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마의 인터넷이야기 EstimaStory.com

Thoughts on Internet

라이코스를 방문한 비빔밥유랑단

with 27 comments

몇주전 갑자기 “비빔밥유랑단이라고 합니다”라는 전화를 받았을 때는 “장난치나”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5명의 젊은이들이 전세계를 일주하면서 한국음식의 자랑거리중 하나인 비빔밥을 홍보한다는 것이었다. 이야기를 듣고 인터넷을 찾아보고는 절로 “정말 훌륭한 아이디어다”라고 무릎을 쳤다.

그것도 일부러 보스턴외곽에 위치한 우리 회사까지 와서 비빔밥 소개 이벤트를 해주겠다니 이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라이코스에 온 뒤로 직원들과 점심을 할때마다 일부러 좀 멀리 떨어진 한국식당(사실은 한국인이 오너인 스시레스토랑에서 한식메뉴를 몇가지 내놓는 것)에 자주 가고는 했다. 내가 한식을 꼭 먹고 싶어서라기 보다는 한국음식을 소개해주고 싶어서였다. (지금은 아니지만) 모회사가 한국회사임에도 한국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한국음식을 한번도 먹어본 일이 없는 직원들이 태반이었기 때문이다. (보스턴은 아시아에서는 먼 곳이다. 좋은 아시안레스토랑도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나는 주로 적극적으로 돌솥비빔밥을 권하고는 했는데, 건강식이고 맛이 좋아서 누구나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돌솥밥이 너무 뜨거워서 또 매워서 잘 먹지를 못하거나, 잘 비비지를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사장앞이라서 내색을 안한다 뿐이지 다시 와서 비빔밥을 또 먹겠다는 사람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안타깝게도… 그래서 최근에는 나도 포기하고 거의 한식당을 가지 않았다.

그런데 일부러 한국의 젊은이들이 우리 회사에 와서 비빔밥을 홍보하고 직접 한그릇씩 서빙해준다고 하니 너무나 고맙고 기뻤다. 어제 점심시간에 많은 직원들이 모여서 비빔밥에 대해 배우고 직접 맛보는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그 사진들.(비빔밥유랑단의 김수찬님에게 제공받은 것들)

라이코스의 마스코트인 리트리버와 참기름, 고추장.비빔밥에 대한 프리젠테이션.

감탄하면서 프리젠테이션을 듣고 있는 나.

미리 준비된 비빔밥에 적당히 고추장, 참기름을 넣고 비비는 법까지 설명.

나중에는 꽤 많은 직원들이 와서 진지하게 경청.

세일즈매니저인 낸시는 "비빔밥유랑단은 정말 훌륭한 아이디어"라며 연신 감탄. 비빔밥도 맛있다고.

비빔밥을 아이폰으로 찍어서 페이스북에 올린 크리스.

위의 크리스가 찍어서 페이스북에 올린 비빔밥사진.

끝나고 나서 기념사진.

비빔밥유랑단 덕분에 우리 직원들이 색다른 한국문화를 접하는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한국인사장으로서 참 기분이 좋은 일이었다. 오늘은 한 직원에게 이런 메일도 받았다.

Hi Jungwook, I just wanted to say thanks so much for the lunch yesterday. The food was spectacular, and it was great learning about Korean culture. It’s fantastic that you made the effort to get the bibimbap backpackers in here.

전세계를 돌며 100개의 비빔밥테이블을 선보이겠다는 각오로 뭉친 5명의 젊은이들. 강상균, 김명식, 김수찬, 박현진, 정겨운. 이런 친구들이 진짜 문화대사가 아닌가 싶다. Thank you!

참조-비빔밥유랑단 홈페이지 http://plusminers.blog.me

Written by estima7

2011년 11월 22일 , 시간: 6:19 pm

짧은 생각 길게 쓰기, people에 게시됨

Tagged with

27개의 답글

Subscribe to comments with RSS.

  1. 훌륭한 젊은이들입니다. 저도 뿌듯하고 기분 좋은데 임사장님은 무척 기분 좋았겠어요. 이글을 읽고 나니 현정부가 얼마전까지 추진하려 했던 30억짜리 맨하탄 한국식당 사업이 생각 납니다. 그 예산 10분의 1이라도 이런 젊은이들 지원에 썼다면 가슴 뿌듯한 일들이 더 많았을 텐데…실망스럽지만 가능성과 희망을 봅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소식 나눠 주셔서.ㅎㅎ

    Jeong Kim

    2011년 11월 22일 at 6:32 pm

    • Jeong Kim 님, 이 프로젝트는 서경덕님께서 추진하고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것이 맞긴 합니다만, 한식재단, CJ푸드빌, 해외문화홍보원이 후원했다고 합니다. 서경덕님께서 하는 것이니까 어련히 잘 하시리라 믿지만.. 너무 비빔밥 하나에만 편향되는 것이 아닌지 약간 아쉽기는 하네요. 그래도 이것을 출발로 외국인들이 한국 문화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주면 좋을 것 같긴해요.

      Happy

      2011년 11월 22일 at 7:01 pm

      • 그런 배경이 있었군요. 솔직히 잘 몰랐읍니다. 그랬군요. 학생들이 비용을 어떻게 마련하나 궁금하긴 했는데 후원하는 단체가 꽤 훌륭(?)합니다. 현 정부가 워낙 해외홍보에 헛돈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괜찮은 행사를 지원하는 것이니 잘한다고 해야 하나요?ㅋ서경덕이란 분이 하시는 일 잘 모르지만 소모적 해외홍보에 대한 객관적 검증과 평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임사장님 블로그에 오시는 분들이 남긴 글들을 보고 늘 많이 배웁니다.ㅎㅎ

        Jeong Kim

        2011년 11월 24일 at 4:49 pm

      • 이 친구들이 후원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경제적으로 어디서 큰 도움을 받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숙박하는 곳도 호텔이나 모텔이 아니고 현지에 계신 한인분들의 도움으로 집에 기숙하거나 하는 방법으로 비용을 아끼고 있더군요.

        estima7

        2011년 11월 24일 at 6:06 pm

    • 네. 무척 기분이 좋았답니다. 자랑스러웠다고나 할까요.^^

      estima7

      2011년 11월 22일 at 8:17 pm

  2. 너무 멋지네요. ^^; 미리 알았으면 우리 회사에도 초대했을 텐데…
    여기 일본은 한국 음식이 널리 알려져 있으니 그럴 필요가 없을려나.
    그래도 제 옆자리 친구는 이때까지 한국 음식 먹어 본 적이 없다고 했으니
    초대했으면 엄청 반응이 좋았을 듯 하네요.

    Joongjin Bae

    2011년 11월 22일 at 7:12 pm

    • 일본은 이미 비빔밥이 엄청나게 인기가 있잖아요. 일본에서는 홍보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estima7

      2011년 11월 22일 at 8:18 pm

  3. 프리젠테이션 문구로 잠깐 나왔던 the symbol of harmony and peace가 정말 비빔밥이었네요. ^^
    비빔밥 먹으면서 항상 생각날 문구예요.
    이 참에 오늘 점심으로 비빔밥! 비빔밥을 비비면서 harmony & peace 를 외쳐보아야겠어요 ㅎㅎ

    sookeem

    2011년 11월 22일 at 7:54 pm

    • 예, 저 프리젠테이션 다음에 보여준 세계를 누비면서 비빔밥테이블을 펼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압권이었습니다. 다들 보면서 매료됐습니다.

      estima7

      2011년 11월 22일 at 8:19 pm

  4. 깔끔하게 비운 인증샷!
    왠지 귀엽네요 ㅎㅎㅎ

    하늘다래

    2011년 11월 22일 at 8:25 pm

  5. 정말 귀엽고, 재밌고, 기발한 생각과 실행력이네요! 게다가 라이코스까지 찾아가서 대표님을 활용(?)할 아이디어까지 냈다니 박수를 보낼만 합니다. 간만에 사람냄새가 폴폴 풍기는 포스팅에 훈훈하네요

    마두리

    2011년 11월 22일 at 8:49 pm

    • 저도 처음에는 저희같은 작은 회사에 와서 이벤트를 갖는 것이 필요할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열린 공간에서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이벤트를 하면 비빔밥에 대한 설명은 듣지 않고 밥만 챙겨서 가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이처럼 관심이 있는 소수그룹에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비빔밥을 직접 만들어주면서 대화를 나누는 것이 휠씬 보람도 있고 재미있다고 합니다.^^ 저도 기분이 좋아서 저녁을 맛있는 뉴잉글랜드 랍스터를 대접했습니다.^^

      estima7

      2011년 11월 22일 at 10:02 pm

      • 이렇게 기특한일을 하는 청년들도 멋지고 뉴잉글랜드 랍스터로 화통하게 보답하는 에스티마님도 멋지네요 ^^

        조종희 (@JongheeJo)

        2011년 11월 22일 at 11:36 pm

  6. 전에 비빔밥유랑단이라고 글을 한번 올리셔서, 무슨 퍼포먼스 팀인줄 알았는데, 진짜 비빔밥이네요!
    좋은사람들이 하는 좋은 일, 더 좋게 되었으면 합니다.

    Jung Geuk Son

    2011년 11월 22일 at 11:34 pm

  7. 비빔밥 유랑단을 통해 한국 음식을 접한 분들에게
    김치 크로니클이 조금 더 심도있는
    한국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도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http://www.kimchichronicles.tv/
    http://www.youtube.com/user/KimchiChronicles
    http://dinersjournal.blogs.nytimes.com/2010/12/08/kimchi-chronicles/
    http://itunes.apple.com/us/tv-season/kimchi-chronicles-season-1/id470967435

    konelius

    2011년 11월 23일 at 3:28 am

  8. 앗. 몰랐는데 김치크로니클이 아이튠스에도 공개가 되어 있었군요. 사보기는 좀 비싼데 1화는 무료니 일단 한번 봐야겠습니다. 알려주셔서 감사!

    estima7

    2011년 11월 23일 at 9:44 am

  9. 한국에 있는 외국인들(미국인 포함)은 비빔밥 잘 먹습니다. 다만, 대부분 고추장을 빼놓고 먹지요. 저도 매운 음식을 안좋아해서 비빔밥을 고추장이 아닌 참기름 같은 것에 비벼 먹는데 맛있습니다. 대신 고추장 같은 강한 향신료가 안 들어가기 때문에 재료가 신선해야 맛이 있습니다. 제가 즐겨 가던 곳은 재료가 신선하고 고기도 괜찮은 걸 쓰는 데다 익혀서 넣는 재료들을 잘 요리해서 고추장 없는 비빔밥이 일품이었습니다. 그래서 점심 때는 주변 회사의 외국인들이 많이 와서 먹었지요.

    missingbrain

    2011년 11월 23일 at 10:39 am

    • 그렇군요. 보스턴지역은 좋은 한식당이 없는데다 저희는 교외에 위치하고 있어서 더욱 직원들에게 맛있고 신선한 한국음식을 소개하기가 어렵습니다. 밑반찬부터 얼마 안나오고 신선하지도 않아서요.
      다만 재미있는 점 하나는 주위에 있는 퓨전 동남아시아레스토랑중에 비빔밥을 메뉴에 넣고 있는 집들이 있습니다. 이런 가게의 비빔밥이 한식당보다 더 맛있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요.
      그 이유는 타이출신 주방장이 예전에 한식당의 보조로 일을 하면서 비빔밥을 만드는 것을 배웠다는 겁니다. 나중에 자기 가게로 독립하거나 옮기면서 그때 배운 비빔밥을 타이식으로 해석해서 내놓는다고 해요. ㅎㅎ

      estima7

      2011년 11월 23일 at 11:36 am

  10. 그래도 뉴욕사람들이 외국 음식 접할 기회가 많아서인지 비빔밥 좋아하는 친구 꽤 있습니다. 심지어 도심의 델리에서는 셀러드 볼에 셀러드 담아주듯이 야채랑 밥이랑 비벼서 비빔밥이라고 파는 메뉴도 있구요. 저랑 친하게 지내던 예전 직장 동료는 이스라엘 출신인데 돌솥비빔밥, 특히 돌솥 오징어 덮밥을 ‘사랑’했었죠. 지금도 가끔 연락하면 먹으러 가자고 합니다. 순두부찌개를 먹고 자기는 신세계가 열렸다고까지 말하던 기억이 나네요.

    Wonil

    2011년 11월 23일 at 12:55 pm

    • 뉴욕이야 워낙 다양한 음식이 많고 특히 한식도 맛있게 하는 식당이 많으니까요. 사람들도 다양성에 대해서 좀더 오픈마인드이고. 저도 그런 좋은 한국식당이 회사 가까이에 있다면 참 좋을텐데 말입니다.^^

      estima7

      2011년 11월 24일 at 7:48 am

  11. ‘비빔밥유랑단’ 영국에도 와주세요……

    오양숙

    2011년 11월 24일 at 8:19 am

    • 아이고….ㅠㅠ 영국은 이미 6월 말에 다녀왔답니다… 아쉽네요
      런던 아이 앞, 밀레니엄브릿지 앞, 주영한국문화원 세 곳에서 행사를 했었습니다.

      비빔밥유랑단

      2011년 11월 24일 at 10:37 pm

  12. 임정욱대표님, 비빔밥 유랑단이에요!
    저희 행사 이야기를 이렇게 멋지게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대표님의 비하인드스토리를 알고 나니 더 의미있고 뿌듯한 마음이에요.

    92번째 행사였던 라이코스에서의 행사는 앞으로도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가장 많이 관심을 보여주시고 흥미로워하셨던 행사 중 하나였거든요. 분위기도 너무 좋았구요!
    의미있는 행사를 할 수 있게 도와주셔서 다시 한 번 더 감사드립니다.

    풍요로운 추수감사절 연휴 보내세요!

    남은 활동도 열심히 해서 더 좋은 소식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비빔밥유랑단

    2011년 11월 24일 at 10:36 pm

    • 예. 남은 일정 무사히 마치시길 빕니다. 댓글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이 블로그포스팅에도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네요. 이틀간 한 2천회정도 조회수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ㅎㅎ 파이팅입니다.

      estima7

      2011년 11월 24일 at 10:52 pm

  13. 홈페이지에 가니 벌써 99번을 마치고 한국에서 마지막 100번째 행사를 한다고 하네요. 참 대단한 젊은이들입니다. 저는 학생으로 시간 여유 많을 때 뭐했나 싶습니다 ^^

    쉐아르 (@futureshaper)

    2011년 12월 27일 at 4:35 pm

    • 저희가 학생때는 지금처럼 해외여행이 일반화되지는 않았잖아요.ㅎㅎ

      estima7

      2011년 12월 27일 at 4:38 pm

  14. […] 유랑단’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것은 ‘라이코스를 방문한 비빔밥 유랑단‘이라는 임정욱 님의 글을 통해서였다. 당시 라이코스 대표로 있을 때, […]


missingbrain님에게 덧글 달기 응답 취소