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마의 인터넷이야기 EstimaStory.com

Thoughts on Internet

Archive for the ‘Webtrends’ Category

애플워치 사용기

with 7 comments

오늘로서 애플워치 사용 5일째에 접어들었다. 거의 2년가까이 쓰던 나름 정든 핏빗플렉스(Fitbit Flex)를 벗어내고 애플워치를 왼쪽 손목에 착용하게 됐다. 현재까지는 제법 만족스럽다. 다음은 몇가지 떠오른 감상을 메모. (참고로 나는 다른 스마트워치는 사용해 본 일이 없어서 애플워치와의 비교는 어렵다.)

Screen Shot 2015-05-01 at 10.53.15 PM

내 애플워치는 38mm 스포츠에디션이다. 기존에 나와있는 스마트워치들은 디자인이 튀고 너무 크고 무거워보였다. 마치 “난 첨단기기예요”하고 광고하는 것 같았다. 아마 중학생시절부터 거추장스러워서 시계를 차지 않는 습관을 가진 나는 그런 시계는 질색이었다. 다만 손목에 뭔가를 다시 차기 시작한 것은 운동량을 측정하기 위해서다. 그나마 그동안 핏빗을 착용하고 다닌 것은 작고 가볍기 때문이었다.

그런 내게 실제로 본 애플워치는 적당히 작고 무엇보다 자연스러워 보였다. 첨단기기라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시계처럼 보인다는 뜻이다. 차고 있어도 무게나 두께에서 부담이 없다.

무엇보다도 애플워치를 차고 첫 출근을 하며 손목을 힐끗 보는데 아내가 충동적으로 한마디 내뱉었다. “나도 이거 사줘.” 예뻐보인다는 것이다. 첨단기능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런 여심을 잡는 것이 중요한데 애플워치는 일단 성공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

Screen Shot 2015-05-02 at 10.45.21 AM첫 설정은 생각보다 쉽다. 아이폰의 애플워치앱을 실행해서 왼쪽에 착용할지 오른쪽에 착용할지 등 몇가지 기본적인 내용을 입력하고 싱크하면 끝이다. 당연하지만 시계의 시간을 맞춰줄 필요도 없고 심지어 wifi 설정을 해줄 필요도 없다.

여러 리뷰에서 애플워치의 사용법에 적응하는 것이 조금 어렵다는 평이 있어서 어려울줄 알았는데 내게는 별로 복잡하지 않았다. 일단 착용을 시작하면 그냥 자연스럽게 사용하면 된다. 현재 시간을 확인하고 가끔씩 날아오는 문자메시지, 메일, 카톡, 라인메시지 등 알림을 힐끗힐끗 봐주면 된다. 가벼운 딩~소리와 함께 시계가 살짝 진동한다. 적당한 정도의 울림에 그다지 신경이 쓰이지는 않는다.

Screen Shot 2015-05-01 at 11.27.58 PM

짧은 문자메시지는 읽고 나서 바로 애플워치에서 답할 수 있다. “지금 가는 중입니다” 등의 미리 입력된 답을 하거나 음성인식기능으로 내용을 입력해 답하는 것이 가능하다. 애플워치로 처음 받은 문자메시지에는 “네 알겠습니다”라고 음성인식으로 답했다.

어쨌든 대부분 중요하지 않은 메시지나 메일을 보기 위해서 스마트폰을 꺼내서 들여다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애플워치로 이처럼 가볍게 메시지를 확인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답을 할 수가 있으니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현저히 줄었다.

***

Screen Shot 2015-05-01 at 11.56.05 PM애플워치로 애플페이결제를 하는 모습을 보고 “저래도 보안에 문제가 없나”하는 생각을 했다. 시계를 신용카드결제단말기에 가져다 대기만 하면 결제가 되기 때문이다. 아이폰으로 애플페이결제를 할때는 지문으로 인증을 해서 안전한데 애플워치는 시계를 훔쳐서 결제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Screen Shot 2015-05-01 at 11.01.41 PM알고보니 애플워치는 시계를 풀었다가 다시 착용할때마다 4자리의 비밀번호를 입력하도록 되어 있다. 애플워치의 뒷면에는 4개의 센서가 있고 이를 통해 사용자의 피부를 감지하고 있다가 피부에서 떨어지면 시계가 잠긴다.

Screen Shot 2015-05-02 at 8.35.19 AM즉 풀려진 애플워치를 누가 가져다가 착용한다고 해서 바로 애플워치의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당연히 비밀번호를 입력하지 않으면 애플페이도 사용할 수 없다.

***

사실 내가 애플워치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필요로 하는 기능은 운동측정기능이다. 지난 2년동안 핏빗을 착용하면서 가장 덕을 본 것이 매일 꾸준히 움직이도록 해주는 동기부여 덕분에 매일 1만보이상씩 걸었다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애플워치가 보다 정교한 운동량측정을 해준다면 건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Screen Shot 2015-05-01 at 11.02.12 PM

움직이기, 운동하기, 일어서기의 3가지 목표량 달성 그래프를 애플워치는 이런 링모양으로 보여준다.

대부분 걸음수(Step)측정 위주인 기존 웨어러블기기에 비해 애플워치는 3개의 목표를 중심으로 운동량을 측정한다. 움직이기(움직여서 소비하는 칼로리측정), 운동하기(활발히 운동한 시간), 일어서기(일어서서 활동한 시간)를 측정한다. 내 기분이지만 핏빗보다 더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 같다.

Screen Shot 2015-05-01 at 11.02.34 PM

워크아웃앱을 활용하면 실내외에서 운동할때 요긴하게 쓸 수 있다. 예를 들어 5km, 150칼로리 등의 목표를 설정하고 운동할 수 있다. 운동하면서 시계를 볼때마다 목표에 얼마나 접근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Screen Shot 2015-05-01 at 11.02.24 PM

한시간가까이 일어나지 않고 앉아만 있으면 자꾸 일어나라고 신호를 준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의자에서 일어나 복도를 한바퀴 돌고 올 때도 있다.

Screen Shot 2015-05-01 at 11.02.57 PM

애플워치는 시계뒷면의 4개의 센서로 수시로 심박수를 측정한다. 이런 건강데이터가 나도 모르게 계속해서 아이폰에, 아이클라우드에 쌓이고 있는 것이다. 애플워치가 얼마나 건강관리에 도움이 될지는 더 써봐야 알겠지만 많은 가능성이 느껴진다.

***

Screen Shot 2015-05-01 at 11.14.47 PM

애플워치를 쓰면서 은근히 편하게 느끼는 기능은 전화 걸고 받기다. 아이폰이 울리면 손목위의 애플워치도 자동으로 같이 울린다. 주머니나 가방에서 폰을 꺼내지 않고 전화를 받아 통화할 수 있다. 소리가 크지는 않지만 짧은 통화는 충분히 할만하다. 덕분에 걸려오는 전화를 놓치지 않고 받을 수 있다.

자주 거는 12명의 전화번호를 애플워치에 입력해두고 가볍게 걸수 있다. 일단 애플워치로 걸거나 받은 다음에 아이폰을 집어들면 바로 통화가 폰으로 전환된다. 집에서 폰을 놔두고 돌아다니다가도 시계로 전화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신기하다. 블루투스로 아이폰과 연결이 되지 않는 거리에 있어도 같은 wifi내에 있으면 역시 전화를 받을 수가 있다.

***

Screen Shot 2015-05-02 at 8.37.50 AM

소소한 편리기능들이 좋다. 회의같은 것을 시작할때 방해금지나 무음모드로 선택해두기도 쉽다. 아이폰을 어디 두었는지 기억이 안날때는 아이폰 핑하기 버튼을 누르면 아이폰에서 소리가 울려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아이폰에서 뭔가를 들을때 애플워치를 리모콘처럼 사용할 수 있다. 심박수는 알아서 자주 측정하는 것 같다.

***

IMG_6953

애플워치용 앱이 3천개가 나와있다지만 대부분은 애플워치에서 알림기능이 연동되어 쓸 수 있도록 한 것이 대부분인 듯 싶다. 아직까지는 별로 필요가 없어서 NYT 등 몇개 앱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설치해서 사용해보지는 않았다. 앞으로 이 새로운 매체를 활용한 각종 유용한 앱들이 쏟아져 나올 것은 분명하다.

***

Screen Shot 2015-05-01 at 11.02.00 PM

많은 분들이 우려하시는 배터리용량도 별 문제가 없었다. 스마트폰처럼 매일 한번씩 충전하겠다는 각오만 되어 있으면 된다. 아니 사실은 스마트폰보다는 휠씬 배터리가 오래 간다. 나는 매일 아침 6~7시에 애플워치를 착용하고 밤 11시~12시에 취침하기 전에 충전을 했는데 항상 40%정도 남아 있었다. 이 리뷰를 작성하는 오늘은 여러가지로 테스트를 많이 해서 그런지 밤 12시에 20%가 남아 있다. 어쨌든 하루를 보내면서 배터리가 떨어질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다만 자기전에 꼭 시계를 벗고 충전을 해주는 습관을 익혀야 한다. 내 경우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다.

***

사실 애플워치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1세대제품인만큼 부족한 점이 많을 것으로 생각했다. 사용법도 복잡할 줄 알았다. 처음에는 안사려고 했다. 그런데 하도 화제가 되길래 호기심에 구하기는 했지만 꼭 내게 필요한 제품이라는 생각도 없었다.

5일간 써본 지금은 “역시 애플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스마트워치를 빨리 내놓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왜 사람들이 스마트워치를 필요로 할 것인가에 대해서 깊이 고민을 하고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내놓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물론 완전하지는 않지만 애플은 시계의 본질에 대해서 깊이 고민을 하고 애플워치를 만들어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일단 사용하기 쉽다. 보통 사람 입장에서 복잡하지 않다. 아이폰 사용자라면 애플워치는 복잡한 설정 없이 자연스럽게 아이폰과 궁합을 맞춰서 움직인다.  “It just works”다. 그리고 튀지 않는다. 첨단테크기기라기 보다는 보통 예쁜 시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첨단테크에 열광하지 않는 여성들이 갖고 싶어하는 제품을 만들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아이폰이 나를 제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내 이메일, 검색내용, 내가 있는 위치 등등 내 모든 것을 가지고 있으니까. 그런데 이제는 애플워치가 나의 모든 것을 가지고 있게 될 것 같다. 일단은 내 심장 박동수를 하루에도 수십번씩 체크하고 있다.

모든 사람에게 스마트워치가 필요한지는 모르겠다. 솔직히 스마트폰만 가지고도 세상을 사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 아니 10여년전에는 스마트폰없이도 다들 잘 살았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찰떡궁합으로 내 손목에 정보를 가볍게 전해주는 스마트워치는 사용해보니 제법 괜찮다. 내 건강관리까지 척척해준다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그것이 40만원의 값어치를 할지는 사람마다 받아들이기 나름일 것이다. 애플워치는 아이폰을 일상생활과 업무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운동을 통해 건강까지 챙기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한번 써볼만 할 것 같다. 애플워치로 맥북-아이폰-아이패드로 이어지는 애플생태계의 옥죄는 힘은 더욱 강해졌다. Seamless하게 기기간에 연결되는 편리함에 익숙해지면 빠져나오기가 힘들다.

어쨌든 스마트워치도 이제 대세가 되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애플이 또 새로운 시장을 열어젖혔다.

Written by estima7

2015년 5월 2일 at 12:14 오전

실리콘밸리의 역동성 : 대만친구와의 대화

leave a comment »

쿠퍼티노 커뮤니티센터.

쿠퍼티노 커뮤니티센터.

MBA동기가 서울에 출장을 와서 만났다. 그 친구는 대만출신인데 2002년에 버클리하스를 졸업한 이후 실리콘밸리에 남았다. 역시 MBA동기인 대만출신 여성과 결혼해서 행복하게 팔로알토에서 살고 있는 친구다. 내가 한국으로 돌아올때 미처 연락을 못해서 미안했는데 페이스북 메시지로 “한국출장을 왔는데 볼 수 있냐”고 연락이 왔다. 내 페이스북 포스트의 사진을 보고 내 근황은 대충 알고 있다고 한다. 포스트를 몽땅 한글로 하는데도 이처럼 외국친구들이 내 존재를 페이스북에서 느끼고 연락해오는 경우가 많다. 참 놀라운 세상이다.
이 친구는 실리콘밸리에 살지만 IT기업이나 스타트업에서 일하지는 않았다. 주로 제조업분야의 회사에서 일을 했다. 조용하고 진중한 사람이다. 그런데 최근에 독일계 제조업 회사로 옮겨서 남가주의 어바인(Irvine)으로 이사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 친구와 가진 잡담을 기억해두고자 메모해둔다.
***
“어바인, 좋다. 그런데 너무 평화롭다. 실리콘밸리의 역동성을 항상 느끼던 나에게 조용한 어바인에 사는 것이 괜찮을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팔로알토에서는 애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일주일에 하루 이틀 오전에 스타벅스에서 일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런데 거의 항상이라고 해도 될만큼 옆자리에서 VC에게 자신의 아이디어를 피치하는 사람들을 본다. 거의 예외가 없이 매번 갈때마다 이처럼 아이디어를 설명하는 사람들을 본다. 이런 사람들을 보며 나는 실리콘밸리는 위험을 감수하는 (risk taking) 사람들이 넘쳐흐른다는 생각을 한다. 실리콘밸리는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저절로 하게 된다.”
***
“MBA 동기생인 아내는 지금 산호세의 모 글로벌IT기업 재무부서에서 일하고 있다. 이직하지 않고 어바인으로 이사가더라도 그냥 텔레커뮤트(Tele commute)하기로 했다. 완전히 재택으로 일하는 것이다. 어차피 그 회사 재무파트는 인도, 유럽 등 전세계에 흝어져 있어서 어디서 일하는지가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 같다. 어바인으로 옮긴다고 해서 연봉이 줄었다든지 금전적으로도 손해보는 것도 없다. 다만 향후 승진 등을 고려하면 본사 동료들과 계속 얼굴을 보고 일하는 것이 좋기는 하다.”
확실히 이제는 일하는 방식이 바뀌었다. 결과, 성과가 중요할뿐 직원이 어디에서 일하는가는 중요하지 않은 시대가 됐다. 미국회사들이 이런 면에서도 가장 앞서나간다. 대만기업들도 이런 면에서는 너그럽지 않다고 한다. 문제는 이런 새로운 일의 방식을 회사가 받아들여야 글로벌인재들을 계속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
“사실은 내가 어바인으로 옮겨야 하는 것을 알게 된 아내가 자기도 새로 일자리를 어바인쪽에서 구해야겠다고 생각하고 구직활동에 나섰었다. 그런데 얼마 안되서 페이스북에서 오퍼를 받았다. 그것도 지금과 비교해서 굉장히 좋은 패키지로 오퍼를 받았다. 다만 실리콘밸리에 계속 있어야 하는 조건이다. 어바인으로 이사를 가야하는 바람에 페이스북에 못가게 되서 아주 아쉬워했다. “대신 당신이 나 평생 먹여 살려야 해”라고 농담을 한다. 이처럼 지금 구글, 페이스북 등이 미친듯이 사람을 뽑는다. 또 다른 내 친구는 최근에 스냅챗에서 좋은 일자리를 구했다. 요즘 정말 실리콘밸리는 인재전쟁이다.”
지난 2월에 스타트업으로 초호황을 누리는 샌프란시스코 출장을 다녀와서 “창조경제가 불을 뿜는 지역을 탐험한 느낌”이라고 썼었다. 이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정말 여전히 그렇다는 생각을 했다.

Written by estima7

2015년 4월 26일 at 12:11 오전

Webtrends에 게시됨

Tagged with , , ,

대림동 차이나타운의 환치기 송금과 트랜스퍼와이즈

with 4 comments

동아일보 4월22일자의 ‘차이나타운 은행 송금실적 ‘0’, 무슨 일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읽었다. 내용은 대충 이렇다.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등 중국 동포 밀집지역에서 환전소를 이용한 환치기 영업이 기승을 부리면서 금융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환전소를 통한 환치기는 송금 기록이 남지 않아 탈세와 돈세탁 등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미지출처 : 다음 로드뷰

왼쪽은 하나은행 대림동출장소, 오른쪽은 사설 환전소. 이미지출처 : 다음 로드뷰

대림동 차이나타운에 약 2만명의 중국동포가 거주하고 있지만 대림역인근의 신한은행, 하나은행, 한국SC은행 등의 시중은행지점에서는 위안화송금실적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거의 송금수요가 ‘0’에 가깝다. 아무리 환율을 우대해줘도 중국동포들이 은행에서는 은행에서 송금거래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신 사설 환전소에서 한다.

대림동 차이나타운에는 10여 개의 환전소가 성업 중이다. 환전소를 통한 송금은 중국동포가 원화를 환전소에 가져가면 환전소가 중국의 중개조직에 연락해 원화만큼의 위안화를 중국동포의 중국계좌에 입금해주는 식이다. 이른바 불법 환치기다.

그럼 왜 은행대신 환전소를 통해 환치기를 할까?

중국동포가 환전소에서 송금하는 이유는 쉽고 빨라서다. 은행에서 중국으로 돈을 보내면 이틀 정도 시간이 걸리지만 환전소를 통하면 30분 내에 송금이 끝난다. 수수료도 은행의 3분의 1 수준이다. 소액 환전만으로 점포 운영이 어려워진 환전소들도 추가 수수료 수입을 올릴 수 있는 환치기 영업에 매력을 느낀다.

여기까지 읽고 든 생각은 “여기에 핀테크의 기회가 있다!”는 것이었다. 바로 위와 같은 이유로 영국을 대표하는 핀테크 스타트업인 트랜스퍼와이즈가 탄생했다.

***

Screen Shot 2015-04-24 at 10.31.12 AM

사진 출처 : 가디안. Photograph: Anna Ambrosi/Eyevine

에스토니아출신으로 영국 런던에서 일하던 타밧과 크리스토는 비싼 환전수수료때문에 불만이 많았다. 에스토니아에서 나온 인터넷전화서비스인 스카이프의 첫번째 직원이었던 타밧은 런던에 파견되서 일하고 있었다. 그런데 월급은 에스토니아에서 유로로 받았기 때문에 런던에서의 생활을 위해 매번 돈을 파운드로 환전해 런던으로 송금받았다. 반면 런던에서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던 크리스토는 매달 에스토니아에서 구입한 주택의 할부금을 갚기 위해 런던에서 파운드로 받은 월급을 유로로 환전해 에스토니아로 보내고 있었다. 그들은 은행의 불편한 송금절차와 송금금액의 거의 5%에 이르는 비싼 수수료에 신음했다. Screen Shot 2015-04-24 at 10.31.30 AM 그러다가 서로 알게 된 그들은 자신들이 서로 돈을 교환하면 송금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타밧은 에스토니아에서 크리스토의 주택할부금을 유로로 대신 내주고 크리스토는 그만큼의 돈을 런던에서 타밧에게 파운드로 주면 송금수수료를 전혀 낼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런 방법을 한국에서는 ‘환치기’라고 한다.) 이들은 이것을 자기들이 개인적으로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업아이템으로 해서 스타트업을 창업하면 좋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2011년 트랜스퍼와이즈를 창업했다. 웹과 모바일에서 쉽게 송금이 가능하며 송금수수료는 기존 은행들의 10분지 1 수준이라는 것을 내세웠다. 이 회사는 버진그룹 리처드 브랜슨 회장과 페이팔의 공동창업자인 피터 틸의 투자를 받았으며 현재까지 6조원이 넘는 돈을 누적송금했으며 1천억원정도의 펀딩을 받았다. 영국의 금융규제기관인 FCA의 라이센스도 받았다. 송금 거래내역도 다 기록으로 남는다.

Screen Shot 2015-04-24 at 10.32.00 AM

사진출처 : 트랜스퍼와이즈 홈페이지

이들은 광고도 공격적이다. 런던시내의 위와 같은 가두 광고에서 “당신이 거래하는 은행은 국제송금에서 몰래 바가지를 씌우고 있습니다. 당신은 속고 있습니다. 당신은 백주강도를 당하는 셈입니다. 다음부터는 트랜스퍼와이즈를 이용해 90%의 수수료를 절약하십시오”라는 식으로 마케팅한다.

***

그런데 한국에서는 이것이 불법이다. 시대착오적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대림동에 사는 중국동포들이 은행을 외면하고 모두 이런 환치기 환전소를 이용하는데도 말이다. 이 정도 상황이라면 이제는 외국환거래법이라는 법률을 좀 손봐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법도 한데 동아일보의 기사는 이렇게 끝이 난다.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은 환전소의 환치기 영업이 워낙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어 단속이 쉽지는 않다고 밝혔다. 중국동포가 수수료를 아끼기 위해 환전소를 이용하는 등 ‘생계형 송금’ 수요도 많아 환치기 영업을 아예 뿌리 뽑기도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중국동포가 송금 업무를 은행을 통해 하도록 교육을 강화하고 환전소의 불법 영업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것이 과연 교육을 강화하고 환전소를 더 감시하면 해결될 일인가? 오히려 저렴하고 편리하게 돈을 송금하길 원하는 중국동포들을 위한 국제송금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스타트업을 활성화시켜서 양성화를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수많은 국제송금 핀테크스타트업들이 나와 성업중인 영국에는 아지모(Azimo)라는 회사가 있다. 위 홍보비디오를 보면 나오는데 타겟고객은 영국으로 와서 일하는 터키, 필리핀 등 개발도상국의 외국인노동자들이다. 한푼이 아쉬운 노동자들이 본국의 가족에게 소액송금을 할때 모바일로 쉽게, 저렴하게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한국에 나와있는 중국동포들도 마찬가지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돈을 아끼려고 하는 생계형 송금인데 외환관리법을 완화해서 이런 핀테크형 송금을 양성화해야 하지 않을까. 인터넷전문은행을 만드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사회구석구석에서 불편을 겪고 있는 이런 금융약자들의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틈새형 핀테크가 한국에 필요하다.

Written by estima7

2015년 4월 24일 at 11:39 오전

DJI 팬텀 2 드론 체험기

with 4 comments

얼마전 미국출장을 다녀오면서 드론을 하나 사가지고 왔다. 아마존이 택배에 드론을 활용하겠다고 하는등 이 분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드론 기술이 실제로 어디까지 왔는지 직접 체험해보고 싶어서였다. 미국에서는 일반인들이 취미로 드론을 사서 많이 날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해서 더욱 관심이 갔다.

IMG_6274IMG_6273

보스턴의 전자제품 양판점에 가니 드론코너가 따로 있었다. 애들 장난감 같은 작은 드론부터 카메라를 달아서 날릴 수 있는 본격적인 드론까지 다양한 모델이 판매되고 있었다. 실제로 대중들에게 드론이 많이 팔리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내가 구입한 모델은 DJI 팬텀2라는 모델이다. 요즘 가장 인기있는 모델이다. 본체를 5백불에, 카메라를 다는 짐벌이라는 장치를 3백불에 구매했다.

2년전에 구경한 프랑스 패럿의 드론.

2년전에 구경한 프랑스 패럿의 드론.

사실 2년전에 미국에서 드론을 샀다고 내게 보여준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 본 드론은 조잡했고 조종하기도 쉽지 않았다. “뭐하러 3백불씩이나 주고 저런 것을 샀나”하는 생각을 했을 정도로 당시에는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에 본 팬텀2는 매끈한 디자인에 조종하기도 쉽다는 말에 이끌려서 구입한 것이다.

IMG_6305

팬텀2의 조립은 간단했다. 상자에서 꺼내서 드론에 프로펠러날개를 붙이는 것뿐이었다. 다만 카메라를 고정시키는 짐벌장치를 부착하는 것은 좀 복잡하기는 했다.(솔직히 아들녀석이 대신 설치했다.) 카메라는 지인에게서 액션카메라인 고프로 히어로3를 빌려서 달아봤다.

한강시민공원에서 날려본 DJI 팬텀 2.

한강시민공원에서 날려본 DJI 팬텀 2.

조립을 하고 나서 보니 문제는 드론을 날릴만한 장소가 서울에 별로 없다는 것이었다. 비행할때는 제법 윙윙거리는 큰 소리가 나고 몸체도 커서 눈에 잘 뜨이는 드론을 사람이 많은 곳에서 날릴 수는 없었다. 조종이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드론이 사람에게 떨어지거나 충돌하면 큰 사고가 날 수 있다. 웬만큼 넓은 공간이 확보되지 않으면 날리기가 어려웠다. 날릴만한 곳을 찾아 강남일대를 빙빙 돌다가 선릉공원에 들어가려고 했다. 그런데 “공원안에서 그런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 안된다”는 경비원의 제지를 받아 다시 발길을 돌려야 했다. 결국 한강시민공원에 나가서야 드론을 마음놓고 조종해볼 수 있었다. 국토가 넓고 공원, 운동장 등이 많은 미국에 비해 한국에서는 드론대중화가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론을 날려보고 나서야 나는 이 비행물체가 다양한 기술의 복합체라는 것을 깨달았다.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었다. 항공역학은 물론이고 안정된 비행을 위한 GPS기능, 안정된 동영상촬영을 위한 카메라제어기술, 경량 배터리기술, 조종을 위한 AI 소프트웨어기술 등 다양한 기술을 잘 융합시켜야 좋은 드론제품을 만들 수가 있다. 팬텀2는 초심자도 안정된 카메라촬영이 가능하고 안정된 조종이 가능하도록 제작된 훌륭한 드론제품이었다. 위 홍보동영상을 보면 DJI 팬텀2가 어떤 제품인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이 회사의 신제품 Inspire 1도 매력적이다. 3천불가격의 이 제품은 프로수준의 동영상을 찍을 수 있어서 비즈니스용으로 많이 구매한다고 한다. 정교한 샷을 찍기 위해서 드론조종과 카메라조종을 2명이 각기 따로 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니 대단하다.

Screen Shot 2015-04-04 at 6.24.18 PM

MBC화면 캡처

MBC ‘나혼자산다’에 소개된 신화 김동완의 드론이 바로 이 Inspire 1이다. (‘나혼자산다’ 김동완 소유 드론, 가격만 400만원 ‘취미도 고급’)

DJI 창업자 프랭크 왕. (사진 출처 DJI)

DJI 창업자 프랭크 왕. (사진 출처 DJI)

내가 놀란 것은 이 DJI 팬텀2가 중국회사가 만든 제품이라는 것이다. 2006년 중국 심천에서 프랭크 왕이 설립한 이 회사는 급팽창하고 있는 세계 민간드론시장의 1위업체다. 이 회사는 외국제품을 카피해서 빠르게 내놓는 다른 중국회사들과는 달리 자신만의 오리지널한 드론 제품을 내놓으며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롱테일이론의 크리스 앤더슨이 창업한 드론업체 3D로보틱스와 프랑스의 패럿 등을 멀찌감치 따돌리며 독주하고 있는 형국이다. DJI드론을 구입한 많은 미국인들은 이 회사가 중국회사인지도 모를 정도다.

Screen Shot 2015-04-05 at 8.06.23 AM

DJI는 최근 4년간 직원수가 50명에서 3천명이상으로 급증할 정도로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3년의 매출이 1천4백억원정도로 알려졌는데 2014년에는 5천5백억원정도로 3.5배가량 늘었다고 한다. 패스트컴퍼니는 최근에 “DJI가 10억불매출을 넘기는 첫번째 드론업체가 될 것이다”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Screen Shot 2015-04-05 at 8.01.19 AM

이런 성장세를 보고 실리콘밸리의 명문VC들이 투자하겠다고 난리이며 시콰이어캐피털이 구주를 인수해 주주로 들어갔다는 얘기도 들린다. 지금은 기업가치가 10조원까지 치솟았다는 소문까지 있을 정도다. 따져보면 경쟁사들은 취미로 즐기는 장난감에 가까운 드론을 내놓는데 반해서 DJI는 1천불의 가격에 프로페셔널한 동영상을 찍을 수 있는 사용하기 쉬운 제품을 내놓았기 때문에 시장을 급속도로 확장시켰다고 할까.

액션카메라를 만드는 GoPro의 2014년 매출이 약 1.6조원이고 4월초주가로 본 기업가치가 6조원쯤 되는 것을 보면 드론은 물론 드론에 장착하는 액션카메라까지 잘 만드는 DJI가 10조원 기업가치가 된다는 것이 납득이 된다. DJI가 드론 장착용 카메라까지 직접 만들기 시작하자 다급해진 GoPro가 직접 드론을 개발하고 있다는 WSJ의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TV, 컴퓨터, 에어콘, 냉장고, 세탁기, 휴대폰 등을 만드는 LG전자의 2015년 4월초현재 시가총액은 9조5천억이다. 이제는 하나만 잘하면 되는 시대다.)

팬텀2로 하늘에서 찍은 샌프란시스코 금문교의 멋진 전경 동영상을 보면서 드론이 생각보다 빨리 보급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되면 드론의 발전을 규제가 못 쫓아갈 수 있다. DJI는 각국별로 드론관련 규제를 확실하게 정립해달라고 요청하며 관련 협상까지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도 관련 법령을 정비하고 드론 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Written by estima7

2015년 4월 4일 at 3:13 오후

모바일웹트랜드, Webtrends에 게시됨

Tagged with ,

TV스타를 능가하는 유튜브스타의 인기

leave a comment »

최근 추수감사절 쇼핑시즌을 맞이한 미국의 TV뉴스를 보다가 알게된 유튜브의 어린이 스타들. 우선 NBC Nightly News에 소개된 Evantube의 에반.

[NBC Nightly News]

에반은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에 사는 8살짜리 꼬마다. 이 꼬마는 새로운 장난감이 나올때마다 직접 써보고 장단점을 소개하는 리뷰채널을 유튜브에서 운영하고 있는데 채널 가입자가 거의 1백만명에 이르고 전체 동영상 조회수가 거의 9억뷰에 달한다.

Source : NBC Nightly News

Source : NBC Nightly News

아빠가 직접 촬영하고 제작한다. 여동생도 가끔 쇼를 진행하고 엄마도 수시로 얼굴을 내민다. 온 가족이 방송출연중인 것이다.

Source : NBC Nightly News

Source : NBC Nightly News

이 에반튜브의 인기가 워낙 높다보니 보니 장난감회사에서 많은 상품들을 리뷰해달라고 보낸다고 한다. 이 꼬마의 일거수 일투족이 콘텐츠다. 워낙 잘 나가다 보니 장난감TV광고에까지 출연할 정도가 됐다.

얼마나 잘나가냐하면 연간 수입이 1백만불쯤 된다고 아예 방송에서 공개적으로 이야기한다. 부모도 일을 그만두고 아예 전업으로 나선 것 같다. 지금 이 꼬마는 약 3년전부터 동영상을 공개하기 시작해서 지금은 4백여개가 유튜브에 올라와있다. 3일에 1개이상 공개한 셈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동영상의 수준이 꽤 높다. 컴퓨터그래픽은 물론 특수효과까지 쓴다.

[에반튜브 소개 동영상]

흥미롭게도 우연의 일치인지 CBS Evening News도 비슷하게 장난감 리뷰로 성공한 가브리엘(8살)과 가렛(6살)형제를 며칠전 소개했다. 위의 에반보다 이쪽이 유튜브채널은 1년정도 먼저 시작한 것 같은데 가입자수(23만명)와 누적동영상조회수(약 2억9천만뷰)는 좀 떨어진다. 물론 그래도 엄청나다.

[CBS Evening News]

여기서도 아빠가 동영상을 찍고 엄마가 매니저 역할을 한다.

Source : CBS Evening News

Source : CBS Evening News

Source : CBS Evening News

Source : CBS Evening News

가브리엘과 가렛의 아빠는 이 보도에서 “트래픽이 하루 1백만뷰정도 나온다”며 “1천뷰에 몇달러 정도 버는 셈이니 우리가 얼마 벌지는 한번 계산해보라”고 한다. 그래서 CBS뉴스는 보수적으로 1천뷰당 2불(즉, 2 CPM)으로 계산해봤다. 하루 2천불 수입이니 365일을 곱해보면 연간 73만불을 버는 셈이다. 즉, 8억원쯤 된다.

Screen Shot 2014-12-07 at 1.49.25 PM

Source : CBS Evening News

 

재미있는 것은 이 가브리엘가족은 캘리포니아 샌 브루노에 산다. 유튜브본사가 있는 곳이다. (샌프란공항 바로 앞) 아마도 그래서 유튜브가 CBS뉴스에 인터뷰를 주선해준 것 같다.

어쨌든 미국에서는 요즘 유튜브에서 뜨면 이 정도로 돈을 번다. 바꿔말하면 그만큼 유튜브로 사람들이 동영상을 많이 시청한다는 것이다.

특히 아이들과 틴에이저들이 엄청나게 유튜브를 시청한다. 이들은 일반 TV채널은 거의 보지 않는다. 랩탑, 타블렛, 스마트폰으로 자기가 보고 싶은 유튜브채널에 가입해서 보고 친구들과 공유하는 것을 즐긴다. 당장 미국에서 5년간 살다온 우리 아이들부터 그렇다.

지난 8월 미국의 엔터테인먼트잡지인 버라이어티지는 흥미로운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1500명의 미국틴에이저(13~18세청소년)에게 어떤 인기인들이 더 그들에게 영향력이 있는지 설문조사를 한 것이다. 그 결과를 버라이어티지는 “Survey: YouTube Stars More Popular Than Mainstream Celebs Among U.S. Teens”(설문조사결과 유튜브스타가 일반 대중스타보다 더 미국의 청소년들에게 인기있다)는 제목으로 소개했다.

버라이어티웹사이트 캡처

버라이어티웹사이트 캡처

여기 소개된 것처럼 1위부터 9위까지의 영향력있는 스타중 6명이 온라인 스타였다. 1위인 Smosh는 코미디듀오인데 1천9백만명의 유튜브채널 가입자를 자랑하고 있다. (채널가입자가 1백만명이 안되는 위의 에반튜브의 예에 비춰볼때 연간 수입이 가볍게 수백만불은 되겠다.)

버라이어티웹사이트 캡처

버라이어티웹사이트 캡처

참고로 11살짜리 우리 둘째에게 위 그림을 보여주면서 얼마나 알겠느냐고 하니 (대충 슥 보더니) 유튜브스타는 1명빼고 다 알겠고 대중스타는 케이티 페리 빼고는 잘 모르겠다고 한다.

쿠퍼티노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다 온 큰 녀석에게 물어보니 정말 그렇단다. 학교에서 애들이 유튜브스타 얘기만 하지 일반적인 영화배우나 TV스타얘기는 잘 안한단다.

아직도 지상파나 케이블TV채널에 나오는 연예인들이 절대적인 인기를 가지고 있는 한국에서는 위에 소개한 사례들이 잘 실감나지 않는다. 하지만 게임방송으로 유튜브에서 88만명의 채널가입자와 2억6천만뷰를 올린 대도서관님도 있고 고수익을 올리는 아프리카TV의 BJ들도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대중스타를 압도하는 유튜브스타들이 앞으로 속속 등장하지 않을까.

이것은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으로 미디어파워가 기존 전통미디어에서 개인으로 급속하게 이동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저런 유튜브스타들은 그야말로 ‘자력으로’ 스타덤에 오른 사람들이다. TV방송국에 잘보이기 위해 아쉬운 소리를 할 필요가 없다.

어쨌든 장난감 리뷰로 억대를 버는 꼬마들을 보면서 TV미디어 지형도가 이렇게 급속하게 변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오랜만에 블로그포스팅을 한번 해봤다. 지금의 틴에이저들이 성인이 되는 5년뒤 TV업계는 도대체 어떻게 변해있을까.

Written by estima7

2014년 12월 7일 at 3:47 오후

세계최대의 레시피사이트, 쿡패드 이야기

with one comment

쿡패드 입구에 있는 키친.

쿡패드 입구에 있는 키친.

사무실 층마다 커다란 부엌이 있고 대형 냉장고가 여러 대 있다. 그리고 냉장고 안에는 매일 배달되는 신선한 음식 재료가 가득 채워져 있다. 직원들은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자유롭게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을 요리해 먹는다.

일류 요리사들이 상주해서 만든 고급 요리를 공짜로 먹게 해주는 실리콘밸리 기업들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다. 하지만 주방과 식자재를 마련해두고 직원들이 마음껏 요리를 해먹게 하는 회사는 좀 독특하다. 세계 최대의 레시피(요리법) 사이트라고 할 수 있는 일본의 쿡패드(cookpad.com)라는 회사 이야기다. 최근 도쿄에 있는 이 회사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Screen Shot 2014-08-17 at 11.53.48 AM
쿡패드는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던 사노 아키미쓰라는 사람이 1997년 창업했다. 인터넷 이용자가 자신의 요리법을 쿡패드 사이트에 올려서 다른 이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창업 아이템이었다. 그때부터 오로지 레시피 한길을 걷기 시작했다. 직원이 몇 명밖에 안 될 때부터 사무실 안에 작은 주방을 만들고 요리를 하는 문화가 그때부터 형성됐다.

17년 뒤 쿡패드는 레시피 하나만 가지고도 세계 최대 사이트로 성장했다. 쿡패드에는 현재 사용자들이 올린 레시피가 179만개 있다. 지난 4월의 한 달 이용자 수는 약 4400만명이다. 일본 인구가 1억2000만명이라고 하면, 일본 성인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쓰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이용자의 80% 이상이 여성이고 그중 20~30대가 75%가량 되는 것을 고려하면 일본의 젊은 여성 대부분이 쿡패드를 사용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일본여성들의 쿡패드사용율은 놀라울 정도다. 특히 20대에서 40대여성들이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출처 쿡패드 분기실적발표자료)

일본여성들의 쿡패드사용율은 놀라울 정도다. 특히 20대에서 40대여성들이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출처 쿡패드 분기실적발표자료)

창업 후 5년간 매출이 거의 없었던 이 회사는 지금은 연매출 650억원 정도를 올리고 있다. 마진도 아주 좋아서 매출의 절반 이상이 영업이익이다. 쿡패드 이시와타리 COO(최고운영책임자)는 “사용자가 올려준 레시피를 쓰기 때문에 따로 콘텐츠 구입 혹은 생산비용이 들지 않아서 영업이윤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2009년에 기업공개(IPO)를 한 쿡패드는 지난해 매출이 30% 정도 성장하며 1조원이 넘는 시가총액을 자랑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쿡패드는 전체매출중 광고매출이 약 40%, 매달 가입자들이 약 3천원정도의 사용료를 내는 프리미엄서비스매출이 약 60%정도다.

쿡패드는 전체매출중 광고매출이 약 40%, 매달 가입자들이 약 3천원정도의 사용료를 내는 프리미엄서비스매출이 약 60%정도다.

놀라운 것은 쿡패드가 인터넷 회사 중에서는 보기 드물게 건전한 사업구조를 갖추었다는 점이다. 매출 가운데 60% 정도가 프리미엄 사용자가 매달 내는 회비다. 무료 회원보다 좀 더 편리하게 쿡패드를 쓰기 위해 매달 280엔(약 3000원)을 내는 프리미엄 회원이 130만명이 넘는다. 나머지 매출의 대부분은 광고 수입이다. 가정의 요리를 책임지는 여성들에게 접근할 필요가 있는 식품회사나 슈퍼마켓 같은 곳이 주요 고객이다. 이런 황금비율의 매출 비중 덕분에 광고시장이 불황이어도 쿡패드는 타격을 덜 받는다. (어찌보면 신문구독료와 광고수입에 의존하는 신문사매출구조와 비슷하다. 사실 구독자는 나날이 줄고 지나치게 광고매출비중이 높은 요즘 신문사들이야말로 쿡패드 같은 이런 건전한 매출구조를 갖기를 갈망할 것이다.)

비빔밥(ビビンバ)을 검색한다. 2천건이 넘는 결과가 최신순으로 나온다. 이래서는 좋은 레시피를 쉽게 찾을 수 없다. 그래서 '인기순'을 누른다.

비빔밥(ビビンバ)을 검색한다. 2천건이 넘는 결과가 최신순으로 나온다. 이래서는 좋은 레시피를 쉽게 찾을 수 없다. 그래서 ‘인기순’을 누른다. 인기순으로 검색하기 위해서는 프리미엄회원에 가입해야 한다.

그럼 프리미엄회원에게는 어떤 혜택이 있을까. 많은 것이 있지만 일반회원에 비해 프리미엄회원은 좋은 레시피를 빨리 찾고 저장해둘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비빔밥’을 해먹고 싶어서 레시피를 검색한다고 하자. 쿡패드에 이미 179만개의 레시피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냥 아무 요리나 검색해도 수천개이상의 레시피가 쏟아져 나올 것이 분명하다. 그냥 검색하면 그냥 최신 레시피가 순서대로 나열되는데 반해서 프리미엄유저는 ‘인기순’레시피랭킹을 검색할 수 있다. 즉 좋은 레시피를 빨리 찾아낼 수 있는 것이다. 믿기 어렵지만 이런 기능을 얻기 위해서 일본여성들은 기꺼이 월 3천원을 지불하고 프리미엄유저가 된다. 이시와타리 COO는 나에게 “돈 주고 시간을 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쿡패드의 급속한 성장은 스마트폰 덕분이다. 데스크탑이용자는 천천히 늘고 있는 반면 스마트폰을 통한 이용자수는 급속하게 증가중이다. (출처:쿡패드 분기실적발표자료)

최근 쿡패드의 급속한 성장은 스마트폰 덕분이다. 데스크탑이용자는 천천히 늘고 있는 반면 스마트폰을 통한 이용자수는 급속하게 증가중이다. (출처:쿡패드 분기실적발표자료)

원래 데스크톱 PC 기반 사이트로 출발한 쿡패드는 스마트폰 시대에도 잘 대응했다. 월간 사용자 4400만명 중 스마트폰을 통한 접속이 60%다. 스마트폰을 통해 주방에서 레시피를 찾아보기가 더 편해져서 그런지도 모른다. 덕분에 스마트폰 시대에 쿡패드는 더욱 급성장 중이다.

요리하면서 스마트폰이나 타블렛에서 레시피를 찾아볼 수 있기 때문에 쿡패드는 최근 더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출처:쿡패드 홍보비디오)

요리하면서 스마트폰이나 타블렛에서 레시피를 찾아볼 수 있기 때문에 쿡패드는 최근 더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출처:쿡패드 홍보비디오)

오로지 한 우물만 판 쿡패드에 내로라하는 야후재팬이나 라쿠텐 같은 일본의 포털·쇼핑몰 사이트도 맥을 못 춘다. “가장 자주 이용하는 레시피 사이트는 무엇입니까”라는 최근 설문조사에 일본인 90%가 쿡패드라고 대답했을 정도로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다.

Screen Shot 2014-08-17 at 12.13.48 PM

일본 시장을 석권한 쿡패드는 이제 세계시장을 정복하기 위해 움직인다. 올해 스페인의 레시피 사이트를 인수하고 스페인어권 진출을 모색 중이다. 쿡패드는 조만간 전 세계에서 월간 사용자 1억명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조만간 한국에도 들어올지도 모르겠다.

Screen Shot 2014-08-17 at 11.46.45 AM

레시피에 집중하는 쿡패드의 사내문화는 이 명함에서 엿볼 수 있다. 쿡패드의 모든 직원은 자기가 좋아하는 요리의 레시피를 인쇄한 명함을 가지고 다닌다. 앞면에는 이름과 함께 요리의 사진이, 뒷면에는 빼곡하게 레시피가 인쇄되어 있다. 명함을 주고 받으면서 요리를 화두로 삼아 부드럽게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레시피에 집중하는 쿡패드의 사내문화는 이 명함에서 엿볼 수 있다. 쿡패드의 모든 직원은 자기가 좋아하는 요리의 레시피를 인쇄한 명함을 가지고 다닌다. 앞면에는 이름과 함께 요리의 사진이, 뒷면에는 빼곡하게 레시피가 인쇄되어 있다. 명함을 주고 받으면서 요리를 화두로 삼아 부드럽게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이런 쿡패드라는 회사의 존재는 어떤 작은 분야라도 오랫동안 한 우물을 파면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2009년말 창업자인 사노씨와 한 컨퍼런스에서 만나서 이야기해볼 기회가 있었다. 그는 “요리를 만들고 그 레시피를 많은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 좋아서 열심히 했을 뿐”이라며 “쿡패드가 이렇게 큰 이익도 내고 주식시장에 상장까지 하는 회사가 될지는 나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물론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값어치 있는 정보라면 기꺼이 돈을 내고 쓰는 일본의 사용자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8월 17일 at 12:18 오후

킥스타터, 인디고고로 하드웨어 혁신이 넘치는 시대

leave a comment »

얼마전에 실리콘밸리의 VC인 트랜스링크 음재훈대표께 “지난 10여년동안 실리콘밸리에서 투자해왔지만 요즘이 가장 흥미로운 스타트업이 많은 시기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하드웨어가 다시 돌아오고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라는 말씀을 들었다.

CNET에서 기발한 제품들을 모아서 소개하는 크레이브(Crave)라는 프로그램 동영상을 보면서 참 그 말씀이 사실이라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이렇게 신기하고 기발한 제품들이 많이 나오는지!

그리고 이런 기발한 상품들이 모두 킥스타터(Kickstarter)인디고고(Indiegogo)라는 크라우드펀딩사이트를 통해서 활발히 등장하고 있다는 것도 특기할만한 사실이다. 한국에는 킥스타터만 많이 알려져 있는데 최근에는 인디고고가 뜨고 있다. 크레이브에 등장한 제품들도 인디고고에 올라온 제품이 많았다.

메모 겸 몇가지 상품 소개.

Screen Shot 2014-07-20 at 9.48.32 PM

만능 아이스박스. 스마트폰 USB충전기도 되고, 믹서도 돌릴 수 있고, 병도 딸 수 있고… 깜짝 놀란 것이 킥스타터에서 자그마치 6백만불이상을 모금했다. 이런 만능 아이스박스를 열망하는 사람이 많았다보다.

Screen Shot 2014-07-20 at 10.01.14 PM

인디고고에서 진행중인 이 프로젝트도 신기하다. 주인이 집을 비워도 고양이에게 효율적으로 밥을 줄 수 있는 스마트한 Cat feeder다. 고양이를 여러마리 키우더라도 각각 얼굴과 체중으로 각 고양이를 인식해서 그에 맞게 식사를 주며 주인에게 스마트폰앱으로 식사양을 알려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주에 가장 큰 화제를 모은 것은 역시 JIBO라는 로봇개발 프로젝트인 것 같다. 가족들의 말상대가 되어 줄 수 있는 귀여운 가정용 로봇의 등장이다.(위 동영상을 안보신 분은 꼭 보시길!) MIT미디어랩의 신시아 브리질교수의 프로젝트인데 499불에 내년도 12월에 인도될 제품을 선주문할 수 있다. 10만불 모금을 목표로 시작했는데 벌써 그 10배인 1백만불이 모였다.

일반인들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받아서 상품화하고 그 수익을 나눠주는 쿼키닷컴이라는 회사도 주목할만하다. 위 동영상은 CBS뉴스에서 이 회사를 소개한 것이다. 쿼키닷컴의 제품은 요즘 타켓 같은 미국의 할인점에서도 쉽게 살 수 있다.

사람들의 아이디어에 마치 실시간으로 투표하듯이 자금이 모이고 제품개발로 이뤄지는 이런 플랫폼의 등장으로 하드웨어혁신이 가속화되는 듯 하다. 다만 이런 아이디어가 이런 플랫폼이 있는 미국에서만 활발하게 나오는 것 같아서 좀 아쉽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7월 22일 at 6:38 오후

팔로우

모든 새 글을 수신함으로 전달 받으세요.

다른 1,260명의 팔로워와 함께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