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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자의 나라, 창업자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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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준비를 하느라 한국, 미국, 일본, 중국의 부자랭킹을 살펴봤다. 일전에 여기저기서 본 것은 있지만 내가 직접 좀 자세히 살펴보고 싶어서 그랬다. 세계의 부자랭킹은 미국의 잡지 포브스가 매년 집계한다.

주로 기업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상장된 주식이나 비상장주식의 가치를 인정받아 부자랭킹에 드는 경우가 많다. 내가 궁금했던 것은 각 나라별로 당대에 창업해서 부호가 된 사람(자수성가, Self made)과 부모의 재산을 상속받아서 부호가 된 사람의 비율이었다. 부자랭킹에 상속자보다 창업자들이 많다면 그 나라의 경제는 보다 역동적일 것이라는 생각을 해봤다. 새로운 기업이 나와서 계속 기존 강자를 위협하며 성장하고 있다는 얘기니까 말이다. 그래서 대충 살펴보니 아래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 내가 각국별 포브스랭킹을 캡처한 것이다.

*한국의 포브스 부자 30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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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회장이나 서경배회장 같은 분들을 단지 상속자로만 적는 것은 좀 문제가 있긴 하다. 이 분들은 상속받은 회사를 본인의 경영능력으로 휠씬 큰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냈기 때문이다. 그런 점은 감안하고 봐주시면 좋겠다. 7위가 스마일게이트 권혁빈회장, 8위가 넥슨 김정주회장, 9위가 부영의 이중근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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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위에 다음카카오의 김범수의장이 보인다. 15위에 미래에셋의 박현주회장이 있고 17위가 셀트리온 서정진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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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위~30위 사이에는 창업자가 1명이다. 아이에스동서의 권혁운회장이다.

(Update: SPC그룹 허영인회장은 처음에는 창업자로 분류했다가 상속자로 바꿨다. 허회장은 삼립식품의 2세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중견 회사를 물려받아 크게 키운 분들을 그냥 상속자로 보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그냥 상속자로 분류했다.)

대충 봐도 한국은 상속자들의 나라라는 것을 알 수 있다. 30위안에 창업자가 7명이고 상속자가 23명이다. 이중 범삼성가가 7명이나 된다는 것도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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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어떨까. 한국 1위 이건희회장이 미국에 가면 29위가 될 정도로 미국엔 엄청난 거부들이 많다. IT거물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공동 6위인 코크형제는 비상장회사들을 경영하고 있다. 보수주의자로 유명한 사람들이다. 9위, 10위의 월튼 가족은 월마트의 상속자들이다. 하지만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짐 월튼만 월마트 이사회에 들어가있다. (그는 따로 자신의 은행을 경영한다.) 귀찮아서 10위까지만 봤다. 11위, 14위에 구글의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이 있는데 최근 구글의 주가폭등을 고려하면 지금은 10위안에 들고도 남는다. 포브스지에 따르면 미국부자 전체 400위 랭킹의 69%정도가 자수성가한 창업자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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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일본도 창업자들이 많다. 1위는 유니클로 창업자인 야나이 타다시씨다. 2위는 손정의. 4위는 라쿠텐의 미키타니 히로시. 일본에 생각보다 큰 상속부자들이 적은 것은 재벌이 일찌감치 해체되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있다. 3위의 노부타다 사지씨는 창업한지 120년이 넘는 산토리의 창업가문 4대다. 10위안에 한국계가 2명이나 있다는 것도 특기할만하다.

그리고 가만히 미국과 일본의 부자순위를 살펴보면 상속자로서 순위 상위에 있는 경우 비공개기업의 오너이거나 대주주인 경우가 많다. 공개기업의 경우 대규모투자를 받으면서 일단 창업자의 지분이 희석되고 또 그 재산을 상속받으면서 상속세를 내기 때문일 것이다. 코크형제의 회사들도 비공개기업이며 일본의 산토리도 비공개기업이다.

그럼 이제 중국을 보자. 최근 수십년간 급속한 산업화를 이룬 중국의 부호는 대부분 자수성가한 창업자일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 30위까지 살펴보고 좀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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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터넷을 이끄는 BAT, 즉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삼두마차의 창업자들이 1~3위를 점하고 있다. 샤오미의 창업자 레이준도 8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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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위에 가서야 겨우 상속자가 한명 보인다. 부동산기업을 물려받은 34세의 양휘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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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서 30위까지 모두 창업자들이다. 창업자 대 상속자의 비율이 29대 1이다. 믿기지가 않아서 한명 한명 클릭해서 모두 확인해봤다. 모두 Source of Wealth에 Self made라고 표시되어 있다.

이것을 보니 가히 한국은 ‘상속자의 나라’, 중국은 ‘창업자의 나라’라고 할 수 있겠다. 중국의 기업의 역사가 일천해서 그렇기도 하다. 수십년이 또 지나면 중국도 한국처럼 상속자의 나라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당장 이런 차이가 두 나라의 경제의 역동성에 어떤 차이를 줄지 한번 생각해볼만 하다. 요즘 중국기업들의 의사결정이 빠르고 도전적으로 세계시장에서 활약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2세, 3세가 아니라 기업가정신이 넘치는 창업자들이 일선에서 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대기업에 도전하는 스타트업을 키워야 하는 또 다른 이유다.

주의 : 포브스의 부자순위가 절대적으로 정확한 것은 아닙니다. 저의 상속자-창업자 분류도 부정확할 수 있습니다. 틀렸다고 생각되면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Written by estima7

2015년 7월 27일 at 12:17 오전

직장학교 추천사-이제는 호기심이 새로운 학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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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학교

16년지기인 박이언님(필명)의 ‘직장학교’ 저서출간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부족하나마 추천사를 썼습니다. 다시 한번 축하합니다!
****
‘생각하는 직장인’은 어떻게 가능할까?

내가 박이언 님을 처음 만난 것은 1999년 여름이었다. MBA과정 유학을 위해 GMAT 시험을 준비하는 학원에서 만났다. 과묵하고 진중한 성격의 그는 국내 대기업을 다니다가 나와 같은 시기에 미국 유학을 다녀왔다. 그리고 나는 원래 있던 신문사로 돌아갔고 그는 다국적기업의 마케팅 담당 임원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를 가끔 만났지만 그가 가진 생각의 깊이에 대해서는 몰랐다. 이후 2009년 나는 라이코스 CEO로 일하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도 다국적회사의 중국과 대만, 일본 지사를 거치면서 해외근무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국 출장이 겹쳐 다시 만난 우리는 해외에서의 근무를 통해 참 많은 것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는 한국과 외국의 직장문화 차이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회의에서는 총명함이 실종되는 한국인이라든지, 지나치게 권위적인 문화에 눌려 있는 한국의 직장문화에 대해 문제의식을 공감했다. 그리고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해오던 한국 직장생활에서의 규범이 얼마나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인의 성취를 가로막고 있는지를 토로했다.

그는 자신이 느낀 것을 나처럼 트위터와 블로그를 통해 남겨보고 싶다는 얘기를 했다. 나는 이후 ‘개똥이’라는 아이디의 트위터 유저가 직장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아주 좋은 글을 쓰는 것을 발견했다. 꼭 읽어야 할 글이라고 몇 번 내 트위터 팔로어들에게 소개했고 큰 호응을 받았다. 그러다 궁금증이 일어 “도대체 누구세요?”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자 “정욱씨, 저 모르세요? 박이언(필명)입니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후 지금까지 그의 글을 통해 많이 자극을 받고 배우고 있다. 그런 그가 자신의 생각을 모아 책을 펴낸다니 무척 반가웠다.

그의 역작인 『직장학교』를 읽으면서 내 지난 20년의 커리어를 되돌아보았다. 나는 사실 행운아다. 매년 회사에서 새로운 일을 맡게 되거나 직장을 옮기면서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회사를 다니면서 ‘돈을 받아가며 항상 새로운 것을 배우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직장생활을 통해 새로운 문물, 새로운 사람들을 접하고 무언가를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나뿐만이 아니라 모든 이들에게 직장은 마땅히 그런 곳이 되어야 한다.

특히 나는 이 책에서 “이제는 호기심이 새로운 학벌이다.”라는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저자의 말대로 혁신경제 시대를 살아가는 방법은 민첩한 배움이고 그 근간은 세상사에 대한 호기심이다. 그 호기심을 풀기 위해 끊임없이 배우는 습관이 새로운 학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항상 자신에게 ‘나는 남들보다 호기심이 부족하지는 않은가?’라는 질문을 던지라 한다. 그리고 호기심이 가득하다면 자부심을 가지라 한다. 부족하다면 스트레스를 받으라 한다. 왜냐하면 그것이 새로운 학벌이기 때문이란다. 졸업장과 성적표에 매달려 사는 직장인의 인생에서 탈출하라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내게도 이런 호기심이 직장생활의 원동력이었다. 직장에서 힘든 일도 많았지만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했다.

『직장학교』는 혁신경제로 인해 현기증이 날 정도로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지혜를 준다. 직장을 단순히 돈을 벌어 먹고살기 위한 대상이 아닌 배움을 추구할 수 있는 학교로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한국과 해외기업을 오가며 쌓은 저자의 20년 내공이 오롯이 담겨 있다.

이 책은 성공이란 무엇인지, 행복이란 무엇인지를 천착한다. ‘직장=개인의 삶=성공=행복’ 방정식이 성립 가능한지에 대해서도 물음을 던진다. 그리고 각 장별로 나오는 <실전 특강>이 유용하다.

여기 나오는 방법만 숙지하고 따라서 해도 유능한 직장인이 될 수 있다. 상사가 시킨 일을 수동적으로 반복하는 로봇 같은 직장인보다 자기 인생의 주도권을 찾고 ‘생각하는 직장인’이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Written by estima7

2015년 7월 20일 at 11:15 오후

백악관과 청와대의 대통령과 비서실장과의 거리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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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een Shot 2015-07-03 at 12.16.17 AM

오마바케어가 6대3으로 미국연방대법원에서 통과됐을때의 백악관 내부 사진이 공개됐다. 백악관 전속 사진사인 피트 수자가 찍은 사진이다. 오전 10시10분쯤 오마바의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백악관스탭들과 모닝브리핑을 시작하는 모습이다.

Screen Shot 2015-07-03 at 12.24.55 AM

처음 대법원의 판결결과를 들었을 때의 오바마의 표정이다. 순간을 놓치지 않는 피트 수자의 순발력이 놀랍다. 오바마는 환호하고 나서 오른쪽에 있는 문으로 나가서 비서실장을 찾는다.

Screen Shot 2015-07-03 at 12.16.35 AM

문을 나가니까 바로 데니스 맥도너 비서실장이 보인다. 기쁨의 제스쳐를 교환한다.

Screen Shot 2015-07-03 at 12.16.51 AM

맥도너 비서실장은 좀 연배가 있어보이는데 실제로는 69년생으로 아직 40대후반이다.

오바마는 그리고 나서 다시 오벌오피스로 돌아온다.

Screen Shot 2015-07-03 at 12.29.59 AM

바이든 부통령도 모닝브리핑에 참석하러 왔다. 그러면서 오바마에게 축하인사를 건낸다.

Screen Shot 2015-07-03 at 12.31.19 AM

비서실장과 부비서실장을 각각 부통령과 대통령이 포옹하면서 축하한다.

Screen Shot 2015-07-03 at 12.17.17 AM

그리고 이어지는 즐거운 담소. 끝까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편하게 앉아있는 수전 라이스 보좌관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내가 이 사진을 보면서 주목한 것은 미국 대통령집무실(오벌오피스)과 비서실장(Chief of Staff)방이 얼마나 가까운가 였다.

출처 : 위키피디아

출처 : 위키피디아

위에서 보면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와 비서실장방이 지척거리다. 문을 열고 나섰을때 비서실장이 바로 눈앞에 보였던 것이 이해가 간다. 문열고 나가면 복도 맞은 편에 바로 비서실장과 부통령 방이 있다. 이렇게 가까이들 지내고 있으니 수시로 모여서 수다도 떨수 있고 편한 소통이 가능할 것이다. 드라마 웨스트윙에서 자주 보던 모습이다. 사실 이게 정상이다.

***

그럼 청와대에서 비서실장과 대통령의 거리는 얼마나 될까. 전 MB정권에서 홍보수석을 지낸 이동관씨와 노무현정부에서 홍보수석을 지낸 윤승용씨는 2013년 2월 CBS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다. (출처 : “대통령 관저는 귀곡산장, 집무실은 근정전”…청와대 공사 필요-CBS노컷뉴스)

◇ 정관용> 아마 우리 청취자 분들이 그 점은 이해가 안 가실 텐데. 다들 청와대 비서실하고 대통령 집무실이 같은 건물에 있는 걸로 알아요. 그런데 전혀 그렇지 않죠?
◆ 윤승용> 걸어서 가면 한 10분.
◇ 정관용> 걸어서 가면 10분.
◆ 윤승용> 차를 타고 가도 차 불러서 대기시켜서 가면 한 5분.
◇ 정관용> 그러니까요.

◆ 이동관> 도어 투 도어로 가면 15분 이상 걸리죠. 문 나서서.
◇ 정관용> 대통령이 집무하는 곳은 사실 몇 사람 없는 거죠. 직원이?
◆ 윤승용> 그건 부속실 직원들밖에 없습니다.

청와대 본관 2층과 경내. (출처 중앙일보)

청와대 본관 2층과 경내. (출처 중앙일보)

위 중앙일보의 그래픽을 보면 이해가 빠르다. 설사 한국대통령이 천지개벽할 기쁜 소식을 듣는다고 해도 비서실장을 만나서 기쁨을 나누려면 아무리 빨라도 15분은 걸린다는 얘기다. 일단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어서 기쁜 소식이 있으니 최대한 빨리 집무실로 오라고 해도 실장이 차를 부르고 계단을 내려가서 차를 타고 청와대 집무실로 올라가는데까지는 아무리 빨라도 15분은 걸린다. 청와대본관에 가서도 대통령을 바로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비서실장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어야 한다. 이런 구조에서 자유로운 소통이 될리 없다.

캡쳐출처 : 채널A

캡쳐출처 : 채널A 

채널A의 [뉴스A]역대 정권마다 증·개축 논란…청와대 구조, 어떤 점이 문제?에서 박민혁기자의 뉴스리포트에서도 비슷한 문제를 위성사진을 통해서 제기하고 있다. (여기서 인용한 CBS, 중앙일보, 채널A의 보도는 모두 2013년 2월 박근혜대통령의 취임 당시에 나온 것들이다.)

캡처 출처 채널A

캡처 출처 채널A

청와대 본관에 도착해서도 집무실은 2층에 있다. 저렇게 장엄한(?) 계단을 통해서 2층으로 올라가야 한다. 박민혁기자의 말에 따르면 대통령집무실은 농구코트의 2/3정도 넓이가 된다고 한다. 박기자에 따르면 김영삼대통령은 처음 집무실에 가서 “집무실이 어디냐”고 물었을 정도고, 이명박대통령의 첫 반응은 “여기서 테니스를 쳐도 되겠다”는 것이었다고 한다.

백악관 웨스트윙구조. 출처 중앙일보.

백악관 웨스트윙구조. 출처 중앙일보.

안병진 경희사이버대 교수는 2012년 12월 중앙일보에 기고한 “미국 대통령제 성공 비밀은 백악관 공간 정치에 있다”라는 글에서 “청와대 구중궁궐에서 시민 대통령을 꿈꾸는 것은 도심 아파트에서 생태주의 자녀 교육을 꿈꾸는 것만큼이나 불가능한 시도”라고 썼다. 그리고 “한국의 역대 대통령은 모두 이 ‘공간의 저주’를 벗어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중앙일보 기사 : 미국 대통령제 성공 비밀은 백악관 공간 정치에 있다

오바마와 그 스탭들의 격의 없는 소통모습과 그런 소통이 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백악관의 촘촘한 구조를 사진을 통해서 보면서 청와대 리모델링이 정말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제발 다음 정권으로 미루지 말고 후대를 위해 총대를 매고 리모델링계획을 승인했으면 한다.

Written by estima7

2015년 7월 3일 at 2:55 오후

샌드위치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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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Asia 2015에서 본 한 중국 드론업체의 부스.

CES Asia 2015에서 본 한 중국 드론업체의 부스.

한달전 상하이와 도쿄를 연달아 다녀왔다. 상하이에서는 CES아시아에 들렀는데 그야말로 중국인들의 창업열기가 하늘을 찌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스마트홈, 가상현실(VR), 드론, 웨어러블 등 새로운 분야에서 뭔가 만들겠다고 창업하는 회사들이 가득하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조잡해 보이는 제품이 많지만 이렇게 도전하고 뭔가 만들어낸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이렇게 빠른 실행을 하다보면 실력이 쌓인다.

도쿄역앞.

도쿄역앞.

도쿄는 근래 20여년중 가장 분위기가 밝아보였다. 만나는 사람마다 “경기가 좋다”고 하고 시내곳곳에 새로 올라가는 빌딩 천지였다. 긴자거리에는 중국관광객이 흘러넘쳤다. 내가 출장가있는 동안 일본신문에는 “닛케이지수가 10일 연속으로 상승했는데 이는 27년만의 일”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돈이 넘쳐나니 일본대기업들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의지도 높았다.

이번 출장을 통해 내가 실감한 것 또 하나는 애플과 중국회사들의 공세에 샌드위치가 된 한국 대표기업 삼성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똑같은 이유로 어려움을 겪게 될 한국경제에 대한 걱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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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상하이에서 지하철을 타보니 애플의 약진, 삼성의 몰락이 그대로 느껴졌다. 차량을 이동해 가면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수십명의 사람들을 관찰했는데 반이상이 아이폰이었다. 지난해 방문했을때와 비교해서 아이폰의 비중이 높아진 것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었다. 아이폰이외에는 샤오미, 레노보, 쿨패드 다양한 중국산 안드로이드폰이 많이 보였다. 삼성폰을 쓰는 사람은 거의 보기가 어려웠다.

상하이 현지분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니 신제품인 갤럭시S6 엣지도 거의 반응이 없다고 한다. 반면 샤오미는 여전히 잘 나가고 특히 샤오미 노트가 나왔다고 한다. 그리고 삼성의 문제는 소프트웨어라고 지적했다. 샤오미의 OS인 MIUI는 중국현지에 맞게 튜닝이 잘됐고 중국인에게 쓰기 편리하다. 반면 삼성은 그런 장점이 느껴지지 않고 오래 쓰면 쓸수록 소프트웨어가 느려진다는 평판이 있다는 것이다. 이 분의 경우 몇년전까지만 해도 샤오미를 깔봤고 삼성을 높이 평가했는데 이제는 반대로 생각하게 됐다. 지금은 샤오미 구매를 고려하고 있고 삼성은 다시 생각이 전혀 없어졌다.

이미 중국에서는 안드로이드폰은 다양한 현지브랜드가 제품이 쏟아져 나와서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화웨이, 레노보, ZTE 같은 대기업외에도 오포, 메이주, 쿨패드 등 다양한 브랜드의 꽤 괜찮은 스펙의 중국스마트폰이 삼성폰의 절반값인데 삼성을 살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즉, 안드로이드시장은 중국업체들이 거의 평정했다.

아이폰은 중국의 비즈니스맨들과 젊은 여성층에서 특히 절대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내가 최근에 만난 알리바바의 임원들은 모두 아이폰을 쓰고 있었다. 그리고 CES아시아전시장과 쇼핑몰, 공항 등에서 보면 젊은 여성일수록 예외없이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었다.

***

일본 도쿄도 마찬가지였다. 원래 아이폰점유율이 높은 일본이었지만 이제는 더 높아진 것을 체감했다. 스마트폰을 쓰는 사람들중 70%정도는 아이폰을 쓰는 것 같다. 일본에서 안드로이드폰으로는 소니의 엑스페리아가 가장 많이 보였다. 역시 삼성폰은 볼 수가 없었다. 일본의 휴대폰판매랭킹을 집계하는 BCN사이트에서 찾아보니 갤럭시 S6는 34위에 불과하다.(6월21일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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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전력투구한 명품 하드웨어폰인 갤럭시S6와 엣지가 왜 이렇게 먹히지가 않을까.

그것은 스마트폰업계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하드웨어만 잘 만들면 되는 시대는 끝났다. 소프트웨어나 관련 IoT제품 생태계로 차별화를 해야 한다. 애플이 맥북, 아이패드, 아이폰, 애플워치까지 소프트웨어로 얼마나 정교하게 연결해 놓았고 앱스토어를 중심으로 한 생태계를 만들어놓았는지 애플유저들은 잘 안다. 하드웨어는 아이폰과 비슷하게 고급으로 만들 수 있지만 소프트웨어는 삼성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부분이다.

샤오미의 제품은 요즘 한국의 온라인쇼핑몰에서도 인기다. 한국에서도 점점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샤오미의 제품은 뛰어난 가성비로 요즘 한국의 온라인쇼핑몰에서도 인기다. 한국에서도 점점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그런데 샤오미 같은 중국회사들은 그것을 삼성보다도 잘 한다.  샤오미는 중국고객들이 쓰기 편하게 최적화되어 있는 모바일 소프트웨어OS를 만들고 좋은 앱들을 발굴해 자체 앱생태계를 만들었다. 미밴드, 스마트체중계, 액션카메라 등 샤오미폰에서 쓰기 편하면서도 값이 싼 IoT제품을 쏟아내면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샤오미가 중국고객들을 충성스럽게 만드는 동안 삼성은 중국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와 생태계를 만드는데 실패했다. 이제는 애플조차 iOS에 중국고객을 의식한 각종 편의 기능을 넣는데 노력하고 있는 판국에 말이다.

비용만 지불하면 원하는 스펙으로 스마트폰을 설계해주는 디자인하우스가 심천에는 1백여곳이 있다. 여기서 받은 설계도로 폭스콘 등에 스마트폰을 주문생산하는 스마트폰 메이커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것이 스마트폰의 심천모델이다. (출처 : 닛케이비즈니스)

비용만 지불하면 원하는 스펙으로 스마트폰을 설계해주는 디자인하우스가 심천에는 1백여곳이 있다. 여기서 받은 설계도로 폭스콘 등에 스마트폰을 주문생산하는 스마트폰 메이커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것이 스마트폰의 심천모델이다. (출처 : 닛케이비즈니스)

심천발 중국스마트폰의 도전도 무시할 수 없다. 하드웨어는 중국업체들에 의해서 평준화되고 있다. 그야말로 충분히 좋으면서도 (good enough) 가격은 프리미엄폰의 절반가격인 폰들이 넘쳐난다.  샤오미외에도 심천의 하드웨어생태계에서 수많은 가격대성능비가 뛰어난 저가 스마트폰이 넘쳐난다. 원플러스원 같은 스마트폰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이들은 이제 중국내수시장을 넘어서 세계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이런 폰을 한번 써본 소비자는 안드로이드폰을 아이폰 정도의 가격을 지불하고 사려하지 않는다. 삼성의 프리미엄폰이 설 자리가 없어진 것이다.

비용만 지불하면 원하는 스펙으로 스마트폰을 설계해주는 디자인하우스가 심천에는 1백여곳이 있다. 여기서 받은 설계도로 폭스콘 등에 스마트폰을 주문생산하는 스마트폰 메이커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것이 스마트폰의 심천모델이다. (출처 : 닛케이비즈니스)

2014년 1분기와 2015년 1분기 중국 스마트폰시장 점유율비교

삼성의 중국에서의 시장점유율은 급전직하중이다. 과연 4월에 출시한 갤럭시 S6로 얼마만큼 점유율을 만회했을까 궁금한데 내가 체감한 느낌으로는 큰 회복은 하지 못했을 것 같다.

저만치 앞서가는 혁신기업 애플과 무서운 기세로 쫓아오는 중국의 스마트폰업체들. 삼성은 그야말로 샌드위치 신세다. 그리고 사실 삼성이 처한 현실이 한국경제가 처한 그것을 그대로 투영한다. 여전히 혁신으로 앞서나가는 미국, 엔저로 호황을 맞은 일본, 창업열기를 통해 역동적인 스타트업들이 속속 등장하는 중국, 이 틈바구니에서 한국은 어떻게 미래를 대비해야 하는가.

/최근 시사인에 기고했던 글을 보완.

Written by estima7

2015년 6월 20일 at 8:17 오후

하버드 출신 부자에 약한 우리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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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에 차는 운동량 측정기를 만드는 핏빗(Fitbit)이란 샌프란시스코 스타트업이 6월19일 기업공개(IPO)에 멋지게 성공했다. 주가는 20불의 공모가에서 첫날 거의 50% 급등한 30불이 됐고 기업가치는 61억불짜리 회사가 됐다. 지금 환율로 대략 6조7천억원짜리 회사가 된 것이다. 이 회사는 2007년 창업되어 혼자 힘으로 웨어러블마켓을 개척해서 2014년 8천억원이 넘는 매출에 1천5백억원수준의 흑자를 낸 대단한 회사다. 이런 성공을 거둘만 하다.

그런데 핏빗의 상장이 미국에서는 화제가 될만한 중요한 IPO이긴 하지만 한국에서는 그렇게 잘 알려진 회사의 뉴스는 아니다. 한국의 대중들이 매일처럼 쓰는 인터넷SNS를 제공하는 회사도 아니기 때문에 보통은 이런 회사의 상장소식이 일간지에 크게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 보통은 경제신문의 국제면 정도에 나온다. 하지만 이번에는 각 종합일간지에서 제법 크게 소개됐다. 창업자인 제임스 박이 한국계이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런데 온라인에 실린 주요신문의 이 기사 제목을 보면서 또 어떤 패턴을 읽게 됐다.

‘하버드’와 ‘돈을 많이 번 부자’에 약한 우리들이다. 조중동을 비롯한 오늘 아침 주요 일간지의 온라인사이트에 소개된 기사 제목을 아래와 캡처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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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년전에 샌프란시스코의 핏빗 본사에 방문해 본 일이 있다. 그리고 그때부터 핏빗을 구입해 써보고 있었을 정도로 이 회사에 관심이 많아서 핏빗의 CEO가 한국계인 제임스 박인 것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하버드출신인 것은 몰랐다. 어떤 미국의 언론보도에서도 그 부분을 강조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 같다.

이처럼 우리 언론에서 자주 보는 패턴인데 소개되는 인물이 해외 명문대, 특히 아이비리그 학교를 나왔다면 제목에서 그 부분을 부각시킨다. 또 기업공개 등에 성공했을 경우 다른 것보다 “XXXX억 대박”하는 식으로 돈을 얼마를 벌었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만큼 고생해서 일군 성취인데도 ‘대박’이라고 마치 일확천금을 한 것처럼 소개하는 것도 좀 문제가 있다. 또 본인 재산이 아니고 회사의 전체매출인데도 마치 그 돈이 그 사람의 재산인 것처럼 부정확하게 소개하는 경우도 있다. 외국IT거물들의 경우에도 “OOO조의 재산을 가진 세계 몇번째 부자”하는 식으로 소개하기도 한다.

은연중에 우리는 이런 제목을 보면서 성공의 기준을 오로지 명문대에 들어가는 것과 돈을 많이 버는 것으로 생각하게 될지도 모른다. 언론이 이런 속물적인 성공의 기준을 독자들에게 각인시키는 것이다.

얼마전의 하버드-스탠포드 동시 합격 스캔들도 우리 언론이 이런 편집성향을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엉뚱하게 핏빗의 IPO기사를 보면서 하게 됐다. 앞으로는 좀 이런 식의 제목을 안보고 싶다. #잡생각메모

Written by estima7

2015년 6월 20일 at 12:56 오후

하버드, 스탠포드, MIT에 참 약한 우리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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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스탠포드대에 동시합격했다는 천재소녀 해프닝을 보면서 다시 한번 우리가 하버드, 스탠포드, MIT 등 미국 명문대 브랜드에 약하다는 생각을 했다.

저런 내용을 기사로 쓰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언론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많다. 팩트체킹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도 분명히 문제다.

그런데 가만보면 우리가 너무 미국 명문대 브랜드에 유독 약하다. 일반 대중이 미국명문대에 붙은 학생이야기에 관심을 가지니까 언론이 쓰는 것이다.

예전에 출판사분들과 이야기하면서 안 사실인데 번역서의 경우 한국에서는 미국 명문대교수가 쓴 책이라고 해야만 잘 팔린다고 한다. 책 내용이 아무리 좋고 해외에서 화제가 된 책이라도 지명도가 떨어지는 미국대학의 교수가 쓴 책이라면 별 반응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래처럼 원저 표지에는 나오지 않는 학교 타이틀이 번역서에는 대문짝만하게 등장하고는 한다. 출판사 편집자가 학벌을 숭상하는 속물이어서가 아니다. 극심한 출판불황속에서 어떻게 해서라도 책을 한권이라도 더 팔아보고자하는 노력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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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스타트업바이블의 원제는 ‘Disciplined Entrepreneurship’이다. 굳이 번역하자면 ‘잘 훈련된 창업가정신’이라고 해야 할까. 창업해서 회사를 키워가는 과정을 잘 정돈해서 가르쳐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책 표지에는 MIT라는 말이 어디에도 없는데 한국판역서에는 대문짝만하게 ‘MIT’라고 박혀서 나왔다. 저자 이름보다도 크게 추천글을 쓴 교수의 이름이 나와있는데 하버드교수다. 물론 책의 내용에는 MIT창업센터의 센터장인 빌 올렛씨가 MIT에서 경험한 내용이 많이 나와있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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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책도 마찬가지다. 하버드대 교수가 쓰기는 했지만 저자 이름 아래 조그맣게 ‘HARVARD BUSINESS REVIEW PRESS’라고 출판사명이 들어있는 것을 빼면 어디에도 하버드가 강조되어 있지 않다. 그런데도 번역서의 제목은 하버드 창업가 바이블이다.

한국에서 2백만부가 넘게 팔렸다는 ‘정의란 무엇인가’도 마찬가지다. 나는 이 책을 쓴 마이클 샌델이 하버드대교수가 아니고 무슨 주립대 교수였다면 과연 이 책이 한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었을까 생각해본 일이 있다. 아마 어렵지 않았을까.

Written by estima7

2015년 6월 13일 at 10:05 오후

스타트업에 의해 해체되는 대기업: Unbundling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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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반동안 한국을 비롯해 전세계의 스타트업 동네를 자세히 둘러보고 생각할 기회를 얻었다. 알면 알수록 정부의 정책이 기존 기득권세력을 보호해주는 쪽으로 만들어져서는 스타트업이 크기 어렵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 작은 기업이 뭐든지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볼 수 있도록 해줘야 혁신이 나온다.

그리고 파괴적인 혁신을 만든 회사는 필연적으로 기득권 세력과 충돌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충돌이 나온 상황에서 규제당국이 어느쪽 손을 들어주느냐에서 혁신으로 새로운 회사가 나와서 기존업계의 질서가 바뀌느냐 아니면 기존 강자들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지가 판가름 난다.

만약 기득권회사들의 편을 들어서 계속 복잡한 규제 등 장벽을 만들어서 새로운 혁신의 성장을 방해한다면 우리 경제의 바람직한 신진대사는 이뤄질 수가 없다.

그래픽 출처 CB Insight

그래픽 출처 CB Insight

위의 그림을 보면 실리콘밸리의 역동성을 느낄 수 있다. 닷컴버블의 최고조였던 2000년 3월 나스닥 기업가치 톱10의 기업중 15년뒤에 톱10에 자리를 지키고 있는 회사는 MS, 인텔, 시스코뿐이다. 당시에 거의 존재감이 없던 애플이 지금은 세계최대시총의 회사로 부활했다. 15년전에는 존재가 미미했거나 없었던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이 2, 4, 5위에 포진해 있다. 그리고 지금 이 톱10랭킹에 우버, 에어비앤비 같은 공룡스타트업들이 곧 들어올지도 모른다. 이런 역동성은 틀을 깨부수는 파괴적 혁신에 너그러운 실리콘밸리의 토양이 있기에 가능했는지 모른다.

이제 다시 기존 대기업에 대한 스타트업의 총공격이 시작된 것 같다. 백화점식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은행, IT회사, 생활용품회사, 페덱스 등을 기민한 스타트업들이 공격하고 있다. CB Insights가 이런 현상을 멋지게 그래픽으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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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소비자은행인 웰스파고의 서비스를 수많은 핀테크스타트업들이 공격중이다. 대출은 렌딩클럽, 온덱, 캐비지 등이, 자산관리는 웰스프론트, 베터먼트 같은 회사들이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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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여기서는 HSBC의 홈페이지를 사례로 들었는데 역시 수많은 핀테크스타트업들이 성업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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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용품으로 유명한 P&G같은 회사는 각 제품군마다 수많은 작은 스타트업들의 공격을 받고 있다. 남성용품의 경우 달러쉐이브클럽같은 경우가 유료멤버로 가입하면 매월 남성용품을 보내주는 방식으로 P&G의 시장을 빼앗고 있다는 것이다. P&G를 해체하는 스타트업중에는 한국의 스타트업, 미미박스도 나와있다.

unbundlinghoneywell2가정용 온도조절계, 에어콘, 가습기, 도어록, 보안장치 등을 만드는 허니웰의 경우는 수많은 IoT스타트업의 공격을 받고 있다. 네스트, 드롭캠 같은 회사가 대표적이다.

Screen Shot 2015-04-21 at 6.09.53 PM심지어는 배송업체인 페덱스의 서비스도 수많은 스타트업의 공격을 받고 있다는 것이 재미있다. 우버도 배송의 영역에 군침을 흘리고 있으며 Shyp같은 회사는 모바일앱으로 어떤 물건이든지 사람이 와서 알아서 포장해서 배송해주는 방식으로 페덱스의 시장을 조금씩 잠식하고 있다.

이렇듯 작고 혁신적인 스타트업들이 다양한 영역에서 대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분해하는 시대다. 위 그림들을 보면 자연스럽게 왜 해외의 거대기업들이 열심히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인수에 나서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그렇게 안하고 게으름을 피우다보면 나중에 호랑이로 변한 스타트업에 잡아먹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생태계가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기업생태계도 이런 모습으로 변해야 한다. 그래야 좋은 회사들이 치고 올라오고 혁신을 게을리하고 기존 시장에 안주하는 대기업은 도태된다.

이처럼 은행의 서비스가 핀테크스타트업에 의해 Unbundling되는 시대에 한국에서는 자본금 2천억원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시대착오적이란 생각이 든다. 위성DMB, 지상파DMB, 종편 등 이런 식으로 정부가 라이센스를 줘서 산업을 키우는 시대는 지났다. 시장에 맡겨야 한다. 성공여부가 불투명한 자본금 몇천억의 공룡회사를 또 만드는 것보다는 2천억을 수많은 작은 혁신회사에 투자하고 그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규제와 불공정한 업계관행을 걷어내고 공정한 경쟁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Written by estima7

2015년 4월 21일 at 11:4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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