메이주, 쿨패드 등 다양한 브랜드의 꽤 괜찮은 스펙의 중국스마트폰이 삼성폰의 절반값인데 삼성을 살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즉, 안드로이드시장은 중국업체들이 거의 평정했다.

아이폰은 중국의 비즈니스맨들과 젊은 여성층에서 특히 절대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내가 최근에 만난 알리바바의 임원들은 모두 아이폰을 쓰고 있었다. 그리고 CES아시아전시장과 쇼핑몰, 공항 등에서 보면 젊은 여성일수록 예외없이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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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도 마찬가지였다. 원래 아이폰점유율이 높은 일본이었지만 이제는 더 높아진 것을 체감했다. 스마트폰을 쓰는 사람들중 70%정도는 아이폰을 쓰는 것 같다. 일본에서 안드로이드폰으로는 소니의 엑스페리아가 가장 많이 보였다. 역시 삼성폰은 볼 수가 없었다. 일본의 휴대폰판매랭킹을 집계하는 BCN사이트에서 찾아보니 갤럭시 S6는 34위에 불과하다.(6월21일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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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전력투구한 명품 하드웨어폰인 갤럭시S6와 엣지가 왜 이렇게 먹히지가 않을까.

그것은 스마트폰업계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하드웨어만 잘 만들면 되는 시대는 끝났다. 소프트웨어나 관련 IoT제품 생태계로 차별화를 해야 한다. 애플이 맥북, 아이패드, 아이폰, 애플워치까지 소프트웨어로 얼마나 정교하게 연결해 놓았고 앱스토어를 중심으로 한 생태계를 만들어놓았는지 애플유저들은 잘 안다. 하드웨어는 아이폰과 비슷하게 고급으로 만들 수 있지만 소프트웨어는 삼성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부분이다.

샤오미의 제품은 요즘 한국의 온라인쇼핑몰에서도 인기다. 한국에서도 점점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샤오미의 제품은 뛰어난 가성비로 요즘 한국의 온라인쇼핑몰에서도 인기다. 한국에서도 점점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그런데 샤오미 같은 중국회사들은 그것을 삼성보다도 잘 한다.  샤오미는 중국고객들이 쓰기 편하게 최적화되어 있는 모바일 소프트웨어OS를 만들고 좋은 앱들을 발굴해 자체 앱생태계를 만들었다. 미밴드, 스마트체중계, 액션카메라 등 샤오미폰에서 쓰기 편하면서도 값이 싼 IoT제품을 쏟아내면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샤오미가 중국고객들을 충성스럽게 만드는 동안 삼성은 중국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와 생태계를 만드는데 실패했다. 이제는 애플조차 iOS에 중국고객을 의식한 각종 편의 기능을 넣는데 노력하고 있는 판국에 말이다.

비용만 지불하면 원하는 스펙으로 스마트폰을 설계해주는 디자인하우스가 심천에는 1백여곳이 있다. 여기서 받은 설계도로 폭스콘 등에 스마트폰을 주문생산하는 스마트폰 메이커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것이 스마트폰의 심천모델이다. (출처 : 닛케이비즈니스)

비용만 지불하면 원하는 스펙으로 스마트폰을 설계해주는 디자인하우스가 심천에는 1백여곳이 있다. 여기서 받은 설계도로 폭스콘 등에 스마트폰을 주문생산하는 스마트폰 메이커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것이 스마트폰의 심천모델이다. (출처 : 닛케이비즈니스)

심천발 중국스마트폰의 도전도 무시할 수 없다. 하드웨어는 중국업체들에 의해서 평준화되고 있다. 그야말로 충분히 좋으면서도 (good enough) 가격은 프리미엄폰의 절반가격인 폰들이 넘쳐난다.  샤오미외에도 심천의 하드웨어생태계에서 수많은 가격대성능비가 뛰어난 저가 스마트폰이 넘쳐난다. 원플러스원 같은 스마트폰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이들은 이제 중국내수시장을 넘어서 세계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이런 폰을 한번 써본 소비자는 안드로이드폰을 아이폰 정도의 가격을 지불하고 사려하지 않는다. 삼성의 프리미엄폰이 설 자리가 없어진 것이다.

비용만 지불하면 원하는 스펙으로 스마트폰을 설계해주는 디자인하우스가 심천에는 1백여곳이 있다. 여기서 받은 설계도로 폭스콘 등에 스마트폰을 주문생산하는 스마트폰 메이커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것이 스마트폰의 심천모델이다. (출처 : 닛케이비즈니스)

2014년 1분기와 2015년 1분기 중국 스마트폰시장 점유율비교

삼성의 중국에서의 시장점유율은 급전직하중이다. 과연 4월에 출시한 갤럭시 S6로 얼마만큼 점유율을 만회했을까 궁금한데 내가 체감한 느낌으로는 큰 회복은 하지 못했을 것 같다.

저만치 앞서가는 혁신기업 애플과 무서운 기세로 쫓아오는 중국의 스마트폰업체들. 삼성은 그야말로 샌드위치 신세다. 그리고 사실 삼성이 처한 현실이 한국경제가 처한 그것을 그대로 투영한다. 여전히 혁신으로 앞서나가는 미국, 엔저로 호황을 맞은 일본, 창업열기를 통해 역동적인 스타트업들이 속속 등장하는 중국, 이 틈바구니에서 한국은 어떻게 미래를 대비해야 하는가.

/최근 시사인에 기고했던 글을 보완.

Written by estima7

2015년 6월 20일 at 8:17 오후

스티브 잡스의 W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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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oming Steve Jobs라는 잡스전기에서 인상적으로 읽은 부분을 소개한다. 잡스가 애플의 리더를 교육하는 내부조직인 애플유니버시티를 왜 만들었는지에 대해서 팀 쿡이 아래와 같이 설명하는 부분이 있다.

스티브는 ‘Why’에 집착했습니다.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에 대한 Why입니다. 제가 보기에 그가 젊었을 때는 (주위에 상관없이) 그냥 뭔가를 실행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는 나를 비롯해 다른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그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왜 그렇게 했는지, 그가 어떤 사안에 대해서 왜 특정한 의견을 가지고 있는지 등등을 설명하는데 할애했습니다.- 팀 쿡

“Steve cared deeply about the why,” says Cook. “The why of the decision. In the younger days I would see him just do something. But as the days went on he would spend more time with me and with other people explaining why he thought or did something, or why he looked at something in a certain way. -Tim Cook

생각해보면 이것은 리더십의 진화다. 잡스는 젊었을 때는 창업자로서의 권위로 그냥 부하들에게 자신이 하고 싶은 바를 명령하고 실행했다. 그 과정에서 욕도 많이 먹었고 결국에는 자신이 창업한 회사에서 쫒겨나기까지 했다. 하지만 넥스트와 픽사를 거쳐 애플에 복귀한 뒤로는 그는 변했다.

나이가 들어 갈수록 그는 자신이 하려는 것에 대해서 주위 팀에게 열심히 설명하고 이해시켰다는 얘기다. 왜 애플이 그토록 성공적인 회사가 됐으며 잡스가 떠난 뒤에도 잘 나가는지에 대해서 약간의 해답이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서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라는 사이먼 사이넥의 그 유명한 TED강연과 책을 다시 봤다. 위 팀 쿡의 이야기와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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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왜’를 말하면 거기에 동감하는 사람들을 끌어당길 수 있습니다.”-사이먼 사이넥

사이넥의 책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Start with why)“를 보면 다음과 같은 부분이 나온다.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CEO의 임무는 ‘왜’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이다. 자신의 ‘왜’가 줄줄 흘러넘치게 하는 것이다. ‘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설파하는 것이다. 회사의 믿음의 상징이 되는 것이다. ‘왜’는 목적이고 회사가 말하고 행동하는 것은 이를 나타내는 목소리다. 마틴 루터 킹과 그가 주창한 사회운동처럼 리더의 임무는 계약을 체결하고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이 아니라 영감을 불어넣는 것이다.”

그야말로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서 했던 행동과 같다.

이 책에는 또 한가지 흥미로운 은유가 나온다. ‘스쿨버스테스트’다. “당신 기업의 창업자나 리더가 스쿨버스에 치이게 된다면 책임자 없이도 당신의 기업은 동일한 속도로 계속 번창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답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이렇게 답이 나와있다.

“스쿨버스 테스트를 통과하려면, 즉 창업자가 자기 역할을 다한 후에도 기업이 여전히 사회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으려면, 창업자의 ‘왜’를 잘 발췌해 기업문화에 통합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더욱이 강력한 승계 계획을 마련해, 창립 철학을 고취시키며 이를 기꺼이 다음 세대에게 안내할 준비된 리더를 찾아내야 한다.”

잡스는 세상을 떠나기 전에 이것을 모두 준비한 것 같다. 애플유니버시티라는 것을 사내에 만들어 애플의 역사에서 중요한 결정들이 왜 그렇게 내려졌는지를 리뷰하고, 스티브 잡스의 의사결정과정과 그의 미학적, 마케팅적 방법론을 미래의 애플리더들에게 공유하고자 했다. 그리고 팀 쿡이라는 그의 철학을 계승할 수 있는 후계자를 정했다. 그 결과가 요즘의 애플의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어떻게 보면 이 스쿨버스테스트의 시험대에 삼성이 섰다. 이건희회장의 갑작스러운 와병이후 이재용부회장이 본격적으로 그룹경영을 물려받아 지휘봉을 잡았다. 과연 이재용부회장은 애플의 팀 쿡처럼 삼성의 Why를 잘 승계할수 있는 리더인가. 앞으로 몇년이 지나면 결과를 알 수 있을듯 싶다.

사이먼 사이넥의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TED강연은 생각을 자극하는 정말 좋은 강연이다. 안보신 분들은 이 기회에 꼭 보시길 추천한다.

Written by estima7

2015년 5월 17일 at 7:35 오후

애플워치 사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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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서 애플워치 사용 5일째에 접어들었다. 거의 2년가까이 쓰던 나름 정든 핏빗플렉스(Fitbit Flex)를 벗어내고 애플워치를 왼쪽 손목에 착용하게 됐다. 현재까지는 제법 만족스럽다. 다음은 몇가지 떠오른 감상을 메모. (참고로 나는 다른 스마트워치는 사용해 본 일이 없어서 애플워치와의 비교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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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애플워치는 38mm 스포츠에디션이다. 기존에 나와있는 스마트워치들은 디자인이 튀고 너무 크고 무거워보였다. 마치 “난 첨단기기예요”하고 광고하는 것 같았다. 아마 중학생시절부터 거추장스러워서 시계를 차지 않는 습관을 가진 나는 그런 시계는 질색이었다. 다만 손목에 뭔가를 다시 차기 시작한 것은 운동량을 측정하기 위해서다. 그나마 그동안 핏빗을 착용하고 다닌 것은 작고 가볍기 때문이었다.

그런 내게 실제로 본 애플워치는 적당히 작고 무엇보다 자연스러워 보였다. 첨단기기라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시계처럼 보인다는 뜻이다. 차고 있어도 무게나 두께에서 부담이 없다.

무엇보다도 애플워치를 차고 첫 출근을 하며 손목을 힐끗 보는데 아내가 충동적으로 한마디 내뱉었다. “나도 이거 사줘.” 예뻐보인다는 것이다. 첨단기능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런 여심을 잡는 것이 중요한데 애플워치는 일단 성공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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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een Shot 2015-05-02 at 10.45.21 AM첫 설정은 생각보다 쉽다. 아이폰의 애플워치앱을 실행해서 왼쪽에 착용할지 오른쪽에 착용할지 등 몇가지 기본적인 내용을 입력하고 싱크하면 끝이다. 당연하지만 시계의 시간을 맞춰줄 필요도 없고 심지어 wifi 설정을 해줄 필요도 없다.

여러 리뷰에서 애플워치의 사용법에 적응하는 것이 조금 어렵다는 평이 있어서 어려울줄 알았는데 내게는 별로 복잡하지 않았다. 일단 착용을 시작하면 그냥 자연스럽게 사용하면 된다. 현재 시간을 확인하고 가끔씩 날아오는 문자메시지, 메일, 카톡, 라인메시지 등 알림을 힐끗힐끗 봐주면 된다. 가벼운 딩~소리와 함께 시계가 살짝 진동한다. 적당한 정도의 울림에 그다지 신경이 쓰이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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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문자메시지는 읽고 나서 바로 애플워치에서 답할 수 있다. “지금 가는 중입니다” 등의 미리 입력된 답을 하거나 음성인식기능으로 내용을 입력해 답하는 것이 가능하다. 애플워치로 처음 받은 문자메시지에는 “네 알겠습니다”라고 음성인식으로 답했다.

어쨌든 대부분 중요하지 않은 메시지나 메일을 보기 위해서 스마트폰을 꺼내서 들여다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애플워치로 이처럼 가볍게 메시지를 확인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답을 할 수가 있으니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현저히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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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een Shot 2015-05-01 at 11.56.05 PM애플워치로 애플페이결제를 하는 모습을 보고 “저래도 보안에 문제가 없나”하는 생각을 했다. 시계를 신용카드결제단말기에 가져다 대기만 하면 결제가 되기 때문이다. 아이폰으로 애플페이결제를 할때는 지문으로 인증을 해서 안전한데 애플워치는 시계를 훔쳐서 결제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Screen Shot 2015-05-01 at 11.01.41 PM알고보니 애플워치는 시계를 풀었다가 다시 착용할때마다 4자리의 비밀번호를 입력하도록 되어 있다. 애플워치의 뒷면에는 4개의 센서가 있고 이를 통해 사용자의 피부를 감지하고 있다가 피부에서 떨어지면 시계가 잠긴다.

Screen Shot 2015-05-02 at 8.35.19 AM즉 풀려진 애플워치를 누가 가져다가 착용한다고 해서 바로 애플워치의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당연히 비밀번호를 입력하지 않으면 애플페이도 사용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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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내가 애플워치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필요로 하는 기능은 운동측정기능이다. 지난 2년동안 핏빗을 착용하면서 가장 덕을 본 것이 매일 꾸준히 움직이도록 해주는 동기부여 덕분에 매일 1만보이상씩 걸었다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애플워치가 보다 정교한 운동량측정을 해준다면 건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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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기, 운동하기, 일어서기의 3가지 목표량 달성 그래프를 애플워치는 이런 링모양으로 보여준다.

대부분 걸음수(Step)측정 위주인 기존 웨어러블기기에 비해 애플워치는 3개의 목표를 중심으로 운동량을 측정한다. 움직이기(움직여서 소비하는 칼로리측정), 운동하기(활발히 운동한 시간), 일어서기(일어서서 활동한 시간)를 측정한다. 내 기분이지만 핏빗보다 더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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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아웃앱을 활용하면 실내외에서 운동할때 요긴하게 쓸 수 있다. 예를 들어 5km, 150칼로리 등의 목표를 설정하고 운동할 수 있다. 운동하면서 시계를 볼때마다 목표에 얼마나 접근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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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간가까이 일어나지 않고 앉아만 있으면 자꾸 일어나라고 신호를 준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의자에서 일어나 복도를 한바퀴 돌고 올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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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워치는 시계뒷면의 4개의 센서로 수시로 심박수를 측정한다. 이런 건강데이터가 나도 모르게 계속해서 아이폰에, 아이클라우드에 쌓이고 있는 것이다. 애플워치가 얼마나 건강관리에 도움이 될지는 더 써봐야 알겠지만 많은 가능성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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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워치를 쓰면서 은근히 편하게 느끼는 기능은 전화 걸고 받기다. 아이폰이 울리면 손목위의 애플워치도 자동으로 같이 울린다. 주머니나 가방에서 폰을 꺼내지 않고 전화를 받아 통화할 수 있다. 소리가 크지는 않지만 짧은 통화는 충분히 할만하다. 덕분에 걸려오는 전화를 놓치지 않고 받을 수 있다.

자주 거는 12명의 전화번호를 애플워치에 입력해두고 가볍게 걸수 있다. 일단 애플워치로 걸거나 받은 다음에 아이폰을 집어들면 바로 통화가 폰으로 전환된다. 집에서 폰을 놔두고 돌아다니다가도 시계로 전화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신기하다. 블루투스로 아이폰과 연결이 되지 않는 거리에 있어도 같은 wifi내에 있으면 역시 전화를 받을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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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편리기능들이 좋다. 회의같은 것을 시작할때 방해금지나 무음모드로 선택해두기도 쉽다. 아이폰을 어디 두었는지 기억이 안날때는 아이폰 핑하기 버튼을 누르면 아이폰에서 소리가 울려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아이폰에서 뭔가를 들을때 애플워치를 리모콘처럼 사용할 수 있다. 심박수는 알아서 자주 측정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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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워치용 앱이 3천개가 나와있다지만 대부분은 애플워치에서 알림기능이 연동되어 쓸 수 있도록 한 것이 대부분인 듯 싶다. 아직까지는 별로 필요가 없어서 NYT 등 몇개 앱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설치해서 사용해보지는 않았다. 앞으로 이 새로운 매체를 활용한 각종 유용한 앱들이 쏟아져 나올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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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우려하시는 배터리용량도 별 문제가 없었다. 스마트폰처럼 매일 한번씩 충전하겠다는 각오만 되어 있으면 된다. 아니 사실은 스마트폰보다는 휠씬 배터리가 오래 간다. 나는 매일 아침 6~7시에 애플워치를 착용하고 밤 11시~12시에 취침하기 전에 충전을 했는데 항상 40%정도 남아 있었다. 이 리뷰를 작성하는 오늘은 여러가지로 테스트를 많이 해서 그런지 밤 12시에 20%가 남아 있다. 어쨌든 하루를 보내면서 배터리가 떨어질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다만 자기전에 꼭 시계를 벗고 충전을 해주는 습관을 익혀야 한다. 내 경우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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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애플워치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1세대제품인만큼 부족한 점이 많을 것으로 생각했다. 사용법도 복잡할 줄 알았다. 처음에는 안사려고 했다. 그런데 하도 화제가 되길래 호기심에 구하기는 했지만 꼭 내게 필요한 제품이라는 생각도 없었다.

5일간 써본 지금은 “역시 애플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스마트워치를 빨리 내놓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왜 사람들이 스마트워치를 필요로 할 것인가에 대해서 깊이 고민을 하고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내놓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물론 완전하지는 않지만 애플은 시계의 본질에 대해서 깊이 고민을 하고 애플워치를 만들어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일단 사용하기 쉽다. 보통 사람 입장에서 복잡하지 않다. 아이폰 사용자라면 애플워치는 복잡한 설정 없이 자연스럽게 아이폰과 궁합을 맞춰서 움직인다.  “It just works”다. 그리고 튀지 않는다. 첨단테크기기라기 보다는 보통 예쁜 시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첨단테크에 열광하지 않는 여성들이 갖고 싶어하는 제품을 만들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아이폰이 나를 제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내 이메일, 검색내용, 내가 있는 위치 등등 내 모든 것을 가지고 있으니까. 그런데 이제는 애플워치가 나의 모든 것을 가지고 있게 될 것 같다. 일단은 내 심장 박동수를 하루에도 수십번씩 체크하고 있다.

모든 사람에게 스마트워치가 필요한지는 모르겠다. 솔직히 스마트폰만 가지고도 세상을 사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 아니 10여년전에는 스마트폰없이도 다들 잘 살았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찰떡궁합으로 내 손목에 정보를 가볍게 전해주는 스마트워치는 사용해보니 제법 괜찮다. 내 건강관리까지 척척해준다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그것이 40만원의 값어치를 할지는 사람마다 받아들이기 나름일 것이다. 애플워치는 아이폰을 일상생활과 업무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운동을 통해 건강까지 챙기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한번 써볼만 할 것 같다. 애플워치로 맥북-아이폰-아이패드로 이어지는 애플생태계의 옥죄는 힘은 더욱 강해졌다. Seamless하게 기기간에 연결되는 편리함에 익숙해지면 빠져나오기가 힘들다.

어쨌든 스마트워치도 이제 대세가 되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애플이 또 새로운 시장을 열어젖혔다.

Written by estima7

2015년 5월 2일 at 12:14 오전

중국시장에서 각축을 벌이는 애플과 샤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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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실리콘밸리라 불리우는 심천에 다녀왔다. 그곳에서 가장 주목을 끄는 곳은 화창베이 전자상가. 용산전자상가의 10배~20배쯤 되는 규모라고 생각하면 된다. 세운상가 같은 곳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현대적인 큰 빌딩들이 즐비하고 그 안에 가득히 각종 전자제품가게들이 채워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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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조금만 걸어다녀보면 애플과 샤오미사이에 치열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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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들은 워낙 애플과 샤오미가게가 붙어있는 것이 많이 보여서 몇군데 찍어본 것이다.

샤오미는 99% 온라인으로만 판매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심천에는 이렇게 샤오미대리점(?)이 많아서 좀 당황스러웠다. 알고 보니 이곳 전자상가업자들이 손에 넣은 제품들을 (샤오미 허락도 없이) 샤오미 간판을 달고 판매하는 것이다. 애플공식스토어가 심천에 있기도 하지만 이런 비공식(?) 애플스토어가 휠씬 많다. (애플 브랜드가 저렇게 마구 사용되는 것을 보면 스티브 잡스가 무덤속에서 막 화를 낼 것 같다.)

애플이나 샤오미 짝퉁을 파는 것이 아닐까 싶었는데 전시중인 제품을 자세히 살펴봤는데 그건 아닌 것 같다. 심천은 짝퉁천국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화창베이 전자상가를 겉으로 보기에는 별로 그렇지 않았다. (물론 전자상가의 어딘가에서는 그런 것들을 잔뜩 쌓아놓고 팔고 있겠지만 저렇게 겉으로는 그런 제품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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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제품은 아니지만 화창베이근처에서 본 가장 노골적인 짝퉁제품은 이 뉴 바룬(?)운동화였다. 뉴밸런스와 똑같다. ㅎㅎ

통신사의 대리점은 거의 없고 (아마도) 모두 언락폰을 파는 것도 특이했다. 고객은 원하는 폰을 사가서 마음대로 쓰던 USIM을 바꿔끼워서 쓰는 모양이다. 그러니까 더더욱 거센 스마트폰 판매경쟁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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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는 저렇게 샤오미를 가두판매하는 곳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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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수리센터에 붙어있는 로고를 보면 어느 회사 제품이 가장 인기인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애플, 삼성, 샤오미, 화웨이 로고가 붙어있다.

물론 삼성로고를 붙인 가게들도 많이 있었지만 잘보이는 곳에서는 거의 애플과 샤오미가 한판 붙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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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3대 메이커에 대한 중국후발주자들의 맹렬한 추격도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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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는 거대기업답게 아주 깔끔한 자체매장을 선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폰자체가 사람들에게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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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발주자중 가장 많이 보이는 간판은 Oppo였다. 아이폰6보다 얇다는 R5가 매력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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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IZU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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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VO라는 브랜드도 여기저기서 눈에 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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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패드도 꽤 큰 심천회사라도 들었는데 그렇게 많이 보이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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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모토로라를 인수한 레노보도 스마트폰이 있고 ZTE라는 큰 회사에서 스마트폰도 있다. 그밖에 잘 모르는 브랜드도 많았다. 폭스콘에서 만난 분은 “화창베이에는 거의 100개의 중국 스마트폰브랜드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그중 다크호스가 오포, 메이주 같은 업체들이다”라고 말했다. 제2의 샤오미가 되기 위해서 난리다. 만져보면 다 디자인도 괜찮고 쓸만해 보인다.

이상하게도 LG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G3가 괜찮은 폰인데도 말이다. 똑같이 노키아 등 윈도우폰도 안보이고 소니에릭슨 같은 브랜드도 전혀 없다. 애플, 삼성 대 중국연합군의 대결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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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가 심천 화창베이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기는 했다. 거리 한편에 MS 스토어를 공사중인 모습이 보였다. (설마 진짜 MS스토어겠지?)

샤오미는 정말 잘나가고 관심의 촛점인 것 같다. 서점마다 샤오미의 마케팅 성공전략을 쓴 ‘참여감’이란 책이 잘 보이는 곳에 놓여있다. 내가 손에 들고 뒤적이자 점원이 웃으면서 와서는 “샤오미를 좋아하냐?”하고 막 뭐라고 하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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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남방항공 기내지에도 샤오미의 레이준이 크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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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간 상해, 심천을 다니며 스마트폰을 쓰는 중국인들을 유심히 봤다. 지난 4분기에 애플이 중국에서 스마트폰 판매 1위를 탈환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판매대수로 애플, 샤오미, 삼성, 화웨이순이었다.)

정말 중국인들이 아이폰 많이 쓴다. 다른 중국산스마트폰보다 월등히 비싼데도 그렇다. 샤오미도 많이 보이기는 하지만 애플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샤오미의 가능성도 대단한 것 같다. 전자상가 상인들이 저렇게 자진해서 샤오미 브랜드 간판을 달고 대리점을 자처하고 있다는 것이 그것을 증명한다. 그만큼 일반 소비자들이 샤오미를 원하니까 저렇게 하는 것이 아닐까. 이미 중국에서 스마트폰 브랜드가치로는 삼성에 필적하게 올라온 것이 아닌가 싶다.

삼성은 샌드위치신세다. 위로는 애플에 막혀있고 아래에서는 샤오미 등이 막 치고 올라온다. 중국에서의 이 전세가 글로벌하게 퍼지면 어떻게 하나하는 생각도 든다. 삼성의 분발을 바란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이미 이 정도 제품을 자력으로 내놓고 있는 중국 스마트폰 업계가 과연 팬택같은 회사에 관심을 가질까 하는 생각도 든다. (특허포트폴리오정도에 관심을 가질 수는 있겠다.) 아쉽게 주저앉아버린 팬택이 참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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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샤오미를 좀 제대로 이해해보고 싶어서 샤오미대리점(?)에서 MI4모델을 하나 사왔다. 가격은 1999위안. 한화로는 대략 35만원정도 한다. 샤오미생태계가 어떤 것인지 좀 자세히 들여다 봐야겠다.

Written by estima7

2015년 1월 31일 at 10:28 오후

아이콘디자인을 웹에 올린 덕분에 애플본사에 취직한 청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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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SNS를 통해 세계가 하나로 연결된 세상에 살고 있다. 이 새로운 미디어를 잘 활용하면 전혀 생각지도 못한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김윤재님(사진출처:본인제공)

김윤재님(사진출처:본인제공)

최근 애플 쿠퍼티노본사에 취업해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한 김윤재씨를 알게 되었다. 그의 사례를 들으면서 참 “세계가 하나로 좁아졌구나”하고 생각하면서”경쟁력이 있는 한국의 젊은이들을 해외기업에 빼앗기지 않도록 한국기업들도 노력해야겠다”고 느꼈다. 물론 애플처럼 능력있는 해외인재들을 한국기업으로 받아들이려는 노력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

지난해 여름 홍익대학교 디지털미디어디자인전공으로 2014년 2월 졸업을 앞둔 김윤재씨는 미니멀리즘 디자인의 아이콘을 디자인하는 것을 즐겨했다. 그는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세계의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피드백을 얻고 싶은 마음에 Behance라는 디자인사이트에 그의 아이콘디자인프로젝트를 올렸다. 교통편이나 세계의 명소의 모습을 간단한 아이콘으로 디자인한 여행관련 아이콘디자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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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1일에 업로드한 그의 아이콘 디자인은 꽤 화제가 되면서 매일 몇개씩 댓글이 달렸다. 그런데 해가 바뀌어 2014년 1월에 생각지도 못한 일이 생겼다.

디자인계의 구루라고 할 수 있는 존 마에다 전 로드아일랜드디자인스쿨총장이 재윤님의 아이콘 디자인을 트윗으로 “Simplificons of world landmarks by Yoon J Kim”이라고 소개한 것이다. 디자인의 거장에게 인정을 받은 셈이 된 것이다. (존 마에다 인터뷰 조선일보 기사 링크, 그는 지금은 실리콘밸리의 명문VC인 클라이너퍼킨스의 파트너로 있다.)

그리고 나자 사이트에 적어놓은 이메일주소로 애플과 에어비앤비(Airbnb)본사에서 연락이 왔다. 그리고 몇번 이메일을 교환한 뒤 인터뷰를 보러오라고 애플에서 샌프란시스코 왕복비행기표를 보내줬다.

윤재씨는 샌프란시스코에 방문한 김에 애플, 에어비앤비 그리고 우연히 연결이 된 옐프(Yelp)까지 인터뷰를 했다. 그리고 애플과 옐프에서 잡오퍼를 받고 고민한 끝에 애플로 가기로 결정했다. 그는 지난 여름 삼성전자에서 인턴을 하기도 했었는데 예기치 않게 이처럼 애플과 이야기가 잘 진행되어 생각지도 않던 해외취업을 하게 된 것이다.

취업비자가 나올때까지 서울과 샌프란시스코를 오가면서 원격으로 일을 하던 그는 9월말에 완전히 미국으로 이주해 지금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쿠퍼티노 애플본사를 통근하면서 일하고 있다. 지도팀에서 일한다.

그는 어릴 적에 부모님을 따라 9살까지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등지에 살면서 국제학교를 1학년정도 다닌 일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후 초중고대학교를 모두 한국에서 나온 토종이다. 그래서 영어커뮤니케이션이 아주 쉬운 편은 아닌데 팀원들이 그에게 쉽게 설명해주는등 배려해주고 있다고 한다.

***

윤재씨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지난 4월에 썼던 ‘글로벌인재전쟁시대‘라는 칼럼의 내용을 다시 떠올렸다.

외국에서 일하다 보면 한국 인재의 우수성을 실감하게 된다. 머리가 좋고 근면하고 성실한 한국 출신 인재들은 어떤 직장에서든지 쉽게 두각을 나타내고 자리를 잡는다. 한국 출신 인재가 한명이라도 자리잡은 회사는 계속해서 한국 출신 인재를 채용하게 된다. 특히 억척스럽고 근면한 한국 여성들은 한국 남성보다 더 외국기업 적응력이 뛰어나고 환영받는다. 글로벌 인재를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는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한국인의 채용을 늘리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이런 시대 변화에 맞춰 한국 기업들도 변해야 한다. 상명하달식 군대식 조직문화를 평등한 조직문화로 바꾸어야 한다. 획일적인 문화를 다양성을 포용하는 문화로 바꾸어야 한다. 그래야 해외취업을 꿈꾸는 국내 인재를 품고 다양한 글로벌 인재를 끌어올 수 있다. 이제는 한국 대기업들도 글로벌 인재 전쟁에서 예외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러다가는 이공계 기피 현상으로 한국에서 품귀 상태가 되어가는 몇 안 되는 고급 엔지니어들도 해외기업에 빼앗기게 될지 모른다. 글로벌 인재들이 오고 싶어하는 매력적인 직장으로 한국 기업을 탈바꿈시키려는 연구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11월 9일 at 12:39 오후

페이팔의 분리와 글로벌모바일결제시장에 감도는 전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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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온라인결제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9월30일 미국의 인터넷공룡 이베이(Ebay)는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인 페이팔(Paypal)의 분리를 결정했다.

온라인경매사이트로 유명한 이베이는 지금으로부터 12년전인 2002년 이메일로 돈을 쉽게 주고 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을 지닌 페이팔이란 회사를 15억불에 인수했다. 이베이 경매사이트에서 물건을 사고 파는 회원들이 서로 돈을 주고 받기 쉽게 해주는 결제서비스로서 페이팔을 제공하려는 목적이었다.

그런데 인수이후 모회사인 이베이 경매사이트의 성장은 정체되어 있는 사이 오히려 자회사인 페이팔은 급성장했다. 개인간의 소액거래를 위해 시작된 페이팔이 아이디와 패스워드만 입력하면 바로 결제할 수 있는 일종의 간편결제서비스로 발전해나간 것이다. 미국의 웬만한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는 다 페이팔을 결제수단으로 제공한다. 신용카드결제보다 편리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애용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널리쓰이는 휴대폰결제가 미국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 것도 페이팔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 이베이매출의 40%를 차지하는 페이팔은 30조원이상의 기업가치를 가지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내 개인적인 경험. 다음에서 빌링을 담당했을때 휴대폰결제를 통해 다음캐쉬를 구매하는 경우가 아주 높았다.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20~40%사이였던 것 같다. 휴대폰결제는 수수료가 높고 수금이 아주 늦어서 이 비중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었다. 미국 라이코스에 가서 보니까 온라인매출비중에서 한국에서의 휴대폰결제비중만큼이 페이팔을 통한 매출이었다. 아이디, 패스워드만 넣으면 되는 페이팔이 쉽기 때문인지 미국에서 문자메시지를 활용한 휴대폰결제방식은 거의 발을 붙이지 못했다.)

그럼 이베이는 왜 페이팔의 분사를 결정했을까. 온라인결제시장에서, 특히 모바일결제시장에서 격심한 경쟁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페이팔이 직면한 경쟁상황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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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애플의 도전이다. 애플은 지난달 더 커진 아이폰6와 함께 애플페이를 발표해서 주목을 받았다. 애플페이는 아이폰6에 새로 들어간 NFC칩을 이용해서 돈을 결제하는 방식이다. 신용카드나 은행계좌를 아이폰6에 저장한 다음 결제단말기에 아이폰을 가져다대고 지문으로 인증해서 대금을 지불할 수 있다. 아이디나 패스워드입력조차 필요없이 손가락을 대는 것으로만 결제를 할 수 있어 혁신적이다. 애플페이에는 비자, 마스터, 아멕스 등 신용카드사들은 물론 뱅크오브아메리카, 체이스은행 등 미국의 대형금융기관들이 대거 참여했다. 오프라인뿐만이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아이폰사용자들은 애플페이를 통해서 쉽게 결제할 수 있게 된다. 애플페이의 부상은 페이팔에게 큰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스트라이프API를 이용한 모바일결제화면.

스트라이프API를 이용한 모바일결제화면.

둘째는 모바일페이먼트 스타트업 스트라이프(Stripe.com)의 도전이다. 아이랜드출신의 패트릭 콜리슨, 존 콜리슨 형제가 2009년 보스턴에서 창업한 스트라이프는 모바일결제분야의 떠오르는 신성같은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는 모바일앱에서 카드를 통한 결제를 쉽게 해주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다. 글로벌하게 139가지 통화를 지원하는 것 뿐만 아니라 은행계좌이체, 비트코인, 더나아가 중국의 알리페이까지도 지원하기 때문에 글로벌한 비즈니스를 하는 모바일회사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명문액셀러레이터인 와이컴비네이터출신인 이 스타트업은 올초 1조8천억원규모의 기업가치로 시콰이어캐피탈, 앤드리슨호로비츠 등 명문VC들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스트라이프는 애플페이의 파트너사로 참여하기도 했고 페이스북, 트위터의 온라인쇼핑 파트너로 선정되어 이 SNS의 뉴스피드와 타임라인에 등장할 바이(Buy)버튼의 결제부분을 담당하게 된다. 페이팔에는 절대 무시할 수 없는 경쟁상대로 부상중인 것이다. 페이팔은 모바일 결제분야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스트라이프의 경쟁자인 시카고의 모바일결제 스타트업 브레인트리(Braintree)를 약 8천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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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알리페이의 도전이다. 9억개의 계좌를 가지고 중국과 아시아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알리바바의 온라인결제서비스 알리페이가 세계 곳곳에서 페이팔과 격돌하고 있는 중이다. 게다가 알리바바의 성공적인 뉴욕증시상장과 함께 미국에서도 알리페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IPO로 두둑한 현금을 갖게 된 알리바바의 이베이인수설까지 나올 지경이다. 알리페이가 급성장하고 있는 아시아시장과 전세계를 누비는 중국관광객들을 발판으로 세계시장진출에 나선다면 그 위력은 대단할지도 모른다.

이런 격심한 경쟁상황속에서 페이팔이 빠른 의사결정으로 사업을 해야 하는데 모회사인 이베이때문에 빠른 의사결정이 어렵다는 말이 많았다. 예전에 페이팔에 다녔던 지인에게 페이팔이 거대비즈니스기는 하지만 워낙 오래된 공룡같은 회사라 레거시가 많아 변화가 힘들다”는 말을 들었던 기억도 있다.

이런 글로벌 온라인결제시장의 변화는 이제 한국에도 강건너 불이 아니다. 온라인 결제환경의 국내법이 바뀌면서 페이팔이나 알리페이가 자본금과 인력 등 특정 요건을 갖춰 전자금융거래업자로 등록하면 한국시장에 들어올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공인인증서, 액티브X 등의 글로벌스탠더드와는 동떨어진 환경 때문에 낙후되어 버린 한국의 온라인결제시장에도 이제 큰 변화의 바람이 닥칠지 모른다.

/시사인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10월 11일 at 8:06 오후

큰 아이폰, 애플페이, 애플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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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중에 너무 바빠서 애플의 아이폰 발표 뉴스를 챙겨볼 기회가 없었다. 돌아오는 비행기안에서 좀 뒷북이지만 애플의 2시간짜리 키노트발표를 ‘영화보듯’ 감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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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체로 큰 아이폰, 애플페이, 애플와치 3가지 모두 마음에 들었다. 아이폰의 경우는 화면이 커진 것 이외에 두드러진 개선은 카메라성능향상인 것 같다고 느꼈다. 슬로모션촬영이나 동영상 흔들림 보정기능이 인상적이었다. 32기가 용량이 어정쩡하게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32기가가 없어지고 64, 128기가 용량으로 늘어난 것도 괜찮다. 어느 사이즈를 사야하나 가지고 말이 많던데 나는 아무래도 아이폰6플러스로 업그레이드하고 아이패드미니를 가지고 다니지 않는 방향으로 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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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는 큰 성공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NFC를 지문을 인식해 체크인하는 ‘터치ID’기능과 결합시켜 결제를 진행한다는 점이 포인트다. 결제도 쉽고 폰을 잃어버려도 다른 사람이 쓸수 없기 때문에 안심감이 있다. 아이폰5s를 쓰면서 터치ID가  가장 편리한 기능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것과 결제를 통합했다는 점에서 애플페이가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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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를 지원하는 단말기가 얼마나 빨리 보급되느냐가 문제인데 미국에 살때 내가 자주가던 월그린(약국소매점), 맥도날드, 파네라브레드 등에 먼저 애플페이가 설치된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예전에 월그린이나 CVS에서 NFC를 지원하는 구글월렛단말기가 있다가 사람들이 안써서 사라진 것을 본 일이 있다. 그런데 아이폰6는 워낙 급속하게 빨리 보급될 것이기 때문에 애플페이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금새 많이 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내가 미국에 계속 살고 있었다면 아마 매일 쓰게 됐을 것 같다.

미리 저장된 카드정보를 지문인식을 통해 결제하는 방식인데 안전도가 높아보여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도 낮아지지 않을까 싶다. 미국의 대형은행들, 특히 뱅크오브아메리카 같은 회사들이 처음부터 참여했다는 점도 청신호다. 어떻게 이렇게 대형은행과 신용카드사, 월그린, 맥도날드 등을 한번에 참여하게 만들었는지 애플의 협상력에 감탄했다. 애플페이를 통하면 100불이 결제될때마다 15센트가 애플에게 떨어진다고 하던데 애플에게 새로운 큰 매출원이 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한국의 경우는 신용카드 정보를 저장할 수 없도록 한 규제 때문에 당분간은 애플페이기능을 사용할 수 없을 것 같다. 그 문제가 풀려야 또 애플페이 단말기가 보급될 수 있을 것이다. 애플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항상 그렇듯이 애플페이는 미국시장에 최적화된 결제서비스이고 한국에서는 그림의 떡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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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와치는 얼핏 사진으로만 보기에 평범해보였던 첫인상과 달리 발표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니 바로 갖고 싶어졌다. UI와 사용성에 대해 정말 깊은 고민을 해서 만들어낸 것 같다. 시계다이얼로 줌인, 줌아웃을 하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고 층계를 올라가는 운동량까지 정밀하게 잡아내는 운동트래커와 맥박도 측정하는 건강트래커기능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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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디자인과 재질의 시계줄을 통해서 명품느낌을 갖게 만든 것도 훌륭한 전략인 것 같다. 앞으로 애플와치가 나오면 수많은 기발한 써드파티앱과 다양한 시계줄 악세사리가 이 제품에 다양성을 더해줄 것이다.

나는 손목에 거추장스러운 느낌이 싫어서 (시계가 달린) 휴대폰을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 20년동안 손목시계를 차지 않았다. 이런 습관을 조금 바꾸게 된 것은 매일매일의 내 운동량을 측정해주는 핏빗플렉스였다. 매일 1만보이상을 걷기 위해서 나는 지난 1년간 핏빗플렉스를 잘때를 제외하고는 항상 왼쪽 손목에 차고 다녔다. 내 왼쪽 손목을 과연 애플와치가 점령하게 될지 궁금하다. 누군가는 “애플와치가 기대보다 별로라는 말도 있는데 그래도 애플와치도 실패하면 웨어러블디바이스의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동의한다. 이 정도 완성도와 UI를 가지고도 안된다면 누가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애플의 발표를 보고 올 4분기에는 삼성의 스마트폰실적에 정말 큰 타격이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그리고 무시무시하게 빠르게 변화하는 모바일결제시장에서 각종 규제로 막혀있는 한국의 갈라파고스화 현상이 가속화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다.

이번 애플의 발표는 스티브 잡스 사후 만 3년이 되는 시점에서 애플이 건재하다는 것을 만천하에 과시한 이벤트가 아닐까 싶다. 애플은 구글, 페이스북 등 실리콘밸리의 다른 인터넷공룡들과는 상이하게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혁신엔진을 멈추지 않는 참 신기하고 대단한 회사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9월 14일 at 8:4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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